[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보충역들은 따로 훈련소에 가는 건가요? 몰랐습니다. 그런 정도의 정글은 저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자대 생활이 힘들었는데 훈련소는 그냥저냥 할 만하다 싶었거든요. 병역 거부로 교도소를 2년 간 다녀온 친구가 있었는데 교도소 안에서 그렇게 죽이겠다는 협박을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농담이 아닌 것 같아서 처음에는 정말 무서웠는데 나중에는 그조차 무덤덤해지더라고... ‘인생은 실전이란 걸 인식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 많아진 듯해 걱정입니다.’라고 써주신 부분 읽으니 야만인 코난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문명인은 무례한 말을 해도 머리가 쪼개지지 않기에 야만인보다 더 무례하다는.
현역은 6주, 보충역은 5주 동안 훈련을 받았습니다. 공주에 있는 32사단에 보충역 훈련소가 따로 있었어요. 병역 거부라면 종교 때문이겠죠? 그런 협박을 받는데도 교도소로 가는 거잖아요. 종교가 없는 저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요즘에는 현역보다 기간을 늘린 대체 복무가 가능해져 전과자를 만드는 일이 없어진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봅니다. 문명인은 무례한 말을 해도 머리가 쪼개지지 않기에 야만인보다 무례하다는 말에 동감합니다. 그런 사례가 한둘이 아니잖아요. 이태곤 배우가 취객과 시비가 붙어 곤욕을 치른 사례를 보면 화가 나더라고요. 이태곤 배우가 법정에서 그런 말을 했다지 않습니까. 안 해본 운동이 없고, 손을 대자고 하면 못 댔겠느냐고. 남자로서 굉장히 자존심이 상했지만, 직업이 남들에게 보이는 직업이기에 참았다고. 최홍만 선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에게 시비를 걸었던 사람은 대부분 여성이었다고. 최홍만 선수가 힘이 없어서 참았겠습니까.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신혼 때 아내와 집 근처 술집에서 한잔 하다가 벌어진 일입니다. 술에 취한 아저씨가 제 아내를 알아보더니, 갑자기 아내 옆에 앉아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을 찍자고 하더라고요. 아내는 아무 말도 못 한 채 고개만 숙였고요. 그때 만약 제가 이성을 잃었다면, 테이블 위에 있던 소주병으로 그 양반 머리를 쳤겠죠. 하지만 그런 일이 벌어지면 저는 저대로 곤욕을 치르겠지만, 아내는 아내대로 구설수에 휘말려 큰 곤욕을 치렀을 겁니다. 그때 제가 화를 참으며 제 아내에게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냐며 그 자를 꾸짖었죠. 그러니까 바로 죄송하다, 실수했다며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떠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니 뭘 더 대응할 수도 없고 참. 저는 제 아내를 대하는 사람들을 보며 야만인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기 때문에 대응할 수 없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MZ세대가 예의가 없다는 말을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내에게 다가와 아는 척하는 젊은 사람 중에 무례한 사람을 단 한 사람도 본 일이 없습니다. 무례하게 구는 사람은 전부 나이든 사람들이었습니다. 아는 예의라고는 '장유유서' 밖에 없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이렇게 많다는 걸 아내와 함께 살면서 여러 차례 경험했습니다. 요즘에는 그러려니 하지만 말입니다.
맞아요...장유유서 따지는 분들이 제일 무례하시고 특히 여자와 어린 아이들을 제일 얕잡아보죠... 아휴... 그동안 겪은 것들 생각만해도 몸이 부르르 떨립니다. 자칫 대응하다 맞을까 두려워 피해갈 뿐입니다.
물리치료가 시급하다는 말이 튀어 나오는 분들이 많지요...
예전에 기자 생활을 하며 다양한 분야, 다양한 세대,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만났는데 청년층만큼 예의 바른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에 관한 담론은 이미 많아서 제가 더 언급하는 건 동어반복이겠지만, 지나친 압축성장이 남긴 부작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경제적이나 문화적으로 급격하게 성장하는 동안에 정치적 성장이나 사회적 성장이 그에 미치지 못한 것이라는 의견에 저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세대가 지나고 시간이 흐르면 그 간격이 좁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과 예의를 혼동하는 어르신들이 많죠. 외국인이나 유명인을 대하는 태도에서 그 사람의 기본 인격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음.. 정확한 답인지는 모르겠지만, 훈련소에서 군생활을 했던 경험을 떠올려봅니다. 제가 훈련소에서 근무할 때 보통 입영자원은 입대 이전에 현역과 공익/의경으로 구분됐습니다. 현역은 6주, 공익/의경은 4주 훈련을 마치고 퇴소했습니다. 아까 정작가님이 말씀하시던 건 아마 공익과 비슷한 기준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저도 해봤습니다. 그렇게 입소한 친구들 중에는 말씀하신 조폭 애들도 일부 있었고, 정신적으로 힘들어보이거나, 관절을 혹사한 백댄서 같은 친구들도 뒤섞여있었습니다. 조폭 애들은 드센 애들이 많아서 오히려 내무반 향도 같은 걸 시키면 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버하지 않도록 훈육이 예의주시해야 하지만요. 솔직히 훈련시키는 입장에서는 조직생활과 위계의 무서움을 아는 그런 친구들이 다루기는 쉬웠습니다. 앞서 정작가님이 말씀했듯이, 그쪽도 계보가 있어서 '너 어디서 놀았냐. 거기 누구 있지 않냐. 네 위에 누구도 여기서 구르고 갔다. 너도 얌전히 있다 가라' 하는 식의 회유가 가능했거든요. 대체로 반항적이어도, 본능적으로 끝까지는 가지 않으려 애쓰는지 한 명도 험한 꼴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벌써 20년도 훌쩍 넘은 옛날 얘기라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훈련소 조교셨군요. 덜덜... ^^ 저는 마지막 방위가 있을 때 군대에 입대했어요. 방위를 더 뽑지는 않았지만 부대에 방위는 있었습니다. 방위들은 따로 훈련을 받는다고 들었는데 공익도 그랬군요.
정확히는 일반 부대에서 6개월 있다가 일병 달 즈음 조교로 뽑혀와서, 두어달 시범연습만 하다가 중대 보급병으로 차출됐습니다. 동기 선후배들 하는 걸 옆에서 보면서 훈련 지원업무를 했다는 게 정확합니다. 사실 저희 훈련소에서는 건달풍의 공익들을 전담하는 중대가 따로 있었습니다. 훈련병 자원 중 좀 거칠다 싶은 이력의 친구들은 대부분 그쪽으로 몰아줬습니다. 그들은 그들대로 대비가 있었죠. 얘기를 들어보니 남도 쪽 건달의 계보를 잘 정리해서 사수가 매뉴얼을 인수인계하더군요. 조교자원을 뽑을 때도 가급적 빠릿빠릿하고 조직생활 잘 할 것 같은, 외모도 얼굴이든 덩치든 밀리지 않는 친구들을 많이 뽑았습니다. 훈련병 아이들인데도 식당에서 단체급식하거나 휴식시간 때 보면 멀리서 봐도 분위기가 묘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와우.... 머리가 쪼개져봐야 예의를 갖추려나... 무섭네요.
와~ 이야기들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팔색조 같은 매력에 감탄했어요. ‘눈먼 자들’이 실권을 쥐고 있다는 현실이 씁쓸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매우 흥미진진했습니다. 김수정 작가님이 뭐라고 하셨을지 너무 궁금해요.^^ 피드백을 받아보셨는지 궁금합니다. 도우너를 지구에 숨어 지내는 외계생명체로 설정하신 이유도 궁금하고요. 그러고 보니 둘리 친구 도우너는 자기 정체를 떳떳하게 밝히고 있었네요. 앞으로 ‘나는 외계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술 취한 게 아니라면) 달리 보이려나요.ㅎㅎ
그러고보니 이 책은 김수정 만화가님께도 한 권 보내드리고 싶네요. 혹시 연락처나 주소를 아시는 분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ㅎㅎ 네이버 찾아보니 '둘리나라' 대표님인데, 회사로 보내드리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뜬금없이 왠 둘리? 도우너? 했었는데, 절대 가볍거나 허무맹랑하게만 느껴지지 않아서 놀랐어요. 세상은 점점 무서워지고, 그런 무서운 세상을 만들고 있는게 우리 인간이란 생각을 거의 매일 하고 있는 요즘, 현세태를 따끔하게 꼬집으신 느낌이었습니다.
15. 여러가지 소재들이 혼재되어 있네요. <아기공룡 둘리>로 가볍게 시작해서, 요즘 유행하는 <삼체>, 성경 속 아브라함과 천사들의 대화, 코로나를 떠올리게 하는 도우너증후군, 전 세계 핵전쟁으로 마무리 되는 장면까지... 비현실인 듯 현실적인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 ㅎㅎ ㅜ.ㅜ
여러분이 그런 동물과 비교해 뭐가 그렇게 다른 존재인가요? 제가 보기에는 다를 게 없는데 말입니다. p14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정진영 지음
여러분이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존재란 걸 증명하세요.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 정진영 소설집 191쪽, 정진영 지음
어떻게 사랑을 증명할 수 있을까요? 성경에도 이런 문장이 나오죠.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한복음 13:34-35, 개역개정) 사랑을 증명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소설 속 인류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옥시토신을 이용한 ‘구원자’ 집단이 몸집을 불리고 결국 핵전쟁의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이 이른바 사랑에 눈먼 자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장 작가님 말씀처럼 좁은 의미의 ‘사랑’에 눈이 멀었기 때문에 전쟁과 테러가 일어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의 부조리함이 느껴지기도 했고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미 공군의 잭 리퍼 장군은 공산주의자들이 미국인의 신성한 혈통을 오염시킬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핵폭격기를 출격시킨다. 미국 대통령은 절대절명의 위기를 해결 하기 위해 자문회를 소집하는데, 그 자리에서 소련 대사는 만일 소련이 핵공격을 당한다면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이 파멸되는 운명의 날이 다가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전 나치주의자였던 천재 과학자 스트레인지러브 박사는 핵무기에 지구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사실이 너무 명백하므로 핵무기로 상황을 대응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과연 폭격기는 제 시간에 제거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잭 리퍼 장군이 전세계를 파멸시키는데 성공 할 것인가?
제목을 왜 눈먼 자들의 우주로 하셨는지 궁금해요^^ 책 눈먼 자들의 도시와 관계가 있을까요?
가끔 그 질문을 받는데, 그 책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보고 칼 세이건이 『창백한 푸른 점』에 남긴 말이 떠오르더라고요. "지구는 광활한 우주에 떠 있는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함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다". 지구를 벗어나면 어디가 끝인지도 알 수 없는 우주 공간인데, 눈 앞에 보이는 게 전부인 줄 알고 싸우는 게 과연 눈 뜬 자들의 행동인가 싶었습니다. 눈을 가지고 있어도 보지 못하는 사람들 같았거든요. 그래서 나온 제목입니다.
역시 그렇군요. 읽었을 때 제목을 떠올릴 만큼 큰 연관이 없어 보였거든요. 그런데 내용에 있는 둘리나 다른 책에서 다른 책이나 음악 등에서 나온 소재들이 있어 제목도 그 책과 관련이 되어 사용하셨나 했습니다. 대답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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