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엽란을 날려라] 미리 읽기 모임

D-29
2022년 9. 8. 목 (읽은 부분 p81-100) p, 81. 작가가 되면 돈의 악취로부터 해방된 느낌이 들지 않을까? 비정통적 사상 p. 83. 새들은 방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그는 잊고 있었다. p. 84. 가난의 첫 여파는 생각이 죽어버린다는 것이다. p. 86. 썩어가는 자본주의에 핀 곰팡이. 광고가 자본주의의 가장 추잡한 사기임. 대중은 돼지이며, 광고는 돼지 여물통 안에 막대기를 집어넣어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이다. p.88. 일반적인 편견에 무감각하다보니 사람들의 진가를 제대로 평가할 줄 알았다. p. 90. 멍청이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기 위해 거짓말을 쓰는 인간!! p. 91. 영혼을 완전히 잡아먹지 않고 육신을 지켜줄 일자리를 p.96. 가난이 정말 헤치는 것은 인간의 뇌와 영혼이다. 정신적 무감각, 영적 불결함 p. 100. 거뭇한 잎이 달린 엽란을 윤이 나도록 닦고 *단상) 배금주의를 혐오해 지극히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고든. 세상이 갈망하는 것 성공, 돈, 좋은 일자리, 광고를 보란 듯이 역겨워 하지만 그는 역설적이게도 가난속에서 정신적, 영혼적 가난을 경험한다. 참. 아이러니 하다.
p.196_자존심을 지키려면, 남에게 손을 벌리지 않는다는 원칙을 엄격하고 빈틈없이 고수하는 수밖에 없었다.
2022. 9. 9. 금. (읽은 부분 101-102) p.103. 플라타너스들은 흐릿한 안개에 둘러싸인 채 미동없이 생각에 잠겨 있었다. p.104. 바삭바삭한 시리얼 조각 같은 쪼글쪼글한 황금빛 이파리들이 p. 106 가난의 극악무도한 점은 외로운 생활이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것 p.107. 비굴한 개보다는 외톨이 늑대가 낫다. p.112. 환대 받으리라는 확신이 없었다.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잊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돈이 없으면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것이 일상이 된다. p.114. 몸이 아픈 만큼 마음의 고통이 누그러지는 듯했다. p. 114. 따돌림 당하고 무시당하는 하찮은 인간. 신경 쓸 가치도 없는 존재가 된 듯한 무력감이 정말 힘들었다. p.116. <런던의 환락> p. 120. 대화도 공짜로 할 수 없는 세상이다. p. 120. 젊고 잔인한 시선은 고든을 그대로 통과해버렸다. *단상) 비평가 폴도어링의 집에 가서 문인들의 티파티에 초대된 고든. 그러나 파티가 연기되었다는 연락을 받지 못한채 텅빈 집앞에 덩그러니 서게 된다. 하녀들의 눈빛을 뒤로한채 거리를 걷는다. 8키로미터나 10키로 미터 정도 되는 먼길을 걸으며 ‘위협적인 바람이 날카롭게 휘말아쳐.’라는 그가 쓴 <런던의 환락> 시구를 반복해서 떠올린다. 거리를 걸으며 찻집, pub, 영화관, 박물관을 스치며 주머니 속의 3펜스 동전을 잊지 않는다. “그는 제목의 화분 이름에서 나타난 중산층의 책임을 거부하고, 이를 인색하고 저급한 예의범절 쯤을 치부한다. 그러면서도 변화를 도모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혁명적 정치를 거부하고, 은자처럼 빈민들사이에서 우울려 삶으로써 가난을 받아들이고자하는 시도로 죄의식을 달랜다. 특히 이소설은 콤스톡의 불분명한 성격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그의 분노와 절망을 자기연민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자본주의 착취에 대한 순수한 거부로 받아들여야 할지 묻고 있다. “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소설이 중반을 넘어가니 고든의 돈 타령에 저는 슬슬 지쳐가네요. 로즈메리와의 만남에서도 그의 돈에 대한 강박은 끝이 없는데요,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꼬리마다 고든의 돈타령이 따라붙습니다. 거기다 자존심까지 보태져 온갖 가정과 자기 비하를 해대는 모습은 봐주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바로 옆에서 떠들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ㅎㅎ)
저도요ㅎㅎㅎ 사실 개인적으로 현실에서도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힌 사람은 멀리 하는데 텍스트로 모든 것을 다 보고있으니 머리가 지끈…ㅎㅎ
저도 동감입니다. ㅠ.ㅠ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이나 다른 에세이를 보면 오웰 본인은 별로 이렇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꼭꼭 숨겼던 본모습이었던 걸까요? 아니면 캐릭터를 정말 실감 나게 잘 만들어낸 걸까요.
당시에 돈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과 감정 등을 모조리 쏟아낸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징글징글한 캐릭터를 실감 나게 잘 만드는 건 소설가로서 굉장한 성취라고 생각하거든요. 분명히 그렇게 생각하는데, 왜 독자로서 그런 캐릭터를 만나면 작가의 인성을 의심하게 되는지 모르겠어요. ㅎㅎㅎ 최근에 조너선 프랜즌의 『순수』를 읽었는데, 거기에 징글징글한 캐릭터가 우르르 나오는 바람에 같은 의심을 했더랬습니다.
특히 저는 중년 남성 작가의 소설에서 중년 남성 캐릭터가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젊은 여성이나 소녀랑 썸을 타기 시작하면 작가를 의심하지 않기가 어렵더라고요. 네, 하루키도 그런 면에서 별로 곱게 보지 않고 있습니다.
오 저는 1Q84를 읽고 늙은 아재(무라카미 하루키)의 성적판타지가 반영 된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더라구요.. 제가 너무 평면적으로 보는 걸수도 있지만 읽는 내내 조금 불편한 감정을 느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굳이 10대 소녀여야만 했냐)
저도 덴고와 후카에리가 섹스를 하는 데 이르러서는 ‘꼭 이래야 할까’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댄스 댄스 댄스』 이후로(어쩌면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부터) 중년 남성과 어린 소녀 사이의 성적 긴장감이 하루키 작품 세계의 주요 키워드인 듯한데, 『1Q84』는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사단장 죽이기』에서는 조금 나아진 거 같기는 하더라고요.
아직 초반부를 읽고 있는데, 개인적인 이야기를 써보고 싶습니다. 돈에 관한 고든의 패배주의와 이중적 태도를 보면서, 답답함과 경멸을 느끼는 동시에 왠지 저를 보는 것 같아서 뼈를 맞는 기분이 들었어요. 저는 가난까지는 아니지만 풍족하지도 않은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어릴 때는 '부족함 없이' 크고 있는 줄 알았는데, 대학에 가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친구들을 보면서(물론 그 친구들에게도 부러운 남이 있었겠지요), 가져본 적 없는 것에 대해 부족함을 못 느끼는 건 당연한 거였구나 싶었죠. 스스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점점 자본주의와 노동에 환멸을 느끼게 됐고, 돈이 삶에서 너무도 중요하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싶어졌습니다. '아끼는' 행위 자체가 돈에 굴복하는 거라고 여기게 되어, 취미생활에 큰돈을 선뜻 지불했고요. 딱 욜로 플렉스였죠. 그러다 통장 앞자리가 바뀌면 밤에 잠을 못자고 다음날 밥을 굶는다든가 하는 식으로 돈에 얽매여 갔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돼도 굶어죽진 않겠지, 라는 생각으로 좀 가볍게 지내고 있지만 여전히 스스로 채운 돈의 수갑을 깨부수진 못한 것 같아요. 아래는 제가 서평단에 신청하며 썼던 글의 일부입니다. "돈을 경멸할수록 전전긍긍하게 된다... 꼭 제 상황 같아요. 자본주의를 경멸하고 온갖 부조리에 환멸을 내면서도, 늘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며 끊임없이 남과 저를 비교하고 고통을 자초해요. 조지 오웰의 날카로운 시선이 저를 꿰뚫고 상처를 입혔으면 좋겠어요. 그 자리가 단단하게 아물도록요." 이 소설이 제게 그런 흉터를 남겨주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20대에 가난을 남성적 매력 부족과 동일시했습니다. ‘돈=힘=남성성’이라고 여겼고, 사실 아직도 그런 관념에서 완전히 벗어났는지는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20대에 데이트를 할 때에는 제 지갑 사정이 상대에게 들킬까봐 전전긍긍했어요. 관심 있던 이성 앞에서 무리하게 돈을 쓰고 생활비 지출을 줄이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웃기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네요. 그러면서도 자동차를 사지 않았던 건 신기하기는 합니다.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오웰이 지적한대로 가난은 결국 계급 제도와 사회 제도가 빛어내는 현상이 다 인지 책을 읽을수록 생각이 깊어지네요.
p.227_아침의 편안하고 느긋하던 기분은 산산이 부서져버렸다. 그 자리에 지긋지긋하고 괴롭고 익숙한 문제가 되돌아왔다. 돈 걱정. 8펜스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당장 실토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데 드는 돈을 그녀에게 빌려야 할 것이다. 한심하고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그의 용기를 북돋워주는 건 배 속에 든 와인뿐이었다.8펜스밖에 없다는 혐오스러운 감정과 와인의 온기가 고든의 몸 안에서 막상막하의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75쪽, [그 후로 엽란은 고든에게 일종의 상징이 되었다. 영국의 꽃, 엽란! 사자와 유니콘 대신 엽란이 우리의 문장(紋章)이 되어야 한다. 창가에 엽란들이 놓여 있는 한 영국에 혁명은 없으리.]
약간 딴 얘기인데 저희 동네 공원에 무궁화 화단이 생겼습니다. 저한테는 무궁화가 좀 이상한 꽃입니다. 실물보다 상징으로서 더 친숙한 꽃이니까요. 실물을 한참 보다 보니 이게 이렇게 큰 꽃이었나 싶더라고요. 계급장 같은 걸로 알다 보니 크기에 대한 감을 잡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한국 사회의 문장(紋章)을 풍자적으로 다시 정한다면 어떤 동물이나 식물이 좋을까요? 치킨의 주재료인 닭? 혹은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이지만 남한에는 아주 흔하며 우둔함과 로드킬의 대명사와도 같은 고라니? ‘○○이 있는 한 한국에 혁명은 없으리’라고 말할 수 있는 상징물이 뭘까요?
동식물이 아니라서 원하는 답변이 아닐수도 있지만 '부동산'은 어떨까요. 극빈층에서 최상류층까지 극단적인 고시원에서 한국 특유의 전세를 거쳐 투기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기형적으로 토지나 주택에 자금이 쏠려있다고 하는데. "주택이 없는 그대여, 이잣돈을 내기 위한 노-력을 하라. 상류층인 그대여, 가족의 명의로 된 토지가 개발되기를 고대하라. 그러면 이 세상은 평온해질 것이니."
와, 멋진데요. 구체적인 형태가 필요하다면 ‘주상복합아파트’로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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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딱히 이번이라고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할 근거는 없었다.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어느 여성도 셰익스피어의 비범한 재능을 갖지 못했을 거예요.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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