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왕가위 감독 기획전 기념... 왕가위 감독 수다

D-29
오. 축하드립니다! 드로잉 카드 생각보다 훨씬 예쁜데요?
비슷한 연배에 그 시대 식 이야기가 나와 반갑습니다. 바로 그 때죠. X세대의 반항 이야기가 뉴스에 나오고, 이정재가 영화 젊은남자 를 찍고. 그때 부모님들은 6.25 전후에 태어나셔서 어른 말 잘들어라 그랬고, 학교는 애들을 때렸습니다. 대학 선배들은 체제니 사상이니 하면서 군대갔다와야 남자된닥 했고 군대식 사열을 시켰습니다. 네 사실 몹쓸행동도 했어요. 우리(라고 하겠습니닷)는 싫었습니다. 탈춤 싫었어요. 난 힙합이 좋았습니다. 한복 입고 정태춘 듣고 . 막스 책을 줬습니다. 우리는 무쓰 바르고 남방 풀어 입고 빨간 미니스커트 입고 너바나 들으로 홍대 가는게 좋았습니다. 하루키 읽고 키노 읽고 영화제 가는게 좋았어요. 왕가위는 최고였습니다. 불안한 홍콩의 세기말적 고독과 젊음... 몰ㅡㅂ니다. 전 그냥 화면이 끝내줘서 보고 또 봤습니다. 캘리포니아드림에 맞춰 고개를 까딱까딱 하는 왕페이. 그리고 금성무의 그 눈동자. 양채니. 그냥 좋았습니다. 영화제 하면 줄을 서서 보고 클럽가서 록음악 듣고 돈이 떨어져 집까지 걸어왔습니다. (그 날 샌들 끈도 떨어졌었습니다.) 철없다 해도 가식보다는 낫잖아! 라고 폼 잡으며 외쳤던 것 같습니다. 엠티비로 보는 뮤직비디오, 만화, 애니, 그리고 왕가위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흘렀고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그렸다는 화양연화가 나왔습니다. 종이옷? 그게 뭐 중요하겠습니까만 새천년이 와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았고 오히려 무섭게 빨리 돌아가기 시작했고 화양연화를 같이 본 그는 나를 떠났습니다. 왕가위는 추억의 한 켠 같습니다. 동사서독을 주 1회 이상 보던 그. 셀렘이란 담배를 하루 두갑씩 피던 그는 여기까진 거 같다고, 현실이 있다고 하였고 난 다음날 출근해야 돼서 마음껏 울 수도 없었지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훌쩍자란 애들 위해 나물 무치는 아줌마가 잠시 추억에 빠졌다 돌아옵니다.
저도 글을 읽는 동안 잠시 추억에 빠졌습니다 ^^
현재 해피투게더와 중경삼림을 극장서 연달아 본 감상은 양조위 잘생겼다 양조위 잘생겼다 입니다... 뭐야 왤케 잘생겼어...마지막 회양연화까지 다녀오겠습니다.
화양연화까지 모두 본 감상은 양조위 너무 멋있어서 그 마블 영화도 복습할까 입니다... (그 외에 아무 생각도 안 남)
사실 세계관? 영화의 메시지가 맘에 안들어서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또 얼마전에 재관람한 '영웅'에서 '파검'인 양조위도 멋졌었어요! 장만옥도 어찌나 예쁘던지...(근데 저 여기서 계속 배우들 외모 얘기만 하는 것 같네요ㅎㅎ) 양조위는 이야기하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멋졌다가 교활해 보였다가... 저도 장맥주님이 자랑해서 같이 해 보자면...양조위 영화 찍을 때 대기실에서 직접 본 적이 있습니다! 20년 전쯤에^^ 영화의 그 분위기 그대로인 사람이었어요. 꺄꿍
전 얼마전에 봤을 때 해피투게더 : 장국영 잘 생겼다...장국영 예쁘다... 중경삼림 : 왕비 말라서 좋겠다....금성무 잘 생겼다....양조위 왤케 젊냐....임청하 발냄새 날 텐데 금성무 발 주물러 주는 거 괜찮니? 등등이었습니다. 가족분께서 중경삼림과 타락천사는 90년대 후반에 20대들에게 어깨뽕 넣어 주는 영화라고 아마 지금 보면 넘 유치할 거라고 했는데, 다시 봐도 전혀 유치하지 않았고 그 시절 제 감성만 더 북돋아 주었습니다. 특히 그 시절에 타락천사 보면서 이가흔이 세상에서 젤 예쁘다고 생각했었고, 여명도 애기같이 뽀샤시하고요. 둘의 사랑? 이가흔의 짝사랑?의 마무리도 슬펐습니다. 아마 지금 세대가 봐도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지금 젊은 세대의 인생을 살아 보지 않은 자이므로 확언은 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중경삼림 막 봤어요 왕가위특유의 흔들리는 카메라.. 지금보니 완전 빈티지네요 ㅎㅎ 왕페이 왤케 귀엽고 양조위 눈빛 왤케 깊죠 으흐흐
홍콩영화의 부흥에 대한 전설에 대한 궁금증, 중경삼림을 인생 영화로 꼽은 여러 아티스트의 팬이었어서 작년에 왕가위 영화 몇 편을 챙겨봤는데요. <중경삼림>의 파편적이고 산발적인 이야기에 응?? 하고 봤네요. 양조위님 멋지고 왕페이님 귀여우시다. 유명한 장면(포스터에 장면)이 이 상황에 나온 이미지였어? 이게 제 감상이었어요 허허.
드디어 양조위 멋있어에서 벗어나서 <중경삼림>을 25년?? 만에 보고 느낀 것을 번호 매겨 적어 봅니다. 1. 금성무가 이렇게 찌질했었나...? 분명 어렸을땐 잘생겼다고 생각했던 거 같은데. 2. 양채니(이상하다 왜 이 이름으로 기억하지??)아니고 왕페이 지금 보니 너무 무섭다. 가택 무단침입에 스토커. 이거 성별 바뀌면 뉴스 나올 일이다. 나이가 드니까 이렇게 관점이 달라지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양조위가 너무 잘생겨서...아 좀벗어나자. 😑
둘 다 너무 공감입니다. 2부에서 왕페이가 저지르는 일은 정말 연출만 바꾸면 호러 그 자체...
으앗 저 완전 공감입니다... 이 부분이 걸려서 왜 사람들이 이렇게나 열광하는지 와닿지 않아 어리둥절했었어요. 그나저나 양조위 잘생겼다에 벗어나기 쉽진 않겠습니다. 흐흐.
화제로 지정된 대화
《중경삼림》, 《타락천사》 이야기하는 둘째 날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이 영화들의 명장면, 명대사는 무엇입니까? 저는 역시 《중경삼림》에서 “만약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면, 나의 사랑은 만 년으로 하고 싶다”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오글거리기는 합니다만...! 그리고 《중경삼림》 2부 마지막에 양조위와 왕페이가 다시 만나는 장면 좋아합니다.
전 대사는 기억 안나는데, 양조위가 집에 있는 물건들 보면서 이야기 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왕비가 청소해 주고 나서 비누한테 "너 다이어트 좀 해야겠어. 왜이렇게 뚱뚱해졌어?" 같이 집에 있는 물건들이 바뀌었는데도 그걸 본인식으로 해석해서 얘기하는 거요. 타락천사는 대사 보다는 이가흔이 소면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소면이 먹고 싶어 홍콩 갔을 때 그거 먹겠다고 찾아 다녔던 추억이 샘솟습니다. 중경삼림에서의 양조위의 집/타락천사에서의 여명의 집은 정말 헬이었고요...어떻게 에스컬레이터 옆에, 지하철길 바로 옆에 벽도 안 치고 사람이 사는 집을 지었던 건지...그에 비해 그들의 집 안은 그렇게 좁지는 않았던 거 같거든요...아무리 땅이 좁기로서니...
양조위가 흰색 인형이 가필드 인형으로 바뀐 줄도 모르고 “너 요즘 누래졌어”라고 하던가 “너 요즘 살이 쪘어”라고 하던가 그런 장면 기억납니다. ^^ 그 가필드 인형을 왕페이가 사는 장면이 1부에 잠깐 나오기도 했던 걸로 기억해요.
아!! 저두 비누 ㅋㅋㅋ 비누대화 너무 좋더라고요 왜 양조위는 찌질한데도 잘생겼나요ㅋㅋㅋㅋ
유통기한 만년의 사랑, 타령은 정말이지 그 당시에도 오글거렸던 대사였습니다. 2부 마지막에 두사람이 재회하는 건 정말 기분 좋아지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중경삼림>에서 금성무의 나레이션, "실연 당했을 때 나는 조깅을 한다. 그럼 수분이 빠져나가 눈물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나, 양조위의 나레이션, "사람이 울면 휴지로 끝나지만, 방이 울면 일이 훨씬 커진다." 가 생각나는 명대사였습니다. <타락천사>는 1995년 5월 30일에 처음 사랑에 빠진 금성무가, 1995년 8월 29일에 그 첫사랑을 다시 만나지만 자신을 못 알아보는 걸 보고, 자기가 너무 멋있어져서 못 알아보는 것 같다,며 캐쳡을 옷에 쏟으며 총 맞은 시늉을 하는 장면과 독백 나레이션이 기억납니다.
저는 등려군의 노래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같아요. :)
중경삼림 꼭 영화관에서 재관람하고 모임에 글 남겨야지! 했는데 3일동안 타락천사 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ㅠ ㅠ 예전에 너무 비현실적인 킬러-파트너 설정에 몰입 불가해서 10분 보다 껐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에 보니 넘 볼 게 많고 재밌더라고요.. 이가흔 대사 "너무 가까워지면 쉽게 싫증이 난다. 난 현실적인 사람이다. 어떻게 해야 내가 더 즐거울지 알고 있다."가 기억에 남습니다. 파인애플 통조림 모으면서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다면 만년으로 하고 싶다던 금성무가 여기선 유통기한 지난 통조림 먹고 말을 잃었다는 설정이 재밌더라구요. 찰리 만나서 "대개 10대에 첫사랑을 겪지만 내게는 조금 늦게 찾아왔다. 내가 눈이 높아서 그런가보다."라는 말을 덤덤하게 하는 게 웃겼습니다! ㅋㅋ "1995년 5월 30일 난 처음 사랑에 빠졌다. 난 그녀를 보며 내가 가게이고 그녀가 나라고 느꼈다. 나도 모르는 사이, 그녀를 가게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그녀가 얼마나 머물진 모른다. 물론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다."라면서 찰리 품을 파고드는 금성무도 기억납니다. 중경삼림에선 사람들이 막 빠르게 지나가는데 양조위랑 왕페이만 느리게 움직이는 장면이 있거든요. 왕페이는 음료 마시는 양조위를 빤히 쳐다보고.. 그 장면을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양조위가 비누랑 빨래랑 가필드 인형 등이랑 대화하는 장면도 재밌었어요.. ㅋㅋ 대학생때 봤을 땐 다들 하나씩 나사빠져보인다 해야할까, 허전해보이고 뭔가 갈피를 못 잡는 것 같아 보이는 게 꼭 지금 내 상황 같아서 보면서 불안해지는 기분이 싫었던 것 같은데, '영화는 영화일 뿐!'하면서 보니 더 뜯어보고만 싶은 장면들이 많았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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