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게으른데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게 아니면 게으르게
그냥 기본만 하고 대충한다.
아무 눈에도 안 띄게
그게 대개는 먹고 사는 것인데, 즉 직장일인데
거기에 30을 주고, 내 진짜 일에 70을 안배한다.
그런 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기는 게 너무 아깝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루틴을 지킨다.
누가 이걸 흐트러뜨리면 그를 그 자리에서 죽일지도 모른다.
내 루틴이 흐트러지면 내 고유한 업무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책에 모든 게 수렴되어 있다.
모든 에너지가 여기에 집중되어 있다.
기사단장 죽이기
D-29
Book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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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누구에게나 포용적이고 개방적인가?
일반인이 작가는 포용적(包容的)이고 마음이
개방적일 거라고 믿는 경향이 있는데,
작가는 상대가 뭔가 내가 깨닫지 못한 통상적인 게 아닌
새로운 것, 일상에선 있을 법하지 않은 이론을 펼친다면
그는 한없이 포용적이고, 마음이 무한하게 개방적일 것이다.
그러나 그 상대가 너무 뻔한, 너무 지당하신 말씀으로
나를 가르치려 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충고하려고 들면
(물론 누구나 흔히 말할 수 있는 것을 갖고 서)
그에게 포용이나 개방적인 게 아닌
그 반대로 거부하고 편협된 이론으로 누르려고 할 것이다.
작가는 그런 흔하고 누구나 이미 아는 이론으로는
설득이 안 된다.
뭔가 생전 처음 듣는 이야기, 기존 틀을 부수는 이론을
들고 그를 설득하면 기꺼이 설득당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한없이 권위적이고
폐쇄적으로 바뀌어 그 상대를 대할 것이다.
상대가 싫어할 것 같은 모습을 일부러 보일 것이다.
자기를 싫어하도록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
뻔한 이야기 좀 그만하라고,
더이상 나는 거기에 엮여
시간 낭비와 에너지를 빼앗기기 싫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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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지금 자기를 지배하는 것을, 그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고 가장 파고 싶고 좋아하는 것을 쓰게 되어 있다. 어떤 의무나 사명에 의해 다른 주제에 대해 쓰더라도 중간에 이런 자기 관심을 항상 드러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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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은 자기 문화에 대해 자부심이 강한 것 같다. 그리고 그 특징이 겉으로 드러난다. 얼른 보면 막 목욕을 하고 나온 모습이다. 뭔가 청결하고 맑고 깨끗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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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면 예술을 하자
억압받고 자란 사람은 대개는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것에 대한 뉘우침 같은 건 잘 없다.
그것이 자기 상처에 대한 자그마한 보상이라고 생각하고
자기는 충분히 그럴만하고 내 고통에 비해서는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게 반복된다.
이런 울분을 예술로 승화하면 좋을 텐데.
억울함과 열등감과 울분이 결여된 예술 작품은
그 맛이 너무 밍밍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특유의 한이 서린
판소리나 아리랑이 그렇다.
백인에게 핍박받은 아프리카 음악도 이런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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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맞는 사람
어떤 사람과 대화할 때 그와 같은 시간을 보내면 기가 빨리고
뭔가 상처를 받고 들은 말에 대해 되뇌며 종일 생각하고
그것도 모자라 글로 반박할 때도 있다.
욕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 인간하고 “다신, 만나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한다.
왜냐면 별로 즐겁지 않고 불쾌하고, 시간이 아깝고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도하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나중엔, 직장생활이라 할 수 없이
만날 수밖에 없으면 방어막을 친다.
그의 말을 일단은 듣는다.
그의 말을 소재로 한 반박 글을 쓰기 위해
그러면 내 글 실력만은 확실히 늘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안 좋은 것엔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게 아니라
관점에 따라서 좋은 점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실제 찾으면 많다.
그리고 그 사람 앞에선 부정적인 견해만 말하는 것이다.
내가 별 볼 일 없는 인간이고 뭔가 염세적이고
회의적인 사람이라고 판단하게 해서
나를 싫어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그러면서 그 사람과의 대화가 즐겁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며
싫은 티를 팍팍 내는 것이다.
대개의 사람은 자기를 싫어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으므로
그러나 아무리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술을 많이 먹어도
상대에게 주사를 안 부릴 때가 있다.
아니 못 부리는 것이다.
아끼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뭔가 나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안 해 그런 것 같다.
성정이 비슷해서 상대가 듣기 싫은 말이 어떤 건지
잘 알기 때문이리라.
이런 사람은 자꾸 만나고 싶어진다.
나는 이런 사람을 나와 비슷한 기질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MBTI가 맞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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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생 책만 읽고 공부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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