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디스토피아 고전 명작, 1984 함께 읽기

D-29
국가나 정부가 국민 통제 수단으로 많이 이용한 것이 3S 정책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두 디스토피아 작품 모두에게서 나타났지요. 다만 정책들이 국가에서 뒤틀린 방식으로 제공한다는 게 조금 다를 뿐이죠. 특히 '사랑'이 배제된 sex는 모든 디스토피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 같습니다. 원초적인 성욕은 해결해주되 다양한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랑'은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방식으로요.
멋진 신세계 처음에 좀 읽다가 지루해서 포기했는데...많이 듣던 소마가 여기 나오는 말이군요. 다시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개 감사해요.
몰입도는 중반부 이후 기준으로 1984가 좋았고, 전체적인 가독성은 멋진 신세계가 더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개인 독서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ㅎㅎ 두 작품 모두 읽게 된다면, 두 작품에게 영향을 준 디스토피아 시초작 <우리들>도 추천드립니다. 두 작품을 합쳐놓은 듯한 고전 소설입니다
우리들
다만 원서 자체가 그런 건지,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건지 가독성은 많이 떨어지는 책입니다. 그래도 멋진 신세계와 1984 두 작품 모두에게 영향을 준 작품이라해서 읽어봤는데 상당히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책이었습니다.
오~ 읽어보고 싶네요. 러시아 작가들 좋아해요. 1984랑 비슷한 설정이 많군요. 소개 감사합니다~
1984에 영향을 준 작품이다보니 원조는 <우리들>이긴 합니다ㅎㅎ 완성도나 인기 면에서 1984가 더 인기가 있었구요ㅎㅎ
<우리들>은 읽어내기 참 어렵더라구요..
ㅎㅎㅎㅎㅎㅎ이런게 사람냄새가 나는 세상이 아닐까요? 너무 공감해요👍
아직 다 읽지 못한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스포일러 처리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웬만큼 추리소설을 읽어서 범인을 알아차리는 데 능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반역자와 동조해서 찾아내는 오브라이언(이 사람은 초반부터 좀 행동거지가 의심스럽긴 했습니다)과 골동품 가게 주인이 빅 브라더가 심어 놓은 사람이었다는 것에는 꽤 충격이 컸습니다. 고전에서 이런 큰 반전의 충격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ㅋㅋ
맞네요.. 오브라이언은 그 신분부터가 도무지 안심이 안되는 캐릭터이고 외모 묘사나 빈틈이라곤 전혀 없는 깐깐한 태도를 봐도 이미 의심 덩어리이긴 했어요. 윈스턴이 어쩌다 마주친 눈빛만으로 그를 덜컥 믿어버린 건.. 이거 마치 보이스 피싱 같은 걸 당했다고 해야할지.. ㅠ.ㅠ 채링턴 노인의 반전은 저 역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오브라이언을 주시하다가 놓친 것일 수도 있겠고.. 예상치 못했던 이 노인네의 정체가 음산하게 드러나면서... 살얼음 위를 걷는 듯 불안한 두 연인의 상황이 갑자기 지옥으로 급전직하하는 부분이 다시 생각해도 가장 인상적이네요!
골동품 가게 주인은 진짜... 너무 조연처럼 나온데다가 의외로 불법적인 물건도 다루고 있어서 당연히 주인공을 불법의 세계로 빠트리는(1984의 세계관 기준으로 불법) 역할 정도로만 생각했었거든요. 어지간한 추리소설의 반전보다 더 반전이었던 부분이었습니다.
일종의 '표적수사''함정수사'같아서 너무 무서웠어요. 어디 너 걸려들어봐라~ 어느 누굴 한번 믿어봐야 하는 걸까요,
지루했던 게 1부인가, 2부인가.. 오래 되어서 기억이 나질 않지만, 만약 1부에서 잘 읽히지 않았다면 아마도 미래소설의 숙명 같은 게 아닐까요. 겪지 못한 미래를 배경으로 하면 과거, 현재와 다른 시스템과 디테일들을 설명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자칫 길고 긴 설명문이 되어 버릴 테니까요. 하지만 지금 2장 들어서고 있는데, 대가 답게 적절히 배경/용어 설명과 스토리를 잘 버무려놓아서 수월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잔인한 영화 장면에 항의하는 어떤 부인이 끌려나가는 장면에서는 잠시 화들짝... 며칠 전 어느 졸업식에서 졸업생이 졸업생 가운을 입은 자들에게 우악스럽게 들려/끌려나가는 장면이 겹쳐져서.. 우울한 기시감이 이런 걸까요 ㅠ.ㅠ..
확실히 디스토피아나 SF 장편소설들은 초반 세계관 이해를 하는 데에서 독자들이 고역을 겪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 단계를 넘어서지 않으면 뒤에 이어지는 내용의 임팩트도 제대로 전달받을 수 없지요. 그래서 저는 책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느린 문화생활이 주는 깊은 맛이 있거든요ㅎㅎ 디스토피아의 암울한 장면들은 현대 혹은 가까운 과거에 이미 많이 일어났었던 일이기도 했지요. 기시감이 느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소설처럼 극단적 상황이 아니라 아주 부드럽게, 약한 불에 삶아지듯 일어나고 있겠지요.
1984는 감시와 통제에 관한 소설로 유명하지만 무엇보다도 오웰이 말하고자 했던 중요한 주제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Newspeak라고 불리는 신국어 체계이죠. 물론 미래사회이니 텔레스크린이니 하는 온갖 감시장치가 나오지만 가장 직접적인 통제방법은 단어의 축소, 의미의 단순화를 통해 '언어'를 통제함으로써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해버리는 거지요. 그런 점에서 1984를 번역으로 읽다보면 잃어버리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시작하자마자 10페이지도 넘어가기 전에 빅브라더 정부의 부서 이름들이 나오는데요, 정식 이름을 축약해서 부르는데 저는 이부분에서 조지 오웰이 진짜 천재라고 느꼈어요. Ministry of Truth --> Minitrue Ministry of Peace --> Minipax Ministry of Love --> Miniluv Ministry of Plenty --> Miniplenty 원래 이름을 보자면 Mini는 당연히 Ministry에서 왔다는 걸 알 수 있지요. 그렇지만 축약과 단순화를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Newspeak에서는 Minitrue, Minipax, Miniluv, Miniplenty가 되고 이렇게 되면 앞의 접두어 mini는 minimum , '최소'의 의미를 전달하는 다른 뉘앙스로 바뀌어버립니다. 그렇다면 Minitrue는 거짓을 진실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Minipax는 전쟁부서이며, miniluv나 minipleanty도 사랑이나 재화의 풍부한 공급과는 전혀 반대되는 작업을 하는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고 당연시 될 수 있지요. 그래서 WAR IS PEACE FREEDOM IS SLAVERY IGNORANCE IS STRENGTH 와 같은 이상한 정반대되는 의미의 등치조차도 전혀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지게 되는 거고요. 극한의 축약을 통해, 이미 아는 단어들의 의미를 찾아볼 수 없는 신조어의 깊숙한 침투. 세대 간, 속하지 않은 집단 간의 의사소통의 단절. 아주 익숙한 현상 아닙니까?
와... 영어로 다가가니 진짜 소름돋네요. 저는 번역본만 읽어서, 통제하는 네 기구의 이름을 그저 '반어법으로 풍자했다'고만 여겼거든요. 영어로 보니 오히려 직역에 가깝군요. 언어의 통제는 모든 디스토피아의 필수적 요소인 것 같습니다. 나와 세계를 표현하는 다양한 방식은 개인의 주체성을 더욱 뚜렷하게 하고, 그것은 전체주의 체제에 심각한 방해요소니까요.
게다가 이 전체주의 국가에서 내거는 세 개의 슬로건 역시 단순히 반어법으로만 해석했었는데, 확실히 신어 때문에 그것들이 더 익숙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지금도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지요.
와우 정말 멋진 해설이라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게다가 '최소'의 뉘앙스에서는 절로 무릎을 쳤습니다. 진리부를 진부, 평화부를 화부, 애정부를 애부, 풍부부를 부부라고 줄였단 대목(14쪽)에서 사실 밍숭맹숭 이게 뭔가 했거든요. 고맙습니다! 읽는 재미가 확 붙었어요.
와.. 꼭 원서로 다시 읽어야겠네요. 분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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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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