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폭력을 다룬 청소년 소설 <가짜 모범생> 함께 읽기

D-29
한국을 말할 때 꼭 언급되는 한 가지. 바로 교육인데요. 가정에서의 교육 폭력, 성공 집착, 교육으로 인한 사회성 결여 등 대한민국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교육의 문제점을 볼 수 있는 작품이더군요. 청소년 소설이지만, 청소년보다 학부모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은 소설이라고 느꼈습니다. 어른들에겐 자식들을 소설 속 '건휘', '선휘'처럼 키우고 있는 건 아닌지, 학생들에겐 '동감'과 '공감'의 메세지를 <가짜 모범생> 함께 읽어봅시다! (명절 연휴 기간 동안에는 잠시 쉬어갑니다)
반갑습니다^^ 청소년 소설이라 다들 빠르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이 읽는다면 아마 주인공에 공감하는 마음일테고, 어른들이 읽는다면 학부모에 공감하는 마음일지도 모르겠네요. 어느 한쪽이 무조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 보게되니 그래서는 안될 행동들은 확실히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함께 짚어가면서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30일이 기다려집니다~
엄마가 즐겨 읽는 책은 로맹가리의 소설 『새벽의 아침』이었고 소리를 내어 낭독하는 걸 무척 좋아했다.
가짜 모범생 손현주 지음
형의 손때가 묻은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책을 넣었다. 형이 마지막까지 손에서 놓지 않던 책이었다.
가짜 모범생 손현주 지음
초반에 나오는 두 책이 인상적이네요. <새벽의 아침>과 <수레바퀴 아래서> 의 간극이 느껴집니다. 저도 어렸을 때 <수레바퀴 아래서>의 한스와 저를 동일시하며 세상에 소심하게 반항하던 때가 있었지요...
수레바퀴 아래서는 많이 들어본 책이었는데, 새벽의 아침은 몰랐던 책이라 한 번 읽어보고 싶어지더라구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다들 <가짜 모범생> 잘 읽고 계신가요~ 혹은 잘 읽으셨나요! 저는 오디오북으로 이 책을 먼저 접했었는데요. 자녀가 없는 입장이라서 그런지 선휘의 입장에 많이 감정을 이입하며 읽었습니다. 사실 교육 폭력이 하루아침에 있었던 일도 아니고, 어떻게보면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문제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다들 부모와 자녀 중 어느쪽에 더 입장이 이입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여기서는 부모와 자녀가 극단에 치닫긴 했지만 그란 극단적인 부분을 배제하고서라도 조금 더 이해가 되는 입장에 서서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자녀쪽이요~ 뭐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자녀의 ‘편’이죠. 물론 선휘와 어머니 모두 서로에 대한 이해를 거부한 상태여서 극단으로 치닫긴 했지만, 보호자쪽에서 좀 더 노력이 필요했다 생각해요. 어머니의 입장에서 어머니의 설계대로 아이들이 크면 어머니는 ‘현모양처’가 되고 나름의 자아실현이 된 결과가 이뤄져요. 하지만 자녀입장에서 공부는 과정이죠. 전교 몇등을 하고 영재학교에 간다고 해서 자아가 실현되고 하지 않아요. 그냥 목적지도 모르고 계속 탑을 오르는 기분일 거예요. 전력을 다해서 한 층을 오르면 이번에는 두층, 다음에는 세층.... 이게 어찌저찌해서 청소년기를 잘 넘겨도 결국 그런식으로 살면 어른되서 망가지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전적으로 선휘편이었어요. 어머니가 악인은 아니지만, 방식은 확실히 틀렸어요
이 잘못된 방식이 지금 교육열이 불타는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횡횡하더라구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맡길 수 있는 곳에 갈 수 있을 때부터 사회에 나가기 전까지 짜여진 교육 커리큘럼에 맞춰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너무나도 많아진 요즘입니다. 서울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무슨 직업을 갖기 위해, 어느 고등학교를 가야하고 거기를 가기 위해선 몇살때부터 무얼 배워야하는지 이미 다 짜여있더라구요.
모두가 다 그런 교육방식을 따라갈 수도 없는데, 또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너 잘 돼라'고 하고 몰아붙이니 떠밀리듯 하게 되고... 그렇게 치여살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찾을 시간도 못 갖게 되겠죠ㅠ
저도 지방에 사시는 친척 중에 그런 얘기를 하는 분이 있어서 어렴풋이 알고는 있는데요, 전 그런 부모님들께 가슴에 손을 얹고 솔직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지금 정말 아이의 행복을 위하여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나의’ 아이가 ‘나’ 대신 성공을 하길 바라는 것인지. 나의 자아실현을 나의 아이에게 바라는 건 정말 서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라 생각하거든요. 만약 정말로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열을 올리는 거라면, 그 열을 식히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방법이 올바른가에 대해서요. 한국 교육 주입식이고 고질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잖아요. 그런데 그 시스템 한가운데에서 일등급으로 살아남아라 부추기는 게 정말 내 아이의 행복을 위한 것인지 부모님들이 진지하게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스스로 노력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누군가의 카더라 통신이나 막연한 나의 생각이나 전망을 근거로 ‘아이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면 잘될 것이다’라며 압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이의 인생은 투기판이 아니잖아요. 더군다나 내 아이잖아요. 그러면 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생각해보아야죠. 조그마한 사기업 들어가려고 해도 기업조사를 얼마나 많이 하고 희망 직무 조사를 얼마나 많이 해요. 아이의 미래를 위한 빙향을 논의할 때는 더 많이 공부해야죠. 내 아이의 성향에 대해서, 내 아이가 살아갈 사회의 전망에 대해서, 내 아이가 공부하게될 입시환경에 대해서.... 저 그렇게 사교육 열올리는 부모님들 중에 개정 교육과정 한 번 읽어보셨냐는 질문에 그랬다는 부모님 뵌 적이 없어요. 물론 일반화하는 건 아니지만, 그건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공교육이 어떤인재를 목표로 학생들을 가르치는지 거기 다 나와 있는데....(물론 실현 가능하냐는 별개의 문제지만), 그 인재상과 방법이 내 아이의 적성과 다르다면 고민을 시작해야죠. 최선이 어떤 것일지. 아이랑 대화도 많이 하고요. 전 정말 그런 막연한 확률을 근거로 자기 아이에게 맹목적인 입시교육 강요하는 분들보면 소름 돋아요....
부모님이 교육과정에 대해 공부하고 자녀가 원하는 공부를 시켜주는 게 맞는데, 지금은 공부의 순서가 반대가 되었어요. 내가 원하는 공부나 직업을 찾고 그에 맞는 공부방법을 찾아야하는데, 부모가 직업을 골라주고 그 부모가 바라는 직업의 공부 커리큘럼을 따라 공부를 하게 되지요. 사교육의 무서운 점이 바로 이점인 것 같습니다. 학부모들이 원하는 걸 캐치하고 그것에 맞는 상품을 내놓으니까요. 교육과정이 어떻게 바뀌고, 지금 무엇을 배우고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이 직업이 되기 위해선 이 과정을 순차적으로 밟으면서 공부해야한다고만 하지요. 다른 것에 신경 쓸 시간에 학생은 공부하고 부모는 투자하라고 합니다. 게다가 정보력이나 그 정보를 해석하고 필요한 방식으로 공부하는 법은 사교육이 너무 빠르게 캐치하죠.
아이가 사회적으로 안정된(보수가 높으면서) 직업을 가지도록 만들어 냄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부모님이 많을 거라고 봅니다. 또 반대로 아이가 자유롭게 자신의 원하는 것을 하게 내버려뒀다가 후에 왜 공부를 시켜주지 않았냐고 원망하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겠지요.
최근에 이 책을 함께 읽고 있는데, 부모 자식간의 공부에 대해서 '과제의 분리'라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공부를 하지 않아서 성적이 떨어진다, 좋은 곳에 취직을 못한다는 오롯이 자식의 과제이지 부모의 과제가 아니지요. 부모는 자식이 원할 때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준비하는 것에서 그쳐야해요. 자식의 성공이 곧 부모의 성공(물론 뿌듯하긴 할 겁니다)이라는 잘못된 행복에서 벗어나야지요.
미움받을 용기 (20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자유로워질 용기, 평범해질 용기 그리고 ‘미움받을 용기’까지,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을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 형식으로 엮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인간 본연의 질문에 쉽고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준다.
읽는 내내 속이 답답했네요. (콜라를 많이 찾아 마셨습니다)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되는 딸이 있어서 '학부모의 세계'랄까 그런것에 대해 알아가는 중인데, 진짜 제가 학교 다닐때랑은 천지차이 더라구요. 학생의 시절을 지나온 사람이자 예비 학부모로서, 누구편이라기보다는 한없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엄마가 누가봐도 부당한 방식으로 자녀의 인생을 철저히 통제하고, 쌍둥이들도 극단적인 방법으로 저항하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은 그 중간쯤에 있겠죠. 읽는 내내 선휘의 입장에 격하게 공감하며 읽다가도, 마지막에 배낭여행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는 솔직히 '그래도 이게 답은 아니지 않나', '세상이 얼마나 험한데 고등학생이 혼자 해외여행을...' '그래도 마음잡고 공부를 해서 좋은 대학에 가면 여러 다른 기회가 열릴텐데...' 하면서 부모의 마음으로 바라보게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선휘에게 이입된 건가요ㅎㅎ 저도 이야기를 떠나서 진짜 콜라가 많이 당기긴 했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식이 나처럼 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더 많이 교육을 시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마음을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죠(아마 다들 그럴겁니다). 그러나 그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에 매우 공감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너 잘 되라고 하는 거야'라는 가스라이팅 교육이 너무 만연하죠. 몇몇 매체에서 아이들의 자유를 존중하고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나오긴 하지만 여전히 정해진 길을 따라 강제로 공부를 해야만 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입시제도가 바뀌어야 공부하는 방식이 바뀔텐데, 아무래도 전국민적으로 민감한 부분이라 바뀌기 힘들겠지요 ㅠ
우리는 제 3자의 입장에서 글을 통해 마주하니 선휘에게 더 마음이 가지만, 정작 내 자식이 공부는 적성에 맞지 않다고 해외여행을 가겠다거나, 한때 각종 매체에서 많이 나왔던, 음악을 하겠다거나 한다면... 정말로 나는 부모로서 그걸 믿고 응원해줄 수 있을까요. 저는 어지간한 용기로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되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 책에서 선휘가 숨 트일 방법이라고는 은빈과 함께하는 시간 뿐이었는데요. 여러분들은 힘들고 괴로울 때 자신 만의 탈출구나 기댈 곳이 있으신가요?
저 같은 경우엔 와이프와 독서가 탈출구이자 기댈곳 입니다. 다른 가족(부모나 형제)에게는 별로 기대지 않아요. 장남이라는 위치 때문인지 오히려 제게 기대는 부분이 많아서 반대로 제가 기대기는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확실히 힘들 때 무언가를 할 수 있거나 누군가에게 말하고 위로 받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이 없으면 우울증이 오거나 할 수도 선휘처럼 극단으로 치닫을 수 있으니까요
저는 독서와 운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뻔한가..) 독서는 언제 어디서나 다른 세상으로 손쉽게 도피..하는 수단이기도 하고, 문제에 대한 답을 주기도 하지요. 몸을 움직이면서 얻는 정신적 안정과 만족감은 비교적 최근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햇살이 들어오는 수영장에서 파란 바닥을 보며 물살을 가르는 기분, 강사님의 구령에 맞춰 함께 몸을 움직이는 요가에서 느끼는 안정감은 힐링입니다. (비록 이걸 위해 시간을 내는 과정 자체가 좀 힘들긴하지만;;;) 선휘에게 농구가 그랬듯이 아이들에게 몸으로 뭔가 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확보해 주는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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