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비슷한 감상을 하신 분이 계셨네요! 마지막 문장이 공감됩니다. 영화에서 ‘괴물은 누굴까?’ 라는 문장을 한 아이가 반복해서 말하더라구요. 영화를 본 후, 아무도 아니었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편견이 괴물을 만들 수 있다고 알려준 것 같아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함께 이야기 나눠요
D-29

도롱

도리
저도 처음엔 나쁘게 생각했어요. 사오리의 학대 정황에 동태 눈을 하고 있을 때나,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고 하며 호리선생이 간청하던 진상 규명을 외면하는 모습에 화가 났고요. 그럼에도 이 미운 인물이 미나토에게 필요한 위로를 해주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혼란스러웠어요. 이 혼란스러움이 '교장선생님'이라는 캐릭터가 주는 마력(저는 매력보단 마력으로 느껴졌어요)이라는 걸 느끼기엔 영화를 보고 곱씹으면서 한참 시간이 걸렸고요.

siouxsie
맞아요!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동태눈'!!
인간은 그래서 다들 복잡하게 조금씩 나쁘다는 어느 작가분의 말이 맞는 거 같다고 느꼈습니다.

도리
언급하신 글이 신형철 작가님의 <정확한 사랑의 이해>에 나왔던 내용 같네요! 딱 그 부분을 메모해뒀어서 공유해봅니다.

siouxsie
그러네요! 전 신형철 평론가님 책 중에 이 책이 제일 좋았어요^^

린다
교장선생님을 보며 관료주의자의 전형이란 느낌을 받았습니 다. 죽은 손녀 사진을 미나토엄마가 볼 수 있게 놓는 장면이나 영혼 없는 사과만 되풀이하는 모습을 보며 공감과 이해가 철저히 배제된 채 조직의 수장으로 경직 되어있다는 점이죠. 이것을 다음에 등장하는 모습들과 굳이 비교하여 관점의 차이를 보여주고자 하는 감독의 의도라면 약간은 매끄럽지 못한 설정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린다
물론 인간에게는 선함과 악함이 모두 공존하며 상황에 따라 의도는 왜곡될 수 있고 늘 최선의 선택만 할 수 없다는 딜레마에 갇히는 것도 맞기는 합니다
호리선생님이 여성접대부가 있는 술집을 출입한다는 소문과 교장선생님의 손녀를 해쳤지만 남편이 대신 누명을 썼다는 소문들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듯, 불충분한 추정으로 단정짓기 좋아하는 모습들은 새삼 교훈이 되었습니다.
홀연
저도 '어느 가족'보고 반해서 그 전 영화들을 찾아보고, 괴물은 우와~~~~
다만, 아무도 모른다는 무서워서 아직 보지 못하고 있는...

도롱
안녕하세요, 영화 괴물을 보고 여운이 길게 남아 참여하였습니다. 벌써 많은 대화가 오고 갔네요. 저는 이 영화를 통해서 등장인물들의 삶이 타인에 대한 편견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오해들로 얽힌 실타래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좋았던 부분은 영화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는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만들었던 점이에요. 이것은 아이러니한 현실을 자주 다루는 고감독님의 다른 영화에서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게으른독서쟁이
맞아요 맞아요 너무 간결히 제 맘처럼 정리해 주셨어요. ㅎ

도리
환영합니다. 도롱님. <괴물>에 느끼신 것들 저도 매우 공감되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토끼풀b
https://youtu.be/auDpDBR-LXw?si=jMmlNkNWYukm364B
마침 오늘 올라온 영상이예요! "교장선생님은 어떤 인물인가요?" 라는 질문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답은 정말 단순하고 명쾌하네요.

도리
공유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저도 영상을 접하고 어떻게 전달할까 싶었는데요 ㅎㅎ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은 에두르거나 꼬지 않고 담백하게 말씀해주셔서 좋네요.

도리
영상에서 고감독은 '과자도둑' 이야기는 의미 없는 이야기라고 하셨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궁금하네요.
게으른독서쟁이
영상 잘 봤습니다. 그 영상을 보고 다른 영상이 뜨길래 보니 이동진 해설가와 감독님의 대담 영상도 있더라고요. 그것까지 알차게 잘 봤습니다.

siouxsie
영상 잘 봤습니다. 저도 왜 '바케모노'나 '오니(이건 좀 다르지만)'라고 안 하고, '카이부츠'라고 했을까 의문이었는데...대답 듣고....의문만 증폭되었습니다 ㅎㅎㅎ

조영주
저는 바케모노는 굳이 비교를 하자면 우리말로는 도깨비와 비슷하고, 카이부츠는 괴물 ㅡ네시 등 신화적 동물과 비슷해서 구별해 썼다고 생각했습니다.
바케모노는 예를 들자면 오래 쓴 빗자루가 귀신이 되었다 등인데, 여기서 나오는 인물이 "너는 이래야 하는데 이상해졌다"는 말을 듣죠. 그래서 바케모노.
카이부츠는 현실에 존재할까? 싶은 기이한 존재(실존여부 불확실)라서 그렇게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고요. 두 캐릭터를 비롯해 영화 안 인물들이 그런 이미지와 상통한다고 봤습니다.
물론, 뇌피셜입니다.

도리
와 일본어 문외한이라 전혀 몰랐는데요. 이런 생각 나눔들 너무 좋습니다! 감사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도리
@모임 '교장 선생님'에 세부적인 질문도 남겨보겠습니다.
◈ 3-1. '교장 선생님(다나카 유코)'이 교도소 면회실에서 수용자인 남편에게 했던 '과자도둑' 이야기,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 과자도둑 일화: 죽은 손녀가 했던 말이라며 교장 선생님이 종이배를 접으며 한 이야기, 교장 선생님이 손녀에게 과자를 사주려고 했더니 손녀는 "좋아하는 과자가 있어도 그걸 사면 과자도둑이 훔쳐갈까봐 사지 않는다." 라고 했다고 합니다. (참고-siouxsie님 설명)

게으른독서쟁이
사실 전 이 질문을 보고 기억이 잘 안 나더라고요... '과자도둑 얘기가 뭐지?' 했다가 토끼풀b님이 올려주신 영상을 보면서 생각이 떠오르더라고요. 저는 그때 '교장선생님이 남편과 그나마 할 수 있는 얘기는 저런 손녀얘기 밖에 없지... 무슨 얘길 할 수 있겠어...아휴...참... 맘이 그렇네....'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었거든요. 어쨌든 손녀의 죽음이 할아버진지 할머닌지 명확하게 나오지는 않아도 조부모와 연결되어 있다는 자체에서 두 사람이 손녀에 대해 할 수 있는 얘기는 좋았던 귀엽고 예쁜 손녀 얘기밖엔 못할 것 같아서요. 손녀의 죽음과 관련된 얘기는 작은 것 하나라도 꺼내기 힘들테니까요....그래서 면회갔던 건 생각났지만 과자 얘기는 크게 저장이 안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교장선생님의 이야기를 보면서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할머니께서 운전하는 차를 함께 타고 가다가 자동차 급발진으로 손자를 잃게 되었던 사건과 정용준 작가의 단편소설 <사라지는 것들>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또 다른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 사고와 관련이 있을 때 가족내에서 그 어떤 의미있는 대화도 오고 가기 힘들겠다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해야하는 말들은 나오기 힘들고 많이 참게 되겠다하는 생각과 함께요. 그래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연출대로 크게 의미두지 않고 잊어버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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