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12.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읽고 답해요

D-29
어떤 경우에도 개인을 비난하고 낙인찍는 편리한 인식으로는 효과적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없다. 사회적 낙인은 사람들을음지로 숨게 하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 검사받지 못하도록 할뿐이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212, 김승섭 지음
특정 집단을 원인으로 지칭하는 것은 편리한 일이다. 하지만 그런 사고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복잡함을 직시하는 ‘불편함’은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요소이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p.211, 김승섭 지음
질병의 원인으로 특정 집단을 낙인찍고 비난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인간은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그것이 특정 집단에서만 발병한다고 가정해 스스로 안전하다고 믿고 싶어 한다. 그런 단순한 분석으로는 질병을 예방ㆍ관리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문제 인식에도 이를 수 없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p.211, 김승섭 지음
3.2 기득권의 언어는 논리적으로 깔끔하고 잘 정리된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명확한 언어를 갖추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충분히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미래의 가능성을 말할 필요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역으로 이는 사회적 약자가 '언어의 부재로'로 고통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을 변화시키는 것은 이미 고착화된 세계의 언어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가능성을 말하며 그 강고한 장벽에 몸을 부딪치면서 만들어 내는 균열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며 안전하게 관계를 맺는 것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음
성적 지향만이 아니라 인종, 성별, 출신국가, 경제적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한 소수자가 학교에 있는데, 이 사건을 방치한다면 다른 소수자들이 '공동체가 나를 보호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음
평등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과정을 혼자 하려면 너무 힘들다. 어떤 행위를 차별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한 공동의 상식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차별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한 의식적, 무의식적 훈련을 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라도 차별금지법이 있어야 한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음
의사에게 진료를 거부당하거나 사진작가에게 결혼식 촬영을 거절당하는 것은 아픈 경험이다. 이런 경험은 상처를 남긴다. 그 상처가 반복되면 사람의 몸을 해친다. 그게 바로 소수자 스트레스이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234, 김승섭 지음
3-2. HIV 감염인은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뿐, 자신의 고유한 역사를 가지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영어로 HIV 감염인을 PL, 즉 'HIV 감염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당뇨병 환자를 '당뇨병을 가진 환자'라고, 조현병 환자를 '조현병을 가진 환자'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널리 동의를 얻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인간은 질병 이상의 존재이고, 질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시간 역시 잘라낼 수 없는 삶의 일부분이기 때문이지요. (p.188)
화제로 지정된 대화
3-3. 성소수자를 다룬 다른 창작물 중에서 재미있게 보신 작품이 있으신가요? 책, 영화, 드라마, 뮤지컬 무엇이든 좋습니다. 그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서로의 추천 작품 목록을 공유해 봅시다. 저는 <헤드윅>이라는 영화를 정말 재미있게 보았어요. 음악을 듣는 재미도 쏠쏠했고 주인공의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께 추천드려요. 뮤지컬 작품으로만 알고 계신 분들도 있으실텐데요, 영화도 참 재미있어요.
헤드윅동 베를린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한셀은 오븐 속에서 락 음악을 듣는 것이 유일한 취미이다. 어느 날 그에게 미국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미군 병사가 그에게 여자가 되는 조건으로 결혼을 제의한 것. 그는 성전환 수술을 받지만, 싸구려 수술의 실패로 그에게는 여자의 가슴 대신 1인치의 살덩어리만이 남게 된다. 몇 년후, 트레일러에 사는 헤드윅은 록 밴드인 앵그리 인치를 조직하여 변두리의 바를 전전하며 노래를 불러 생활한다. 우연히 16세 소년 토미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토미는 그녀를 배신하고 그녀가 만든 곡들을 훔쳐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는데...
영화에 직접적인 주제는 아니고 말하는 것 자체가 스포가 될 것 같아서 고민이지만... 저의 인생 영화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 추천합니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퀴어종려상을 받았어요. 말하면 말할 수록 작품을 잘 설명하지 못하는 기분이라서.. 일단 최소한의 정보로 냅다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이미 여기에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최소한의 정보에서 벗어난 거라 아쉬운데요. 제가 너무 좋아하고 또 이 영화가 어떻게든 많이 퍼졌으면 해서 발품 팔아봅니다. 이 영화를 보고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를 읽었고요. 덕분에 복잡한 사회와 복잡한 상황 속 사람들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 이 영화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제가 그믐에 영화<괴물> 모임도 만들었고 지금 진행 중입니다! 괜찮으시면 놀러오시고 편하게 이야기 나눠주세요 ㅎㅎ
괴물싱글맘 사오리는 아들 미나토의 행동에서 이상 기운을 감지한다. 용기를 내 찾아간 학교에서 상담을 진행한 날 이후 선생님과 학생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흐르기 시작하고. 한편 사오리는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미나토의 친구 요리의 존재를 알게 되고 자신이 아는 아들의 모습과 사람들이 아는 아들의 모습이 다르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는데… 태풍이 몰아치던 어느 날, 아무도 몰랐던 진실이 드러난다.
그리고 두 책도 추천합니다. 첫 번째 책은 박상영 작가님의 연작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이에요. 2022년에 부커상 후보에도 오른 책입니다. 정말 재밌게 술술 읽혀요. 현실과 밀착된 이야기에 부담없이 깔깔 웃으면서 따라 읽다가 따끔- 하고 마음에 남는 책입니다. 두 번째 책은 정해나 작가님의 만화 <요나단의 목소리> 입니다. 이 작품으로 제5회 무지개 책갈피 퀴어 문학상을 받으셨어요. 이 작품은 기독교와 퀴어가 얽힌 이야기인데요. 아무대로 기독교는 퀴어에 배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모태신앙'인 고등학생 선우와 다윗, 의영 등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입니다. 섬세하고 아프게 다정한 책이에요. 저의 인생 책 중 하나! 이 책도 매우 추천합니다.
대도시의 사랑법2018년 펴낸 첫 소설집으로 많은 젊은 독자들을 매료시킨 박상영의 두번째 책. 제10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우럭 한점 우주의 맛'을 비롯해 발표와 동시에 화제를 모았던 4편의 중단편을 수록한 연작 소설집이다.
요나단의 목소리 1~3 세트 - 전3권 (완결) - 탑꾸 세트(포토카드 4종 + 탑로더 1종 + 스티커 1종)평생 거짓말이라곤 할 필요가 없었던 의영은 말하지 않는 것이 많은 룸메이트 선우에게 막연한 호기심을 느낀다. 방에서는 무사처럼 공부하고 채플에서 천사 같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그 소년은 살아간다기보다 참아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의영은 처음 알게 된다.
나도 이 사랑이 무엇인지 안다. 이 마음을 결코 들킬 수 없지만, 이 마음을 어떻게든 그에게 전달하고 싶어 결국 산산조각나고 찢어져버리는 그 어린 마음을 안다. 사랑을 하면서도 죄책감과 죄악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그 참혹한 절망감을 안다. 『요나단의 목소리』는 크리스천 퀴어 청소년의 예민하고 위태로운 마음을 섬세하고 사려 깊은 방식으로 그려낸다. 당신 또한 그 마음을 알고 있다면 이 이야기에 깊이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그 마음을 모른다면, 반드시 이 이야기에 마음을 기울여야만 한다. 그 어떤 사랑도 죄가 되지 않도록. 세상의 모든 선우가 이 세상을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 황인찬 (시인) 추가로 <요나단의 목소리>에 황인찬 시인이 쓰신 추천사를 공유해봅니다.
3-3 뮤지컬 '킹키부츠' 라는 작품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영화로도 나왔는데 보시면 좋으실꺼 같아요. 퀸의 프레디머큐리의 일생을 담은 영화 보헤미안랩소디도 좋았구요. 앨튼존 영화도 좋았습니다. ^^
정성화님 나오는 뮤지컬로 보았습니다 몇년전에 보았는데 코믹한내용으로 풀었지만 중간중간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도 이 뮤지컬 재미나게 봤어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해 줄 수 있는것. 힘들때 곁에 있어주는 것.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사람을 세상을 변화시키니까요.
김혜진 작가님의 소설 <딸에 대하여> 추천합니다. 짧은 분량의 소설이지만, 성소수자, 성소수자의 노동권, 돌봄 노동, 한국의 가족주의 등 우리 사회의 여러가지 측면을 건드리고 있는 책이였습니다. 레즈비언 딸과 엄마가 나오는데, 화자가 엄마라는 점 - 당사자는 아니지만 철저한 외부자도 아니어서 이해한다 응원한다 그저 말만하고 넘어가기 힘든 사이 - 이 또 다른 관점을 전해준다고 생각해요.
딸에 대하여오늘의 젊은 작가 17권. 김혜진 장편소설. 혐오와 배제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다. 엄마인 '나'와 딸, 그리고 딸의 동성 연인이 경제적 이유로 동거를 시작한다. 이들의 불편한 동거가 이어지며 엄마의 일상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영화가 불현듯 생각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 과정이 사실적으로 와닿는 작품이었어요. 결말이 많이 안타까웠더랬습니다.
대니쉬 걸1926년 덴마크 코펜하겐. 풍경화 화가로서 명성을 떨치던 에이나르 베게너(에디 레드메인)와 야심 찬 초상화 화가인 아내 게르다(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부부이자 서로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파트너이다. 어느 날, 게르다의 아름다운 발레리나 모델 울라(엠버 허드)가 자리를 비우게 되자 게르다는 에이나르에게 대역을 부탁한다. 드레스를 입고 캔버스 앞에 선 에이나르는 이제까지 한번도 느껴본 적 없었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마주한다. 그날 이후, 영원할 것 같던 두 사람의 사랑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고, 그는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저는 <프라이드>라는 연극을 굉장히 감명깊게 봤어요. 성소수자로서 겪는 아픔과 고통을 두 시대를 번갈아가면서 보여주는데, 보는 것 만으로도아프고 무거웠어요. 당시에 '연극을 보고 나온 후 한참을 그 무게로 인해 휘청거릴 수 밖에 없다'라고 적어뒀네요
저는 김규진님의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가 떠오릅니다. 동성결혼을 주제로 요란스럽지 않으면서, 일상의 삶 한 가운데 자연스럽게 겪는 주변의 당황을 경쾌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괴물이 아니라는 것을 평범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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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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