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중일전쟁이 한창인 우한에서 그가 만난 현실은 끔찍했다. 임군홍은 가슴에 상처를 입은 발가벗은 여인, 나병에 걸려 길거리를 헤매는 행려병자의 참혹한 모습을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다. 심지어 시체가 나뒹구는 처참한 장면을 찍은 사진도 그의 아카이브에 남아있다. 현실은 어둡지만, 인간은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지 않나. 무참한 현실을 보고 겪은 만큼 임군홍의 시선은 더욱 인간적이고 따뜻했다. 예술가로서 뭔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허위허식이 그에게는 없었다. 그 대신 주변 사람과 풍경이 이루는 소소한 일상을 소중하게 기억하는 법을 그는 알았다. (pp.209-210)
[살롱드경성]을 함께 읽어요.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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