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6E2_ODTDOT] 어린이라는 세계 - 김소영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2. [놀기] 최근에 어린이들처럼 ‘놀기’를 해본 경험이 있나요?
저는 모임원 분들의 일화가 재미있어서 주말 동안 부모님과 통화하며 넌지시 제 어릴 때를 물어봤다가 제가 어릴 때 절 잠깐이지만 광장에서 잃어버렸던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괜히 다시 혼만 났습니다. ㅎㅎ..... --- [S6E2] OFFLINE ; 3인 (A. B, C) A : 어쩌다 보니 이제는 놀기보다는 휴식이 주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이제는 어딘가 놀러가더라도, 어떻게 편하게 갈지가 더 중요해졌거든요. 재밌게 노는 것보다는 편하게...... 삶이 그만큼 치열해 져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때로는 논다는 것이 이젠 무언가를 동반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나중을 생각하기 시작한거죠.. ㅎㅎ.. B :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놀기라고 한다면.... 사실 저는 학생 때로 돌아가요. 학생 때는 정말 미친듯이 놀았던 경험이 몇번 있거든요. 밤새는 줄 모르고 친구랑 둘이서 수다만 떨어도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갔는데, 그때는 그게 그렇게 재밌었거든요. 정작 무슨 이야기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그 당시에는 친구랑 이야기 하는게 끝이 없었어요. 별이야기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C : 사실 저는 이런 대화 자체를 하는게 오랜만이라서 좀 어색한데요. 아마도 노는 걸 많이 잊어버려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대학생 때로 돌아가는 데 학생 때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MT를 기획한 적이 있거든요. 그때 제가 기획한 엠티가 전설로 남아서 내려오고 있다는 소문이 있어요. ㅎㅎ 그때는 정말 재밌게 놀았는데, 이젠 그렇게 놀라고 해도 못놀겠어요.
약 한달 전 우리 동네에 눈이 펑펑 온 날 밖을 보니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이 보이더군요. 혼자서 대형 눈사람 만들고, 눈밭에 누워 뒹굴고 들어왔습니다. 베다란에서 보니 제가 놀고 온 흔적이 가득해서 너무 흐뭇했던! 스노우맨의 눈, 팔, 코, 넥타이 재료를 찾느라 떨어진 나무 가지들을 샅샅이 뒤지고 다녔던 그 날 정말 행복했습니다. 눈밭에 드러누워 뒹굴거리느라 머리부터 온몸이 축축해졌지만 머리 속은 산뜻했습니다. 질문에 답을 하면서 생각해보니 저는 아무래도 마음 속엔 어린이의 기운이 조금 남은 듯 합니다.
뭔가 차갑지만 따뜻한 일화 같네요. 한겨울에 손이 새빨개지면서도 굳이 놀기위해 열정을 태우는 아이들을 보면 그저 부러운 건.... 저 뿐만은 아니겠죠?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현명함] 아이들의 현명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S6E2] OFFLINE ; 3인 (A. B, C) A : 현명함이라기 보다는 그 모습은 규칙을 잘 지키는 모습일 겁니다. ( @소복소복 님의 글과 놀랍게도 겹치는 이야기였습니다. ) 아이들은 세상을 뚜렷이 바라보고, 자신이 배운 것을 그대로 세상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아직 권선징악과 세상의 올바름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세상이 그렇게 구성되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착함과 선함을 믿고, 세상을 올바르게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마 그게 현명함으로 보이는 것 아닐까요? B/C : 아마 순수함에 기반을 둔 것 같아요. 세상을 살아가며 겪은 풍파와 삶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편견들이 없이 아이들은 그대로 세상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현장 자체에 몰두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어른들이 사실 더 현명하지만 아이들의 시선이 '현명해 보이는 것' 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그 현장 만을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된 거죠.
아이들의 현명함이란 곧 동심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A님의 말씀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세상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부분이 많이 공감되네요. 상대적으로 배운 것이 많은, 그러니까 보다 오래 산 성인들은, 세상을 바라볼 때 결론 짓고 확정짓는 모습들이 많은 것 같아요. 반복되는 경험들 때문에 무뎌진 우리들은, 오히려 가장 원초적인 상태에서 상황을 바라보기 어렵다는 것이죠. 어린이들은 반면에 모든게 새로운 경험이에요. 매번 새로운 것을 보고 이유를 탐색하며 가장 본질적인 것을 꿰뚫어볼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은 모르겠지만 그런 것들이 아이의 현명함이고 동심이 아닐까요.ㅎㅎ
아이들을 만날 때면 제 3의 눈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내가 못 보는 것을 보는 눈을 가진 것 같았습니다. 그 눈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어른과 다른 어린이만의 현명함을 가진 것인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지식은 늘고 다양한 경험으로 인해 추론하는 능력은 생기는데 반해 세상을 단순하고 명료하게 바라보는 제 3의 눈은 사라진 것이 어른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아직 그 눈의 정체를 알지는 못 하지만 다른 분들 말씀을 읽으니 그 눈이 순수와 동심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제가 놓아버린 제 3의 눈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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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노키즈] 노 키즈 존에 대해서 고민해 본적 있나요? (노 배드 패런츠 존 포함)
[S6E2] OFFLINE ; 3인 (A. B, C) A : 노배드패런츠 존은 일종의 영업주의 책임회피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잘못을 바로잡지 못한 부모에게 아이들의 죄를 묻겠다는 것이죠. 고객이 아이들 때문에 시끄러워요 같은 문제제기를 근원적으로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절묘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노 키즈 존의 폐지를 전면 찬성하지는 않지만, 노 배드 패런츠 존은 개인적으로 반대합니다. B : 노 배드 패런츠 존이라니...... 저는 사실 아이들과 가까이에서 일할 기회가 많아요. 그렇다보니, 노 키즈존은 저희 업무상 할 수 없지만, 때로는 왜 하는지는 이해할 수 있기도 해요. 솔직히 노 키즈존은 있지만 다른 분류로 못오게 하는 경우는 없잖아요? 이는 아이들의 권리에 대한 차별로 보이기도 해요. 글에서처럼 아이들은 화를 낼 수 없으니, 아이들을 대상으로 차별을 하는거죠. C : 저는 이 책에서 노 배드 패런츠 존이란 말을 처음 봤어요, 다만 이 단어 자체가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배드라는 단어가 명확하지 않잖아요. 아이가 떠드는데 가만히 지켜보면 배드인가, 아니면 뛰어다니는데 더 뛰라고 하면 배드인가, 아니면 뛰어다니자 황급지 제지했는데 그럼에도 배드 패런츠인가, 그 기준이 없잖아요? 이렇게 명확하지 않은 조건을 내세우는 문구는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A님의 말씀 처럼 일종의 책임전가가 아닐까 해요.
<노 키즈 존>이라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아이들한테 유해하니 출입을 금합니다'로 해석했었습니다. 나중에 신문 기사로 본래 뜻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시끄럽게 하면 얼마나 할까, 보호자가 그렇게 놔두는게 진짜일까 의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여러 장소에서 <노 키즈 존>의 이유를 실제 경험을 한 후 든 생각은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보호자로 온 어른이 정말 보호만 하더군요. 애들이 다른 분들께 혼나지 않게 보호를! 그러나 <노 키즈 존>이나 <노 배드 패런츠 존>은 없애야한다고 봅니다. 두 경우 모두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의 의견처럼 '배드'의 기준이 모호한 것도 분명합니다. 어린이가 잘못된 것을 간직한 채 어른이 되면 '배드 패런츠'가 되겠지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배웁니다. 잘못된 행동을 고쳐 괜찮은 사람으로 성장할 기회를 <노 키즈 존>이 빼았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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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품위] 어린이의 품위를 지켜주기 위해 해야할 일은 어떤게 있을까요?
[S6E2] OFFLINE ; 3인 (A. B, C) A : 품위를 지키기 위해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는 것은 사실 꽤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작가님도 종종 실수를 한다고 하시는 경험담을 풀어주셨듯이 우리는 종종 어린아이의 작은 세상들을 그저 귀엽게만 보는지 모릅니다. 사실 그 당시 아이의 다양한 문제점들도 어쩌면 우리는 그냥 치기어린 대화로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저도 그랬고, 다른 어른들도 다들 그렇게 대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B : 아이들과 매장이나, 외부에서 대화를 하다보면 당황스러운 일이 있습니다. 일례로, 제가 아르바이트 하는 중에 발생한 사건입니다. 부모님의 주문이 끝났음에도 아이가 별도로 주문을 추가했습니다. 무심코 아이가 아닌 부모님을 보고 확인을 하던 중 부모님이 가만히 아이를 바라봐 주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저도 아이를 온전히 대할 수 있게 된 적이 있어요. 아이에게 미안했고, 당황스러웠지만,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C : 저도 어릴 때 했던 고민들은 참 치열했던 것 같아요. 어머니의 인자한 미소나 아버지의 시간 지나면 다 잊혀진다는 조언은 하등 도움이 되질 않았어요. 당장 어제 싸운 친구와 어떻게 화해해야할지를 고민했고, 좋아하는 친구에게 고백하는 법에대해 진지하게 생각했으며 ( 무릎꿇고 반지를 줘야하나도 고민했으니까요.) 나의 미래와 삶에대해 치밀하게 연구했었죠. 지금처럼 하루를 지나 하루를 맞이하는게 아니라, 그 당시에는 그 당시 제 세상 안에서의 고민이 있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 아무도 그걸 알아주지 않더라구요. 그들의 세상에서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 아이들의 품위를 좀 더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요?
누구에거나 해당하는 것이지만 '경청'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청이 생각보다 어려워요. 그냥 듣는 것 하고는 다릅니다. 상대의 말을 듣고 그에 따른 답이나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흘려듣기로 불가능하죠. 마음이 동해야한다고 할까요. 아이들의 말을 경청하고 어른의 기준이 아닌 그들의 상황과 눈높이에 맞춰 반응하기란 더욱 어려워요. 그렇지만 우리도 어린 시절을 보냈기에 누구보다 아이들의 말을 잘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듣기도 많이 할 수록 실력이 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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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어린이날]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날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나요? 그렇다면 어떻게 바꾸는게 좋을까요?
[S6E2] OFFLINE ; 3인 (A. B, C) A (운영자 마무리 // 의견 미제출) B : 김소영 작가님의 어린이날은 너무 과해 보여요. (ㅎㅎ) 그리고 예전에 아이들 봉사를 갔을 때 들은 말이 있어요. 너무 많은 마음을 주지 말라고... 아이들은 그걸 보고 같이 마음을 주곤 한대요, 그런데 그런 마음을 어른들의 사정으로 한순간에 뚝 끊어버리면, 아이들은 이제 그만큼 더 슬퍼하는거죠. 그래서 오히려 박탈감이 심해지는 작가님의 의견에는 반대해요, 대신, 어린이날을 조금 더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돈을 쓰는게 아닌 정말 아이들을 위한 광고나 마케팅 같은 게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C : 저도 B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사실 세상이 어른들 위주기 때문에 어른들을 대상으로 많은 것들이 이루어지잖아요. 어린이날도 비슷한 이미지로 소비되는 것 같아요. 선물 받는 날이 아닌, 다양한 것들을 이루어 낼 수 있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국가 차원에서, 혹은 지자체 차원에서 무료 행사, 이벤트 같은 것들을 많이 열어서 우리나라 아이들이 차별없이 모두다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를 주최하는 건 작가님의 의견에 적극 찬성합니다.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ㅋㅋ 했습니다! 그런데 출산율이 너무 낮아지면서 앞으로의 어린이날이 작가님 생각처럼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선물 공세를 하는 어린이날은 예전에 물질적으로 힘든 시기를 거치면서 형성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예전에는 주5일 근무가 아닌 주 6일 근무였기에 토요일도 등하교, 출퇴근을 했습니다. 그런 시대에는 어린이를 위해 하루 쉬면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큰 선물이었습니다. 게다가 문구와 과자 선물도 받으니 아이들은 즐거웠구요. 지금은 주5일 근무에 월차까지 쓸 수 있으며(불가능한 일을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ㅠㅠ), 문구는 저렴한 것부터 고급까지 다양하고, 간식도 넘쳐나는 시대가 되면서 어린이날이 퇴색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 보면 작가님의 의견도 좋은 것 같다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상황이 바뀌었으니 다른 방식의 축하가 필요한 것에 찬성합니다. 물론 세부 내용은 조율이 필요하겠지만. 저는 작가님 말처럼 새싹 배지를 달고, 행사에 참여하고,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까지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쿠쿠미스님 덕분에 저도 많이 생각하고 많이 웃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S6E2_ODTDOT] 어린이라는 세계 - 김소영 // 공식적인 그믐 모임은 여기까지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모임이 종료되진 않으니, 언제든지 관련된 이야기나, 모임문의 등은 남겨주시면 답변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대화하게 되서 반가웠습니다! [S6E3 ODTDOT]은 "쿨하게 생존하라" - 김호 모임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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