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악무도한 일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한 사람 을 손가락질 하고 욕하는 데는, 일견 속시원한 구석이 있다. 실제 양형과 국민의 법 감정이 크게 어긋나는 경우에는 범죄자의 명예와 평판을 실추시키는 것만이 현실적인 해결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개인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그 방향을 틀어야 한다. 범죄가 일어나도록 방조하는 사회 구조는 물론이거니와, 얼굴 공개라도 하지 않으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하는 사법 시스템을 가리켜야 한다. 믿지 못하는 대중보다도 범죄의 무게에 걸맞지 않게 가벼운 처벌을 일삼는 사법부가 더 큰 문제여서다. ”
『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p.69, 김인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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