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의 나이에 미래를 약속한다는 것은 머지않은 앞날에 노화와 질병과 고통과 돌봄, 그리고 결국 언젠가는 찾아올 상실의 순간을 견뎌야 한다는 의미 임을 나는 알고 있었다. 다만 그 '언젠가'가 조금이라도 늦게 찾아오기를 희망하며, 적어도 지금은 아닐 것이라 부정하며 새로운 삶에 발을 디뎠다. 어머니가 응급수술을 받았을 때 나는 그 '언젠가'가 드디어 시작되었다고 생각했다. 남편이 입원하게 되었다고 알렸 을 때 나는 그 '언젠가'가 지나치게 빠르고 가차 없이 진행되는 것이 진심으로 무서워졌다. 새롭게 사랑하게 된 가족을 순식간에 모두 잃을까 몹시 두려웠다. ”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94~95, 정보라 지음
문장모음 보기
메이플레이
3-2
"다시 연락드리죠."
"그러지 마세요....."
검은 덩어리와의 만남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 같네요.
"부릉부릉하는 남편 특유의 코 고는 소리가 평화롭게 침실 천장으로 피어올랐다.
나는 가 만히 남편의 손을 잡았다. 남편의 손은 따뜻했다." 138쪽
작가의 안심하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쭉 따뜻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게 합니다.
보는어니
새롭게 사랑하게 된 가족을 순식간에 모두 잃을까 몹시 두려웠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쓰며 나는 남편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95쪽
솔빛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건강할 때나 아플 패나.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지라도.
poiein
“ 나는 한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남편의 손등을 쓰다듬었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지라도.
그리고 나는 남편의 등에 얼굴을 대고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남편과 함께 잠에 들었다. ”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138, 정보라 지음
문장모음 보기
선경서재
남편 옆에 뻗어버렸다. 남편은 벌써 잠들어 있었다. 부릉부 륭하는 남편 특유의 코 고는 소리가 평화롭게 침실 천장으 로 피어올랐다. 나는 가만히 남편의 손을 잡았다. 남편의 손은 따뜻했다. 힘든 치료를 마치고 겨우 집에 돌아와 잠든 남편을 깨우 고 싶지 않았다. 나는 한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남편의 손 등을 쓰다듬었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지라도. 그리고 나는 남편의 등에 얼굴을 대고 숨소리에 귀를 기 울이며 남편과 함께 잠에 들었다. p138
도리
이동약자에게 비장애인 중심으로 설계된 집은 발을 걸고 미끄러뜨리고 넘어뜨려 부상당하도록 유도하는 커다란 함정 같았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p.108, 정보라 지음
문장모음 보기
게으른독서쟁이
아!! 맞아요. 저도 이 문장보고 '아! 맞다.'라는 생각했어요. 젊고 건강할 때 안보이고 몰랐던 것들이 세월이 흘러 노화되어 불편하고 아픈 곳이 많아지면서 점점 보이고 아~ 어르신들이 힘드셨겠구나 이해하게 되고 평범했던 것들이 위험으로 다가옴을 점점 느낍니다. 정말 이기적인 세상에서 살았구나 하는 생각에 장애인들의 대중교통이용 불편과 공공화장실 불편을 생각하면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비욘드
■■■■ 4. 개복치 ■■■■
● 함께 읽기 기간 : 2월 13일(화)~ 2월 14일(수)
비욘드 북클럽 2기도 어느덧 중반을 넘어가네요. 북클럽은 24일까지 열려 있습니다.
아직 첫 장도 못 뗀 분들도 계실까요? 걱정하지 마세요. 아직 10일이 넘게 남아 있습니다. 충분히 읽고도 남을 시간이에요.
13일부터 이틀간 함께 읽을 단편의 제목은 ‘개복치’입니다. 개복치는 보통 유리멘탈에 비유되잖아요. 사소한 이유로 쉽게 죽기 때문에 이런 비유가 시작된 줄 알았는데 사실 ‘살아남아라, 개복치!’ 라는 모바일 게임에서 개복치가 별 것 같은 이유들로 쉽게 죽는 모습이 나와서 유래된 것이라고 하네요.
이번 장에서는 주인공 선우라는 남자아이가 개복치를 만납니다. 어떻게 만나는지, 함께 책 속에서 살펴 보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비욘드
4-1.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로웠던 내용이나 인물 또는 다른 생물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지혜
[개복치] 편을 읽기 직전 인터넷 검색창에서 이미지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개복치 이름은 들어본 듯한데 생김새는 몰랐거든요. '신기하고 재미있게 생겼구나' 생각하며 읽는데, "개복치 꼬리 부근에서 소리없이 조그만 회갈색 잠수함이 솟아올랐다."(170쪽)라는 묘사를 보고 '그럴싸하다!'라며 맞장구를 치게 되더군요.
선우가 바닷 속 모험에서 "말이 엄청 많고 다리 한쪽이 없는" 대게를 만나 기뻤습니다. 그 대게가 선우의 작은엄마에게 안부인사를 전하는 걸 보니, 분명 에브게니임에 틀림없었기 때문에, 에브게니의 안부가 궁금했는데 '다행이다!'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선우가 검은 정장 사람을 만나고, 에브게니를 만나고 하는 걸 보니, 결국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생각하게 되어 흥미로웠습니다. 그렇 다면 선우의 하얀 인형을 찾아준 "빨판 상어"는 [상어] 편의 그 "루비처럼 붉은" 그 상어였을까요?
게으른독서쟁이
그쵸? 예브게니 맞는 것 같은데...
헤어질 때 작은 엄마한테 안부 전해달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선우 작은 엄마가 작가님인가? 갸우뚱했습니다. (물론 작품내에서요 ㅎ) 근데 그런 단서를 끝까지 읽을 때까지 못 찾아서리...
<대게>를 다시 읽으면서 위원장님이 둘째였던가 하는 단서를 찾으려고 했는데 <대게>에서도 <개복치>에서도 관계는 못 찾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