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왕가위 감독 기획전 기념... 왕가위 감독 수다

D-29
공간도 갑갑했고, 장만옥님 입은 옷도 너무 예쁘지만 몸에 대고 그린 옷 같아서 숨을 못 쉴 거 같더라고요. 이것도 답답했고요. 제가 지방에서 생활해서 서울 가면 인파에 갑가압한데요. 홍콩은 진짜 폐소공포증에 인정합니다. 그 습해보이는 날씨에 번잡한 유동인구에 뜨거운 국수가게에 포장하러 다니다니 전 못 가요. 뒷북이지만 <회양연화> 여담을 덧붙입니다. 최근에 부모님께 고스톱을 배웠는데요. 영화를 보면서 마작도 고스톱 같은 걸까, 얼마나 재밌길래 이 사람들이 날을 새고 매번 할까 궁금해졌답니다.
20년전쯤에 홍콩에서 한 결혼피로연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요. 피로연이 6시인데 4시부터 모인대서 왜?라고 했더니 어르신들 마작하셔야 한다며....저흰 3시 30분쯤인가 가서 준비하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더 일찍 오셔서 굉장히 초조한 표정으로 왜 마작 안 시켜 주냐며...혼자서는 운신도 제대로 못하시고, 지팡이 짚고 허리 못 펴시던 분들이 마작하실 땐 어찌나 활기차시던지..... 피로연 시작한다고!!! 그만 하시라고!!! 끌어낼 때까지 하시더라고요. 버둥거리시기까지 했어요. 우리나라도 명절 때도 여기가 하우스냐고! 신고해야겠다고! 소리 질러도 소용 없잖아요?
마작을 잘 알면 《색, 계》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던데... 저도 좀 궁금합니다. 마오쩌둥도 못 막은 그 게임.
<색, 계>를 이미 언급 하셨군요 ㅎㅎ
이쯤에서 나와야 할 거 같았습니다. ^^
안 나오면 아쉽지요. 나와도 아쉽기도 하고요 ㅎㅎ;;
탕웨이 배우님도 이쯤에서 나와야 할 거 같은데요? ^^
마작 하니 생각나는 두가지 컨텐츠가 있습니다. 예전에 봤던, 양조위도 나왔던 <색, 계>의 마작 씬들과 최근 넷플릭스에서 봤던 양자경 주연의 <선 브라더스>의 마작 씬들이 그것들입니다. 두 영화 모두, 그 지역의 거의 모든 정보가 유통되는 곳으로 그려지는 마작하는 공간에서 중국(계)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느낌으로 느껴졌던 거 같습니다.
또다른 양자경의 글로벌 히트작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도 주인공 여자와 마작하는 장면이 나오죠. 그 장면에서 마작을 이해 못해서 내용 자체가 이해 안 갔던 게 참 답답했었습니다. 오래된 히트작, 에이미 탄의 <조이 럭 클럽>에서도 마작하며 뭉치는 여인들 나왔었고... 마작은...음... 딱 하루 해보고 배우고자 마작 패이며, 책이며 다 샀는데요, 같이 칠 사람이 없어서 못 익혔습니다. 이게 고스톱보다 더 하게 네 명의 짝이 있어야 하는 게임이라 마음맞는 그룹이 없으면 못 배우고 못 쳐요. 게임의 묘미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일단 물리적으로 손으로 만지는 마작패의 촉감과 달그락하는 소리가 고스톱의 플라스틱 패가 담요 위에 딱 맞게 떨어지는 그것과는 비교가 안되게 중독성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룰은 생각보다 쉬워서 어릴 때부터 돈 안 걸고 그냥 가족 게임으로 즐기며 자란 친구들도 있더라고요. 단지 게임 자체로는 재밌고 여러 사람이 멤버를 바꿔가며 함께 즐기기 좋은 게임인데 너무 재밌다보니 중독성이 지나쳐서 아예 나라에서 금지하는 게임까지 되었나봐요.
중독성은 정말이지 대단하긴 한가 봅니다. 중국계 문화에 이리도 착붙인걸 보면 말이지요. 그나저나 <조이럭클럽>도 다시 보고파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박쥐》에도 마작 장면이 중요하게 등장하네요. 저는 마작과 비슷하게 궁금한 게임이 브리지입니다. 이것도 보통 4명이 하는 거죠? 문외한 눈에는 테이블에 앉은 모양이나 카드를 늘어놓은 모양이 마작과 약간 비슷해 보이고요.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에서 등장인물들이 브리지를 한다고 나올 때마다 얼마나 재미있는 게임인가 궁금했어요.
저는 그 더위에도 보온병들고 사러 가는 국수는 얼마나 맛있길래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두 주인공을 엮어주는 계기가 신문에 연재되는 '무협지'라는 사실이 좀 우스웠어요. 서사가 약한 감독이 두 주인공을 엮는 도구는 중독성 강한 서사의 무협지라니.... 홍콩의 분위기와 무협지의 맛을 모르는 관객이 과연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홍콩을 2010년 이후에나 가봤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에서 아주아주 특별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곳이 사라져가는 광경을 목도하는 것 같아서 참 슬픈 눈으로 지켜보게되는 곳이예요. 참, 홍콩 배경으로한 러브스토리가 더 고프신 분들은 장아이링의 'Love in a fallen city'라는 소설집의 단편소설들 추천합니다.
왕가위 다른 영화들 이 기회에 보려고 했는데 벌인 일들이 많아서 또 미뤄지고 있네요.. 크흑. 저는 작년에 <화양연화> 를 재개봉 때 보고 이 영화 명작 맞구나! 싶어서 <왕가위>라는 책도 도서관에서 찾아서 훑어본 기억이나네요 ㅎㅎ(책 무게와 크기에 압도돼서 막상 빌리니 손이 잘 안 갔지만요) <화양연화> 토크 기대중입니다.
왕가위 - 영화에 매혹되는 순간8,90년대 홍콩 영화 뉴웨이브를 이끌었으며 특유의 영상 미학과 독창적인 영화 세계를 구축해온 살아 있는 거장 왕가위의 인터뷰집이다. 왕가위가 영화평론가 존 파워스와 자신의 영화와 인생에 대해 나눈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화양연화》에서 저는 양조위와 장만옥이 육체관계를 맺지 않았고, 그래서 두 사람의 헤어짐이 더 애절했다고 봤거든요. 그런데 그 두 사람이 사실 육체관계를 맺었고 마지막에 나오는 꼬마아이가 양조위와 장만옥의 자식이라고 해석을 하시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어떻게들 보셨나요?
저도 그 마지막 장면 보면서 "어어? 어어어?" 했습니다. 아니 안 했는데...? 어라? 하면서. 하지만 전 역시 안 했다 쪽이 훨씬 더 애절해 보입니다.
거기에선 Room2046에까지 들어갔었지만 나왔고, 그래서 더 애절했고 ㅠ 나중에 결국 다시 들어간 버전 🎥 2046은 장쯔이와 찍었죠^^; 그걸 친구가 보자해서 봤었는데 얘는 왜 이렇게 야한 영화를 나랑 보자했나 했지만 양조위 빠였고 ㅋ 끝나고 마침 불꽃축제라서 당시 영화제 자봉으로 만난 다른 멤버와 셋이 아니 넷이? 한강다리 아래서 🎆 를 하염없이 감상했던 딱 이십년 전이 떠오르네요.
둥둥둥 하는 음악이 나오면서 앙코르와트에서 양조위가 나오는 엔딩 장면 보는데 제가 실연을 당한 거 같았습니다. 나중에 앙코르와트 가서 저도 사원 벽에 대고 뭐라 중얼거렸는데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
사원 씬에서 뭐라고 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요? 궁금하게 더 자극하는 게 이 영화의 컨셉인듯 한데요 ㅠ '사실, 난 그녀를 사랑했어.' 정도겠죠. 그리고 찍었는데 안 넣었군요; & 했나 안 했나는 문제가 아니지 않을까요? 2046에서 찍었는데 말이죠 ㅋ
저는 당연히 전 남편과의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그 둘의 아이라면 너무 답답한 상황 아닙니까? 애까지 낳았는데 왜 연락을 안 하는 겁니까? 혼자 키우기도 힘들겠구먼.
잠자리를 안 가지는 것보다 애를 혼자 키우는 게 더 애절하지 않나요? ㅎㅎㅎ 그리고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답답'이 콘셉트잖아요? 그래서 명작이고요. 감독님이 주제 관통을 잘 하셨네요~ 사실 저는 저렇게 티나게 서로 좋아하는데 왜 저러고 있지?란 생각만 했습니다. 영화 분량 채워야 돼서? 뭐 별별 생각을 다했어요. 모든 장면에 의미에 여운에 가슴 저림이 있지만요. 타락천사에서 이가흔이랑 여명처럼 서로의 감정에 대해 확신이 없는 것도 아니면서 왜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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