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엽란을 날려라] 미리 읽기 모임

D-29
저도 이 문장을 굉장히 동감하며 읽었습니다. 어린아이라 하더라도, 아니 어린아이라서 더욱 자신의 가난을 의식하고 고통을 받을 거고요. 굴욕감을 극복하는 데에도 지성과 용기가 필요하더라고요. 어린아이에게 요구하기 힘든. 그런데 이 생각을 확장하다 보면 곤혹스러운 질문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소셜믹스 정책은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 고통을 주고 그들을 피해의식에 빠뜨리는 정책일까요? 임대아파트를 분양아파트 사이에 섞지 말고, 그냥 따로 단지를 만들어서 집안 경제 수준이 비슷한 학생들끼리 학교를 다니게 만드는 게 차라리 아이들에게 상처를 덜 주는 일일까요? 궤변 같지만 쉽게 반박하기도 어려운 논리 같습니다.
가제본은 받은지는 조금 되었는데 지금 요거를 알아서 댓글 남겨요!! 추석에 요 책과 보내려고 합니다!
참여 환영합니다~ 엽란과 함께 즐거운 추석 되시길 바랍니다!
조지오웰의 책, 동물농장, 1984, 카탈로니아 찬가로 올해 독서모임을 여러번 진행했었어요. 그래서 조지오웰에 대해 여러 차례 알아보고 있었는데 우연히 가제본에 당첨되어서 기분 좋게 읽어보고 있습니다! 이 책이 좋다면!!! 요 책도 독서모임에서 진행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ㅎㅎㅎ 책러버에게는 서점이 주제로 나온다면 항상 좋아서.. 빨리 읽고 싶네요. 다른 분들의 댓글을 보니 빨리 읽고 싶은 욕심이… !! 좋은 밤 되세요! 내일 또 올게용
또 돈이 문제다. 모든 것이 돈이다. 어떤 인간관계든 돈으로 사야 한다. 돈이 없으면 남자들에게 관심받지 못하고, 여자들에게 사랑받지 못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변변 찮은 인간에게 관심이나 사랑을 주지 않는다. 이 얼마나 올바른 처사인가! 가난뱅이는 사랑스러운 구석이 없으니 말이다. 설령 인간의 언어를 말하고 천사의 말까지 한다하더라도. 하긴, 어차피 돈이 없으면 인간과 천사의 언어로 말하지 못한다. p.27,28 책소개를 읽었을 때부터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이 자꾸 떠올랐는데요, 아직 초반이지만 읽으면서도 떠오르네요~ <가난한 사람들>이 처절하고 처연하다면 <엽란을 날려라>는 뾰족한 절망의 가시같은 느낌이에요. 아직 초반인데 술술 읽히네요~ 더 읽어볼꼐요~
올리신 글 본 뒤로 계속 『가난한 사람들』과 속으로 비교하면서 『엽란을 날려라』를 읽고 있어요. 저도 『엽란을 날려라』 쪽이 훨씬 더 뾰족하게 느껴지네요. 마까르 제부쉬낀이나 고든 콤스톡이나 솔직히 둘 다 근처에 가기 싫은 사람들이거든요. 그런데 꼭 한 사람을 택해야 한다면 저는 제부쉬낀 옆에 가렵니다. 제부쉬낀은 궁상맞기는 해도 기본적으로 선량한 인물이라는 느낌이지만 고든 콤스톡한테는 폭력의 기운이 어린 듯 보입니다.
아... 언제부터 ‘가난한 사람 근처에 가기 싫다’는 생각을 하게 됐을까요. 그런데 지하철 1호선에 이상하고 불길하고 위험해 뵈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다는 느낌은 저만 갖는 건가요.
고든은 결혼이 돈의 신이 놓은 덫이기에 오래 전에 결혼하지 않기로 맹세했습니다(p172). 그러나 한편으로 결혼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을 넘어서 안정된 결혼 생활에 안주하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일주일 2파운드를 벌면서 결혼을 무슨 수로 하냐는 자조 섞인 한탄을 내뱉는데요, 사실 결혼은 커녕 연애도 불가능한 지경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은 비단 고든에게 국한하지 않는 듯 합니다. 요즘에는 부모의 도움이 없으면 결혼 비용은 물론이고 전세금 마련도 어려운 실정이다보니, 돈이 없으면 결혼은 고사하고 연애도 하지 못한다는 고든의 분노가 그 시대의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p.180_ “매일 아침 면도할 형펀이 못 돼서 그래.” 고든은 삐딱하게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고든? 면도하는 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잖아.” “돈이 안 들긴. 이 세상에 돈이 안 드는 건 없어. 청결, 품위, 힘, 자존심, 전부 다. 무조건 돈이야. 내가 몇 번이나 더 말해야 알아듣겠어?”
2022년 9. 8. 목 (읽은 부분 p81-100) p, 81. 작가가 되면 돈의 악취로부터 해방된 느낌이 들지 않을까? 비정통적 사상 p. 83. 새들은 방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그는 잊고 있었다. p. 84. 가난의 첫 여파는 생각이 죽어버린다는 것이다. p. 86. 썩어가는 자본주의에 핀 곰팡이. 광고가 자본주의의 가장 추잡한 사기임. 대중은 돼지이며, 광고는 돼지 여물통 안에 막대기를 집어넣어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이다. p.88. 일반적인 편견에 무감각하다보니 사람들의 진가를 제대로 평가할 줄 알았다. p. 90. 멍청이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기 위해 거짓말을 쓰는 인간!! p. 91. 영혼을 완전히 잡아먹지 않고 육신을 지켜줄 일자리를 p.96. 가난이 정말 헤치는 것은 인간의 뇌와 영혼이다. 정신적 무감각, 영적 불결함 p. 100. 거뭇한 잎이 달린 엽란을 윤이 나도록 닦고 *단상) 배금주의를 혐오해 지극히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고든. 세상이 갈망하는 것 성공, 돈, 좋은 일자리, 광고를 보란 듯이 역겨워 하지만 그는 역설적이게도 가난속에서 정신적, 영혼적 가난을 경험한다. 참. 아이러니 하다.
p.196_자존심을 지키려면, 남에게 손을 벌리지 않는다는 원칙을 엄격하고 빈틈없이 고수하는 수밖에 없었다.
2022. 9. 9. 금. (읽은 부분 101-102) p.103. 플라타너스들은 흐릿한 안개에 둘러싸인 채 미동없이 생각에 잠겨 있었다. p.104. 바삭바삭한 시리얼 조각 같은 쪼글쪼글한 황금빛 이파리들이 p. 106 가난의 극악무도한 점은 외로운 생활이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것 p.107. 비굴한 개보다는 외톨이 늑대가 낫다. p.112. 환대 받으리라는 확신이 없었다.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잊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돈이 없으면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것이 일상이 된다. p.114. 몸이 아픈 만큼 마음의 고통이 누그러지는 듯했다. p. 114. 따돌림 당하고 무시당하는 하찮은 인간. 신경 쓸 가치도 없는 존재가 된 듯한 무력감이 정말 힘들었다. p.116. <런던의 환락> p. 120. 대화도 공짜로 할 수 없는 세상이다. p. 120. 젊고 잔인한 시선은 고든을 그대로 통과해버렸다. *단상) 비평가 폴도어링의 집에 가서 문인들의 티파티에 초대된 고든. 그러나 파티가 연기되었다는 연락을 받지 못한채 텅빈 집앞에 덩그러니 서게 된다. 하녀들의 눈빛을 뒤로한채 거리를 걷는다. 8키로미터나 10키로 미터 정도 되는 먼길을 걸으며 ‘위협적인 바람이 날카롭게 휘말아쳐.’라는 그가 쓴 <런던의 환락> 시구를 반복해서 떠올린다. 거리를 걸으며 찻집, pub, 영화관, 박물관을 스치며 주머니 속의 3펜스 동전을 잊지 않는다. “그는 제목의 화분 이름에서 나타난 중산층의 책임을 거부하고, 이를 인색하고 저급한 예의범절 쯤을 치부한다. 그러면서도 변화를 도모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혁명적 정치를 거부하고, 은자처럼 빈민들사이에서 우울려 삶으로써 가난을 받아들이고자하는 시도로 죄의식을 달랜다. 특히 이소설은 콤스톡의 불분명한 성격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그의 분노와 절망을 자기연민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자본주의 착취에 대한 순수한 거부로 받아들여야 할지 묻고 있다. “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소설이 중반을 넘어가니 고든의 돈 타령에 저는 슬슬 지쳐가네요. 로즈메리와의 만남에서도 그의 돈에 대한 강박은 끝이 없는데요,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꼬리마다 고든의 돈타령이 따라붙습니다. 거기다 자존심까지 보태져 온갖 가정과 자기 비하를 해대는 모습은 봐주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바로 옆에서 떠들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ㅎㅎ)
저도요ㅎㅎㅎ 사실 개인적으로 현실에서도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힌 사람은 멀리 하는데 텍스트로 모든 것을 다 보고있으니 머리가 지끈…ㅎㅎ
저도 동감입니다. ㅠ.ㅠ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이나 다른 에세이를 보면 오웰 본인은 별로 이렇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꼭꼭 숨겼던 본모습이었던 걸까요? 아니면 캐릭터를 정말 실감 나게 잘 만들어낸 걸까요.
당시에 돈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과 감정 등을 모조리 쏟아낸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징글징글한 캐릭터를 실감 나게 잘 만드는 건 소설가로서 굉장한 성취라고 생각하거든요. 분명히 그렇게 생각하는데, 왜 독자로서 그런 캐릭터를 만나면 작가의 인성을 의심하게 되는지 모르겠어요. ㅎㅎㅎ 최근에 조너선 프랜즌의 『순수』를 읽었는데, 거기에 징글징글한 캐릭터가 우르르 나오는 바람에 같은 의심을 했더랬습니다.
특히 저는 중년 남성 작가의 소설에서 중년 남성 캐릭터가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젊은 여성이나 소녀랑 썸을 타기 시작하면 작가를 의심하지 않기가 어렵더라고요. 네, 하루키도 그런 면에서 별로 곱게 보지 않고 있습니다.
오 저는 1Q84를 읽고 늙은 아재(무라카미 하루키)의 성적판타지가 반영 된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더라구요.. 제가 너무 평면적으로 보는 걸수도 있지만 읽는 내내 조금 불편한 감정을 느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굳이 10대 소녀여야만 했냐)
저도 덴고와 후카에리가 섹스를 하는 데 이르러서는 ‘꼭 이래야 할까’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댄스 댄스 댄스』 이후로(어쩌면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부터) 중년 남성과 어린 소녀 사이의 성적 긴장감이 하루키 작품 세계의 주요 키워드인 듯한데, 『1Q84』는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사단장 죽이기』에서는 조금 나아진 거 같기는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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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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