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9.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부제: 애주가를 위한 밤

D-29
저도 세계맥주 전문점 2016년 정도까지 꽤 다녔던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이제는 어딜가나 세계맥주를 살 수 있으니 없어진 거였군요! 그리고 20대에는 맥주를 항상 2000cc, 3000cc로 주문해서 마셨고, 주당 친구들 만나면 5000cc를 주문해서 마실 때도 있었어요. 근데 사회에 나와보니 여럿이 마셔도 다들 500cc로 주문해서 각자 잔 들고 마시더라고요. 500cc 가격이 더 비싸도 그게 편하다고 여기는 것 같았어요. 금전적으로 학생 때보다는 여유가 있어서 그런 걸까 싶기도 하고요 ㅎㅎ
완전 공감! 대학 다닐 땐 2천 씨씨, 3천 씨씨를 주로 시켰지요. 딴에는 5백은 비싸다면서 피처를 시켰던 건데요, 작은 잔에 나눠 마시다 엄청 흘리고 거품도 많이 나고, 그냥 500cc 가 확실히 깔끔하더라구요. '피처'를 이용해 마시는 풍습이 있긴 남아 있긴 한 건지조차 잘 모르겠습니다.
지역 호프집에서는 아직도 피처컵 많이 쓰더라고요! 그래도 피처는 왠지 학생들의 술 같은 느낌이 있어요 ㅎㅎ
오, 작가님도 세계맥주전문점 아시는군요!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니 반가운 마음입니다. 근데 3000cc까지 팔았다니... 저도 당시에 대학가 술집에서 마셨는데, 3000cc를 시키본 기억은 없는 것 같아요(하하). 제가 몰라서 그랬을지도요. 그러게요. 요즘(?) 대학생들은 어떻게 술을 마시는지도 문득 궁금해집니다.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릴 시기만 해도, 비대면 수업으로 친구들을 처음 만났다고 하던데(이제는 먼 얘기 같네요), 지금은 다들 직접 만나 재미나게 마시며(?) 새로운 술문화를 만들어가고 있겠다 싶어요.
3. 저는 하루키의 소설은 많이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 질문을 읽고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일인칭단수>의 표제작이었어요. 맥주가 등장하는 건 아니지만 바에서 벌어지는 일이거든요. 혼자 바에 앉아 김렛을 마시며 책을 읽고 있던 주인공에게 모르는 여자가 갑자기 다가와 말을 걸어요. 자신이 잊고 있던 과거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여자의 등장에 낯선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죠(주인공은 결국 기억하지 못합니다). 특별한 서사는 없는데, 여자가 주인공에게 했던 말 중에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는 말이 유독 강렬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일인칭 단수한일 양국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여자 없는 남자들』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소설집. 작가 특유의 미스터리한 세계관과 감성적인 필치, 일인칭 주인공 '나'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작품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단편 여덟 편을 모았다.
저도 이 질문 보면서 <일인칭 단수>가 잠시 떠올랐는데 막상 소설에서 맥주 마시는 장면 같은 게 있지는 않았던 것 같아서 접어뒀죠 ㅎㅎ 하루키 소설 중에서 난해하다는 평이 많은 작품집이라는데 저 취향에는 잘 맞는 책이라 재밌었어요.
저는 하루키의 책을 많이 읽지 못해서 선택의 폭이 좁다보니 이 소설집이 가장 먼저 떠오른 것 같아요. 난해하다는 평이 많다는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결론이 딱 떨어지지 않고 아리송하게 여운을 남겼던 기억이 나요. 작가님 취향과 잘 맞는 책이셨다니 추천한 제가 괜히 으쓱!(헷)
수줍게 저도 한 번 답해봅니다...! 맥주 저도 좋아합니다....! 1. 기네스와 코젤. 기네스 흑맥은 습관처럼 사고요... 코젤은 작년부터 카프카에 관한 책을 쓰고 있어서, 체코에 여름에 다녀왔었어요. 그런데 여름 한낮에 취재를 많이 다녀야하고 몸도 성하지 않아 코젤 생맥주 한번을 못 먹고 일만 하다 돌아왔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계속 편의점에만 가면 코젤을 마시고 있습니다. 하하하.. 2. 저는...(이건 기억에 의존한 것이겠지만), 2004년 처음 독일 갔을 때, 옥토버페스트에서 먹어본 파울라너 생맥주 한 잔을 잊지 못합니다. 맥주는 맛있구나, 그런 생각을 처음 했어요. 그런 밀맥주 맛을 처음 느껴본 기억의 조작일지도 모릅니다. 3. 이거 2번이랑 연결되는 것 같은 문장인데요...'추억은 당신의 내면을 따뜻하게 해준다. 하지만 또한 당신을 갈기갈기 찢어놓는다.' (『해변의 카프카』)
1. 몇 년 전에 프라하에 가서, 필젠이라는 도시로 가서, 필스너 우르켈 제조 공장에 가서, 필스너 우르켈과 코젤 다크를 생맥주로 마셨습니다! 크아아아, 캔맥주와는 다른 뭔가 신선한 맛이었는데 기억이 가물 하는군요. 2. 맛 처럼 기억의 조작이 쉬운 게 어디 있을까 싶어요. 하지만 그 때의 기억, 소중하게 간직합시다^^;;
아 역시, 작가님은 프라하에서도 맥주에 진심이셨네요! 요즘 그곳에선 흑맥이랑 라거(?)를 섞어서 반반 맥주로 주는 게 유행이라고 하던데...맛이 넘 궁금해요 ;)
집에서 만들어드셔도 됩니다. 기네스+라거 조합을 많이 하는데요. 라거를 먼저 따르고 기네스를 숟가락 뒤집어서 살살 따라주면 흑맥주가 라거 위에 뜨게 됩니다. 맛은 뭐,, 다 상상하는 데로 입니다. 후훗. 제주에서는 테라+하귤청 조합이 괜찮습니다! 새콤 달콤한 맥주가 되거든요.
제가 이거 꼭 해볼게요! /불끈/!
하귤청은 위스키 하이볼에도 잘 어울리더라고요! 자주 가는 카페에서 수제 청귤청에 짐빔 위스키, 탄산수를 섞어 팔고 있어 종종 마셔요. 달콤쌉싸름한 맛이 매력적이죠 ㅎㅎ
저 자주 가는 바에 기네스랑 라거를 반반 섞어 한 잔에 내주는 메뉴가 있는데 바텐더 분이 그냥 라거나 기네스 따로 마시는 걸 추천한다고... 그래서 굳이 도전하지 않았습니다 ㅋㅋ
베이비기네스라고 기네스 전문 바가 있어요. 서울이랑 경기 남부에 몇 곳 있는데 거기 가면 기네스+라거 반반 칵테일 포함해서 각종 기네스 칵테일들을 팝니다. 가격은 그냥 기네스 한 잔 가격이랑 같습니다. 기네스 라거 칵테일 자체는 그냥 재미로 마셔볼 만한 맛인데 베이비기네스가 분위기도 좋고 기네스도 맛있고 안주도 맛있어서 저는 가보시는 거 추천합니다.
역시, 세계 어딜 쏘다닐 필요가 없이 한국에는 다 있네요! 베이비기네스, 기억해뒀다가 꼭 가보겠습니다!
작가님 마시고 속초 몽트비어 가서 비엔나 스타우트 한 잔 대접하고 싶어지네요!
머릿속은 이미 속초 앞바다인데... 정작 제 몸은 마감이 다가오는 원고 앞이라니..! 속초 가고싶어요...진짜 진심...
1. 술에 문외한이라 그냥 주는대로 먹어서 맥주 브랜드는 잘 모르겠습니다^^;; 2. 맥주는 좋은 사람들과 마시는 생맥주가 가장 맛있어요 ^^ 저도 예전에 세계맥주전문점을 갸웃거리며 본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돈이 부족해서 선뜻 들어가지는 못했던거 같아요. 대학 수학여행 때 제주도에 갔었는데 제주 바다를 바라보며 시원한 주석잔에 맥주를 마셔서 참 달게 먹었던거 같습니다. 3. 맥주 감성을 잘 몰라서 잘 어울리는 소설이 잘 떠오르지 않네요... ^^;;
운이 좋든 나쁘든 한 가지 사실은 확실했다. 이 세상엔 나와 한 잔의 맥주뿐이라는 것. 모든 사람들은 잠이 들었고 내일이 오지 않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 기분이 들 때면 맛있는 맥주를 마시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다.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p.155, 김혜나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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