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1. 『크로노토피아』 함께 읽어요

D-29
저 이거 떠올렸심다. 실제 북토크때 전체 장수 의미 묻는 분 계셨거든요. 이 소설에 보면 비슷한 질문과 답이 하나 있죠. 혹시 여기서 나온 거였나. 봤는데 다까먹...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6 - 그런데 한 가지 더이오인 콜퍼가 집필한 '히치하이커' 시리즈, 그 여섯번째 이야기. 5권 <대체로 무해함>의 지구가 박살나기 직전에서 시작되는 6권에는 아서 덴트, 포드 프리펙트, 트릴리언, 자포드 비블브락스, 랜덤 덴트뿐만 아니라, 실직한 신들을 위한 신전, 사랑에 빠진 녹색 외계인, 짜증을 유발하는 컴퓨터, 그리고 아주 큰 치즈 한 조각 등이 등장한다.
히치하이커 6권도 재미있습니까? 작가도 바뀌었고 5권이 너무 재미없어서 6권은 읽지 않았는데...
아 저는 합본으로 읽었는데 끝까지 재밌었슴다. 이건 그냥 6권이 젤 위에 뜨기에 여따가 추가...
합본판은 5권까지입니다! ^^
오호 6권 도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꿀정보
@장맥주 작가님의 질문이 긴 답변이 필요한 거라서, 아래에 새 글로 적습니다. ;;; 제목인 크로노토피아와 이름 소원 및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해 봅니다. 일단 크로노토피아의 본래 뜻은 "자유로운 시공간"으로, 하나의 공간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른 용도로 쓰일 수 있도록 하자는 건축용어 중 하나입니다. 2010년 이후 지어지는 아파트들이 자신의 아파트 내에서 모든 게 해결되도록 하겠다는 것과 비슷한 의미이기도 한데요,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진정아파트라는 정해진 공간 안에서, 다양한 시간(세계)를 경험한다"는 의미로 정했습니다. 소설의 제목 <크로노토피아>의 경우, 다 쓴 후에 "제목 큰일났다" 하면서 무한 검색을 돌리다가 이 단어를 발견하고는"이거 좋은 것 같아요!"라고 제가 편집자에게 "크로노토피아 어떨까요?"라는 의견을 냈고, 이후 인스타그램 요다출판사 계정에서 투표를 통해 정해졌습니다. 2등인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는 편집자가 의견을 냈는데요, 볼 수록 괜찮은 것 같아서 아까워서 제가 그걸 부제로 붙이자고 했고요. 편집자는 "통 속의 뇌"를 떠올리고 의견을 냈었다고 합니다. (맞나) 저는 어떤 건 소설이 먼저 써지고, 어떤 건 제목이 먼저 잡히곤 하는데요, 제목이 먼저 잡힌 경우는 "반전이 없다" "홈즈가 보낸 편지" "붉은 소파" "절대적인 행복의 시간 3분(이거 저도 홍콩 할로윈 배경인데, 할로윈 참사 이후 홍보도 못하고 묻혔)" 등이고요, 제목이 안 잡히고 그냥 쓰고 나중에 (편집자가) 고생한 경우는 "크로노토피아" "혐오자살"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도 좋아" 최근에는 근작인 "마지막 방화(가제)" 등이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 진정아파트는 지진을 통해 일종의 크로노토피아, 즉 자유로운 시공간을 잇는 통로로 발현됩니다. 하지만 이런 통로에서 유일하게 활동할 수 있는 인물은 '소원'입니다. 소원이는 사실 이름이 없습니다. 이 이름은 엄마가 "네가 죽는 게 소원이다" "네가 없어지는 게 소원이다"라는 말을 자주 하다 보니 막연히 "아, 내 이름이 소원인가보다" 라고 생각해서 스스로 지은 이름인데요, 이 이름보다는 이름이 지어진 과정에 주목해야 합니다. 더불어 소원이는 정확한 타고 난 때를 알지 못하는데요,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인간은 타인과 관계, 즉 사회에서 소통하기 위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습니다. 그런데 소원이는 엄마의 방치와 학대로 인해 미등록 아이가 되는데요, 이런 아이를 가리킨 용어가 그림자 아이입니다. 저는 이러한 "그림자 아이"라는 용어에서 힌트를 얻어서 소원과 그림자, 그리고 기이한 공간 10층을 만들어봤습니다. 참고로, 이 과정에서 "번호 없는 아이"라는 제목 의견을 김의경 작가님이 한 번 주셨었고요. 이 소설의 최초 착안점은 앞서 @메롱이 님이 이야기하시기도 한 시뮬레이션 이론인데요, 이 시뮬레이션 이론을 가장 잘 드러낸 영화는 설명이 필요없는 sf 명작 <매트릭스> 트롤로지가 있습니다. 매트릭스 세계에서는 각성하기 위한 일종의 조건이 있는데요, 그러한 조건에 맞는 인물만이 매트릭스 세계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크로노토피아>에서 소원은 이름이 없고 번호도 없는, 즉 사회에 소속되지 않았기에 일종의 버그 같은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아파트가 무너지는 재앙이 일어났을 때, 소원은 혼자 살아남습니다. 소원은 버그이기에 시뮬레이션의 뒤를 보게 되고, 그곳을 관리하는 시스템 관리자인 '그림자'를 만나게 됩니다. 이후 이러한 소원은 일종의 법칙에 따라 "존재하지 않는 세계들"을 여행하면서 실존의 문제에 봉착합니다. "나는 왜 사는가?" "나는 왜 태어났는가?" "이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란 질문 끝에 "단 하나 선택된 세계"에 이릅니다. 그 과정에서 소원은 <매트릭스>의 구세주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깨어난 자"가 됩니다. ... ... 적고 보니 복잡하죠? 그래서 이번 소설은 쓰는 데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이 모든 걸 설명하지 않고 드러내는 게 지상 최대의 과제(?)였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단순하게, 초등학생도 보며 그저 즐길 수 있게 쓰자는 게 목표라 4년이 걸렸습니다.
매트릭스인간의 기억마저 AI에 의해 입력되고 삭제되는 세상,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 현실 매트릭스. 그 속에서 진정한 현실을 인식할 수 없게 재배되는 인간들. 그 매트릭스를 빠져 나오면서 AI에게 가장 위험한 인물이 된 모피어스는 몇 안 되는 동료들과 함께 기계와의 전쟁 전후의의 폐허를 떠돌며 인류를 구할 마지막 영웅을 찾아 헤맨다. 마침내 모피어스는 낮에는 평범한 회사원 앤더슨으로, 밤에는 해커로 활동하는 청년 네오를 그로 지목한다. 모피어스의 지시대로 그를 만나게 된 네오는 두개의 알약 중 하나를 고르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
와! 뒷 이야기 감사합니다. 작가님. 이 맛에 그믐합니다.
소원이가 원래 이름이 없었군요,,,ㅜㅜ,,,화장실 학대 모습을 보고 서늘했습니다. 현실은 소설보다 잔인하니까요. 장맥주님이 이번에 챕터 1까지 읽고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셨는데 저도 모르게 챕터2까지 후루룩 읽어버렸습니다. 아무리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어도 의심하고 겁내는 아이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그걸 악으로 갚지 않고 타인의 행복을 위해 계속 사는 소원이 신기했어요. 다만, 너무 짧게 표현됐지만 몇 사람의 인생을 계속 사는 소원이는 얼마나 피곤할까요? 사는 게 질릴 것 같아요. 결말이 어떻게 날지 궁금해요!!!!
참 심각한 내용인데 정적 저는 쓰는 내내 머릿속에 뚜루~ 두 뚜루~ 두 뚜루~ 두 뚜뚜두두두~ "그래 결심했어!" 라는 오래전 인생극장 음악이 계속 오갔습죠...
긴 답변 감사드립니다. 타이틀 네이밍의 과정을 언급해주시니 여러 가지 맥락이 좀더 와닿게 느껴지네요. 개인적으로 엘리베이터 속의 아이 보다는 크로노토피아가 나은 거 같네요. 검색 엔진에 국문을 검색하면 작가 님의 책 타이틀이 해당 워딩을 선점해있기도 하고요.
와, 작가님. 이렇게 자세히 배경을 올려주신 데 감탄하고, 또 그 설정의 꼼꼼함에 감탄합니다. ‘그림자 아이’라는 용어는 알고 있었고 소설에서도 소원이가 그림자 아이라는 얘기가 두 번이나 나왔는데, 그게 소원이의 핵심 정체성이었는데 그걸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그림자와 연결 지을 생각을 못했네요(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여러 상징들을 살피지 못하고 빠르게 읽었다는 변명을 해봅니다). 시스템 상으로 존재하지 않는 아이-그 아이만이 갈 수 있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존재할 가능성들이 있는 여러 세계들의 시스템. 이렇게 이어지는 거군요. 멋집니다. ^^
스아실 이 설정들은 머릿속으로 대충 깔고 적으면서 "오 여기다" "여기가 너자리다" 이러면서 발굴(?)해서 넣은 거라서...😑 소설을 늘 임기웅변으로 쓰고 있습니다. 홈즈가 보낸 편지 속 카트라이트도 설정미스로 태어난 캐릭터라서...😑
『나를 추리소설가로 만든 셜록 홈즈』에서 카트라이트 탄생 비화를 읽었습니다. ^^
나를 추리소설가로 만든 셜록 홈즈추리소설계에 조영주라는 작가가 어떻게 등장했는지를 담담하지만 유머를 잃지 않고 이야기해준다. '왜', '어떻게' 추리소설가의 길을 걷고 있는지가 담겨 있기 때문에 조영주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팬들이나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에게 아주 좋은 읽을거리가 되어줄 것이다.
크크크... 저는 저때까지만 저럴 줄 알았는데 아직도 이렇게 쓸 줄 몰랐습니다... 제빵소설도 저렇게 적다가 어제는 흉관삽관술의 역사랑 연세 세브란스의 일제강점기 시절 전개도를 찾는다고 난리버거지를 떨었습죠... 또르르... 대관절 빵 이야기를 적는데 왜 흉관삽관술을 공부하니...
4년간 공들인 보람이 있네요. 작가의 말에 보니 4가지 버전을 도합 3000매나 썼다고 나와 있던데, 원래 원고를 쓰실 때 이렇게 여러 버전으로 쓰시나요? 아니면 이번 책만 그러신 건가요?
이런건가? 저런건가? 대충 감만 잡고 궁금해하던 것들에 대해서 명확하게 설명해주셔서 좋네요. 엘리베이터의 그림자와 소원이의 존재에 대한건 결부시켜보지 못했던거라 더 좋았어요.
작가님, 순식간에 읽었습니다. 4년의 집필 기간과 3개월의 투병 기간. 글을 쓸 수 없어서 휴대폰에 녹음했다는 작가 후기 보면서 머릿속에서 마구마구 뛰쳐나오는 생각을 쓰지 못하고 녹음해야 할 때 얼마나 괴롭고 간절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멋진 독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아 참고로 눈 문제는 아직 진행중입니다. 현재 왼쪽눈의 찌그러져 보이는 현상은 상당히 좋아졌는데 오른쪽 눈에 백내장이 와서 또 수술을 할 것 같습니다. ㅎ 그런데 으스스한 이야기를 드리자면, 2016년 당시 백내장을 앓았을 때 함께 <붉은 소파> 편집을 했던 p양과 하필 지금 이 눈 문제가 생겼을 즈음부터 의기투합해서 장편을 현재까지 쓰고 있습죠...
며칠 전에 'EBS 명의ㅣ실명할 수 있습니다-망막질환' 명의를 보고 작가님이 생각났어요. 저는 비문증이 있고 망막 박리가 일어날 수도 있는 부분이 있어서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는데 아직은 비문증이 그렇게 크게 생활에 방해가 되진 않거든요. 실명 생각만해도 답답하고 무서워요. 눈조심하세요.
아이고... 저 망막박리 났을 당시 어땠냐면... 링크 클릭 (광고 아닙니다) https://alook.so/posts/rDtwLz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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