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D-29
세상 전체가 의존하면서도 무시하고 착취하는 필수 돌봄의 가치에 대해 생각했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107, 정보라 지음
중년의 나이에 미래를 약속한다는 것은 머지않은 앞날에 노화와 질병과 고통과 돌봄, 그리고 결국 언젠가는 찾아올 상실의 순간을 견뎌야 한다는 의미 임을 나는 알고 있었다. 다만 그 '언젠가'가 조금이라도 늦게 찾아오기를 희망하며, 적어도 지금은 아닐 것이라 부정하며 새로운 삶에 발을 디뎠다. 어머니가 응급수술을 받았을 때 나는 그 '언젠가'가 드디어 시작되었다고 생각했다. 남편이 입원하게 되었다고 알렸을 때 나는 그 '언젠가'가 지나치게 빠르고 가차 없이 진행되는 것이 진심으로 무서워졌다. 새롭게 사랑하게 된 가족을 순식간에 모두 잃을까 몹시 두려웠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94~95, 정보라 지음
3-2 "다시 연락드리죠." "그러지 마세요....." 검은 덩어리와의 만남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 같네요. "부릉부릉하는 남편 특유의 코 고는 소리가 평화롭게 침실 천장으로 피어올랐다. 나는 가만히 남편의 손을 잡았다. 남편의 손은 따뜻했다." 138쪽 작가의 안심하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쭉 따뜻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게 합니다.
새롭게 사랑하게 된 가족을 순식간에 모두 잃을까 몹시 두려웠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쓰며 나는 남편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95쪽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건강할 때나 아플 패나.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지라도.
나는 한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남편의 손등을 쓰다듬었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지라도. 그리고 나는 남편의 등에 얼굴을 대고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남편과 함께 잠에 들었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138, 정보라 지음
남편 옆에 뻗어버렸다. 남편은 벌써 잠들어 있었다. 부릉부 륭하는 남편 특유의 코 고는 소리가 평화롭게 침실 천장으 로 피어올랐다. 나는 가만히 남편의 손을 잡았다. 남편의 손은 따뜻했다. 힘든 치료를 마치고 겨우 집에 돌아와 잠든 남편을 깨우 고 싶지 않았다. 나는 한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남편의 손 등을 쓰다듬었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지라도. 그리고 나는 남편의 등에 얼굴을 대고 숨소리에 귀를 기 울이며 남편과 함께 잠에 들었다. p138
이동약자에게 비장애인 중심으로 설계된 집은 발을 걸고 미끄러뜨리고 넘어뜨려 부상당하도록 유도하는 커다란 함정 같았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108, 정보라 지음
아!! 맞아요. 저도 이 문장보고 '아! 맞다.'라는 생각했어요. 젊고 건강할 때 안보이고 몰랐던 것들이 세월이 흘러 노화되어 불편하고 아픈 곳이 많아지면서 점점 보이고 아~ 어르신들이 힘드셨겠구나 이해하게 되고 평범했던 것들이 위험으로 다가옴을 점점 느낍니다. 정말 이기적인 세상에서 살았구나 하는 생각에 장애인들의 대중교통이용 불편과 공공화장실 불편을 생각하면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 4. 개복치 ■■■■ ● 함께 읽기 기간 : 2월 13일(화)~ 2월 14일(수) 비욘드 북클럽 2기도 어느덧 중반을 넘어가네요. 북클럽은 24일까지 열려 있습니다. 아직 첫 장도 못 뗀 분들도 계실까요? 걱정하지 마세요. 아직 10일이 넘게 남아 있습니다. 충분히 읽고도 남을 시간이에요. 13일부터 이틀간 함께 읽을 단편의 제목은 ‘개복치’입니다. 개복치는 보통 유리멘탈에 비유되잖아요. 사소한 이유로 쉽게 죽기 때문에 이런 비유가 시작된 줄 알았는데 사실 ‘살아남아라, 개복치!’ 라는 모바일 게임에서 개복치가 별 것 같은 이유들로 쉽게 죽는 모습이 나와서 유래된 것이라고 하네요. 이번 장에서는 주인공 선우라는 남자아이가 개복치를 만납니다. 어떻게 만나는지, 함께 책 속에서 살펴 보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4-1.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로웠던 내용이나 인물 또는 다른 생물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개복치] 편을 읽기 직전 인터넷 검색창에서 이미지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개복치 이름은 들어본 듯한데 생김새는 몰랐거든요. '신기하고 재미있게 생겼구나' 생각하며 읽는데, "개복치 꼬리 부근에서 소리없이 조그만 회갈색 잠수함이 솟아올랐다."(170쪽)라는 묘사를 보고 '그럴싸하다!'라며 맞장구를 치게 되더군요. 선우가 바닷 속 모험에서 "말이 엄청 많고 다리 한쪽이 없는" 대게를 만나 기뻤습니다. 그 대게가 선우의 작은엄마에게 안부인사를 전하는 걸 보니, 분명 에브게니임에 틀림없었기 때문에, 에브게니의 안부가 궁금했는데 '다행이다!'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선우가 검은 정장 사람을 만나고, 에브게니를 만나고 하는 걸 보니, 결국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생각하게 되어 흥미로웠습니다. 그렇다면 선우의 하얀 인형을 찾아준 "빨판 상어"는 [상어] 편의 그 "루비처럼 붉은" 그 상어였을까요?
그쵸? 예브게니 맞는 것 같은데... 헤어질 때 작은 엄마한테 안부 전해달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선우 작은 엄마가 작가님인가? 갸우뚱했습니다. (물론 작품내에서요 ㅎ) 근데 그런 단서를 끝까지 읽을 때까지 못 찾아서리... <대게>를 다시 읽으면서 위원장님이 둘째였던가 하는 단서를 찾으려고 했는데 <대게>에서도 <개복치>에서도 관계는 못 찾았네요. ㅎㅎ
작품 서두에 '선우는 열한 살이다. 선우는 남자아이다. 선우는 인형을 좋아한다. 이러한 조건들을 종합한 결과 현재 선우의 삶은 쉽지 않았다'라고 시작하는데요. 이 문장을 읽고 예전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한7,8년 전의 일이었던 것 같은데요. 동네에서 어떤 남자 아이를 본 적이 있어요. 한 6, 7 살 정도쯤으로 보이는. 그 남자아이가 굵은 구슬 목걸이를 목에 걸고 손에는 바비 인형같은 마론인형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때 순간적으로 '쟤는 남자애가 저 인형을 들고 다니네...... 솜인형도 아니고.'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러한 조건들을 종합한 결과 현재 선우의 삶은 쉽지 않았다.'와 연결되는 그런 생각인거죠. 아이의 성향이야 모르고 크면서 어떻게 자랄지 모르면서도 그 나이에 목걸이를 하고 마론인형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본 것 만으로도 쟤는 저렇게 다니면 다른 남자아이들하고 어울리기 쉽지 않을텐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 그 기억을 까맣게 잊고 <개복치>의 첫 부분을 읽고 나서 '아니, 남자애도 인형 좋아할 수 도 있지. 그런 걸로 삶이 쉽지 않다까지 나가는 건 오바아닌가?'하는 생각을 하다 불현듯 앞서 언급한 저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스스로의 모습이 창피하더라고요. 개구리 올챙이 적 기억 못한다더니 날 보고 하는 말이었구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견 있던 적 있었으면서 마치 원래 편견 없고 깨어있는 사람인 양....... 옛 기억을 떠올리며 조심스레 <개복치>를 읽었습니다. 개복치가 멘탈 약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는 것 정도와 개복치의 모습 정도만 알았지 정확히 어떤 생물인지는 몰랐기에 어떤 멘탈 약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닐까 예상을 했는데 전혀 아니더군요. 책을 읽고 나서 개복치에 대해 검색을 해봤습니다. 개복치는 별영향을 받지 않는 생물이더군요. 잘 죽지도 않고 피부도 엄청 단단하고 질기고 덩치도 어마무시하게 크고 사실상 천적도 없고 말이죠. 깊은 물속에서 유유히 자신의 인생을 사는 생물이더군요. <개복치>의 말미 선우와 아빠와의 대화를 보며 개복치처럼 우리 모두 남과 싸우지 말고, 남을 편견으로 보지 말고 자신만의 방식을 잘 찾아 자신만의 인생을 잘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작 중 화자가 저자에서 저자의 조카로 바뀌고 1장의 대게 예브게니가 재등장했는데 마지막에는 모두 만나서 그동안의 떡밥을 다 회수할 지 궁금합니다. 예브게니의 등장이나 배경이 확장되어 실마리가 풀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대치가 올라갔습니다
다 읽으면서도 조카인 줄 몰랐네요. 허허. 갑자기 선우란 아이는 왜 나오지.. 근데 재밌다. 시끌벅적하고 발랄한 아이 말고, 얌전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도 충분히 알려져야 하지 암암. 하면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개복치는 실제와 허구를 넘나들지만 사실이라고 믿고 싶을 만큼, 선우가 개복치를 마주한 이후에는 아마 조금은 다른 삶을 살게되지 않을까 싶다.
저는 <개복치>편에서 선우, 개복치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 소설의 핵심이 무엇인지 잘 안 잡히는 느낌이었어요. 선우에 대해 묘사한 부분을 저는 이 정도로 인식했어요. '또래와 문제를 겪고 있다', '11살인데 인형을-그것도 색깔별로-지니고 다녀야 마음이 편할 정도로 불안정한 정서 상태다', '인형은 선우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따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개복치란 무엇인가? 이 소설에서 개복치의 역할은 무엇인가? 처음에는 젠더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일까 싶었는데 그런 것 같진 않고요. 하지만 @게으른독서쟁이 님이 남기신 글을 읽어보니 이 작품을 '편견'과 묶어 읽는다면 잘 꿰어진다는 느낌이 드네요. 그리고 이 작품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와 별도로 소설은 영롱하고 귀엽고 조카들이 좋아할 이야기일 것 같단 생각을 했습니다. + 검은 정장 사람들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정의내리기 더 어려워진 작품!
검은 정장 사람이 점점 친절한 보디가드 분위기로 바뀌네요. 정체가 뭔지 헷갈리네요. 저도 개복치 이미지가 딱 떠오르지 않아 검색해봤습니다. 예브게니의 등장도 반가웠습니다.
<개복치> 편은 마치 번외편 같았어요. 선우의 짧은 모험을 함께하면서 어린 시절에 펼쳤었던 상상의 나래들을 다시 떠올려보게 되기도 했고요. 쉽지 않다는 선우의 삶은 '다름'에 기인한 것이겠죠. 돌고래가 아무리 밀고 부딪쳐와도 그냥 뒤집히거나 다른 데로 간다는 개복치처럼, 누군가 찌르고 베는 말들에 선우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식을 찾길 바라요. 그러고 아빠 말대로 "안 싸우면 제일 좋지만", "그렇게 크거나 강하지 않아" 싸우지 않을 도리가 없을 때는 다른 크거나 강하지 않은 존재들과 힘 합쳐서 힘껏 싸우길 바라고요. 항복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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