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폭력을 다룬 청소년 소설 <가짜 모범생> 함께 읽기

D-29
자녀를 독립된 개체로 인정해야한다는 게 머리로는 알지만 현실을 살아가다보면 그게 잘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근래에 읽었던 '어린이라는 세계'에서도 우리가 어린이를 독립된 개체로 인정해준 게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다고 하구요.
맞아요. 우리집에 어린이가 하나 있는데(6살) 벌써 너무 힘듭니다. 허허 자녀 교육을 위해서 육아의 달인이 썼다는 육아책도 곧잘 찾아 읽는데, 어쩐지 강의 같은 느낌이라 잘 와닿지 않을때가 많아요. 제 경우에는 이번 소설처럼 부모, 자녀의 감정에 휩쓸리듯 푹 빠졌다 돌아오는 서사가 있는 소설이 어떤 육아서보다 더 강렬하게 교훈(?)을 주는 것 같아요. ㅡ 그런 의미에서 어른들이 청소년 소설을 읽는 데 굉장히 실용적인 의의가 있다고도 주장해봅니다.:) 음.. 그럼 이제 소설에 나오지 않은 해결책을 고민해보기 위해서 육아서를 펼쳐야 할 때? :)
요즘은 아이들이 어느정도 크면 엄마가 육아 강연을 듣고 왔는지, 육아책을 읽었는지도 눈치챈다고 하더라구요. 갑자기 평소와 다르게 자신을 대하면 또 어디가서 뭐 듣고 왔냐고 핀잔준다고 합니다ㅋㅋ 아이들도 부모의 변화된 태도가 며칠 안간다는 걸 아나봐요ㅎ 육아서는 뭔가 배워야한다는 압박이 강하다면, 소설은 감정적으로 한 번 깊게 공감하고 나올 수 있어서 더 마음에 와닿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게 느끼셨을 수도 있겠네요! 저는 약간 게임 캐릭터 키우듯이 원하는대로 커스텀하는 실험체같이 느껴졌었거든요. 저렇게 키운 자식이 과연 성공한다고 해서 부모를 구원해줄 수 있을까요. 제가 자식이었다면 이렇게 성공한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지만, 그 시기는 지옥같이 느껴졌을터라 성인이 되고 독립하면 부모님과 더 멀어질 것 같아요.
"엄마는 뭐 그렇게 완벽해? 뭐든지 자신이 아는 길을 가지 않으면 길을 잃은 거야? 엄마 눈엔 내가 시체처럼 보이지?" "뭐, 시체?" "그래, 내가 죽은 듯이 숨죽여야만 엄마는 좋아하잖아. 난 점점 엄마가 끔찍해. 여기서 멈추고 싶어." "선휘야, 엄마 좀 봐. 엄마는 세상에서 널 가장 사랑해." 엄마의 전략이 다시 바뀐 건지 이제 내게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호소를 하고 있었다.
가짜 모범생 p.146, 손현주 지음
자식을 이해하려 하기 보다는 당장의 이 싸움을 벗어나서 다시 말 잘들으며 공부하는 자식을 보고 싶어하는 엄마의 태도가 잘 드러난 부분이었습니다. 자식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까지도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었어요.
약간 도서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요즘은 너무 '너 하고 싶은 대로 다해라'고 보듬어 키우는 자식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도 하잖아요. 적절한 지도와 훈육, 적당한 자유를 제공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우리 모두 부모는 처음일테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할머니의 손에서도 많이 자랐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할머니와 함께한 시간들이 바르게 성장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예절이나 절제는 물론이거니와 온전한 나의 편이 있다는 든든함(부모와는 다르게 혼내는 일이 거의 없으므로)같은 게 성장함에 있어서 정서적으로 상당한 안정감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형의 죽음은 결국 이 집에서 만들어 낸 결과였다.
가짜 모범생 p.174, 손현주 지음
진실이 늘 대화로 통하면 좋겠지만, 죽음을 동반하지 않으면 전달되지 않을 때도 많다는 게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 위해, 원하는 것을 취하기 위해 진실된 목소리를 내어도 왜 귀를 닫아버리는 걸까요. 선휘의 자살소동으로 인해 엄마는 정신을 차리고 선휘가 원하는대로 해주기로 하지만, 과연 그저 내버려두고 하고 싶은 걸 다 하게 하는 게 정답일까요? 이런 식이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부모님을 위협하는 일도 분명 생기지 않을까요? 선휘의 여행이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 떠난 것인지, 그동안 당했던 교육 폭력에 대한 휴식 개념인지도 조금 더 명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건휘에게 틱이 있다, 동생과는 잘 지냈다, 부모의 바람대로 잘 따라 주었다, 농구를 즐겼다 등... 건휘에 대해서는 많이 언급이 되지 않았는데요. 그럼에도 건휘가 어떤 마음일지 많은 상상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한 건휘는 어땠나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책증정] 연소민 장편소설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함께 읽기[📕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
우리 옆 동물 이야기 🐋🐕🦍
[현암사/책증정]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를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 14.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읽고 실천해요[진공상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 모여주세요![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그믐북클럽Xsam]19.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읽고 답해요 [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읽는 사람은 쓰는 사람이 됩니다_글쓰기를 돕는 책 3
피터 엘보의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를 읽고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요글쓰기 책의 고전, 함께 읽어요-이태준, 문장 강화[책증정] 스티븐 핑커 신간, 『글쓰기의 감각』 읽어 봐요!
국내외 불문, 그믐에서 재미있게 읽은 SF 를 소개합니다!
(책 나눔) [핏북] 조 메노스키 작가의 공상과학판타지 소설 <해태>! 함께 읽기.[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박소해의 장르살롱] 5. 고통에 관하여
버지니아 울프의 세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
2025년을 위해 그믐이 고른 고전 12권!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 한강 작가의 책 읽기는 계속됩니다!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 [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2탄)흰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소년이 온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
현대 한국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작가, 평론가와 함께 읽습니다.
[📕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1. 속도의 안내자⭐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빅토리아 시대 덕후, 박산호 번역가가 고른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3!
[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① <위대한 유산>[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② <올리버 트위스트>[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③ <두 도시 이야기>
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지금 읽기 좋은 뇌과학 책 by 신아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3. 도둑맞은 뇌[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2.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