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3장만 올라가네요.. ^^ 왠지 자랑?하고 싶어서.. 열씸 뒤적거리니,, 2013년에 다녀왔네요.하하. 사진보니 2046영화도 여기서 찍었나봐요.. 식당은 레트로 분위기였고, 마침 그들이 앉았던 테이블이 비어있어서 오래 앉아있고 싶어서. 스테이크 비싼거;; 주문했었네요. 2021년도에 라이카 시네마etc 몇몇 극장에서 왕가위 특별전 해서.. 해피 투게더, 화양연화 다시 봤었는데. 개봉 당시 봤던거와 다른 감정도 들고,, 저런 장면이 있었구나 싶기도 하고, 다시 감탄하기도 하고,, 리마스터링으로 봤었는데.. 영화 시작전에 왕가위 멘트도 해주시공.. 아아.. 넘 좋습니당~.. (글 올리고 나니, 이 글 보고 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나, 장첸이 간 세상의 끝 등대 사진 올라오는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
메가박스 왕가위 감독 기획전 기념... 왕가위 감독 수다
D-29
이히
조영주
우 우와 나이스투밋유입니다 천리안잡퀴방 영퀴방...후에 영퀴는 하이텔 나우누리(맞나요 가물가물) 통합 정모도 했던 게 기억나네요. ㅎㅎㅎ
아 사진자료 넝모 감사하네요. 아른아른...낼 보러 가는데 뭉클함다!! (첨밀밀 너무 좋아해서 등려군 들으며 살았던 1인 ;;;)
이히
살짝 오바한거 같아서 삭제도 안되고,, 우짜나 싶었는데, 댓글 반갑고 감사합니다. 첨밀밀땜에 빅토리아 파크도 가보고,,중국어는 티엔미미~ 노래 한 개 배우고 그만두었어용. 갑자기 서촌 '티엔 미미'식당 뜽금없이 생각나네요. 으흐흐. 소시적 중국어 전공 친구가 여행하다 만월보고 뜽금없이 불러서, 완전 호감도 급 up up 되었던 추억도 더불어 방울방울..
미스와플
첨밀밀 저도 좋아했어요. 맥도날드! 그리고 미키마우스? 쥐! 그 장만옥이 음식을 막 우적우적 먹는 장면 있어요. 그 장면이 생각나네요.
아 저는 pc통신 끝물에 들어가서 유니텔 영퀴방을 누볐어요.
미스와플
영퀴 나갑니다. 1990년대 후반 한국 영화는 유난히 왕가위 영화 특유의 촬영 방식을 노골적으로 썼습니다. 심드렁한 무표정에 나레이션, 광각으로 찍은 화면, 노랗고 약간 빛 바란 듯한 색감 등.
다음 영화중 촬영 기법이나 형식이 왕가위 영화를 직, 간접적으로 따라했다는 논란이 일었던 영화가 아닌것은?
1. 홀리데이 인 서울 .김의석
2. 비트. 김성수
3.쁘아종. 박재호
4.태양은 없다 김성수
장맥주
찍어봅니다. 4번!
siouxsie
저 이거 1번 아닌가요? 최진실이 뭔가 머리 단발 샤기커트하고 나왔던 거 같은데....제 기억을 못 믿겠지만 일단 불러 봅니다!
조영주
어라 4번 찍으러 들어와보니 이미...
장맥주
그런데 정답이 뭔가요...? 설마 '정답 없음'이 정답은 아니겠지요?
미스와플
물론 4번이지요. 김성수감독님이 태양은 없다는 사실적으로 찍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쁘아종은 촬영기법을, 홀리데이인 서울은 나레이션 방식을 너무 티나게 차용했다는 평을 들었어요. 비트는 정우성과 사현진의 베드신이나 오토바이 타고 가는 장면 등이 너무 흡사했죠. 하지만 비트는 고독한 빈 털터리 소년, 청년의 성장담을 한국식으로 감각있게 그렸는데 당시에 흥행에 성공했고 정우성은 스타가 됩니다. 정우성이 청춘의 아이콘이 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거에요. 차용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 고독하고 무관심한 젊은 세대의 방황을 감각적인 나레이션으로 처리하는 영상, 책, 만화가 대유행을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왕가위의 영향력이 그만큼 컸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노란티셔츠 입고 무심한듯 까딱거리며 춤을 추는 '스토커' 왕비의 모습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그 노란색, 뒤에 임청하가 입고 나오는 코트와 가발도 노란색. 둘이 아무 관계 없는데 노란색의 그 강렬한 색감만으로 잊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영상의 힘에 완전히 매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장맥주
저는 장만옥이 실수로 차에서 경적 울려서 여명이 가던 길 돌아와서 열정적으로 키스하는 장면이랑 여명이 빗속에서 우산 들고 하염없이 장만옥 기다리는 장면이요. ㅠ.ㅠ
장맥주
PC통신 끝물 분위기를 조금 그리워하기도 하고,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도 해요. 지금의 인터넷 문화보다는 덜 엉망진창이었던 거 같거든요. 단순히 이용자 수가 적어서 부작용이 덜했던 건지, 유료라는 점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던 건지, 동영상이나 이미지가 아니라 텍스트 위주였던 점이 중요한 요소였는지, 아니면 그냥 저의 기억 왜곡인지.
영퀴만 해도 좀 아이러니한 기분이 들어요. 온라인이라는 기술이 도입되면서 가능해진 놀이였는데 온라인 기술이 더 발전하여 누구나 쉽게 검색을 할 수 있게 되니 이제는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장맥주
첨밀밀도 열심히 듣고 월량대표아적심도 열심히 들었습니다! 홍콩 영화나 중국 노래 거의 즐기지 않은 편이었는데... 빅토리아피크에서 불꽃놀이 봤던 기억도 가물가물 떠오르네요. 와우. ^^
장맥주
와, 확실한 자랑거리입니다. 너무 멋지세요. 부럽습니다. 저 레스토랑이 세트가 아니라 진짜로 있었던 곳이군요. 저는 국수 가게 생각했었어요(이미지 첨부합니다). 이제는 갈 수도 없다니 억울합니다. 스테이크도 맛있어 보이는데... 음, 저는 장첸이 갔던 아르헨티나 남단 ‘세상의 끝’이 아닌 지구 반대쪽 ‘세상의 끝’을 가봤습니다. 덴마크 최북단에 스케인이라고 하는 마을이 있는데 거기도 세상의 끝이라고 불려요.
느려터진달팽이
저 레스토랑은 나중에 배우부부가 육아예능에서 재현하면서 스스로 우리 좀 멋있다 남편이 말하니, 현실적인 아내가 우리가 최고는 아니어도 어느정도는 한다며 멘트날렸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비주얼 커플이라 영화따라하기도 그럴싸하게 해보고 멋지네! 했었죠.
세상의 끝이라는 개념은 🎥 이투마마에도 인상적으로 등장했는데 연상인 외로운 여자를 꼬셔서 어린 친구들이 저 세상의 끝으로 가쟈고 차에 태워서 여행하던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현실이 싫어서 영화 속에서는 그리도 그곳으로 가고 싶었던 걸까요? 왕가위 빠이던 친구가 아픕니다. 나아서 좋아했지만 다시 아프죠. 나아서 좋아했던 또 다른 친구는 얼마 전 결국 갔습니다. 그나마 이 친구는 그 과정에서 믿음이 생겨서 다행이라 해야할지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장맥주
와, 드디어 모임이 열렸네요. 기본적으로 왕가위 감독 영화에 대해 아무 이야기나 하는 곳입니다. 작품에 대한 감상과 비평, 개인적인 추억, 남들은 잘 모르는 뒷이야기, 배우들 이야기, 장소 이야기, 관련된 다른 영화나 소설 이야기, 영화 퀴즈, 궁금한 것 질문 등 모두 환영합니다.
14~16일에는 먼저 《중경삼림》과 《중경삼림》의 3부가 될 뻔 했던 《타락천사》 수다를 나눠보겠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나눠주세요!
Henry
1994년 겨울방학. 저와 동아리 친구들과 배낭여행을 가기로 의기투합을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배낭여행하면 무조건 유럽이었는데, 다녀온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딱딱한 바게트와 에비앙으로 끼니를 떼우는 배고픈 여행객 모드가 대부분 이었습니다. 물론, 그야말로 말로만 듣던 유럽의 이곳저곳을 다녀온 훈장같은 사진들을 보노라면 마음이 동하기는 했습니다만은, 묘하게 삐딱하던 친구들과 저는 남들 다가는 유럽은 애써 외면하며, 중고등학교 시절의 우리에게 문화적 충격과 즐거움을 동시에 공급해줬던 영화, 특히 홍콩영화에서 답을 발견했습니다. 그래, 홍콩으로 가자!
표면적으로는 중국 반환을 앞둔 홍콩에서, 시대의 불안과 더는 보지 못할 자유로운 홍콩의 문화적 유산을 발견하러 간다, 는 거였지만, 실제로는 우리들이 사랑했던 영화들... 성룡, 원표, 홍금보의 <쾌찬차>, 성룡, 장만옥, 임청하의 <폴리스스토리>, 장국영, 적룡, 주윤발의 <영웅본색>, 유덕화, 알란 탐, 관지림의 <지존무상>의 배경이 되었던 그곳 홍콩을 가보는 거였습니다. 혹시 길을 가다가 영화 촬영현장을 만나거나, 배우들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부풀어서 말이죠. 그리고 그 추웠던 그해 겨울, 우리는 새벽 인력시장에서 일이 잡히는대로 공장, 건설현장 등으로 여행경비 마련을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했고, 여행경비가 부족했던지라, 학기 중에도 주말마다 그렇게 신성한 노동과 땀의 의미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1995년 여름, 우리는 꿈에도 그리던 그곳, 홍콩을 향합니다. 12박 14일의 일정으로 말이죠.
그렇게 첫 해외여행지이자 비행기도 처음 타보는 촌놈 세명은, 지금은 사라진 홍콩 카이탁 공항에 내려서 익숙하지 않은 영어와 인사말 정도 외워서 간 광둥어로 그야말로 서바이벌 하듯 홍콩에서의 2주간의 여행을 시작했고,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여행이야기는 다른 기회에 나누기로 하겠습니다.
2주간의 여행기간 동안 기름진 홍콩 음식들을 많이 먹기도 했고, 한인민박집 형님 누님들이 만들어준 맛난 한식도 많이 먹었지만, 8월의 홍콩의 고온다습한 섬 날씨에,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우리들의 체중은 거의 10킬로그램이나 빠져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다녀왔던 홍콩 여행의 후일담을 나누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친구 둘은 2학기 휴학을 하고 군입대를 기다리는 상황이었고, 저 혼자 외로이(?) 강의실과 도서관, 가끔 동방을 오갈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그 둘 중 한 친구가 10월 초 군입대를 앞두고 을지로에서 조촐한 송별회를 갖기로 해서 걸어가던 중, 명보극장에 걸려있는 영화간판에 눈이 갔습니다. 홍콩영화였습니다. 제목은 <중경삼림>. '어, 중경삼림이면 우리가 홍콩여행 중 묵었던 민박집 건너편에 있던 청킹맨션의 그 청킹 아닌가?'하며 지나쳐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만난 여행동지들은 홍콩에서 있었던 이야기들로 왁자지껄 한바탕 송별회가 치뤄졌습니다. 그러던 중, 식당으로 오던 길에 극장에 걸려있던 영화간판 이야기가 나왔고, 청킹맨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2차를 갈게 아니고, 극장가서 홍콩영화나 보며 여행의 추억에 잠겨보자며 명보극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처음 만난 왕가위의 영화는 음주관람이 되었고, 그 영화가 그의 인장이 깊게 찍혀있는 <중경삼림>이었습니다. 나중에 혼자 다시 극장을 찾아가서 두번을 더봤던 기억입니다.
삽입곡으로 나왔던 마마스 앤 파파스의 <캘리포니아 드림>, 왕페이의 <몽중인>는 mp3로 다운받아 한동안 플레이리스트에 들어가 있었고, 두기붕의 스텝프린팅 촬영은 내내 화제였고 TV 프로그램들과 한국영화들에서 따라하는 장면들이 다수 등장했던 기억입니다.
요새도 가끔 그 홍콩 여행 갔던 촌놈들은 만나서 그 홍콩의 고온다습했던 날씨와 임청하가 쫓기던 청킹맨션, 왕페이가 쭈구리고 왕조위의 집을 찾아보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금성무가 묘한 눈빛으로 햄버거를 먹던 맥도날드 등등. 우여곡절의 홍콩에서의 2주간을, 그리고 송별회날 음주관람했던 명보극장의 밤을 안주삼아 소줏잔을 기울이곤 합니다.
장맥주
아, 잘 읽었습니다. 글이 너무 재미있네요. 스무 살 무렵의 흥분과 열기가 전해져오는 듯합니다. 저랑 연배도 비슷하신 거 같습니다. 저는 홍콩은 서른 무렵에 출장으로 처음 가게 됐지만 《중경삼림》은 극장에서 세 번 봤습니다.
처음 볼 때는 당시 교제하던 분이랑 봤는데 누가 먼저 보자고 했었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왕가위 감독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봤습니다. 두 번째로 볼 때는 중학교 친구이자 저의 가장 오래된 친구와 함께 극장에 갔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애니메이션 감독을 꿈꾸는 친구였고 지금은 그 꿈을 이룬 친구인데 당연히 그때부터 영상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제가 “이 영화 꼭 봐야 한다”면서 그 친구를 극장으로 잡아끌었습니다. 그 친구는 굉장히 감격해서 극장을 나왔고요. (이 친구랑 같이 영화 보면서 영상 기술에 쇼크를 받은 게 두 번인데, 한번은 《중경삼림》이었고 또 한번은 《이집트의 왕자》였습니다.)
이 친구가 병역거부자였거든요. 그래서 그 친구가 입대하기 전날인가, 그 며칠 전인가 위로해주려고 만났습니다. 훈련소에 가면 집총거부 의사를 밝히고 서울구치소로 가게 될 예정이었죠. 만나서 뭘 하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중경삼림》을 한번 더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극장에 갔습니다. 덕분에 저는 《중경삼림》을 생각하면 이 친구가 자동적으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저도 마마스 앤 파파스와 크란베리스 CD를 사서 캘리포니아 드리밍과 드림스를 줄창 들었습니다.
Henry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억은 윤색되긴 하지만, 지금도 그 무렵을 생각하면 재미 하나는 확실했던 기억입니다.
같은 친구와 두번이나 같은 영화를 다른 상황에서 보게 되는 것도 특이한 케이스이긴 합니다. 저도 극장에서 두,세번 본 영화들은 있는데, 동일인과 그렇게 N차관람을 한 기억은 없는 듯 합니다.
<이집트 왕자>는 정말 눈이 휘둥그레지게 하는 기술의 끝판왕, 드림웍스의 정점이었다 싶습니다.
음악은 참 대단한 힘이 있는 듯 합니다. 특히 영화 음악은 말이죠. 저도 나중에 신촌 신나라레코드에서 <중경삼림> 카세트 테이프를 사서 들었던 기억도 납니다.
장맥주
애니메이션에 꿈이 있었던 그 친구가 《이집트 왕자》 앞부분에 모세가 담긴 바구니가 강물을 타고 가는 장면을 보고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로 놀랐습니다. 극장을 나와서도 어질어질해 하더군요. 물의 흐름을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경이로웠어요. 지금 기술과 비교하면 CG 티가 엄청 나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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