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마물의 탑]을 함께 읽어요.

D-29
315
- 어째서 너의 삶에는 죽음밖에 없는 거야? 태는 대답하고 싶었다. 자신의 삶에 죽음만이 가득한 건 아니라고,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바탕은 믿음 - 삶에 대한 믿음, 고통에 대한 믿음, 의미에 대한 믿음이라고,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것은 고통이며 자신은 인간을 초월한 존재에게서 그 고통의 의미를 찾았다고.
인간은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며 삶을 견딥니다. 고통에 초월적인 의미는 없으며 고통은 구원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무의미한 고통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생존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삶을 이겨나가기 위해서 인간은 의미와 구원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나 회사하고 평생 다시는 관련되지 않을 거야." 경은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일해서 먹고살 거야." 경이 설명했다. 자신의 삶이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을 경은 알고 있었다. 자기와 전혀 상관없는 곳에, 조그맣고 단단하고 춥고 덥지만 그러나 완전히 새롭고 완전히 다른 삶을 스스로 이루어낼 능력이 된다는 사실을 경은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그들이 약속하는 애정과 신뢰와 안정감과 정서적 충족감을 경은 이미 가져보았고 스스로 버리고 나왔다. 그들이 위협하기 위해 들먹이는 고통과 폭력 또한 경은 가장 가까이서 자신을 사랑하고 보호했어야 하는 사람들에게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식으로 충분히 겪었다. 경은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고 그러므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고통에 관하여> 완독. 사실 중간에 "그만 읽을까?"하는 망설임이 있었는데 그냥 쉬고 나니 다음날 또 이어 읽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밋밋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읽고 나면 나름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작가의 말에서 이 책이 쓰여지게 된 계기 등을 보면 더욱 "난 읽기 정말 잘 했어!"라고 셀프칭찬을 하게 된다.
다 읽었으니 베러티도 자전거타며 이어서 읽어봅니다. 오늘 완독이 목표.
가끔은, 특히 이 순간, 그가 내게 깊이 끌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가 하면 온 힘을 다해 우리 사이에 싹트고 있는 어떤 형태의 호감이나 끌림도 부정하려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P.243
작가라는 사람들의 마음을 당신에게 설명할 수는 없어, 제러미. 더구나 대부분의 작가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절망적인 상황을 겪은 나의 심정을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겠지. 작가는 현실과 작품 속의 세계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어떤 면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동시에 두 개의 세계에 산다고 할 수도 있을 거야. 나의 현실 세계가 너무 어두웠기 때문에 나는 그곳에 머물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 그래서 밤새도록 글을 쓰면서 현실보다 더 어두운 소설 속의 세계로 도피했던 거지. 그렇게 글을 쓰고 노트북을 닫을 때는 어느 정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어. 내가 만들어낸 악인을 그 안에 남겨 두고, 나는 조금은 덜 자책하는 마음으로 서재 문을 나섰던 거지. 그런 것뿐이었어. 상상으로 만들어낸 세계는 내가 실제로 사는 세계보다 더 어두워야 했어. 그렇지 않으면 두 세계 모두를 떠나버리고 말 것 같았거든. p.345
박산호 선생님의 강력 추천 장편소설 <베러티>를 완독했습니다. 이 소설의 장르는 제가 볼 때엔 로맨스입니다. 그런데 그 로맨스의 위에 심리스릴러가 켜켜이 쌓여있다 하겠습니다. 저는 초등학생 관람가의 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 -_- 농밀한 성애 묘사 부분은 좀 대충 보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놀랍게도, 작가가 대놓고 “이제 좀 이런 거 질린다”는 서사를 해놓아서 빵 터지기도 했습니다. 이 소설은 한 무명작가의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그녀는 가난에 쪼들리며 엄마를 모시고 사는데요, 이런 엄마가 죽고 나서 집에서 쫓겨나게 되었을 때 기이한 제안을 받습니다. 베러티라고 하는 한 여자가 현재 뇌사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이 베러티란 작가는 주인공 여성과 달리 어마무시한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것도 악인의 감정을 끝내주게 드러내는 막장 스릴러의 대명사인 모양입니다. 이런 베러티가 갑자기 혼수상태가 되는 바람에, 출판사도 에이전트도 난감합니다. 그래서 그녀를 비롯하여 여러 작가에게 대필 제안을 하게 된 것이죠. 그렇게 그녀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 후, 베러티의 집에 기거하며 그녀의 시리즈를 잇기 위한 밑작업에 들어갔다가... ... 베러티의 자서전을 발견합니다. 내가 시리즈를 이어가려고 하는 작가의 자서전이라니, 이건 꼭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 자서전을 본 그녀는 말 그대로 동공지진을 하고 맙니다. 아, 베러티. 그녀가 악인의 심리를 그토록 잘 드러낸 이유를 알아버린 겁니다. 베러티, 그녀는 악랄하기 짝이 없는 사이코패스였던 것입니다... ... 얼핏 보아도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속에 잠깐 안 나온다 싶으면 다시 농밀한 성애 묘사가 나옵니다. (저같은 초등학생 관람가 인생은 당황스럽습니다) 그러니 이건 정말이지, 전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안 될 수가 없다는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저는 이 소설을 보면서 “아 나도 이런 걸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작가 조명주” 시리즈를 쓰려고 올해부터 야금야금 단편으로 연습한 것들이 앤설러지로 출간될 예정이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마쓰다 신조와 같은 ‘작가 나’가 주인공이 된 장편을 적을 예정인데요, 박산호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이 장편소설 <베러티>를 보며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마지막 페이지, 역자 후기에 적힌 이 단락을 보며 저는 왠지 제가 너무나 흠모하는 정유정 작가님을 떠올렸습니다. 그 구절은 바로, “자신의 영혼과 작품 사이에 켜켜이 들어서 있는 보호막을 철저하게 걷어낼 생각이 아니라면 자기 이야기를 쓰겠다는 생각 따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심중에 담겨 있는 것이어야 하며, 뼈와 살을 뚫고 자유롭게 솟아나야 한다. 흉측하지만 정직하게, 피를 토하듯, 두려움이 일어도 온전히 드러내야 한다.” (P.363)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북다/책 나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년』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 3월 28일(금) 그믐달이 뜨면 만나요
[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 봄에 어울리는 화사한 표지의 책 3
[책증정/굿즈] 소설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을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블라섬 셰어하우스 같이 읽어 주세요최하나 작가와 <반짝반짝 샛별야학>을 함께 읽어요.
모두를 위한 그림책 🎨
[책증정] 언제나 나를 위로해주는 그림책 세계. 에세이 『다정하게, 토닥토닥』 편집자와함께"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사랑해 너무나 너무나" / 혼자 읽기 방, 참여도 가능합니다![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3월의 고전
<고전 않고 고전 읽기> 1. 돈키호테 1[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이달의 고전] 3월 『오이디푸스 왕』 함께 읽어요
도서관 vs 미술관
[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꿈꾸는 도서관> [책증정] 《저주받은 미술관》을 함께 읽으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오늘의 하이쿠
한 수두 수세 수
내가 하는 독서 모임은 왜 잘 안 될까?
잘 되는 온라인 독서 모임을 위한 꿀팁 1. 적당한 모집 기간 잘 되는 온라인 독서 모임을 위한 꿀팁 2. 모집글 쓰는 요령 잘 되는 온라인 독서 모임을 위한 꿀팁 3. 독서 모임을 활성화를 위한 비법은 이것!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SF 어렵지 않아요! 함께 읽는다면
[함께 읽는 SF소설] 04.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 케이트 윌헬름[함께 읽는 SF소설] 03.키리냐가 - 마이크 레스닉[함께 읽는 SF소설] 02.민들레 와인 - 레이 브래드버리[함께 읽는 SF소설] 01.별을 위한 시간
원작을 읽어요.
[밀리의 서재로 📙 읽기] 20. 콘클라베[북킹톡킹 독서모임]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2025년 3월 메인책영화 <로기완>을 기다리며 <로기완을 만났다> 함께 읽기[직장인토크] 완생 향해 가는 직장인분들 우리 미생 얘기해요! | 우수참여자 미생 대본집🎈
AI가 대체 뭔데!
[도서 증정]《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AI 메이커스> 편집자와 함께 읽기 /제프리 힌턴 '노벨상' 수상 기념『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혼자 읽기AI 이후의 세계 함께 읽기 모임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