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엘리엇 <미들마치1> 함께 읽기

D-29
그것은 약혼 기간에 모든 것을 일시적인 예비 단계로 간주하고, 미덕이나 교양을 드러내는 극히 소소한 실례들이 결혼 생활에서 거침 없이 풍부하게 드러날 기쁨의 보고(寶庫)를 보장해 준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결혼의 문턱을 일단 넘어서면 기대감은 현재에 집중된다. 결혼의 항해가 일단 시작되면 배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바다가 보이지 않으며 — 실은 둘러막힌 웅덩이 속을 탐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밖에 없다.
저도 이 부분 좋았어요!
우리 허영심은 우리의 코가 다르듯 서로 다르다. 자만심이라고 모두 다 똑같지 않고 서로 다른 마음 구조의 세세한 부분에 따라서 달라진다.
미들마치 1 2부 노인과 청년,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Our vanities differ as our noses do: all conceit is not the same conceit, but varies in correspondence with the minutiae of mental make in which one of us differs from another.
젊은 애들은 인생이 어떤 것인지 알기 전에 서로 좋아할 수 있겠지. 함께 있기만 하면 인생이 온통 휴일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 하지만 곧 노동을 해야할 날들이 다가온단다. 얘야. 너는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더 분별력이 있고 과보호를 받으며 자란 것도 아니어서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을지 모르지만, 아버지는 딸을 생각하면 몹시 걱정이 들기 마련이거든.
미들마치 1 p.432,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p.320-321 당시 세상은 전반적으로 현재보다 사십 년의 세월만큼 그리스도교 예술에 대한 정보를 머릿속이나 주머니에 넣어 다니지 않았다. 당대의 가장 뛰어난 영국 비평가도 승천한 성모 마리아의 꽃으로 붉게 물든 무덤을 화가의 상상력에서 태어난 장식적 꽃병으로 오해하기도 했다. 낭만주의는 단조로운 여백을 사랑과 지식으로 채우는 데 도움을 주었지만 아직은 그 원동력으로 시대를 꿰뚫지 못했고 모든 사람의 정신적 양식이 되지도 않았다. 그것은 당시 로마에서 활동하던 장발의 독일계 화가들에게서 두드러진 활기찬 열광으로 발효되고 있었다. 그 화가들 주위에서 작업하거나 빈둥거리던 다른 나라의 젊은이들은 퍼져 나가는 낭만주의 운동에 때로 매료되었다. -> 19장에서 당시 세상을 간략하게 요약해서 서술하는 부분인데 짧고 굵은 낭만주의 시대가 지난 후 개인화, 파편화되어버리고 종교적인 결속이 약해진 사회를 비판적으로 보는 것 같았어요. 빅토리아 시대의 보수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부분이 아닌가 싶었고 제가 이 책 읽으면서 우선 눈에 들어왔던 '서술자'의 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부분이라 옮겨 봅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영국이 대륙에 비해 문화전파가 느리다는 걸 인정하는 열등감을 살짝 느꼈는데요... 그래서 영국에서 제일 잘났다는 비평가의 오해도 꼬집고, 독일 예술가들이 로마에서 느낀 열정을 그 옆에서 어슬렁거리던 다른 나라 젊은이들이 곁다리로 빠져들어 낭만주의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나우만과 레이디슬로를 소개하죠.
주영사 번역을 한번 올려볼께요. 민음사, 주영사 번역이 묘하게 달라서 둘이 합쳐 읽으면 뜻이 더 와닿을 때가 많아요. -------------------------------- 당시는 일반 사람들이 선악에 대해서 오늘날보다도 무지해서, 그 점에 관한 한 오늘날과는 40년의 차이가 있었다. 대륙을 여행하는 사람으로서 기독교 미술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머리에도 호주머니에도 준비해 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그 시대의 영국 제일가는 뛰어난 비평가라도 승천한 성모의 묘에 꽃이 만발해 있는 것을 화가의 제멋대로의 공상에 의한 장식용 꽃병으로 잘못 생각했던 것이다. 연애와 지식을 무지의 따분한 공백을 채우는 데 이용한 낭만주의도 아직 그 효모를 시대에 침투시키고 있지 않았으며, 모든 사람의 음식물에 침투한 것도 아니었다. 낭만주의는 그래도 당시 로마에 있던 독일 태생의 장발 화가들의 내부에 정녕 생기에 넘친 열광이 되어서 발효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 온 청년 가운데서, 이러한 독일인들 곁에서 그림을 배우거나 게으름 피우며 놀면서, 가끔 이 확대해 가는 운동에 말려들어 가는 자가 있었다.
우리 모두는 우매한 마음으로 태어나고, 세상을 우리의 지고한 자아에 젖을 먹여 줄 젖통으로 여긴다. 도러시아는 일찌감치 그 우매함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편에게도 동등한 자아의 중심이 있으며 거기에서 나오는 빛과 그림자는 늘 어떤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머리가 아닌 감정으로 더욱 명확하게 ㅡ 물체의 견고함처럼 감각에 직접 작용하는 관념으로 ㅡ 인식하기보다는 자신이 어떻게 캐소본 씨에게 헌신하고 그의 힘과 지혜 속에서 현명하고 강해질지를 상상하는 편이 훨씬 더 쉬웠다.
미들마치 1 p.358 (21장),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매리언 울프의 <<책읽는 뇌>>를 읽고 <<미들마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술술 읽히지는 않지만 ㅠ 등장인물 각각의 복잡하고 모순적인 심리 묘사가 참 재밌습니다. 또 그들이 삶에 부딪히면서 생각이 어떻게 바뀌어갈지도 궁금하구요.
@푸름 님, <미들마치> 아직 읽고 계시나요? 이즈음 해서 말씀하신 <책읽는 뇌>라는 책에 <미들마치>는 어떤 연유로 소개가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심하게 듭니다. 네...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마는 복잡한 문체와 상황 파악과 이해된 내용을 되새기며 소화하느라 제 뇌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 같아서 갑자기 <미들마치>를 읽고 있는 뇌에는 어떤 현상들이 일어날까 궁금해지네요.
<책읽는 뇌>에 따르면, 독서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울 때마다 뇌 속의 신경세포가 새로운 연결과 경로를 만들어내어 사고력 등이 점점 깊어진다고 했던 것 같아요. 제 뇌는 읽고 나면 바로 잊어버리는 뇌라서 더 이상은 잘 모르겠네요.... 다만 저자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책으로 <미들마치>를 자주 언급해서 한 번 꼭 읽어봐야지 했답니다.
아, 뇌 속의 신경세포가 새로운 고리를... 꾸준히 읽어야겠네요. 그 저자도 <미들마치>를 좋아했군요. 어렸을 때 읽었다니, 인내심이 대단합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거예요. 모든 사람의 인생을 말이지요. 그런데 어쩐지 예술은 인생의 바깥에 있고 세상을 위해 삶을 더 낫게 만드는 것 같지도 않은데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능 것을 생각하면 괴로워요. 사람들 대부분이 예술에서 차단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면 그것을 누리는 즐거움이 깨지고 말지요.
미들마치 1 p.372,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안 읽으신 분 스포주의) 25장 읽는 중인데 프레드는 정말 한심한 인간이네요. 소설에서 입체적 인물로 발전하길 바라지만.. 정말 인간이길 포기한 듯한 인간인데… 너무 마음에 드는 메리와 커플이 될것 같네요.. 메리를 뜯어말리고 싶어요. 도러시아도 그렇고.. 미들마치 같은 소설을 교과서로 삼아 결혼적령기 아가씨들에게 배포해야합니다! 순진하게 어음 써주는 메리 아부지는 대체 뭐랍니까 ㅠㅠ
으아. 프레드 성토대회에 동참합니다. 가스씨가 말한 "다른 사람들에게 잘못을 저지르는 것보다 자기 발가락이 꼬집히는 걸 더 걱정하는" 타입. 비유 너무 찰떡이지 않나요? ㅎㅎ 배우자로서 주의해야 할 인물 유형들이 줄줄이 등장하니 미혼남녀들을 위한 교과서로 딱인 것 같습니다.
근데 교과서가 너무 길어서....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런 글을 다 읽을 참을성은 없고 너튜브 쇼츠에 담으면 촌철살인 코멘트는 다 사라지죠~
민음사 미들마치를 들고 출근하고 출장다니니.. 무게감이 장난 아닙니다. 가방에 벽돌 넣고 다니는 기분… 그런데 너무 재밌어요! 주인공들 이름이 익기 시작하니까 계속계속 읽고 싶어집니다!
어쿠, 그 무거운 책을 들고다니며 읽으시려면 힘드시겠네요. 그래도 재미있어하셔서 다행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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