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6E2_ODTDOT] 어린이라는 세계 - 김소영

D-29
1년이 넘도록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운영중인 오디티닷 모임장 입니다. 해당 모임을 오프라인으로만 하는 것이 아쉬워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자 발제문을 포함하여 함께 독서를 해나가는 과정을 경험하고자 그믐에서 독서모임을 열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모임이 충분히 즐겁다면, 오프라인 모임에서도 뵙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독서모임 운영자 오인재 라고 합니다. 1월 25일 모임에서 이루어 질 독서토론의 발제문을 공유드립니다! https://www.odtdot.com/4e4a59fe-408f-4fdd-a9f2-d576ad399cad 향후 독서모임에서 있었던 짧은 담화들을 포함하여 그믐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나눠보고자 합니다. 발제문에 따른 답변을 편하게 정리하시어 올려주시고, 함께 대화 나눠보면 즐거울 것 같습니다! 설날을 제외하고, 매일 한 질문씩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1월 25일 오프라인 모임 인원은 3명 으로 진행되었으며, 해당 모임 인원의 대화 내용이 포함됩니다. 발제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잡담하기 [어린이] 어른이 되어 바라본 재미있는 어린이 일화가 있나요? [놀기] 최근에 어린이들처럼 ‘놀기’를 해본 경험이 있나요? 진담하기 [현명함] 아이들의 현명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노키즈] 노 키즈 존에 대해서 고민해 본적 있나요? (노 배드 패런츠 존 포함) [품위] 어린이의 품위를 지켜주기 위해 해야할 일은 어떤게 있을까요? 주제이야기 [어린이날]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날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나요? 그렇다면 어떻게 바꾸는게 좋을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1. [어린이] 어른이 되어 바라본 재미있는 어린이 일화가 있나요?
[S6E2] OFFLINE ; 3인 (A. B, C) A의 이야기. - 저는 아이에게 상처받은 이야기가 있어요. 아이가 자꾸 제게 왜 혼자사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그러면서 부모님과 살기 싫으면 여자친구랑 살아라, 여자친구가 없으면 친한 친구랑 살아라, 친한 친구가 없으면 너무 안쓰럽다. 그리고 마지막 비수가 꽤나 아팠습니다. " 친한 친구가 없으면 성격이 안좋은 거래. 삼촌은 반성해 " B의 이야기. - 카페 알바를 하는데 아이들이 왔어요. 매대 바로 앞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어서, 아이가 하는 이야기가 사실 저는 다 들렸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이런말을 하는 거예요. " 나오는데 얼마나 걸리나 봐야지? " 서둘러서 음료를 만들었고, 아이게 받고 자리로 가며 말하더라구요. "2분 30초 걸렸네!" 그때는 정말 꿀밤한대 쎄게 때리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 나름대로 시간에 대한 개념을 막 배운 터라 거침없이 얘기했던 것 같아 귀엽기도 하고 그러네요. C의 이야기 - 저는 꽤 오래전 이야기인 것 같아요. 아이들을 본지가 하도 오래되서요. 예전에 지인분의 아이를 본 적이 있는데, 그 아이가 지인분을 정말 똑같이 따라하는 거에요. 행동이 하나하나 정말 지인분하고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신기하게 봤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정작 지인분은 잘 모르시더라구요. (웃음)
어린이들은 자신들만의 규칙이 정말 뚜렷하게 있다는 걸 알게 된 일화가 있었어요. ㅎㅎ 아이들 열댓명이 같이 놀고 있었는데, 같이 그림을 그리기로 했나봐요. 그런데 한 다섯명 정도가 우르르 가서 그림을 그리는데 어떤 A라는 아이가 나도 껴줘.. 하더라고요. 저는 당연히 다같이 놀겠거니~ 하고 있었는데, 다른 친구들이 "안돼 우리 다섯이서 그리기로 했어!" 라고 거절했어요. 그래서 A는 저를 바라보면서 "저도 같이 하고 싶은데.."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때까지는 어린이와 함께해본 경험이 많지 않아서, 아이들 간 따돌림이 있나 너무 걱정하면서 A와 놀아줬어요. 1학년 아이들이라 따돌림은 아니겠지.. 하고 생각한 정도였죠. 그런데 또 다음날이 되니까 이번에는 A를 포함해서 다같이 공기놀이를 하는데, 이번에는 D를 빼고 놀고 있더라고요. 그런 게 매일 반복됐어요. 사실 그 아이들은 처음에 같이 놀기로 한 사람들, 즉 원 멤버끼리만 놀 수 있다는 아이들 세계만의 규칙이 있더라고요. 한 명 두 명을 빼놓고 노는게 아니라, 그냥 원년 멤버끼리 놀던 것 뿐인 거예요. 어른의 시각에서 보면 따돌림처럼 보이지만, 어린이들은 나름의 규칙을 만들고, 서로 모두가 암묵적으로 합의하고(그래도 같이 놀고 싶어하긴 하지만) 그걸 지키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미성숙한 존재가 아니라 또 다른 성숙한 사회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
아이들에게 규칙은 너무 소중해서, 어른들은 그걸보고 융통성이 없다고 하지만 어쩌면 그렇게 또렷한 인식이 세상을 더 명확히 보는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재밌는 글이네요. ㅎㅎ
여기에 자유롭게 댓글을 달면 될까요?
네 편하게 답하시면 됩니다! ㅎㅎ
여섯 살 때 이야기입니다. 그 시절에는 유치원을 갈 때 혼자 아니면 친구와 걸어갔어요. 지금도 짧은 거리는 아닌데 그때는 차도도 건너서 애들끼리 걸어갔어요. 하루는 유치원 소풍날이었어요. 엄마가 150원을 용돈으로 주셨지요. 유치원 가는 길에 있는 슈퍼마다 들렀어요. 군것질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요. 아주 신나었요. 그러다가 소풍 출발 시간에 늦어서 소풍을 못갔어요. 게다가 같이 있던 친구도 못갔어요. 유치원에서 연락을 받고 저를 찾아 다니시던 엄마를 만나서 집으로 돌아갔지요. 엄마께서는 화가 많이 나셨어요. 집에 가서 회초리를 드셨는데 저는 맞기 싫어서 도망 다녔어요. 도망다니다 넘어져서 다쳤어요. 그래도 맞기 싫어서 도망다녔어요. 엄마는 저를 달래서 상처에 약을 발라주시면 잔소리를 하셨지요. 다행히도 잔소리로 끝났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께서는 화도 많이 나셨지만 황당했을 것 같아요. 조그만 여자애가 슈퍼마다 들러서 군것질하느라 유치원도 못가고, 혼내려니까 도망다니고... 그렇게 유별난 어린이였는데 지금은 무던한 어른이네요~
초등학교 2학년 때 키우던 멍멍이가 닭 뼈를 먹고 아파서 떠났을 때가 기억납니다. 처음으로 죽음을 알게 되었던 그 날부터 부모님께서 돌아가시면 동생 둘을 데리고 어떻게 살아갈지, 나는 어떤 죽음을 맞게 될지 생각하느라 구구단 외우기는 뒷전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맨날 나머지 공부를 하면서도 죽음과 삶에 대한 고민을 한 초2! 세월이 흘러도 그 때의 가슴 속 슬픔과 걱정이 고대로 남은 듯 뭉클 할 때가 간혹 있습니다.
정말 오히려 어렸을 때 그런 삶에 대한 고찰을 더 진지하게 했던 것도 같아요. ㅎㅎ 이렇게 보면 어른과 아이의 본질적인 차이는 정말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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