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화두는 '구원'입니다. 아주 어렸을 때엔 독실한 크리스찬이라서 매일 기도를 하며 신이 저를 이 상황에서 날 구원해주길 간절히 바랐었는데요, 크고 나서야 "구원은 셀프"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게 결국 소설의 화두가 되어 꾸준히 소설을 쓸 수 있게 되었네요.
[장맥주북클럽] 1. 『크로노토피아』 함께 읽어요
D-29

조영주

siouxsie
저도 안 구해주시고
시험 전날 학교에 불도 안 질러 주시잖아요
전 비겁하지만 도망을 잘 가는 것 같아요
다들 도망하면 현실을 직시 못한다고 하는데 전 의외로 도망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장맥주
너무 큰 책임을 견디다 못해 몸이 망가지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분도 드물지 않잖아요. 저는 진심으로 도망도 한 가지 방법으로 고려할 줄 아는 판단력과 도망칠 용기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도망을 진지하게 가르쳐주는 사람이나 기관이 없어요.

바닿늘
최근 도망치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종종 느낍니다.
제 생각에 우리나라는 특히 더
사회적으로 도망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종종 느낍니다.
어느새 관습이 되버린 것 같아서요..
이와 관련하여 최근 재밌게 본
책은 <퀴팅> 입니다.

퀴팅 : 더 나은 인생을 위한 그만두기의 기술저자는 퓰리쳐상 수상 작가답게 150여 명에 달하는 신경과학자, 진화생물학자, 심리학자 등의 전문가와 퀴팅을 통해 적극적으로 인생을 바꾼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으며, ‘퀴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어떻게 개인과 사회의 가능성을 제한하는지를 파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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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이 책 정말 읽어보고 싶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도망치는 게 분명 능사는 아닐 텐데, 그게 최선인 때도 있는 거 같습니다.

장맥주
노루가 사냥꾼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새가 그물 치는 자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스스로 구원하라. (잠언 6:5)

siouxsie
아멘 ㅎㅎ

메롱이
인생의 모토나 좌우명이 매번 있었던 거 같은데 마치 학교의 급훈처럼 어느 시기가 지나면 퇴색하고 바뀌더군요. 아래 문신으로 새기셨다는 일화를 접하니 스스로 심지가 굳건하지 않은 거 같아서 반성이 됩니다. 모르긴 몰라도 일제 시대 때나 몽골이 침략하던 시절에 태어났으면 끝까지 저항하지 않고 도중에 대충 변절했을 거 같습니다.
최근 2년 정도 지속해온 인생의 화두는 '근손실을 지키자'입니다. 지구의 무시무시한 중력으로부터 몸과 마음이 멀쩡하려면 코어 근육이 필수적이고 결국 근손실의 문제로 귀결되더군요. 그런데 타투로 근손실 관련 문구를 새겨놓으면 돼지고기의 푸르스름한 검인 도장 같은 느낌이라서 민망할 거 같긴 하네요.

장맥주
저도 목욕탕이나 수영장에서 문신 때문에 떨떠름한 눈길을 겪곤 해요. 너무 긍정적인 명조체 한글 문장이 ‘착하게 살자’ 같은 느낌으로 전달되나 봅니다. 돼지껍데기에서 푸른 도장 흔적을 보면 ‘식용 잉크 맞겠지?’ 생각하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요즘은 고기를 잘 안 먹으려고 하지만...

새벽서가
위에 9,10번 질문에 이어 또 9,10번 질문이… 우리 질문도 루픈가요? 하하하
좌우명이라… 비슷한 마음으로 살게 하는건 있습니다.
’내 몫은 철저히 준비하고 나머지는 운명에 맡겨라‘

장맥주
후후후... 이번 넘버링의 숨은 의미를 빠르게 간파하셨군요. 적어주신 문장이 ‘운칠기삼’보다 훨씬 멋지게 들립니다. ^^

인테레보
질문을 보고 좌우명 같은 건 없는데....하다가 떠오른 게 있어서 적어 봅니다.
"하는 데까지 해."
이런 말을 자주 하고 뭔가 힘들다 싶으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냥 마음이 좀 가벼워지는 것 같아요.

장맥주
곱씹을수록 묘한 맛이 나는 슬로건이네요. 최선을 다하라는 진영도, 그럴 필요 없으니 적당히 즐기라는 진영도 모두 만족할 표어 아닐까요? ^^

바닿늘
10.
크으.. 그 말을 하던 부분..
다시 떠올려도 소름 돋습니다. ㅎㅎ
흠..
오랫동안 재미만을 좇고 살았던
과거가 있는 저였기에 더 몰입이
되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은 의미도 챙기는 삶을
살려고 다짐하고 나름의
실천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게는
너무 '진지충' 같다는 조롱을
받기도 할거라는 걸 저 스스로
인지하고 있습니다만..
그리고 이러는 모습들이
누군가에게는 가식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도 알지 만..
그래도 이게..
제가 40년 가까이 살고 나서
깨달은 개똥철학이자
잠정적 결론이라..
특별한 계기가 없고서는
쭈욱 이렇게 살아가려고 합니다.
저의 좌우명은..
딱 정해놓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이참에 정해보겠습니다.
재미와 의미가 공존하는 삶을 살자?!
랄까요.. ㅎㅎ;;
기왕이면 더 많은 사람이 억울하게
생을 마감하지 않도록 뭔가 역할을
자처하고 싶다는 생각이 큰데..
마음같지는 않습니다. ㅎㅎ;;
(너무 역량에 비해 꿈이 큰지도...)
이런 생각을 하도록 만들어준 책은
당장 여러 권이 떠오릅니다.
너무 위험한 책들을
많이 본 탓인 것 같기도....;;;;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 김누리 교수 화제의 명강의.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친 책이다.

권력은 현실을 어떻게 조작하는가 - 마리아 레사의 진실을 위한 싸움소셜미디어가 정치 선전 도구로 활용되면서 어떻게 법과 민주주의를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리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가운데 우리 시대 언론이 직면한 위기의 실체, 그 역할과 책임, 그리고 복원해야 할 가치를 빼곡하게 기록하고 있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 우리가 놓치는 민주주의 위기 신호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뉴욕 타임스〉에 “트럼프는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는가?”라는 제목으로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고하는 칼럼을 썼다. 그 글은 1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았고, 출판사의 요청을 받아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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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위험하고 좋은 책들이네요. 원래 정말 좋은 책들은 위험하죠. ^^

프렐류드
"애쓰지 말자"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억지로 밀어붙이기식의 행동이 스스로를 외롭고 힘들게하는 생활방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애쓰지는 않지만, 최선은 다하고, 좀더 주위를 둘러보고 챙기는 따뜻함을 갖고자 합니다.

장맥주
애쓰다의 ‘애’가 창자의 옛말이라고 하더라고요. 애끓는 심정, 애달프다와 같은 애인가 봐요. 창자까지 쓰면서 노력할 필요는 없고 건강 지키면서 노력해야지 하는 마음입니다.

선경서재
‘오늘을 어떻게 재미나게 보낼 것인가?’ 평범하고 건강하고 오늘이 행복한 일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땀이 흠뻑 나는 흥분지수가 높은 신나는 오늘이 아니더라도 사부작사부작 오늘은 이렇게 <크로노토피아>를 완독하고 나니 행복하네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장맥주
@모임
11. 『크로노토피아』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조영주 작가님께 전하고 싶은 말씀을 적어주세요!
소피아80
SF장르를 읽거나 볼 때면 작가가 만든 세계관에 감탄하게 됩니다. 어떻게 이런 세상을 만들어 낼 수가 있을까. 크노노토피아의 이세계행 엘리베이터와 거기서 파생된 세계를 보며 현재의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가슴 시리고도 따뜻한 소원의 삶이 내가 살아가는 삶에도 큰 위로가 되어 줄 것 같습니다. 함께 읽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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