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9.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부제: 애주가를 위한 밤

D-29
맞아요 진짜 낮에는 위험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달콤 쌉싸름한 탁주>를 함께 읽기로한 사흘이 술 이야기 음식 이야기 책 이야기와 함께 후루룩 지나갔네요! 소설에 대해서 좀 더 질문도 남기고 싶었지만 결국 술 이야기로 종결되어 즐거웠던 한편 다소 면구스럽기도 하네요 ㅎㅎ 사실 <달콤 쌉싸름한 탁주> 말미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술과 함께 꺼내어놓고 싶은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는지 묻고 싶었으나, 소설 속 결말처럼 어쩐지 가슴 속에 묻어두는 게 좋을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많으니 다양한 술과 함께 천천히 꺼내어 보시지요. 2월 1일부터 2월 3일까지는 박주영 소설가( @Juyoung )와 함께 <위스키 한 잔의 시간>으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의 공간과 인물들이 무척 인상 깊었답니다. 그리고 요즘 광고로 자주 뜨는 릴스에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딱 한 잔만 마시고 싶은 위스키는?"이라는 질문이 뜨더라고요. 저는 사실 블렌디드, 싱글몰트 위스키보다는 버번 위스키를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우드 포드 리저브 더블 오크드'를 즐겨 마시지만... 인생에 마지막 술 한 잔이라면 왠지 로얄 샬루트를 마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ㅎㅎ 다른 분들은 특별한 날 딱 한 잔만 마실 수 있는 위스키로 무엇을 꼽을지 궁금하네요. 모쪼록 박주영 작가님과 함께 그윽한 위스키의 세계로 한 번 빠져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번 모임을 통해 제가 술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가를 계속 알아가는 중이에요. 단순히 취하기 좋은 독한 술! 을 외치던 제게 이 방의 섬세한 취향들은 너무나 신세계입니다. 저는 좋아하는 위스키가 없어요(취향이 너무 삭막한 듯싶습니다). 더 정확히는 무지한 편이에요. 위스키의 이름을 알거나 기억하면서 마시는 것 같지가 않거든요. 분위기 좋은 바를 가도 어떤 게 가장 쓰고, 독하냐고만 묻고 사전 지식 없이 추천받아 마시곤 했거든요. 이 방에서 나눠주시는 이야기를 통해 좋은 위스키의 이름들을 조금씩 얻어(?) 가야겠습니다.
술에 대한 지식이야말로 정말 알아두면 쓸데없는 잡학이지 않나 싶어요 ㅎㅎ <위스키 한 잔의 시간> 속 지수처럼 저도 낯선 바에 가서 "싱글 몰트 위스키로 추천해주세요" 또는 "피노누아 한 잔 주세요" 이런 말 정도 할 수 있으면 보람된 거 같아요 ㅋㅋㅋ
그래서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이 끌리는 것 같아요. 술에 대해 잘 모르니까 알아가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책으로 여겨지거든요. 저는 위스키라고 하면 아.. 대학원 때 선배들에게 한 번 마셔보고 싶다고 졸라서 마신.. 그 기억밖에 없어요. 요즘 하이볼이 유행이라 근래에 한 번 마셔본 게 다고요. 첫 위스키이자 마지막 위스키라 그런지 아직도 맛과 목 넘김이 생각납니다. 아마 마지막 술자리라 파하고 나니 새벽 5시여서 택시 탔는데, 택시 기사님의 '쯧쯧쯧' 하는 눈빛과 퉁명스러운 말투도 함께요.
양조는 과학이라고 하니 이공계 분들이라면 단순히 취미를 넘어 지적흥미를 느끼고 접하기 좋은 것 같기도 합니다 ㅎㅎ 저는 탄산수와 맥주도 좋아해서 그런지 위스키도 하이볼로 더 많이 마시는 것 같아요. 스트레이트 잔에 따라서 단숨이 마시는 위스키라면 저도 스무 살 때 친구들 따라 종종 마셔봤지만, 지금은 시도조차 하고 싶지 않답니다..ㅠㅠ
아ㅡ 마지막 한 잔이 위스키군요,.그렇다면 출국 면세점에서 마침 행사중이어서 구매 후, 우리 엄마가 날 위해 낳아주신 형제들과 건배했던 듀어스 12년을 선택하겠습니다.^^
저는 위스키 팬은 아니어서 마지막 한 잔이라면… 정말 맛있는 샴페인을 한 잔 하면서 가고 싶네요. 잘 살아낸 내 인생에 축배 한 모금, 남아 있는 가족에게 좋은 날만 가득하는 염원을 담은 한 모금…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고 살아. 그게 무엇이든 누군가는 들어 주겠지.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달콤 쌉싸름한 탁주, 40쪽 , 김혜나 외 지음
언젠가 아내가 제게 잠시 후 지구가 멸망한다면 뭘 하고 싶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글렌피딕 한 잔을 마시면서 멸망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더니, 아내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더군요. 같이 마시자고요. 글렌피딕은 사랑입니다 💖
글렌피딕 몇 년산 주로 드세요? 저는 12년하고 15년만 마셔봤는데, 제 입맛에는 오히려 12년산이 낫더라고요. 15년산은 너무 부드럽고 순해서 위스키 특유의 매력이 사라진 것 같았어요. 술마다 다르긴하지만 글렌피딕은 12년 정도의 타격감이 딱 적당한 것 같더라고요! 가격도 딱 좋고요 ㅎㅎ
저는 15년을 더 좋아하는데 단 조건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마셔서 에어링이 된 15년산을 좋아합니다. 뚜껑을 열면 꽃밭이에요. 최근에는 조니워커 블랙이 이상하게 좋아졌어요. 반쯤 마시고 남아 에어링된 블랙의 향이 기가 막히더라고요. 근데 같은 블렌디드여도 발렌타인은 영. 심심합니다.
저는 피트 향 때문에 조니워커는 잘 안 마시지만, 수많은 위스키 애호가들과 양조사들이 조니워커 블랙을 가장 자주 마시는 술로 꼽는 건 놀랍더라고요. 솔직히 빼어나면서도 절묘한 배합에 최강의 가성비를 갖춘 블렌디드 위스키로 조블 따라갈 술이 없긴 합니다 ㅎㅎ
제가 하드코어 맥주 팬이기는 하지만, 지구가 잠시 뒤 멸망한다면 마실 술로 호가든이나 버드와이저보다는 글렌피딕이 좀 더 어울릴 거 같기는 합니다. (그냥 카스 마실까... 지구 멸망도 농담처럼...)
스물여섯인 지수는 지금껏 위스키를 제대로 마셔 본 적이 없었다. 아는 위스키 이름도 잭콕에 들어가는 잭 다니엘, 하이볼로 유명한 산토리 가쿠빈, 아버지가 선물로 받아 왔을 조니 워커, 발렌타인, 시바스 리갈 정도였다.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위스키 한 잔의 시간, 김혜나 외 지음
소설 속 지수의 모습이 어떤 면에서는 저를 보는 것만 같았어요.
저도 어릴 적에 아버지가 선물 받아온 시바스 리갈은 항상 찬장에 쟁여져 있어 이 문장 정말 반가웠어요!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시 인사드려요. 박주영입니다. 오늘부터 2월 3일까지 <위스키 한 잔의 시간>으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위스키 한 잔의 시간>에는 J바, 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몇 명의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첫번째 질문은 이들 중 누구와 위스키를 마시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혹시 그들에게 권하고 싶은 위스키, 혹은 술이 있나요? 소설 속에서 지수는 J바에서 혼자 위스키를 마시면서 책을 읽습니다. 두번째 질문은 위스키, 혹은 다른 술을 마시면서 읽고 싶은 책, 혹은 읽기 좋은 책이 있을까요? '위스키'와 '위스키 한 잔의 시간'에 대해 어떤 이야기든 좋습니다. 물론 다른 주종에 대한 이야기도요^^
저는 아무래도 버번 위스키를 좋아하다보니, 지수에게 메이커스 마크를 추천하고 싶어요. 버번이지만 발효원액을 만들 때 밀을 사용해 다른 버번위스키에 비해 부드럽고 달게 감기는 맛이 위스키 초급자에게도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메이커스 마크 좋죠. 지수에게 딱일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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