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함께 이야기 나눠요

D-29
영상 잘 봤습니다. 저도 왜 '바케모노'나 '오니(이건 좀 다르지만)'라고 안 하고, '카이부츠'라고 했을까 의문이었는데...대답 듣고....의문만 증폭되었습니다 ㅎㅎㅎ
저는 바케모노는 굳이 비교를 하자면 우리말로는 도깨비와 비슷하고, 카이부츠는 괴물 ㅡ네시 등 신화적 동물과 비슷해서 구별해 썼다고 생각했습니다. 바케모노는 예를 들자면 오래 쓴 빗자루가 귀신이 되었다 등인데, 여기서 나오는 인물이 "너는 이래야 하는데 이상해졌다"는 말을 듣죠. 그래서 바케모노. 카이부츠는 현실에 존재할까? 싶은 기이한 존재(실존여부 불확실)라서 그렇게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고요. 두 캐릭터를 비롯해 영화 안 인물들이 그런 이미지와 상통한다고 봤습니다. 물론, 뇌피셜입니다.
와 일본어 문외한이라 전혀 몰랐는데요. 이런 생각 나눔들 너무 좋습니다! 감사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교장 선생님'에 세부적인 질문도 남겨보겠습니다. ◈ 3-1. '교장 선생님(다나카 유코)'이 교도소 면회실에서 수용자인 남편에게 했던 '과자도둑' 이야기,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 과자도둑 일화: 죽은 손녀가 했던 말이라며 교장 선생님이 종이배를 접으며 한 이야기, 교장 선생님이 손녀에게 과자를 사주려고 했더니 손녀는 "좋아하는 과자가 있어도 그걸 사면 과자도둑이 훔쳐갈까봐 사지 않는다." 라고 했다고 합니다. (참고-siouxsie님 설명)
사실 전 이 질문을 보고 기억이 잘 안 나더라고요... '과자도둑 얘기가 뭐지?' 했다가 토끼풀b님이 올려주신 영상을 보면서 생각이 떠오르더라고요. 저는 그때 '교장선생님이 남편과 그나마 할 수 있는 얘기는 저런 손녀얘기 밖에 없지... 무슨 얘길 할 수 있겠어...아휴...참... 맘이 그렇네....'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었거든요. 어쨌든 손녀의 죽음이 할아버진지 할머닌지 명확하게 나오지는 않아도 조부모와 연결되어 있다는 자체에서 두 사람이 손녀에 대해 할 수 있는 얘기는 좋았던 귀엽고 예쁜 손녀 얘기밖엔 못할 것 같아서요. 손녀의 죽음과 관련된 얘기는 작은 것 하나라도 꺼내기 힘들테니까요....그래서 면회갔던 건 생각났지만 과자 얘기는 크게 저장이 안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교장선생님의 이야기를 보면서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할머니께서 운전하는 차를 함께 타고 가다가 자동차 급발진으로 손자를 잃게 되었던 사건과 정용준 작가의 단편소설 <사라지는 것들>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또 다른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 사고와 관련이 있을 때 가족내에서 그 어떤 의미있는 대화도 오고 가기 힘들겠다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해야하는 말들은 나오기 힘들고 많이 참게 되겠다하는 생각과 함께요. 그래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연출대로 크게 의미두지 않고 잊어버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용준님 책을 꽂으려고 검색하니 안 나오더라고요. 찾아보니 말씀하신 소설이 <선릉산책>에 수록된 단편 소설이었군요! 꽂아둘게요. 설명 듣고 나니 궁금해져서 저도 나중에 읽어봐야겠어요. 관심책으로도 넣어둬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릉 산책정용준의 세번째 소설집. 편편에서 만날 수 있는 ‘걷는 인물들’이 특징이다. 인물들은 홀로 혹은 함께 걸으며 해답 없는 문제에 골몰하거나, 대화를 나누며 다 알 수 없는 진실/진심에 가닿고자 애쓴다. 표제작은 발달장애 청년 ‘한두운’과 높은 시급의 알바가 절실한 청년 ‘나’의 하루를 담았다.
아~ 소설집이 있었군요!! 저도 몰랐습니다. 저는 주로 수상작품집을 좋아해서 수상작품집들에서 작품을 읽고 인상깊은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파는 편이라 ㅎㅎ 사실 아직 정용준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은 저도 읽어보질 못했어요. <사라지는 것들>은 문학과지성사의 《소설 보다 겨울 2018》에서 읽었습니다. ㅎㅎ 문학과지성사의 '소설 보다' 시리즈를 초창기부터 좋하해서 지금까지 계절마다 구입해서 보거든요. 책이 작아서 휴대성도 성도 좋고가격도 부담스럽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작가뿐만 아니라 몰랐던 작가님들의 작품들도 좋더라고요. 특히 좋은 건 작가들의 인터뷰까지 실려 있어서 챙겨보는 편입니다. 《선릉산책》책은 알고는 있었는데 그게 정용준 작가님의 소설집인 줄도 몰랐네요 ㅎㅎ 저도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이름만 들어 봤던 책이네요! 이 책도 꽂아둡니다. 인터뷰 읽는 거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이것도 읽어 봐야겠어요.
소설 보다 : 겨울 2018<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의 새로운 프로젝트 '소설 보다'. <소설 보다 : 겨울 2018>에는 '이 계절의 소설' 겨울 선정작인 박민정의 '나의 사촌 리사', 백수린의 '시간의 궤적', 서이제의 '미신(迷信)', 정용준의 '사라지는 것들'까지 총 4편의 단편소설과 작가 인터뷰가 실렸다.
저는 과자도둑은 기억이 잘 안나고, 요리가 꺼내 먹던 과자가 생각이 나요. 학대 당하고 사는 아이의 비상식량 같다는 느낌 때문에 엄청 짠했거든요. 그걸 나눠 먹고.... 여기 있는 글들 읽다가 도저히 3개월 전에 봤던 영화에 대한 기억이 소환이 안 돼 오늘 다시 보려고요... 다들 기대해 주세요~! (뭘?)
저도 과자도둑 이야기 기억이 1도 안납니다. 맥거핀으로 보고 넘겨서요. 보시구 꼭 알려주이소.
ㅎㅎ 네!
과자도둑은 손녀가 "좋아하는 과자가 있는데 사면 과자도둑이 훔쳐갈까봐 사지 않는다."는 얘기인데 위에도 어느 분이 언급하셨듯이 심각한 얘기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요. 이 얘기로 시작했다 묘지 얘기를 했다가 다시 과자도둑 얘기했다 어두운 얘기했다가..... 맥거핀으로 보고 넘기셔도 무방할 내용이지만, 전 혼자 '일어나지도 않을 불행 때문에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아 아무것(행복조차)도 얻지 못하는'이라고 해석하고 나중에 교장 선생님이 말하는 행복과 연관지어지더라고요. 본인이 그렇다고 믿는 허상(학교와 본인의 직책)을 지키기 위해 정면돌파하지 않고 그 모든 걸 회피해(과자를 사지 않고) 결국 허무만 남는다는 것으로요.... 다시 보니 정말 학교만 중요하고 사람을 보지 않기에 선생님도 학생도 학부모도 남편도 결국 본인까지 곤경에 빠뜨리는 사람이었습니다. 꼭 회사가 망하면 직원들은 다 굶어죽어라고 말하는 사장, 나라 경제를 살린답시고 대기업만 퍼주는 정부 생각이 난 건 넘 멀리 간 걸까요? 뭣이 중헌디 빈 껍데기 빈 껍데기.... 계속 이 단어만 되뇌었습니다. 제피셜이니까 그냥 보고 넘기셔융
과자도둑 설명 감사합니다! 참고해서 질문에도 반영했네요. '빈 껍데기' 같다는 게 교장 선생님 캐릭터의 한 부분을 설명해주는 적절한 단어 같아요.
그쵸. 저도 흐릿해서 자세한 설명을 못 남겼는데요. 주말에 찾아서 추가 설명드려야겠다 했는데... 제 주말 어디갔죠? 하지만 감사하게도 다시 보신 분들과 새로 보신 분들이 이야기 나눠주셨어요 흐흐.
너무 부럽네요 ㅜㅜ 지방에 살고 있는데 제 지역은 이미 상영 종료된 지 오래라, 영화를 보고 싶어도 다시 볼 수가 없네요. siouxsie 님의 앞으로의 이야기, 기대만땅하고 있겠습니다!
오늘 다시 보고 할 얘기가 너무 많아졌어요. 근데 두서없이 ㅜㅜ 미나토가 걱정했던 부분을 어른들이 자꾸 아무렇지 않게 건드리는 장면도 캡숑짱 많이 나옵니다. "남자가 그것도 못하냐"라든가 꽃이름 많이 알면 인기없다(이건 디폴트가 이성이겠죠?)라든가....엇 두개뿐이네요 어쨌든 많아요~~~ 머리 자른 건 본인의 감정이 잘못인 줄 알고 애써 부정하려는(잘라서 내쳐버리려는) 의도 같았고요. 역시 제대로 보려면 두번이상은 봐야 합니다.
할 얘기 많아지신 거 너무 좋아요! 두서 없어도 괜찮습니다. 저도 <괴물>을 여러 번 보면서 캡숑짱 많이 나온 편견의 말들이 잘 보이더라고요. <괴물>을 보고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책을 읽고 나니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체득한 편견이 되풀이 돼서, 특히 아이들에게까지 전해지는 게 확연하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호리 선생님도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모임에서 했던 말인데요. 예전에는 상처 주는 말을 하는 사람이 밉고 싫었는데 요즘엔 안타깝더라고요. 상처 주는 말에 스스로가 체화되었기 때문에 타인에게도 상처 주는 말밖에 할 줄 모르는 것 같다고 느껴서요. 미나토가 머리 자른 부분 저도 그렇게 느꼈어요!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소수자의 건강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질문해 온 김승섭이 그간의 연구를 소개하는 공부의 기록이자,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고백하는 분투의 기록이다.
역시.. 이 영화는 한번 더 보면 같은 장면도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정말 많을것 같아요. 저두 한번 더 보고싶어지네요!(부럽)...
근데 볼 때마다 전 눈물바다라서...
이번에 보실 때도 혹시 아이라이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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