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9.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부제: 애주가를 위한 밤

D-29
제가 하드코어 맥주 팬이기는 하지만, 지구가 잠시 뒤 멸망한다면 마실 술로 호가든이나 버드와이저보다는 글렌피딕이 좀 더 어울릴 거 같기는 합니다. (그냥 카스 마실까... 지구 멸망도 농담처럼...)
스물여섯인 지수는 지금껏 위스키를 제대로 마셔 본 적이 없었다. 아는 위스키 이름도 잭콕에 들어가는 잭 다니엘, 하이볼로 유명한 산토리 가쿠빈, 아버지가 선물로 받아 왔을 조니 워커, 발렌타인, 시바스 리갈 정도였다.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위스키 한 잔의 시간, 김혜나 외 지음
소설 속 지수의 모습이 어떤 면에서는 저를 보는 것만 같았어요.
저도 어릴 적에 아버지가 선물 받아온 시바스 리갈은 항상 찬장에 쟁여져 있어 이 문장 정말 반가웠어요!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시 인사드려요. 박주영입니다. 오늘부터 2월 3일까지 <위스키 한 잔의 시간>으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위스키 한 잔의 시간>에는 J바, 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몇 명의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첫번째 질문은 이들 중 누구와 위스키를 마시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혹시 그들에게 권하고 싶은 위스키, 혹은 술이 있나요? 소설 속에서 지수는 J바에서 혼자 위스키를 마시면서 책을 읽습니다. 두번째 질문은 위스키, 혹은 다른 술을 마시면서 읽고 싶은 책, 혹은 읽기 좋은 책이 있을까요? '위스키'와 '위스키 한 잔의 시간'에 대해 어떤 이야기든 좋습니다. 물론 다른 주종에 대한 이야기도요^^
저는 아무래도 버번 위스키를 좋아하다보니, 지수에게 메이커스 마크를 추천하고 싶어요. 버번이지만 발효원액을 만들 때 밀을 사용해 다른 버번위스키에 비해 부드럽고 달게 감기는 맛이 위스키 초급자에게도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메이커스 마크 좋죠. 지수에게 딱일 거 같아요^^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부터 해보자면, 저는 '상냥하지만 단순한 파트타이머 바텐더' 준과 위스키를 마시고 싶어요. 더 정확히는 그분에게 추천받은 위스키를 마시고 싶습니다. 소설 속 제이 바는 자기 자신과 술에만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을 위한 공간이라고 묘사되는 점이 가장 좋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준은 지수의 시간을 존중해 주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 허락은 이 자기한테 받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이 자기는 조용히 혼자 있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라는 문장처럼요. 저는 사람들과 왁자지껄 떠들며 노는 걸 좋아하지 않고, 조용히 혼자 노는 걸 (매우)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혼자 돌아다니는 편인데, 그때마다 깜빡이 없이 밀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종종 계세요. 특히 혼자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면(저는 혼밥 너무 애정합니다), 제가 쓸쓸해 보였던지 가게 사장님이 계속 말을 거세요. 오늘 내 계획은 하루 종일 아무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을 예정이었는데 말이죠. 심지어 제가 싫은 티를 내도 막무가내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분들을 보면 불편할 때가 많았거든요. 무슨 자신감인가 싶기도 하고요(제가 너무 독하게 말하고 있나요?). 저는 일단 사회적 에너지 자체가 적은 사람이고, 그 적은 에너지를 아껴 쓰려면 어쩔 수 없이 더 소중한 곳에 에너지를 쓰기 위해 평소에 많이 비축하는 편이라 더 그런 것 같아요. 소설 속 지수도 퇴근 후 그곳에 들리는 게 일상이 되어가는데, 그 안에서 유일하게 지수에게 말을 걸지 않는 사람이 준인 것 같았어요.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정보만 전달하고 말이죠. 그래서 좋았습니다.
저도 준이 정말 좋았어요! 좋았던 이유도 저하고 같네요 ㅎㅎ 저도 혼밥 혼술 좋아해서 혼자 있을 때 누가 괜히 말 걸면 불편하더라고요 ㅎㅎ 그래서 혼자의 시간을 존중해주는 분이 있으면 마음이 굉장히 편안해져요!
맞아요. 그즈음의 드라마로 꽤 통하네요^^ <미들 머치>도 읽어야겠네요.
준이 연해 님께 어떤 위스키를 추천할 지 궁금하네요. 혼자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들이 있죠. 오래 전 식당에서 혼밥 혼술하는 분을 본 적이 있는데 꽤 인상적이었어요. 바 자리에서 식사 겸 안주 하나 주문하시고 이어폰 끼고 미드 한 편 보면서 화요 한 병을 드시더라고요. 매일 그럴 것 같은 느낌이랄까. 다른 테이블에서는 생일 파티 중이어서 시끄러웠는데도 그렇게 완전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드는게 남다른 경지처럼 보였어요.
우선 지수가 바 선반에서 꺼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같은 출판사임에도 불구하고, 출판일에 따라 지수가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에 이 책은 이미 세상에 있었다는 점을 깨닫는 구절도 인상 깊었고요. 여담 하나 더해보자면, 지금은 헤어졌지만 전에 만났던 연인에게 이 책을 빌려줬던 적이 있어요. 저는 다 읽었던 책이고, 궁금해하길래 빌.려.줬었죠. 하지만 몇 년이 흐른 지금도 돌려받지 못했답니다(이 책 읽다가 떠올랐어요!), 그분은 과연 그 책을 다 읽으셨을지 궁금해지네요(뜬금없지만요). 그래서 작가님의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자면, 주인공 지수처럼 고전소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제부터 <미들마치>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아직 초반이지만 스토리 전개가 흥미롭더라고요. 지금의 저라면 이 책을 읽지 않을까 싶습니다.
빌려주고 못 받은 책 너무 화나요 정말 ㅠㅠ 평생 잊지 못함... <미들 머치> 지금 읽고 계시는군요! 예전에 이 책 번역서가 없어서 원서로 좀 읽다가 포기한 기억이 납니다.. 조지 앨리엇 문장이 워낙 번역하기 어렵다 하더라고요. 그래도 새로운 번역이 나왔으니 저도 조만간 도전해봐야 겠어요!
오, 저는 <미들마치>를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그믐 '모집 중'에 올라와 있길래 관심 갖고 찾아보다 읽기 시작했거든요. (모임도 이제 막 시작되었고요) 작가님 말씀처럼 최근에 민음사 번역본이 나왔죠. 그래서 약간 핫(?)한 느낌도 없잖아 있고요(호호). 돌려받지 못한 그 책은 열심히 메모하고 밑줄 그어둔 게 아쉽긴 하지만, 돌려받자고 그분을 다시 보고 싶지는 않아서 그분과 함께 고이 보내 드리려고요...(훠이훠이) 깊이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책입니다. 이 소설에는 좋아하는 걸 많이 넣었죠. 술도 그렇고요. 헤어진 그 분이 그 책을 다 읽으셨을지 저도 궁금하네요. 안 읽어서 못 돌려줬을까요? ㅋㅋ 저도 <미들마치> 조만간 읽으려고요.
저도 책과 술, 책과 음료, 책과 분위기를 즐기고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어떤 책이든 술과 다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어제도 무알콜 흑맥주를 마시며 윤이형 작가 <작은 마음 동호회>를 읽었네요. 위스키 편을 읽으며 앞에서 말씀 하신 분처럼 올 해 고전을 좀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일더라고요. 지난 연말 읽은 책에 기대어 '마담 보바리'를 시작하고 싶어요. '콜레라 시대의 사랑' 까지도요.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드라마에서 지진희 배우가 읽었거든요. 그 때부터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올려놨는데 아직 안 읽었네요.
아 저 이 드라마 알아요! <따듯한 말 한 마디>였죠! '콜레라 시대의 사랑' 나와서 반가웠답니다 ㅎㅎ 김혜나 배우도 나오고요 ㅋㅋㅋ
위스키랑 고전은 꽤 잘 어울리네요. 저는 지금 읽고 있는 책의 인물이 페르노를 마신다는 대목이 있어서 어떤 술인지 검색했네요. 아침 대신 물 탄 꼬냑을 마신다는 대목도 있고... 이 책을 처음 읽는게 아닌 게 안보이던 게 보여서, 제가 예전보다 술을 더 좋아하는구나 싶기도 하네요.
Q1. '우울하고 활기차고 멋진 화니'(p.130)가 권하는 위스키를 마실래요. 화니에겐 참기름 든 잎새주 일 병 줄랍니다. 고딩 딸 뒷바라지에 가게하는고단한 화니에게 계란 후라이에 참기름 두른 간단한 한 끼를 완성시켜 주고 싶어요. Q2. 읽고 싶은 책은 그리스 비극 작품들 읽기 좋은 책은 시집, 김종삼 김수영 이성복 최승자 허수경 이나 쉼보르스카도 좋겠고 부코우스키도 좋겠고 + 제이바 같은 공간이 있는지 발품을 팔아봐야겠어요. 지방 소도시는 익명성이 없어서 답답한데, 제이바 같은 공간이 있다면 '소중히' 드나들겠습니다.
부코스키 책은 진짜 술 없이 읽을 수가 없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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