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통을 따져 보면 그 집안의 4등분 문장에는 새까만 오징어 세 마리와 뒷발로 선 주석자가 섞여 있을 거야. '
주영사 번역은 '가문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요, 그 댁 문장은 검은 오징어 세 마리에 뒷다리로 일어선 주석가라고 생각하는데...' 라고 되어있네요.
영어로 읽을 때는 뭔 이야기인지 싶어서 나중에 찾아봐야지 하고 넘어갔었어요.
'As for his blood, I suppose the family quarterings are three cuttle-fish sable, and a commentator rampant.'
영국고전을 읽을때 장애물인 전형적인 영국 상류 계층에 대한 문화적 배경이 필요한 부분이네요.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이해되는 수준의 용어이겠지만 family quarterings, sable, rampant 같은 귀족 가문을 나타내는 가문 문장 디자인을 말하는 용어들이 지금에서는 아주 전문적인 용어로 받아들여지니까요.
더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 아주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어요~
https://www.english-heritage.org.uk/guide-to-heraldry
그러니까, 카소본 씨는 돈은 좀 있는 건 인정하는데 출신은 뭐 별볼일 없는 학자나 괜히 핏대올려 주석이나 다는 사람들 집안이라는 말이죠.
조지 엘리엇 <미들마치1> 함께 읽기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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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L
1권 잘 읽고 계시나요?
게시판 분위기로 봐서는 쉽지 않은 듯 합니다.....?
저는 좀 오래 전에 시작해서 1권은 꼼꼼하게 읽었고 다음 주는 설 연휴도 있고 해서 미리
2권 시작했는데.... 어쩌지요... 2권 첫 부분은 1권보다 더 힘들다고 느껴지는데요?
그래서, 도대체 이 책이 어떤 책이길래 꾸역꾸역 읽어지면서도 고전으로 남아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번 더 해보며 마음을 다 잡으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브리태니커 사전에 간략하게 설명된 부분을 찾았어요.
요점만 번역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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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마치>는 미들마치라는 고장의 모든 계층 - 대대로 땅을 소유한 지주귀족계층에서부터 성직자와 공장주, 전문직, 농부, 노동자를 망라하는 - 에 대한 사실적인 고찰이다. 그러면서도 도로시아 브룩과 터시우스 리드게이트라는 이상주의자들이 어떻게 그들의 이상이 좌절되고 불행한 결혼 생활에 빠지게 되는 과정이 주로 다뤄진다.
각 계층에 속한 대표인물의 심리가 세세하게 다루어지기에 그 전개가 펼쳐지는 걸 긴 호흡으로 따라가기가 좀 힘든 것 같아요. 1장에서는 도로시아와 커소본이 주로 다루어졌고 2장에서는 리드게이트로 시작해서 또 다른 인물의 심정이 더 파고들어지겠지요?
자꾸 무언가가 벌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다 잡고 인물들이 어떻게,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를 찬찬히 따라가야 이 소설의 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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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인상적인 문장을 '문장수집' 기능을 이용해 답변으로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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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 mortals, men and women, devour many a disappointment between breakfast and dinner-time; keep back the tears and look a little pale about the lips, and in answer to inquiries say, “Oh, nothing!” Pride helps us; and pride is not a bad thing when it only urges us to hide our own hurts—not to hurt others. ”
『미들마치 1』 Chapter 6, p. 59 Penguin Classics Deluxe Edition,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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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들에선 마치 조지 엘리엇이 제안 오스틴에게 반박하는 듯하지 않나요? 'Pride가 그렇게 나쁘진 않아, 오히려 유용하지'라고....

모시모시
“ 남자건 여자건 우리 인간은 아침 식사와 정찬 시간 사이에 수많은 실망감을 삼키곤 한다. 눈물을 참고 약간 핏기가 사라진 입술로 누군가 묻는 말에 “아, 아무 일도 아니에요!”라고 대답하곤 한다. 자존심이 우리를 돕는다. 우리가 입은 상처를 숨기라고 촉구할 때의 자존심은 나쁘지 않다.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한 것이니. ”
『미들마치 1』 6장,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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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인간은 남자든 여자든 하루에도 수없이 낙심한다. 눈물을 참고 입가가 다소 창백해 보일지라도 누가 뭐라 물으면 "아무 일 없어요!"라고 대답한다. 자존심이 우리를 돕는다. 남에게 상처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오직 우리의 상처를 가리려고 할 때라면 자존심은 나쁜 것이 아니다. ”
『[세트] 미들마치 1~4 세트 - 전4권 - 완역본』 1권 6장 108 페이지, 조지 엘리엇 지음, 이가형 옮김

[세트] 미들마치 1~4 세트 - 전4권 - 완역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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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마지막 문장, 민음사와 주영사의 해석이 다르네요. 어떤 해석에 동의하시나요?
저는 주영사 버전처럼 "only B, not A"로 읽었습니다. "to hide our own hurts(B), - not to hurt others (A)"
제인 오스틴이 말했던 'Pride'의 부정적인 의미를 조지 엘리엇은 긍정적인 역할을 말하며 옹호하고 있다고 보거든요.
그러고 보면 한글로는 pride를 이렇게 '자존심'으로 번역하고 나니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과의 연결고리가 아예 사라져버려서 참으로 안타깝네요. 여기서 pride를 '오만'으로 번역하자니 문맥상 맞지 않고, 그렇다고 애초에 '오만과 편견'으로 번역되어 버린 소설 제목을 사실은 '자존심'이었어야 한다고 바꿀 수도 없는 문제니까요.
만약, 앞으로 또 다른 번역판이 나오게 된다면 주석을 달아서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언급해주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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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y not? A man’s mind—what there is of it—has always the advantage of being masculine,—as the smallest birch-tree is of a higher kind than the most soaring palm,—and even his ignorance is of a sounder quality. Sir James might not have originated this estimate; but a kind Providence furnishes the limpest personality with a little gum or starch in the form of tradition. ”
『미들마치 1』 Volume 1, Chapter 2, p. 20,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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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든 이래로 언니에 대한 실리아의 마음에는 비판과 함께 경외가 섞여 있었다. 동생은 항상 멍에를 짊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멍에를 진 생물치고 속으로 자기 고유의 의견이 없는 생물이 있을까?"
<미들마치1>주경사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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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를 들어, 나바르의 앙리는 프로테스탄트로 태어났지만 훗날 카톨릭 군주가 되는 것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고, 알프레드 대왕은 불타는 초로 그가 힘들게 일하며 보내는 밤의 숫자를 셌을 때 훗날 신사들이 시계를 보며 한가한 낮을 세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For example, that Henry of Navarre, when a Protestant baby, little thought of being a Catholic monarch; or that Alfred the Great, when he measured his laborious nights with burning candles, had no idea of future gentlemen measuring their idle days with watches.
”
『[세트] 미들마치 1~4 세트 - 전4권 - 완역본』 1권 7장 116 페이지, 조지 엘리엇 지음, 이가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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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는 만큼 보이는 순간이 와서 나눕니다.
갑자기 1권 7장 끝부분으로 돌아갔는데요, 오늘 <찰스 디킨즈의 영국사 산책>을 읽다가 이런 부분이 나왔는데 '어, 양초로 시간을 재는 거, 어디서 읽었는데? ' 싶어서 찾아보니 바로 <미들마치>였어요. 이부분 읽으면서는 그냥 열심히 정사에 몰두한 왕이었나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이런 에피소드가 영국에서는 유명한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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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 앨프레드 대왕이 보여준 근면성은 실로 놀라울 정도였다. 앨프레드는 하루를 일정한 비율로 나눈 다음 각각의 시간마다 할 일을 미리 정해놓았다. 하루를 정확히 똑같은 비율로 나누기 위해 밀랍 횃불이나 양초를 같은 크기로 만들고 일정한 간격으로 눈금을 표시한 다음 계속 불을 붙여두었다. 타들어가는 양초를 보며 시간을 가늠하기 위해서였다. 지금 우리가 시계로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었다. 앨프레드는 왕궁의 출입문이나 창문, 혹은 벽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 탓에 불꽃이 흔들려 일정한 속도로 타지 않는 것을 막기 위해 촛불에 나무나 하얀 뿔로 만든 덮개를 씌웠다. 이것이 잉글랜드에서 만들어진 첫 초롱이었다. "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45페이지, 찰스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CTL
엘리엇의 글솜씨가 돋보이는 문장이지요. when을 이용한 병렬구조로 헨리와 알프레드를 나란히 놓고 baby - monarch, Protestant - Catholic, laborious - idle, nights - days, candles - watches를 대조시키며 간결하면서도 많은 걸 말하고, 자연스레 한밤중에 흔들리는 촛불 아래 문서를 읽는 왕의 모습과 햇살이 쏟아지는 노천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앞에 놓고 신문을 읽다 회중시계를 들여다보는 신사를 연상시키게 하네요.

Nana
전 조지엘리엇 언제나 읽어보고 싶었는데, 한 번도 안 읽었었네요. 이번에 같이 읽게 되어서 좋습니다. 오늘부터 잘 따라가 볼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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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에서 이해가 힘든 부분 질문을 답변으로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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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을 읽고 느낀 감상을 답변으로 나누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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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어떠셨나요?
오늘부터 2권 들어갑니다.
1권에서는 도로시아와 커소본의 결혼문제로 관심의 범위가 좁았다면 2권 전반부에서는 새로 짓는 병원의 담당목사를 누구로 정하느냐는 문제를 두고 미들마치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알력다툼을 그립니다. 네, 바로 정치 이야기가 등장하네요. 그러면서 새로 온 의사 리드게이트의 내면의 갈등도 부상하지요. 이상과 야심은 크지만 그걸 실현할 힘은 부족한 점에서 리드게이트와 도로시아는 공통점이 있어보이네요. 자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배우자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판단이 부족한 것도 비슷하고요.
너무 빡빡하고 빙빙 돌려말하는 문체에 좌절하시나요?
그래도 힘내시고 점점 넓어지는 이야기의 힘에 따라가 보시길 응원드립니다. 어려운 부분은 언제라도 질문 올려 주시고요.

도톰이
뒤늦게 따라 읽기 시작했는데, 내용을 보니 민음사는 거대 벽돌 1,2권으로 내서 말씀하시는 내용이 1권 전반부로 끝났네요. 민음사 판본으로는 1권이지만, 진도를 따라 읽어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나르시스트 커소본과 잘못된 결혼(!!!!!!!!!!!!)을 확신하는 도로시아의 이야기가 한참 재미있었는데... 기대했던 로마의 신혼여행은 안나오고 새로운 인물들이 마구마구 등장하는 중입니다.

CTL
로마의 신혼여행은 volume 2 후반부에나 가야 나옵니다.. 많이 기다려서 그 전에 험난한 2권 전반부를 넘기셔야 해요 😓.
'권' 이라는 말이 참 애매합니다...
미들마치는 8 volumes에 86 chapters에 앞뒤로 프롤로그와 피날레가 있군요. 처음 발간되었을때는 아마 8권이 따로따로 분리된 책으로 나와서 8 volume이라 했겠죠?
민음사 번역은 4 volume씩 묶어서 2 권의 분리된 책으로 나왔죠. 이전 번역본인 주영사 버전은 2 volume씩 묶어서 4권의 분리된 책으로 나온 적도 있고 아예 전체가 한 권의 책으로 다 들어있는 그야말로 두꺼운 벽돌책도 있어요.
volume을 우리말로는 '권'이라 옮길 수 밖에 없으니 참 헷갈리지요. 그렇다고 '볼륨'이라고 할 수도 없고요...뭐 적당한 말 없을까요?

CTL
2권의 전반부는 미들마치의 여론을 주도하는 그룹들 사이의 알력다툼에 대해 말하고 19장 이후 후반부는 다시 도로시아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도로시아, 카소본, 그의 젊은 손자뻘 친척 레이디슬로( 폴란드 성이니 라디슬라브가 더 어울리는 듯 하지만...)의 삼각관계가 발전이 되네요. 1권과 2권 사이에 걸쳐서 새로 온 의사 리드게이트가 시장의 딸 로자문드 빈시에게 끌리는 모습도 전개되고 로자문드의 오빠 프레드와 가족관계로 얽힌 메리 가쓰의 비극이 보이는 사랑을 거부하는 이야기 등 이제서야 모든 주요 인물들이 나온 것 같고 그들의 관계가 정립이 되네요.
그런데 실리아는 사라졌어요. 누구랑 이어질까요? 지적인 면모는 없지만 현실적 판단이 제일 성숙된 면모로 나오는 그녀의 선택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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