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왕가위 감독 기획전 기념... 왕가위 감독 수다

D-29
워낙 통편집의 화신이라 또 그랬냐? 으이구...찍은 배우들 생각 좀 해 주세요라고 욕을 하면서도 작품 완성도가 뛰어나서 욕할 수가 없네요. 전 양조위가 사랑의 상실 과정을 지난했지만 다 겪은 후에, 이과수 폭포에서 마무리 짓고 장첸으로 사랑의 방향을 바꾸는 게 아닌가라고 해석했어요. (사진도 훔쳐갔잖아요!) 자기 땜에 감기몸살 걸린 사람한테 밥해달라고 조르던, 손 낫자마자 다른 사람 만나러 쏘다니던, 경마장 화장실에서조차 마주치는 게 싫어서 생까던 장국영은 결국 양조위 방에서 담배 사놓고, 청소하고, 문 열었다 닫았다 하다가 울고불고.... 저도 보통 목소리에 반하는 편이라 장첸이 목소리 얘기할 때 소름 돋았어요. 그리고 녹음하라고 준 워크맨을 나중에 장첸이 들을 땐 어떤 말이 나올까 기대했지만, 우는 소리만 들렸다고 했을 때 역시 말하지 못하는 요휘의 아픈 사랑을 느꼈고요. 이 영화는 실연 당했을 때 보면 정말 안 되는 영화 같아요. 연애세포 다 죽었는데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너무 아팠거든요. 아직 CD를 판다면 춘광사설 OST도 꼭 사야겠어요. 스트리밍으로 듣는 건 음폭도 너무 정해져 있고, 어쩔 땐 사이트에서 막아 버려서 제가 정말 듣고 싶을 때 들을 수가 없더라고요. 춘광사설의 탱고 음악도 너무 좋고요. 집에 피아졸라 앨범 있는데(왜 샀지?) 한번 찾아 봐야겠어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에선 그의 소년미 넘치는 그야말로 소년인 그의 모습을 원없이! 볼 수 있어요 ㅠㅠ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을 전 극장에서 봤는데 참 양심적이게 중간에 휴식시간도 주었습니다. 🤣 다리도 좀 피고 간식도 사오고 할 시간을 준 고마운 영화;;; 영화보고 대만 갔을때 배경으로 등장한 대만 수목원도 가봤는데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
저도 극장에서 아마 시사로 봤던 것 같아요. 그때 포항에서 공부할 땐데, 이 영화보려고 올라왔다고 읍소해서 저랑 제 친구까지 들여보내주고 계단에서 봤던 기억이 나요. 나중에 넷플에서 보니 여덟시간인가 했던 것 같은데요. 그때는 네 시간 정도였을까요? 아라비아의 로렌스 마냥 인터미션도 주고 하더이다^^
전 근데 고령가 소년 살인 사건도 비정성시도 대만에 대해 전혀 몰라서 개인적인 얘기들은 이해했지만 역사적 정황이나 한 인간이 휘말린 역사적 비극은 잘 모르겠더라고요 나중에 나무위키 읽으면서 그렇구나 하고 잊어버렸고요 게다가 둘다 왤케 화질이 구리구리하던지....저의 내공부족이겠죠
영화 《적벽대전》을 보면서 양조위, 금성무, 장첸 다 참 곱게 늙었구나 하고 생각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조위가 최고구나 생각했습니다. 제 평생 제갈공명보다 주유가 더 대단해 보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조조역의 장풍의도 멋졌습니다.
적벽대전 1부: 거대한 전쟁의 시작조조의 100만 대군에게 큰 타격을 입은 유비 진영. 유비의 책사 제갈량(금성무)은 손권(장첸)과의 동맹을 제안하지만 손권은 조조 대군의 규모 때문에 망설인다. 제갈량은 손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손권 휘하의 제일명장 주유(양조위)를 먼저 공략한다. 무기도 격한 언쟁도 없지만 제갈량과 주유의 팽팽한 심리대결은 긴장감을 더하고, 주유는 기예 대결을 통해 제갈량과의 연합을 결심하고 자신의 주군, 손권을 설득한다. 한편, 적벽으로의 출정을 앞둔 주유를 바라보는 그의 아내 소교는 자신을 흠모하는 조조의 100만 대군에 맞서야 하는 남편, 주유의 안위가 걱정되지만 이를 차마 말하지 못하는 가운데, 유-손 연합군은 적벽으로 향한다. 이제, 모두가 승리를 꿈꾸는 그곳…적벽에서의 전쟁은 막이 오르는데…
진짜 적벽대전 보고 나서 며칠을 양조위 앓이 + 삼국지 또 읽는다고 난리를... 그러다 킹덤으로 무마했었죠...
킹덤 Kingdom 69
양조위가 원래는 제갈공명 역이었다던데요, 그랬으면 정말 역대급 캐릭터가 나오지 않았을까 합니다. 강직한 주유의 분위기도 잘 살렸지만.
문득 추억 돋아 오래된 CD장을 뒤져보니 <춘광사설> 불법 복제판을 여전히 갖고 있네요 ^^ 아마도 베이징에서 샀던 것으로 기억해요 플레이어에 넣고 한번 재생해 봐야겠어요 ㅎㅎ
<해피 투게더>보다는 <춘광사설>로 부르길 저는 좋아했습니다. 더 홍콩영화 같아서 였던거 같습니다. 습한 기운과 쏟아지는 이과수폭포 이미지로 내내 불안한 영혼이 잠식당했던, 그 시절의 공기로 박제된 영화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다시 꺼내볼 시도보다는 그저 흐느적 거리듯 절도있게 스텝을 밟는 탱고 음악을 다시 듣는 걸로 추억을 소환하고만 있습니다. 과습한 애증의 <춘광사설>과 버석거리는 건조한 외로움의 <동사서독>은 그저 청춘의 그때만으로 충분했던 감각보다는 감정의 영화였다 싶습니다. <중경삼림>을 다시 보다가 잊고 지낸 주트박스 노래를 재발견했습니다. https://youtu.be/O1p3wXe0MCw?si=e3nVT5SBdZ6uKh_i
3년인가 4년만에 해피투게더 다시 봤는데, 새롭게 느껴지는 게 너무 많아서 놀랐어요. 끝에 양조위(아휘) 녹음기 대고 울때 같이 울컥할 정도로 먹먹했습니다. 보영과 아휘처럼 불안하고 서로 의심하는 연애는 절대 하고 싶지 않지만, 배우들이 모든 감정선을 납득하게 만드네요... 해피투게더라는 제목은 저도 왜 이것만 영어일까 궁금했었는데, 그때 더 낯설었을 동성애 코드 때문이었을까요?
저는 군대에 있느라 몰랐다가 지금에서야 알게 됐는데, 한국에는 수입이 제때 되지 못했군요. 그나마 동성애 장면은 편집된 채로 1년 뒤에 개봉했다고... 저는 나중에 보는 바람에 다행히 무삭제판으로 감상할 수 있었네요. 그런데 국내 제목이 ‘춘광사설’이었건 ‘해피 투게더’였건 그건 큰 상관이 없었을 거 같은데, 모르겠습니다. 짐작도 하기 어려운 그 시절의 묘한 사정이나 계산이 있었는지.
그러게요 춘광사설 '구름 사이로 잠깐 비추는 봄 햇살'이란 뜻도 넘 좋은데요.. 별개 이야기지만 마지막 'Happy together' ost (터틀즈)가 너무 너무 좋아서 (거기 더해 Frank Zappa 의 'I have been in you' 도) 제목 납득해부렀습니다.
선곡 센스 끝내주는 감독인 거 같아요. 왕가위, 쿠엔틴 타란티노, 제임스 건... 이런 센스는 음악 많이 듣다 보면 생기는 걸까요, 얼마간은 예술적 재능일까요. 그런데 ‘춘광사설’에는 다른 뜻도 있다고 합니다. ^^;;;
근데 부에노스아이레스 라고 불렀던 적도 있지 않나요?
오 안 그래도 왓챠에 들어갔더니 부에노스 아이레스 라고 떠 있더라고요. 이거 궁금했습니다.
일본 개봉 시 제목이 <부에노스 아이레스>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라고 이 영화에 대한 다큐가 있구요.
아, @siouxsie 님 덕분에 이 영화가 ‘부에노스아이레스’라고 불렸던 것도 기억났고 @Henry 님 덕분에 그 연유도 알게 되었습니다. 와, 정말 추억이 방울방울...
오오!!!! 감사합니다!
다큐가 궁금하네요...꼭 봐야겠어요...지금 왕가위의 시간도 빌려 놨는데...이번 생에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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