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사 번역을 한번 올려볼께요. 민음사, 주영사 번역이 묘하게 달라서 둘이 합쳐 읽으면 뜻이 더 와닿을 때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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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일반 사람들이 선악에 대해서 오늘날보다도 무지해서, 그 점에 관한 한 오늘날과는 40년의 차이가 있었다. 대륙을 여행하는 사람으로서 기독교 미술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머리에도 호주머니에도 준비해 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그 시대의 영국 제일가는 뛰어난 비평가라도 승천한 성모의 묘에 꽃이 만발해 있는 것을 화가의 제멋대로의 공상에 의한 장식용 꽃병으로 잘못 생각했던 것이다. 연애와 지식을 무지의 따분한 공백을 채우는 데 이용한 낭만주의도 아직 그 효모를 시대에 침투시키고 있지 않았으며, 모든 사람의 음식물에 침투한 것도 아니었다. 낭만주의는 그래도 당시 로마에 있던 독일 태생의 장발 화가들의 내부에 정녕 생기에 넘친 열광이 되어서 발효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 온 청년 가운데서, 이러한 독일인들 곁에서 그림을 배우거나 게으름 피우며 놀면서, 가끔 이 확대해 가는 운동에 말려들어 가는 자가 있었다.
조지 엘리엇 <미들마치1> 함께 읽기
D-29
CTL
대파크림치즈
“ 우리 모두는 우매한 마음으로 태어나고, 세상을 우리의 지고한 자아에 젖을 먹여 줄 젖통으로 여긴다. 도러시아는 일찌감치 그 우매함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편에게도 동등한 자아의 중심이 있으며 거기에서 나오는 빛과 그림자는 늘 어떤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머리가 아닌 감정으로 더욱 명확하게 ㅡ 물체의 견고함처럼 감각에 직접 작용하는 관념으로 ㅡ 인식하기보다는 자신이 어떻게 캐소본 씨에게 헌신하고 그의 힘과 지혜 속에서 현명하고 강해질지를 상상하는 편이 훨씬 더 쉬웠다. ”
『미들마치 1』 p.358 (21장),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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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
매리언 울프의 <<책읽는 뇌>>를 읽고 <<미들마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술술 읽히지는 않지만 ㅠ 등장인물 각각의 복잡하고 모순적인 심리 묘사가 참 재밌습니다. 또 그들이 삶에 부딪히면서 생각이 어떻게 바뀌어갈지도 궁금하구요.
CTL
@푸름 님, <미들마치> 아직 읽고 계시나요?
이즈음 해서 말씀하신 <책읽는 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