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책증정] 김유연 마케터와 함께 읽는 박완서 에세이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함께 읽으시는 분들이 있어 더 재밌어요! 2부도 슬슬 넘어가셨으려나요? 저도 여러분과 함께 다시 읽고 있어요! 그러다가 문득 같이 나눠보면 좋을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Q. 내가 받았던 박수(혹은 내가 쳐줬던 박수) 중 기억에 남는 날이 있다면? Q. 2부를 읽으시면서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Q. 내가 쳐줬던 박수. 곰곰이 생각을 해봤어요. 내가 받았던 박수들... 주로 노래를 부를 때였는데 딱히 인상깊은 장면이 없더라고요. 그렇다면 내가 쳐줬던 박수는 ... 주로 내 아이 혹은 동네 아이들을 향한 박수였는데 딱히 특별한 건 없는지라 적을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불현듯 가장 최근의 열렬한 박수가 생각났습니다. ㅎㅎ 코로나 기간동안 닫혔던 노인복지센터가 작년에는 완전 정상운영이 되면서 엄마께서 노인복지센터의 여러 수업을 듣고 계신데요. '라인댄스'라는 수업도 들으셨습니다. 12월이 되니 연말행사에서 공연을 한다고 공연에 서고 싶은 사람들은 신청해서 참여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엄마도 해보시라고. 재밌겠다고 했는데 자꾸 틀린다면서 안 할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공연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열심히 연습중이라고 하시는거에요. 저희 엄마가요 부끄럼이 많고 약간 박치라서 가족끼리 노래방에 가도 노래를 안 부르시거든요. 근데 공연을 한다니.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엄마는 안 와도 된다고 오리 말라고 하셨지만 그럴 수 있나요. 엄마의 첫 공연이데. 엄마한테 말 안하고 가서 화려하게 차려입은 곱디 고운 엄마를 멀리서 보니 기분이 좋으면서도 괜히 좀 뭉클해 지더라고요. 두 시간 여가 걸려 가서 엄마의 9분 여의 공연이 짧다면 짧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엄마가 활짝 미소를 머금고 라인댄스 추시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열심히 동영상 찍고 소리지르며 호응하고 마치고는 열렬한 박수를 보냈습니다. ㅎㅎ 다시 생각해도 참 기분이 좋네요. Q. 기억에 남는 구절 너무나도 많은 구절들이 기억에 남지만 현재 가장 밀접한 주제인 마라톤에 아무래도 감정이입에 많이 되더라고요. 다음 달에 고작 5킬로밖에 안되는 건강달리기에 출전하는 거라지만 그래도 인생 첫 마라톤인지라.. ㅎㅎㅎ 제가 연습삼아 동네 조깅하는 코스에서 18킬로를 뛰어봤거든요. 와... 18킬로를 달리고 걸어서 집에 돌아가는데 정말 걷기 싫어 죽겠더라고요. 오죽하면 터벅터벅 겨우 걸음을 떼며 계속 "아 걷기 싫어 걷기 싫어 굴러가고 싶다"를 연발했답니다. 도대체 인간이 42.195 km를 어떻게 뛰는 건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마라톤은 조금도 속임수가 용납 안 되는 정직한 운동이라는 박완서 선생님의 말씀에 완전 공감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프로, 아마추어 마라토너들께 존경을 표합니다.
나는 그런 표정을 생전 처음 보는 것처럼 느꼈다. 여직껏 그렇게 정직하게 고통스러운 얼굴을, 그렇게 정직하게 고독한 얼굴을 본 적이 없다. 가슴이 뭉클하더니 심하게 두근거렸다. 그는 20등, 30등을 초월해서 위대해 보였다. 지금 모든 환호와 영광은 우승자에게 있고 그는 환호없이 달릴 수 있기에 위대해 보였다. 나는 그를 위해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내가 좀 전에 그의 20등, 30등을 우습고 불쌍하다고 생각했던 것처럼그도 자기의 20등, 30등을 우습고 불쌍하다고 생각하면서 옛다 모르겠다 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리면 어쩌나, 그래서 내가 그걸 보게 되면 어쩌나 싶어서였다. 어떡하든 그가 그의 20등, 30등을 우습고 불쌍하다고 느끼지 말아야지 느끼기만 하면 그는 당장 주저앉게 돼 있었다. 그는 지금 그가 괴롭고 고독하지만 위대하다는 걸 알아야 했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p. 171~172, 박완서 지음, 이지선 북디자이너
그전까지만 해도 나는 마라톤이란 매력 없는 우직한 스포츠라고밖에 생각 안 했었다. 그러나 앞으론 그것을 좀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 그것은 조금도 속임수가 용납 안 되는 정직한 운동이기 때문에. 또 끝까지 달려서 골인한 꼴찌 주자도 좋아하게 될 것 같다. 그 무서운 고통과 고독을 이긴 의지력 때문에.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p. 173, 박완서 지음, 이지선 북디자이너
Q1. 제가 학교를 외국에서 다녔는데 학교는 한국인이 전혀 없는 외진곳이었어요. 영어를 잘 못하는 제가 가끔 속담을 잘 쓰면 친구들이 그렇게 박수를 쳐주더라구요. 분명 제가 나이가 더 많지만 동양인 특징으로 좀 어려보이니 다들 둥가둥가 하며 숙제도 봐주고 제 영어도 봐주어 외국인인 저를 외롭지 않게 지켜줬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보니 영어 못한다고 기죽지도 않고 늘 상 즐겁게 지냈던거 같네요. 세월 지나 한국에서 한국어 못하는 외국인 친구를 만났어요. 저 역시 그 친구가 깻잎에 도전할때도 , 한국어로 주문을 할 때도, 고개 숙여 인사 할 때도 박수를 쳐주면서 너무 잘한다 칭찬했었는데 그 역시 그녀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네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든, 상대가 외롭고 쓸쓸하지 않게 칭찬과 환호 박수갈채를 두둑히 간직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었습니다.
이짜 님! 정말... 다시 봤습니다(?) 실제로 만나본 적 없지만 꼭 만나본 적 있는 것 같은 내적친밀감이 마구마구 쌓였어요! ㅎㅎㅎ 외국에서 학교 다니실 때 마치 바로 옆반에 있었던 한국인이었던 것처럼 친밀하게 느껴져요! 받은 마음을 더 따뜻하게 데워 다른 친구에게 갚으셨다니 대단한 마음이에요 ㅠㅠ 그리고 아주 뜨겁고 다정한 박수입니당! 크으,,,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가 작가였기에, 침묵만 했어도 독자들에게 감사와 용기를 줄 수 있을 만큼 영향력 있는 작가였기 때문에 그를 용서할수가 없는 것이다. 내가 그를 용서할 수 없는 한 나는 내가 작가임을 두려워 할밖에 없을것이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247, 박완서 지음, 이지선 북디자이너
결국 나는 머리털이 길고 짧다는 외모가 결코 그 머리털의 주인공의 의식 구조를 결정짓는 것은 아닐거란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215, 박완서 지음, 이지선 북디자이너
그는 지금 그가 괴롭고 고독하지만 위대하다는 걸 알아야 했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172, 박완서 지음, 이지선 북디자이너
기름이 너무 없어 부속품끼리 떨구며 마멸해 가는 상태는 가난이겠고, 기름이 너무 많아 기계를 조이고 있던 나사까지 몽땅 물러나 기계의 부분품들이 따로따로 기름 속을 제멋대로 유영하는 상태가 아마 부자이겠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p.242, 박완서 지음, 이지선 북디자이너
A. 박수를 겁나 쳤던 기억 작년 여름에 외국 사는 조카들이 놀러와 공연인 줄 알고 참여했던 남사당골뭐시기란 한옥마을에서 진행했던 행사가 있었는데,갔더니 웬걸 참여형이더라고요. 세 팀으로 나눠서 각 팀별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거였는데 팀이 갈렸던 큰 조카팀이 소고를 막 두들기다 무대중앙 한자리에 갑자기 모이는 거예요. 거기서 선녀처럼 큰 조카가 뿅 나타나서는 춤을 추는데 그때만큼 감동하고 진심으로 박수를 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조카가 고딩인데 소심하고 약간 우울증기도 있어서 동생이랑 많이 걱정했던 아이였거든요. 집에 와서도 더 잘할 수 있었다며 우는데...얘기가 넘 길어졌지만 결국 큰조카는 이번에 한국에 왔던 게 어렸을 때 왔던 경험과는 완전 다르게 크게 영향을 미쳤는지 많이 밝아졌다고 동생이 좋아했습니다. 박수 받아 본 건 저 퍼포먼스에서 저희 팀 차례가 됐을때 춤을 못추는 제가 저 자신을 놓아버리고 될대로 되라~~하고 막춤 추고 있는데 저희 가족, 제 동생네 가족, 직장동료네 가족까지 박장대소하면서 박수 받은 거예요. 아들내미도 세상 그렇게 좋아하는 거 첨 봤어요. 너무 땀내저는 안 좋은 기억인데 자꾸 소환하네요 ㅎㅎ
워머나~ 가족 모두가 박수치며 즐거웠던 기억인데요. 박수라는 것은 대부분 유쾌한 경험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조카에게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 같아요!
정류장이 아니기 때문에 못 내려 주겠다구? 그럼 정류장도 아닌데 왜 섰니? 응 왜 섰어?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168p, 박완서 지음, 이지선 북디자이너
보수적인 대영제국에서도 사상 초유의 여수상이 나왔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언제까지나 우리 부모가 투자한 막대한 교육비를 영원히 사장한 채 배우지 못한 우리의 할머니나 할머니의 할머니가 했던 그대로 남편의 한눈팔기에 바가지나 긁고 허송세월을 할 것인가. ......그까짓 거 내버려두자......내 버려 두고 여자도 자기의 일을 갖고 좀 더 바빠져야겠다. 자기의 시간을 좀 더 값진 일로 채울 줄 알아야겠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199p, 박완서 지음, 이지선 북디자이너
정직하고 근면하게 일해 봤댔자 일한 만큼 잘살 수는 절대로 없고 그렇다고 빈궁한 생활에서나마 정직과 근면에 긍지를 가질 수 있을 만큼 정직과 근면이라는 것에 대한 가치 기준이 서 있는 것도 아니다. 정직과 근면은 사람을 웃길 따름인 것이다. 다만 돈이 제일인 것이다. 돈이면 다인 것이다. 법을 어기되 법에 걸리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약게 돈만 벌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돈을 위해서 법을 어기는 일쯤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풍조는 이미 구석구석에 팽배해 있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285p, 박완서 지음, 이지선 북디자이너
편견은 나쁘다. 편견은 나쁘지만 편견이 있는 건 있는 거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287p, 박완서 지음, 이지선 북디자이너
Q1.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는 순수한 박수였다. 작가가 1등을 응원하러 내딛은 발걸음에서 만난 마라톤 후발주자들의 정직성을 마주했을 때의 감동. 아이가 첫 걸음마를 할 때 부모의 박수를 기억해본다. 순수한 환희. 그저 무탈하게 건강하게 밝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 존재자체로 눈부셨던 그 시간을 지나 온 아이들이 고통과 고독을 이기고 멋진 어른이 되기를 바라본다. Q2. 그것은 조금도 속임수가 용납 안 되는 정직한 운동이기 때문에. 또 끝까지 달려서 골인한 꼴찌 주자도 좋아하게 될 것 같다. 그 무서운 고통과 고독을 이긴 의지력 때문에. p173
모임 열린 거 늦게 보았는데 벌써 20일이네요~~ 책 주문하고 읽으려면 ^^;;; 그믐은 책선정과 모임의 속도가 너무 빠른거 같습니다 ^^;;; 좌우간 박완서 작가님의 글 잘 읽겠습니다~
그러게요! 생각보다 속도가 빨라 저도 놀랐습니다. 다음부터는 조금 여유롭게 준비하여 보겠습니다! 하미미님 아직 늦지 않았어요! 1부부터 차근차근 수다 떨어요~ ㅎㅎㅎㅎ
어제 다 읽고 말았어요.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 읽고 나서는 그냥 책을 덮을 수가 없어서 다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찬찬히 살피면서 필사노트에 필사도 ㅎㅎ 플래그 붙여 놓았듯이 필사할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 손가락이랑 손목이 너무 아팠지만 눈으로 보고 마음 속으로 곱씹으며 정성들여 쓰며 내 문장으로 담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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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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