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우연히~만난 귀한 인연들이 참 많은것같아요
그 중에서 저는
미얀마에서 만난 꼬마친구들(이젠 초등,중.고생학생이 되었을 수 있겠네요)도 포함되겠네요ㅎㅎ
한 마을에 머무르는 것, 현지인집에서의 생활은 제게 늘 특별한 느낌을 가져다주는것 같아요~
책 속 이야기처럼요...
'누군가의 집에 머문다는것은
그의 향을 흡수하는것이다.~~~'
(저 혼자 방문이 아니고 저는 팀에 소속되어 이곳을 가게되었는데요~)
첫 번째 방문에서 저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것은..
자신의 삶의 공간을 숙소로 내어주시며~ 공간을 고스란히 느끼도록 해주셨던 마을 촌장님..과 가족들~~
(촌장 할아버지는 몇해전 돌아가셔서~~~ㅠㅠ)
자신의 삶의터전...학교, 차밭,집 등을 보여주고 함께하기를 즐거워하던 마을분들의 모습은 너무 감동이었고,
그 뭉클함이 그 이후로 2번이나 그곳을 더 가게만든 큰 이유이기도했어요..
그 마을에 외지인 그것도 외국인이 몇일을 머물며 함께 지낸것이 제가 속한 팀이 처음이었다고 하더라구요^^
꾸밈없이 자신의 공간과 마음의 공간을 내어주고
미소를 건네던 그 친구들..의 모습과
제가 살아가며 만나는 관계, 사람들을 다시 생각해보게되었던것같아요.
사진속 왼편의 친구는 첫해방문에 만난 꼬마였는데
팀에 속한 친구가 손가락을 서로 맞대며 찍은사진이에요
(돌아와서 인상적인 사진들을 엽서처럼 만들어~ 고마운분들과 나누었었어요)
오른쪽 사진은 한국에서 이곳 방문을 응원하는 분들의 손그림을 그려서, 그곳 친구들 손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붙여
서로 간직했던 사진이에요..
이 사진들이 2019년이라니..., 시간이 많이도 흘렀네요^^
[그믐밤] 20.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수북강녕
D-29
jenar
바나나
어머나 두분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신거군요!! 와 왠지 뭉클
도리
그러니까요. 서로의 시선으로 본 그때의 일화가 따수워요.
하정or썸머
ㅎㅎㅎ 야무진 눈빛 ㅎㅎㅎ
작년 여름, 재택근무 중이었는데 집이 답답해 근처 카페를 찾는 일이 잦았습니다. 집 근처 카페들이 그새 무료해지니 점점 멀리 나가게 되었는데요.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면서까지 멀리멀리... 가다가 은평한옥마을에서 한 정거장 더 가면 나오는 스타벅스를 가장 자주 찾았습니다. 산뷰가 끝내줬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한 정거장 먼저 내렸습니다. 가는 길에 우연히 켜본 지도맵에서 책방 겸 카페를 발견했기 때문이죠. 그곳이 바로 수북강녕!
일을 하러 나왔기 때문에 노트북이며 원고로 가방은 무거웠지만 책방을 가득 채운 책을 한권 한권 시간을 들여볼 수 밖에 없었어요. 큐레이션이 너무나 훌륭했어요. 제 책은 없었지만요...(뒷끝ㅎㅎㅎ)
어떤 책을 살까 신중히 고르는데 책방지기가 말을 걸어왔고 그에 화답하다가 우리는 그냥 자리를 펴고 앉았다가 결국 즉석 공간 리노베이션(?) 작업을 했답니다. (그날 일은 못했습니다 ㅎㅎㅎ) 마음이 활짝 열려있는 책방지기와 친구가 되어 서로의 자리에 오가다가 이윽고 그믐에 당도했어요.
우리는 이렇게 만났습니다 :)
김새섬
두 분의 만남 이야기, 마치 한 편의 수필을 읽는 듯 아름답네요.
저도 뭔가 '인연'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려 보려 하는데 막상 지금 생각나는 건 없네요. ^^
저는 그제 '마리산'이라는 식당에 갔어요. 이 곳 나트랑에는 러시안들이 많아 그들을 상대로 하는 러시안 식당이 많아요. 러시아도 워낙 날이 추우니 따뜻한 바다가 있는 이 곳으로 많이들 여행을 오나 봅니다. 러시아 식당의 낯선 메뉴판을 앞에 두고 한참 고민하다 남편과 무얼 먹을까 살짝 의논했는데 저희의 대화를 듣던 직원이 반가워하며 자신은 고려인이라고 하더군요. 고려인의 후손으로 러시아에 살던 청년은 여기 이 곳 베트남의 러시아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청년의 스토리가 궁금했지만 저희는 부끄러움이 많은 내향형 족속들이라 그저 날라온 음식을 묵묵히 먹었습니다. 청년이 베트남 소주를 서비스로 주었어요. 음식은 메밀치킨밥, 러시안식 부대찌개, 슈아르마 (케밥과 비슷)을 먹었는데 다 맛있었습니다.
하정or썸머
@김새섬 베트남 소주!에 솔깃 :) 그 청년의 듣지 못한 이야기를 상상하게 되네요. 어떤 사연으로 거기까지 가게 되었을까요 :)
도리
우린 이미 귀여우니까 시간만 잘 가면 됩니다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5주년 에디션) - 우리도 그렇게 만났잖니』 하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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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 3년 전 이메일을 뒤져 야간열차 멤버들에게 다시 연락을 해보고 싶다. 당신들의 가운데에는 지금 누가 있는지, 나는 그때의 당신 같은 사람들과 함께 있는데 당신들 곁에는 어떤 사람이 있는지··· ”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5주년 에디션) - 우리도 그렇게 만났잖니』 p.15, 하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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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 형식만 보자면 "언제 밥 한번 먹자", "그래. 다음에 그러자. 안녕!" 정도의 대화였는데 그럼에도 나는 베를린에 머무는 며칠 동안 줄곧 '덴마크에 돌아가, 말아?'를 고민했다. 이유는 단 하나다. 제안을 할 때 자못 들떴던, 그리고 대답을 들었을 때 살짝 아쉬워했던 쥴리의 눈빛의 뒷걸음질에 걸려든 것. 분명 그는 '살짝' 아쉬워했는데 이상하게도 그 순간의 나는 어딘가에 발을 쑤욱 깊게 담근 기분이 들었다. ”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5주년 에디션) - 우리도 그렇게 만났잖니』 p.19, 하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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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 "어떻게 이렇게 큰 가구를 이 집에 넣을 수 있었던 거예요?"
질문 속에는 '마룻장이 무너지는 건 아니겠죠? 자다가 죽고 싶지 않나요'라는 우려가 포함되어 있었다. 쥴리는 눈썹선을 따라 눈동자를 크게 굴리며 답했다.
"정말 힘들었지. 보다시피 계단이 보통 좁니? 그래도 멋지니까 꼭 갖고 싶었어." ”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5주년 에디션) - 우리도 그렇게 만났잖니』 p.21, 하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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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아니 그래서 마룻장 안 무너지는 거 맞나요. 물론 하정 작가님이 멀쩡히 살아 돌아오셨으니 그렇겠지만... 쥴리가 안 알려주셔서 이 부분이 오잉? 했어요. 허허허.
하정or썸머
@도리 마룻장과 쥴리네 아파트 모두 무사합니다! ㅎㅎㅎ
도리
“ 누군가의 집에 머문다는 것은 그의 향을 흡수하 는 일이다. 그가 사용하던 숟가락, 접시, 침대보를 내가 쓴다. 치약이나 샴푸, 세탁세제 따위도 얻어 쓴다. 그가 밑줄 그은 책을 읽고 그의 체형대로 모양이 잡힌 옷을 빌려 입는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에게서 나는 향이 같아진다. ”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5주년 에디션) - 우리도 그렇게 만났잖니』 p.24, 하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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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 박 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김태리가 김민희를 처음 알현하는 장면을 아시는가? 납작 조아렸던 김태리가 고개를 조심스럽게 들어 김민희를 슬쩍 본다. 그러고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이런 말을 속으로 읊는다. '염병! 이쁘면 이쁘다고 미리 말을 해줘야 될 거 아냐!!!' 나는 아네뜨를 만나고서야, 영화를 볼 당시엔 몰랐던 감독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했다. '귀여우면 귀엽다고 말을 해줬어야지!!!'
150cm거 약간 넘는 키, 똑단발의 빛나는 은발을 한 여자는 무채색 원피스에 낙낙한 바지를 받쳐 입고, 울 소재의 양말에 빨간 통가죽신을 신고 있었다. 내 쪽으로 착착착 걸어올 때는 턱선에서 은발이 포실포실 들떴다. 아네뜨가 주얼리 디자이너라는 것 외에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무방비 상태로 맞닥뜨린 그의 비주얼에 압도되어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5주년 에디션) - 우리도 그렇게 만났잖니』 p.29-31, 하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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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 그 외에 꽃이나 새, 사람, 건물 등은 엄마가 아기의 삶에 넣어주고 싶은 것을 수놓는다. 아네뜨는 쥴리가 명랑한 새소리를 들으며 맛있는 과일을 먹고, 예쁜 꽃에 둘러싸여 학교에 다니길 바랐나 보다. 근사한 사람에게 꽃을 받고 귀여운 강아지와 함께 살기도 바랐나 보다. ”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5주년 에디션) - 우리도 그렇게 만났잖니』 p.67, 하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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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 "아마··· 없을 것 같아요. 아기방을 꾸미기는 할 텐데··· 아! 배냇저고리라고, 아기가 입을 상의를 임신 중에 손바느질로 만들어두는 문화는 있어요! 저는 그런 걸 가져보진 못했지만요. 아들을 바라는 집안에 기어코 태어난 세 번째 딸이라 그런 곰살맞은 일은 엄마가 하고 싶었다 해도 눈치가 보여서 할 수 없었을 거예요. 백일이나, 돌잔치도 없었고··· 참, 제 이름도 우리 가족이 지은 게 아니에요." ”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5주년 에디션) - 우리도 그렇게 만났잖니』 p.68, 하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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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그리고 빨간 노트 잘 받았습니다! 표지가 비워져 있어 바로 꾸며봤어요. 어떤가요? 가운데에 노란 친구는 '토아리'라고 작년 9월 아이유님 팬콘서트를 가서 받은 그립톡을 붙였답니다. 제가 핸드폰이 무거운 게 싫기도 하고, 자주 갖고 다니는 물건에 대놓고 귀여운 것들이 있는 걸 꺼려해서요. 그렇다고 안 쓰긴 아까워서 방에 그냥 있던 친구를 이 기회에 활용해봤습니다. 아무래도 '귀여운 할머니'가 제목이니 귀엽게 만들게 되더라고요. 멋진 사진이나 엽서를 갖다 댔다가 이 토아리로 정했습니다. 흐흐. 저는 좀 더 단순하고 자유로운 선이면서 표정이 다채로운 캐릭터를 좋아하는데요. 귀여움 포인트가 아이유님과 저랑은 다르지만 그래도 아이유님.. 사랑합니다...
저는 제가 살아가면서 '귀여운' 게 저에게 '실'이 된다고 생각해서 거리를 두곤 했어요. '귀여움'이 저를 미성숙하거나 유약하게 보이게 해서 무시 당하기 쉽게 만들고 있다고 느꼈거든요. '귀여움'을 함부로 무시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제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신경쓰고 있는 거죠. 그래도 이 노트 덕분에 그런 거 상관없이 맘 편히 귀여울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좋아요. 공연 티켓을 모을 데가 필요했는데 말이죠! 쌓아둔 티켓도 덕분에 정리했답니다.
김새섬
저는 아이유님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저는 아이유님을 존경합니다. ㅎㅎㅎ
그녀의 음악도 좋아하지만 일련의 계속되는 말도 안 되는 공격들, 그에 대한 담대하고도 의연한 태도가 너무 멋집니다. 강하고 멋진 사람이라고 느껴지고 진정 이 시대의 '어른'같아요.
도리
새섬님의 생각 저도 매우매우매우 공감하고요. 안 그래도 오늘이 '국제 여성의 날'이라 오늘 아이유님 노래를 추천하면서 제가 사랑하는 여자들에게 안부를 묻고 있는데요. 언급된 김에 여기에도 남겨볼게요! 다들 여성의 날 축하합니다. 여자로 산다고 고생 많으셨고요. 기념해서 추천 노래 남깁니다.. 아이유님 신곡 <Shh..>에요!
https://www.youtube.com/watch?v=VIDQTyNmkN4
3. Shh.. (Feat. 혜인(HYEIN), 조원선 & Special Narr. 패티김)
'이것은 단순 우정 얘기가 아니다.
단순 사랑 이야기도 아니다.
그녀와 나 사이엔 좀 더 복잡한 게 있었다.'
매번 나를 이기는 이름들.
내 마음에서 유행 타지 않는 이름들.
나를 지금의 나로 안내해 준,
내 안 어딘가 날 구성하는 이름들.
오래도록 특별하고 복잡할 그녀들에게.
+ 좋은 노래와 좋은 책, 좋은 사람들과 함께 같이 '귀여운 할머니'가 되어보자고요
도리
이런 것도 붙여뒀답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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