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내일의 문학을 가장 빠르게 만나는 방법! <셋셋 2024> 출간 기념 독서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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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 외 주차금지>를 읽고. '산에는 갇힌 돌들이 있었다 떨어지면 위험해서 철골로 된 우리에 가둬두었다고 표지판에 쓰여 있었다' 는 문장에서 시의 첫부분의 '채집통은 작고 투명한 고무공으로 가득하다'라고 표현한 채집통이 개구리 알로 가득찬 모습이 연상되네요. 시의 뒷부분도 가둬둔 낙석이 우르르 쏟아지는 모습을 마치 개구리들이 개굴개굴 시끄럽게 울어대며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묘사한 것 같은데 맞는 이해인지는 모르겠네요. 그런데 신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고 외치는 사람들은 뭔가요? 어떻게 연결지을래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목이 왜 <입주민 외 주차금지>일지도 많이 생각해 봤는데, 아파트 단지 바로 뒤에 산이 연결되어 있어서 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는 아파트 단지가 연상되더라고요. 아파트 건물 바로 뒤쪽에 인접한 곳 산의 한 쪽 면에 쌓여있는 돌들이 산사태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철골망으로 덮어씌운 모습도 그려지고요. 저희 친정집이 딱 그런 아파트거든요. 그 등산로로 많은 사람들이 다니거든요. 다른 아파트 단지 사람들도 온단 말이죠. 그래서 그 낙석으로 위험한 곳에 외부인들이 함부로 차를 세울 수도 있으니까 그러지마라 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 근데 아직도 제목과 시가 잘 이해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태어나는 기분이 끔찍했던 건 나가는 길이 머리보다 좁았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을 보면서는 개구리 알을 찢고 나오는 올챙이도 통증을 느끼려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개구리알은 일단 좁은 산도가 없으니까 인간의 출산과는 많이 다를 것 같은데 개구리알 이야기에 인간의 출산을 얘기하는 듯한 표현이 나와 연결이 잘 안되더라고요. 그리고 분만하는 과정에서 엄마도 아기도 모두 통증이 심하다고 하는데요. 사실 출산하는 순간의 기분을 느끼고 기억하는 사람은 있어도 태어나는 기분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왜 태어나는기분이 끔찍했다고 단정하는 표현을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태아가 나오는 길이 태아의 머리 크기 보다 좁아 산모보다 더 많은 고통을 받으며 나온다고 다큐에서 본 적은 있지만 우리가 태어나는 기분을 기억하지는 못하니까요. 시를 이해려고 싶은데 어렵네요. ㅠㅡㅠ
<무단오페라>를 읽고. 미사를 보는 모습이 눈앞에 연상이 되었습니다. '미사라는 말은 법정에서 재판이 끝났다고 선언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구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법정에서는 재판이 끝났지만 신의 재판은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일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손을 비는 것과 양손을 균일하게 미는 것의 차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제가 떠올리는 단순한 생각에는 두 손을 비는 것은 뭔가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치성에 가깝달까? 비나이다~ 비나이다~하며 원하는 것을 간절히 비는 모습이 연상이 됩니다. 반면 양손을 균일하게 미는 것은 좀 서양적인 기도하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간절하다기 보단 좀 강단있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느낌이랄까? 왠지 성당에서는 두 손을 비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시인님이 생각하신 비는 것과 양손을 미는 힘의 차이는 무엇인지 알고 싶네요.
보이는 것은 환경이 된다. 보이는 것을 잊기는 쉽지 않다.
셋셋 2024 p. 134, 송지영 외 지음
<입주민 외 주차금지> : 감각적인 묘사가 무척 돋보이는 시였던 것 같아요! 엄마를 기다리는 화자의 마음이 올챙이와 개구리에 투영되어서 보여지기도 했고, 무엇보다 "소리가 몸집이 되어 쏟아진다"라는 마지막 문장의 울림이 너무도 크게 다가와서 좋았습니다! <왼손에 포크 오른손에 나이프> : 개인적으로 소설보다는 시를 읽을 때 심장을 찌르는 듯한 문장을 더 많이 만나는 것 같아요! 가령 이런 문장들이요! "보이는 것은 환경이 된다. 보이는 것을 잊기는 쉽지 않다." 눈에 보이는 것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는 것이 시인의 일이지 않을까 싶은데, 눈에 보이는 그것을 잊지 않으려는 시도 또한 시인의 일이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무단 오페라> : "양손을 균일하게 미는 힘"을 가진 사람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시에서 "신도들은 기도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있다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손을 균일하게 미는 힘"만큼은 그들에게서 시작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감상을 남겨봅니다!
혹시 시인 아니신가요?? 어쩜 그렇게 시를 잘 받아들이세요? 너무 멋진 감상평입니다. 저는 시가 접근이 어려워요.
저도 요즘 시가 많이 어렵긴 해요ㅠㅠ 다만 저 같은 경우에는 시를 읽고 해석하거나 이해하려 하지 않고 한 문장 한 문장 감각하거나 느끼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렇게 시를 접하다보니 훨씬 시와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함께 완독하는 날까지 화이팅 해봐요 :-D
에휴.... 전 어쩔 수 없는 이과인의 기질인걸까요?? 저도 막 그대로 다가와서 느껴지는 대로 느끼고 싶은데 그게 안돼요... 그러니까 어떻게든 느껴보자 싶어서 읽고 또 읽다보니 자꾸 해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뭐라도 쓰려다보니. ㅋㅋㅋ 부딪치다 보면 뭐라도 얻겠지 싶어 시에게 무작정 다가가기 계속 시도중입니다. ㅎㅎ
두 손을 비는 사람은 없었다. 양손을 균일하게 미는 힘만 있었다.
셋셋 2024 p138 무단 오페라, 송지영 외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시 〈부산집〉〈날짜를 떼어내 모퉁이에 심었다〉〈빛을 밟고〉(이지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요.
어떤 말은 듣지 않고도 담을 수 있어서 닿지 못한 손을 잡은 것 같았고
셋셋 2024 p. 154, 송지영 외 지음
<부산집> : 시를 다 읽고나니 잔잔한 노래가 흐르고 음식 냄새가 기분 좋게 후각을 자극하는 "겨울 어느 날"의 포차 <부산집>의 풍경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네요. "새소리를 사랑해 눈에 새긴 사람"과 "민들레가 사라진 땅에 퍼트릴 감정", "날개 달린 신발로 밤을 걷는 장면"을 상상해보게 되는 밤입니다. <날짜를 떼어내 모퉁이에 심었다> : 제목만 놓고 보았을 때 개인적으로는 가장 호기심을 자극하는 시였어요! 시를 읽는 내내 '나'와 '너'의 무심한 듯한 말투도 그렇고 시에 등장하는 '끝나지 않는 영화'와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열차'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었던 것 같아요! <빛을 밟고> : 시를 읽고 나서 다음과 같은 마지막 연을 여러 번 곱씹어 보았어요. "한 발 한 발 조여드는/내려오는 어둠 속에서/그림자 위에 얽혀드는 색을/나는 보았다" 의식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었고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되어버렸죠. "그림자 위에 얽혀드는 색을" 보는 화자의 마음이 궁금하네요.
혹시 시인 아니신가요?2222 슛돌이님의 감상을 보고 시를 다시 보니까 저도 냄새와 소리가 들리는 공감각적 감상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ㅎㅎ 시를 감상한다는 것은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군요ㅎㅎ 올해는 저도 시와 좀 더 친해지도록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와~~ 다정한 말씀 감사드려요! 이렇게 소중한 작품들 같이 읽게 되어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D 저는 어제 세 분의 시를 다 읽었어요~ 오늘부터 소설을 읽어보려 합니다!
이지혜 시인님의 시 세 편을 모두 읽고 나서는 뭐랄까 약간 수필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부산집> 역 앞 단골 술집 <부산집>에 친한 친구들이 모여 자주 듣던 노래 틀어 놓고 함께 들으며 술도 마시고 같이 지내온 세월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며 추억에 잠기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날짜를 떼어 내 모퉁이에 심었다> 원래의 목적지와 달리 혼자 발길 닿는 대로 따라 들어간 간이역 근처의 영화관에서 멈춘 시간 속에 있다 온 느낌이 드네요. '나는 날짜를 떼어내 모퉁이에 심었다'고 하는데 저는 왠지 포스터가 붙어 있던 벽의 모퉁이가 아니라 '나'의 가슴 한 쪽에 살포시 묻어둔 느낌이 드네요. <빛을 밟고> 해는 기울고 넘어가는 햇살이 거미줄에 살포시 앉는 어슴프레 어두워지는 저녁 시간에 지금은 손이 닿지 못하는 먼 곳으로 가버린 그리운 이를 떠올리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말은 듣지 않고도 담을 수 있어서 닿지 못한 손을 잡은 것 같았고 잠긴 문 앞에 서서 벨을 누르면 잠가둔 내 방의 문이 열릴 것 같아 두 손을 쥐고 주저앉는다
셋셋 2024 이지혜, <빛을 밟고> 중, 송지영 외 지음
세 시인 중 접근하기 쉬웠던 작품들이었어요. 저도 제 경험을 떠올리고 편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시 〈웰컴 투 디 애프터눈〉〈Take sheltet!〉〈밤과 단어들〉(황해담)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요.
<웰컴 투 디 애프터눈> : 첫 문장에서부터 무너져 내렸던 시였어요ㅠㅠ "오늘은 맑음"이라고 반복해서 말하는데 왜 자신의 불안을 부정하는 듯한 화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 수록된 시들 중에서 가장 슬펐던 시였습니다ㅠㅠ <Take sheltet!> : 제프 니콜스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제목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시를 따라 읽었던 것 같아요!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 어떻게든 살아내려는(혹은 살아가려는) 화자의 애씀이 애절하게 다가와 가장 여운이 길게 남는 시였어요!. <밤과 단어들> : 시를 읽으면서 '마니'가 들어가는 자리에 다른 대상이나 사물을 넣어서 바꿔 읽어봐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떤 것이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았고요. 마지막 시까지 읽고 나니까 3편의 시가 모두 비슷한 결처럼 느껴져서 작가님의 색이 두드러졌던 것 같기도 했고요! 잘 읽었습니다 :D
희미한 빛 속에 너무 많은 그림자 묻어 있다
셋셋 2024 p. 159, 송지영 외 지음
<웰컴 투 디 애프터눈> 사랑하는 이를 잃고 불안하고 슬픈 마음을 표현한 시인가 봅니다. 화자가 어느 건물에 갇혀 있는 느낌도 들고요. 바깥에 내리는 비가 화자의 마음 같습니다. 창문에 비친 내 얼굴로 흐르는 빗물은 주룩주룩 눈물을 흘리고 있는 화자의 모습을 연상케 하네요. <Take shelter!> 대피하라는 제목에 무엇으로부터의 대피일까를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읽어보니 하이재킹을 당한 비행기 안의 모습이 상상되었고 마치 내가 승객이 된 듯 생생하고 불안정하고 무서웠습니다. 시의 제목을 제프 니콜스의 영화 <테이크 쉘터>에서 따온 것 같은데 무슨 영화인가 싶어 찾아보니 제가 아주 재미있게 본 영화더라고요. 그 영화에서처럼 불안한 마음이 시에서 잘 표현된 것 같습니다. <밤과 단어들> 마니. 반려견 이름 같아요. 반려견을 잃어버리고 찾으러 다니는 불안 같기도 하고 반려견과 영원한 이별을 하고 그리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연상이 되진 않지만 어떤 경우든 간에 마니를 그리워하는 화자의 불안한 마음이 표현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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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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