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무진 작가와 귀주대첩을 다룬 장편소설 <여우의 계절>을 함께 읽어요

D-29
작가님께 또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사실 그냥 질문을 위한 질문인데요. ^^;;; 하나는 소배압 입장에서 본인이 직접 적 진영에 들어가 정탐을 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 아니었을까요? 정체가 드러나 붙잡히거나 정체가 드러나지는 않아도 살해당할 수 있을 텐데요. 혹시 각치의 정체를 소배압 급은 아닌 거란군의 다른 장수로 설정할 생각도 하셨는지요? 또 하나는 558쪽에 나오는 대로 그냥 소배압에게 ‘10만 천군을 전부 바다로 빠뜨려라’ 하고 암시를 거는 게 강감찬 입장에서는 가장 쉬운 방법 아니었을까요? 암시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어 그 방법은 사용하지 않은 걸로 이해하면 될까요? 감사합니다~. ^^
그가 아닌 다른 인물, 부도통 소굴렬이나 야율팔가 같은 인물을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닙니다만, 극적 연출을 위해선 그 인물이 가장 최적이었습니다. 아니,한번도 의심하지 않고 그였어야 했습니다. 아울러 꼭 그 인물이어야 하는 까닭은 각국의 최고가 마딱뜨리는 일이 있었는가, 에 대한 제 상상을 실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몸소 움직인 것은 어느 구석 믿을 바가 있었던 건데요, [애로]에서 구주성으로 들어가기 전에 원탐난자를 만난 적이 있지요. 거기서 대정은 원숭이탈에게 적의 높은 자가 근처에 있다는 말을 합니다. 거란의 최고는 자신을 지킬 인력을 주변에 배치해두었기에 어느정도 믿는 구석이 있었을지도요.. 암시는 원숭이 탈이 수시로 걸었습니다. 안의진에서도, 원숭이탈은 최선을 다해 그를 죽이려 했지요. 하지만 그가 누굽니까. 절대로 걸리지 않았어요. 그로서는 최선을 다해 방어해 왔던 겁니다. 그래도 정신차려 보면 걸려 있는 상황이 오니 두려움에 떨었지만요, 그가 최선을 다해 방어해온 사실을 극화로 설명하지 않고 그가 죽화에게 줄줄 썰을 푸는 것으로 대신했지만, 원숭이탈로서도 그를 죽이려고 이런저런 최선을 시도를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땐 우물에 서 있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ㅎㅎㅎ 원숭이탈도 버거웠을겁니다 ㅎㅎㅎ 이 자식, 만만치 않아...음..구주에서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겠군......
저도 그 인물이 가장 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 무게감이 낮은 인물이었다면 독자가 머리로는 납득해도 정서적으로 미진하다, 밸런스가 안 맞는다는 느낌을 받았을 거 같아요. 마지막 대면 장면의 팽팽한 긴장감도 살릴 수 없고요. 그런데 그 인물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다시 구성해보니 적진에서 (거의) 혼자, 그것도 밑바닥 신분으로 초능력자와 신을 상대로 싸웠던 거군요. 그리고 손에 쥔 거라고는... 그걸 또 누굴 탓할 수도 없고...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처음에는 그를 주인공을 작업하려 했습니다. 그때 어느 피디랑 커피를 마시다가 이 이야기를 했는데, 놀라면서 계속 고개를 갸웃하더군요. "빌런 작법서를 쓰신분이 그런 생각까지 하면 너무 나간 것 아닙니까?" 빌런은 어디까지나 빌런의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말이죠. 저는 그 말을 듣고 처음에는 기분이 살짝 나빳지만 곧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빌런은 빌런의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것이고, 그 빌런이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을 늘 주장했던 제가...너무 나가버릴 뻔 했더라구요. 그래서 그를 적당한 선으로 내려앉혔어요. 대신 매력은 좀 뿜뿜해야 하는데....제가 클라이맥스 지점에서 힘이 딸려서...그의 매력을 더 뿜어내지 못한 것 같아 지금은 좀 아쉬운 마음이 있습니다. ^^&
‘그’는 지금도 매력이 넘칩니다! 그리고 그 피디님은 따로 생각하시는 바가 있었겠지만, 저는 그가 주인공이 되었어도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한국 독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국 소설가가 쓰는 역사 소설에서 한국인이 악역이고 한국과 대립 중인 외국인이 주인공인 작품을 제가 은근히 기다리고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킹덤: 아신전》의 설정도 높이 봅니다. 『김유신의 머리일까?』도 후반까지 겐지가 주인공인 줄 알았습니다. ^^)
참, 『엄마는 좀비』도 아주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작가님. 그리 용기를 주시니 힘내겠습니다.
바로 그거였어요! 제가 원래 노렸던 게, 악인이 주인공이 되게 만들어보자. 우리 입장에서 악인의 입장과 세계를 한번 파헤쳐 보자. 이걸 기획했는데, 듣던 피디는 갸우뚱하더군요. 하하하. 빌런이 존재하는 것은 주인공이 있기에 빌런이라는 존재가 성립하는 것이니...악인이 주인공이라면 그것은 빌런이 아니고 주인공일 뿐이겠지요. 아무튼 그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싶었던 욕망은 지금도 강렬합니다. 그리고 보면 제가 쓴 소설은 늘 이래서,,,인기가 없는 것 같습니다. (주륵)
그의 입장에서는 자기 나라에 충성한 건데... 피디님이 ‘작가 오랑캐설’ 등의 논란을 미리 차단하시려고 그러신 거라고 이해해봅니다. 그러고 보니 임진왜란(정유재란) 때 일본군이 주인공인 한국 소설이 있습니다. 조두진 작가님의 『도모유키』인데요, 왜군이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딱히 조선군이 악하게 그려지는 건 아닙니다. 그냥 전쟁의 비참함을 이야기하는 소설입니다.
도모유키 - 제1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일본군의 시선으로 정유재란을 재구성한 신선한 역사소설 <도모유키>가 개정판으로 다시 찾아온다. 제1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도모유키>는 정유재란 당시 11개월 동안 순천 인근 산성에 주둔한 일본군 하급 지휘관 다나카 도모유키를 중심으로 일본군의 주둔과 퇴각, 조선 여인 명외와의 사랑을 핍진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어? 저말고도 이런 짓 한 분이...? 저는 무려 임진왜란 때 갓파가 울 나라 오는 이야기 단편소설을 썼는데 ㅋㅋㅋㅋ 괜히 반갑네요. 찾아봐야겠습니다 ㅋㅋㅋㅋ https://ridibooks.com/books/4677000003?referer=naver_book&NaPm=ct%3Dlt2tj7dk%7Cci%3De632a8bf04eedba589916e510983ee7e1fc4bd86%7Ctr%3Dboknx%7Csn%3D6417694%7Chk%3D0b6b871f60c3e4cc3e28eb0d638772eb662be0aa
표지가 너무 귀여운데요? 잘 읽겠습니다!
저도 굳이 빌런을 주인공의 반대시점의 존재로만 존재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저도 작가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다만 누구나 쉽게 다가가는 구성를 비틀어 새롭게 창작하려면 쉽지는 않을 거 같긴 합니다. 막장드라마를 욕을 하면서도 빠져서 보기 쉽지만 익숙치 않은 구조는 저항을 받기 마련이니까요.. 차무진 작가님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어떤 캐릭터를 만들던간에 그 자리에서 알맞은 역할을 잘 소화하면 되겠죠.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작품과 캐릭터가 있어서 행복해요!!!
부처는 내세를, 북신은 현세를 담당한단다. 죽은 이는 부처가 위로하고 산 자들은 북신이 위로하는 거다. 북신이 산 자들을 위해 그리운 망자를 만나게 해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지. 불려 나온 망자는 북신 그 자체가 되어 모습을 드러낸단다. p259
여우의 계절 - 귀주대첩, 속이는 자들의 얼굴 차무진 지음
산 자들을 위한 북신이라는 존재가 신기하네요. 결국 귀신을 부르는 원리인 것인데, 그들이 산 자들을 위해 도움을 준다는 것이 슬프기도 하고 이해가 가기도 하고 그렇네요.
전 정말 기초적인? 아기같은 질문인데요. 강감찬 장군을 '사람을 조종하고/사람 죽이는 병에 걸린 인물'로 설정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혹시라도 위에 쓰셨다면 죄송합니다!)
작가님이 답이 아직 없으셔서 제가 사알짝 덧붙이자면 이건 아마 뒤쪽 가면 알게되는 장치 중 하나 같습니다. 호옥시 완독하고 나서도 같은 생각이 드신다면, 그리고 그 사이 작가님 답이 없으시다면 제가 슬쩍 답 달겠습니다.
저 완독했는데 ㅎㅎ 역시 문해력이 떨어지나 봐요 어쩔티비
@조영주 답을 달아주셔요 부탁합니다 ㅎㅎ
저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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