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2. <경제학자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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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출입할 때도 비슷한 느낌을 좀 받았습니다. 이 분들 나라 걱정 진지하게 하신다 하고 감명도 좀 받았고, 대통령도 아닌데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고요.
대만이 번영을 이루며 성공한 데에는 한 가지 주목할 만한 특징이 있다. 새로 일군 부를 비교적 공평하게 분배했다는 점이다. 그런대 대만 정부는 이 결과를 재분배를 통해 이루지 않았다. 과세와 지출은 선진국 기준에서 보면 미미했다. 대신에 대만 정부는 소규모 자작농 사회를 건설하고 교육에 투자하여 국민 대다수가 재정적인 자본과 지적인 자본을 마련하도록 했다. 그 덕분에 국민은 윤택한 삶을 꾸릴 수 있었다. 경제 성장으로 불평등이 우선 늘어났다가 나중에 줄어든다는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의 주장은 유명하다. 하지만 대만에서는 불평등이 우선 줄어들고 나중에도 그 상태를 유지했다.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p. 472 ch.9,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경제학자 마리아나 마추카토에 따르면 정부는 큰 위험이 따르는 연구에 자금을 대는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자원을 가졌다. 이와 달리 기업은 일단 진로가 명확해야 투자한다. 마추카토는 이렇게 썼다. "혁신이 추동하는 일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면 공공 부문은 뒷짐 지고 앉아서 기다리기보다는 혁신을 일으키라고 요구하는 역할을 나서서 해야 한다."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p. 474 ch.9,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경제학자 앨버트 O. 허시먼Albert O. Hirschman은 1970년에 출간한 흥미로운 저서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Exit, Voice, and Loyalty》에서 이렇게 썼다. “상업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관계에 실망한 사람에게는 세 가지 선택이 있다. 떠나든가 불만을 제기하든가 말없이 참아내든가. 떠나기가 쉬울수록 실망한 사람이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도 적어진다. 그리고 떠나기가 쉬울수록 그 사람이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가능성도 낮아진다. 예를 들어 부유한 학부모는 도심 학교를 개선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냥 교외로 이사 나간다. 미국은 이동이 더 낫다는 생각을 토대로 세운 나라다.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나오는 말,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이렇게 연결되는군요! 허시먼 선생님, 다음 달에 자세히 뵙겠습니다. ㅎㅎ 전 지금 미국에 잠시 살고있는데 공교육 부문 정말 공감이요. 웬만하면 사립 보내버리니까 공립학교가 발전이 없는 것 같아요. 학군 좋은 곳은 인종 구성부터 다르구요... 흑 혼자서는 읽지 못할 책이었는데 같이 읽어서 끝낼 수 있었습니다. :) 감사해요.
정책 입안자가 20세기 중반의 은행 규제제도를 유지했다면 현 금융 위기 시대를 막을 수 있었다는 향수 어린 이야기는 근거가 없다. 이자율 상한을 비롯한 저 규제들은 폐지되기 전부터 유명무실했다. 하지만 정책 입안자가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산업에 맞춰 새로운 규정을 제정하려는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은 점은 명백한 잘못이었다. 금융 규제 기관은 공공연히 금융 규제를 무시했다. 그들은 시장 주체가 위법을 감시하고 재정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신념은 온갖 유형의 시장을 사랑하지만 특히 금융 시장에 각별한 애정을 쌓아 온 경제학자들에게 깊은 영향을 받았다. 이런 신념을 순수하게 표현한 이론이 바로 '효율적 시장 가설'이다.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p. 483 ch. 10 종이물고기,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파생상품은 다른 가격의 변동에 거는 내기다. 최초라고 알려진 사례는 가장 오랜 문서라고 볼 수 있을 만큼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메소포타미아 농부들이 앞으로 수확할 곡물을 특정 가격에 팔겠다는 계약서가 그것이다. 현대적인 파생상품은 미국의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처음 출현했다. 남북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시카고에 들어선 선물시장이다. 이 곡물 계약은 보험의 형태로 시장에 나왔고, 이 때문에 농부는 추수를 앞두고 가격을 묶어 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파생상품을 이용해 위험을 키울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 투자자는 자신들이 소유하지 않은 곡물을 주겠다고 약속할 수 있다. 계약한 곡물을 자신들이 팔기로 한 가격보다 더 싼 가격으로 살 수 있으리라고 보고 내기를 걸 수 있다.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p. 483 ch.10,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신용 파생상품 시장은 드러났듯이 어마어마하게 컸다. 신용스와프로 알려진 단일 파생상품의 가치가 1990년대초에는 말 그대로 0달러였지만 2007년에는 추산이지만 62조 달러로 치솟았다. 이 규모는 같은 해 세계 경제 산출량의 가치보다 컸다.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p. 483-484 ch.10,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금융 시장에서 일어난 가장 중대한 변화는 고객의 이해에 따라 행동할 의무가 은행가에게 있다는 가치관이 종말을 맞이했다는 점이다. 분명 은행가는 규제 완화 이전 시절에도 고객 돈을 터는 데 꽤 힘을 쏟았다. 하지만 최근 수십 년 사이 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그 일에 매진하면서 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시티코프 전 회장인 존 리드의 주장에 따르면 월스트리트 무역 회사와 상업 은행의 통합으로 인해 문화적으로 장기적 관계에 역점을 두던 태도가 단기 이익 실현에 초점을 두는 자세로 바뀌었다. 잘못된 행위에 따른 보상이 배로 뛰었는데도 당국은 놀라우리만치 화이트칼라가 저지른 범죄 행위의 처벌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p. 495-496 ch.10,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아이슬란드는 적어도 교훈을 얻은 듯 보인다. 은행가 36명이 죄수복을 입었다. 금융 산업 규모도 축소하고 외국 투자에 엄격한 제한을 실시했다.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p. 524 ch.10,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느려터진달팽이 @장맥주 회복적 정의에 대한 아주 날카로운 비판은 정치에 나섰다 졸지에 실패자가 된 김웅 의원이 형사부 검사 시절에 쓴『검사내전』에 나왔던 걸로 기억나요. 저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어요.
검사내전 -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저자 김웅은 2000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이래 18년간 검사 일을 해왔다. 그런데 굳이 스스로를 '생활형 검사'라고 지칭한다. 검사란 이 사회에서 권력의 중심에 있는 힘 있는 자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로서는 고개를 갸웃거릴 대목이다.
저도 재미있게 읽은 책이고 꽤 동의한 대목 많았어요. 훌륭한 작가시니까 저술 작업을 계속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한번 밥 얻어먹은 적 있습니다. ㅎㅎㅎ
저도 <검사내전> 재미있게 읽었어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여러 부분에서 빵빵 터지고 고개 끄덕끄덕하기도 했습니다.
556쪽, 재러드 번스타인이 했다는 “이 책은 추리 소설이 아니다”라는 조언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추리 소설도 아닌데 독자들이 추리하게 만들지 말고 친절하게 쓰라는 뜻이었을까요? 바로 이 문장에도 해당하는? (아니면 ‘추리소설처럼 재미있다, 최고다’라는 칭찬이었을까요?)
이 책을 완독한 입장에서, 저 조언은 “독자들이 추리하게 만들지 말고 친절하게 쓰라”는 뜻이었다고 확신합니다! 저런 귀한 조언을 줬으면 반영을 했어야지!!
분명히 편집자도 비슷한 조언을 했을 거 같은데 말입니다. 저자가 신문사 밥 오래 먹은 언론인 출신인 걸 생각하면 더 의아해요. 쩝.
558쪽, 함께 나누어야 할 짐을 아내가 부당하게 더 짊어졌다고 해놓고서는 결론이 고작 앞으로 설거지는 자기가 하겠다는 거라니...
효율성이 시장의 주요 목표라고 주장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 나오는 말,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경제에 무지한 1인으로 “XX는 옳지 않다. 비효율적이기 때문에”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오, 쿨한데?’라고 생각해왔습니다. “효율적”이란 단어가 신뢰할만한 데이터를 근거로 하는 말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타당한 분석 결과로 하는 말일거라는 게으른 짐작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경제적인 효율성”이란 말에 대해 예전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배경지식이 없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던 점은 여전히 아쉽습니다. A라는 주제에 대해 a라는 방법이 적용되는 게 대세인데, 이 책에서는 그 a 방법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으며 b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전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A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a라는 방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작가가 주장하는 b방법에 대해서도 제대로 생각해 볼 수 있었을텐데, 이 연결을 전혀 만들어 내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서는 손에 잡지도 않았을 책인데 같이 읽은 덕분에 이렇게 또 완독하게 되었습니다. 무지렁이 독자를 이끌어 주신 @YG 님께 감사합니다 (많이 답답하셨죠?). 중간에 낙오되지 않게 도와주신 여러분께도 감사합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애펠바움 양반! 댁은 자신의 분노와 화를 날 것으로 글에 풀어 넣던데, 배경지식없는 독자는 당신의 분노를 따라가기 벅차다는 걸 진정 모르오? 설명을 좀 제대로 해주고 화를 내야 맞장구도 쳐주고 할텐데 말이오. 워싱턴 DC에 거주하시던데, 주말에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아침 첫 열차 잡아타고 뉴욕 근교로 가서 거기 사시는 실비아 나사르 님께 ‘경제 분야 친절한 글쓰기’에 대해 좀 배우고 오는 게 어떻겠소? 그 분이야말로 혐오하는 인간을 후들겨 팬 후 잘근잘근 씹어 버리는 방법을 잘 알려 주실 적임자요. 배우는 입장에 빈 손으로 가지말고, 굴, 장어 같은 해산물 선물세트라도 준비해가시오. 그리고 댁과는 유머코드과 달라서 읽는 내내 아주 힘들었소! 으르렁-
애펠바움 양반에게 보내는 격문 너무 재미있습니다. 이런 유머 굉장히 좋아해요. (그리고 제 마음도 똑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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