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가님의 음식표현 능력은 정말 대단하신거 같으세요('젠가'와 '정치인'에서 투박하고 거친느낌과는 정말 다르세요.^^;; ).. 전에도 느꼈지만 글로 음식을 눈 앞에 생생하게 만들어내시네요^^. 점심을 먹으면서 이 글을 읽는데도 배가 다시 고파지네요. 저녁에 당장 홍합을 사서 가야 할거 같습니다.
[그믐밤] 19.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부제: 애주가를 위한 밤
D-29
거북별85
유안
상줘야해요 정말 정진영 작가님의 안주 표현 능력은.. 안주를 먹게하는 비범한 능력..!
꿀돼지
홍합은 봄이 지나 날 따뜻해지면 못 먹지 않습니까. 지금이 제철이고 또 제일 쌉니다. 이럴 때 아니면 또 언제 먹습니까. 다듬긴 귀찮아도 확실하게 맛으로 보장하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음식이자 안주입니까. 생각은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제맛입니다 👍
꿀돼지
너구리뿐만 아니라 오뚜기 오동통면 같은 해물 베이스 라면은 홍합 국물과 다 어울립니다. 남은 국물 절대 버리지 마세요. 홍합살 몇 개 남겨 국물에 쫑쫑 썰어 넣고, 찬밥을 뭉근하게 끓인 뒤 참기름을 두르고 김가루를 뿌려주면 전복죽만큼 맛있는 홍합죽이 됩니다.
연해
“ 무슨 질문이든 간에 딸에겐 주저하지 말고 행복을 선택해야 한다는 답을 해 줘야겠다고 다짐했다. 네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항상 널 믿고 응원한다고. 주눅들지 말고 네가 가고 싶은 길을 가라고. 가장 중요한 순간은 언제나 지금이라고. 내가 너의 징검다리가 돼 주겠다고. ”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징검다리, 김혜나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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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우리가 아무리 비대면 시대를 산다고 해도, 사람은 결국 다른 사람의 온기가 없으면 시드는 존재다.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징검다리, 김혜나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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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서가
지금 새벽 4:18. 여러분들과 화상으로 만나 이야기할 생각에 신나서 일어났다가 모임이 어제 새벽이었다는 걸 지금 알았어요. 너무너무 기대했던 모임인데 허무하고 날짜를 착각한 제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요. ㅠㅠ
장맥주
아이고오... 아쉽습니다. (그런데 닉네임과 상황을 겹쳐놓고 슬그머니 웃음도 나네요.) 다음을 기약하겠습니다.
새벽서가
전 아침에 침울한 상태로 출근해서 그랬는지 오늘 학교에서 정말 별별 일이 다 있있어요. 퇴근해왔는데 탈곡된 느낌이에요. 위스키 한 잔 하면서 쓰리고 아렸던 하루 달래는 중입니다. ㅎㅎ
김새섬
이런 이런 T.T 정말 속상하셨겠네요. 일부러 이른 새벽에 일어나셨을텐데.... 4시 반이면 정말 이른 시간이잖아요.
다음 번 온라인 그믐밤 때 또 함께 할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모쪼록 오늘 편안한 하루셨기를...
새벽서가
편안하진 못했지만 지나간 일이니 잊어야죠. 다음에 또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퇴근하고 와서 위스키 한 잔 하면서 쉬고 있어요. 밀린 글들도 읽어 내려오고 있습니다.
김새섬
어제 위스키 얘기가 많이 나와서 저도 생각난 책 한 권.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 위스키의 향기를 찾아 떠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성지여행《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을 전면 개정한 것으로, 하루키 부부가 위스키를 테마로 하여 ‘위스키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를 여행하며 그곳의 유명한 위스키인 싱글 몰트 위스키와 아이리시 위스키를 마음껏 맛보고, 그 위스키가 만들어지는 공정 등을 둘러보면서 쓴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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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유안
안녕하세요, 여러분!
벌써 마지막 주종, 와인으로 찾아온 최유안입니다 :)
마지막 파트라니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그믐밤 북토크를 지나, 오늘은 음력으로 다시 새해 첫 날이 되었어요. 새로운 기분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주종을 가리지 않습니다만』에서 「얼리지」라는 단편을 썼어요.
앞선 작가님들께서 술에 푹 빠지는 소설을 넣어주셨다면,
제가 쓴 이 소설은 와인을 둘러싼 세상을 다루고 있는데요,
사실 저는 이 소설을 굉장히 어렵게 썼던 기억이 납니다..!
소설을 쓰는 동안에 술 한잔 마시지 않았지만,
원고를 탈고한 뒤에는 와인을 된통 퍼먹고 잤어요.
(여러분께는 어려운 소설이 아니었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이야기를 여러분과 해보고 싶었어요.
1. 요즘은 보틀샵 말고도,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와인샵을 제법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덕분에 와인이 더 편하게 느껴지시는지 궁금해요. 와인이란 주종이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2. 소설의 제목인 ‘얼리지’란 병 안의 액체와 코르코 사이의 빈틈을 의미합니다. 여러분의 삶에서 '얼리지', 비어있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북토크 할 때 해주셨던 질문인데, 제가 여러분께 드려보고 싶었어요.)
3. 와인이 가장 맛있어보이는 순간은?
자, 이제 마지막을 달려볼까요!?
다른 주종 이야기도 계속 마음껏 해주세요.
장맥주
드디어 마지막 작품이네요.
1. 저한테 와인은 연말의 술이고 또 사교의 술입니다. 가격도 부담스럽고 숙취도 있어서 제가 즐겨 마시지는 않는데요, 매년 12월 31일에 아내와 와인을 마시며 서로 유언장을 녹음하며 읽고 한 해를 정리합니다. 이때 안주는 과메기이고요. 혼자 와인을 마실 때는 없고 다른 사람과 만남 장소에서 와인이 제공되면 그냥 적당히 따라가는 편입니다.
2. 얼리지라는 단어를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증발한 와인처럼 나이가 들면서 제가 잃어버린 것들, 어린 시절 품었던 순수함과 열정 같은 것들이 떠오릅니다.
3. 집 거실에 적당히 어둑어둑하고 편안한 조명 아래, 작은 테이블에 책과 함께 레드 와인 한 잔이 와인 잔에 차 있는 모습이 떠오릅니 다.
유안
1. 와인은 정말 이상할 정도로 연말에 많이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연초보다 연말로 갈수록 집에 와인을 많이 쟁여놓더라고요... 그리고 연말로 갈수록 화이트 와인보다 레드 와인을 더 많이 마시게된다는..! 연말을 상징하는 색깔이 빨강이라 그런가봐요.
2. 모임 초반에 말씀주셔서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렇지않아도 그믐밤에서 '얼리지' 라는 단어 소개할 때 작가님 생각도 났어요 :) 순수함이 다른 것으로 전환 되었겠지요. 멋짐이라든지....(물론 책임과 고뇌를 동반한..!)
3. 저도 와인 하면 말씀하신 분위기를 많이 떠올리는데, 와인 마시며 책읽다가 결국 책을 몇장 못넘겨요 ;)
덕분에 마지막 작품까지 잘 왔어요. 작가님(&그믐), 감사합니다 :)
장맥주
2000년대 초에 신의 물방울 유행할 즈음에 와인 바를 몇 번 갔는데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지 않더라고요. 분위기는 참 좋았습니다만. 그때 지금처럼 편의점에서 와인 쉽게 구할 수 있었더라면 와인에 관심을 가져볼 수 있었을까, 아니 그래도 나는 맥주를 좋아하지 않았을까, 여러 생각이 드네요. 그때의 순수함이 지금의 구림으로 전환되지 않았을까 걱정합니다. ^^
꿀돼지
1. 제게 와인은 어렵지만 흥미로운 술입니다. 대형마트 주류 코너에 워낙 다양한 와인이 진열돼 있어서 그걸 보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하지만 와인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워낙 다양한 와인이 있어서 어떤 물건을 골라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달지 않은 와인을 고르면 망하진 않았습니다. 스크류 캡보다는 코르크 마개로 봉인된 와인의 맛과 향이 더 낫다고 느껴지고요. 배가 부르지 않는 고도주를 즐기는 편이어서 와인을 마시는 일은 많지 않은데, 작년에 선물 받았던 한 와인 덕분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잔에 와인을 따르는데 그야말로 꽃밭이 펼쳐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향이 엄청나더라고요. 이래서 와인을 파고드는 사람이 많구나 싶었습니다. 그 와인 이름을 까먹어서 아쉽습니다.
2. 유년 시절을 떠올려 보면 즐거운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가족과의 행복했던 기억도 드물고요. 비교적 넉넉하고 화목한 환경에서 사랑을 받고 자란 티가 나는 사람이 부럽습니다. 그게 제게 얼리지라면 얼리지입니다.
3. 호텔 뷔페에 다양한 해산물 안주가 즐비하게 늘어선 모습을 보면 왠지 와인을 마셔야 할 것 같습니다. 상 상만 해도 침이 고이네요.
유안
1. 저도 대부분은 스크류 캡보다 코르크 마개로 봉인된 와인을 더 좋아하는데, 가장 많이 마시는 데일리 와인은 스크류 캡으로 마감한 호주 쉬라즈라는 것이...!
그 꽃향기 와인, 어떤 거였을지 정말 정말 궁금하네요! 와인은 정말, 너무 종류가 많아서, 같은 지역에서 나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심지어 만든 사람이 같아도 빈티지 연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것이, 정말 너무 심오한 세계 같아요..
2. 저는 화목한 환경에서 자랐다고 생각했지만, 모범생인 딸로 아버지의 인정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착각하며 살다가, 지금에 와서야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는 방법은 싸우는 거라는 걸 깨달았잖아요. 정말 어려운 인생살이.. 그나저나 작가님, 명절에 아버님과 발렌타인 까셨나요? ;)
3. 해산물 안주에 화이트 와인, 역시 안주대가!
연해
주인공의 독백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소설이었습니다. 진한 와인을 한잔 마시고, 지독한 숙취를 겪은 느낌이 들었어요.
1. 저는 와인에 대해 깊이 알지는 못하지만,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대학 때 친구들을 만나면 와인을 꼭 마셨어요(우리도 이제 돈 벌잖아!). 소주파와 와인파가 있다면 대학 때 만난 친구들은 와인파인 것 같습니다. 그 친구들을 만나면 보통 1박 2일로 놀았는데, 장을 보러 마트에 들러 와인코너에서 이것저것 다양한 와인을 시도해 봤던 기억이 떠올라요.
저는 드라이하고 바디감이 묵직한 레드 와인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와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와인을 고를 때면 "달지 않고 묵직한 거!" 라고 무작 정 외치곤 하죠(소주가 아니란다, 얘야). 어떤 와인이었는지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미국산이었던 것 같아요), 첫 입에 "와! 이거 너무 좋다"라고 했다가 마시면 마실수록 느끼할 정도로 진했던 와인이 떠올라요. 결국 몇 잔 마시지 못하고 힘겨워했습니다.
저에게 와인은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를 더해주는 술 같아요. 제 남자친구는 술을 정말 못하는데도, 좋은 여행지에서만큼은 한 잔씩 하는 걸 괜찮아하더라고요. 장작가님의 연말 리츄얼처럼, 특별한 날에는 좋은 와인을 한 번씩 시도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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