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가 술이 빨리 취하지않는 인간이었다면 탁주를 고루 먹어보고 싶어요. 지역마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탁주가 있다는 걸 알지만 한 잔씩 먹으면 이미 취해있으니까요...
독일에 있을 때도, 독일은 맥주의 나라라기에 수퍼에서 맥주를 매일 바꿔 가며 사와서 마셨는데, 결국 두어 달 마시다가 포기했어요. 알콜 잘 알았으면 좋겠어요. 하하
[그믐밤] 19.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부제: 애주가를 위한 밤
D-29
유안
술빚는소설가
저는 진짜 다양한 탁주를 많이 마셔본 것 같은데, 아직도 마셔보지 못한 국내 탁주 종류가 많다는 사실에 매일 놀라곤 합니다. 진짜 자고 일어나면 신상 탁주가 출시되는 신기한 시장이에요 ㅎㅎ 우리술 에세이 쓰는동안 저도 다양한 탁주를 접해보기 위해 우리술 시음회에 많이 다니곤 했답니다. 3만원 정도 참가비 내고 5~6종 이상의 탁주를 한 잔씩 맛보는 건데, 다들 각자 자기 잔에 따라서 마시기에 진짜 소량 씩 여러 종의 탁주를 마실 수 있어 좋더라고요 ㅎㅎ
저도 캐나다에 한달 정도 있을 때 진짜 다양한 맥주 매일 바꿔가며 마셨어요. 맥주캔도 200ml 정도로 나오면 좋을 텐데 싶어요!
poiein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지금까지 마신 술을 짚어보니 탁주를 가장 적게 마셨네요. 그나마 누런 빛깔을 가라읹히고 위쪽 투명한 상태를 더 즐겼구요. 소설을 읽으며 '홍주'와 '창포주' 등 새롭게 알게 된 전통주를 맛보고 싶어서 아주 혼났습니다. 낮술을 좋아하기도 하고요.ㅎㅎ
언젠가 영광 백수해안도로를 달리다 굴비 백반집에서 마신 대마막걸리가 제겐 특별한 탁주였습니다. 환한 대낮에 백수해안도로도 떠오르고 영광 굴비 구이, 대마막걸리 한상에 같이 앉았던 그 사람들도 보고 싶어졌어요. 안부 전화를 할 참입니다. 고맙습니다.
김새섬
대마막걸리라니! 너무 궁금해요. 딸기 막걸리, 유자 막걸리, 잣 막걸리 등등 막걸리에 많은 종류가 있다는 건 알고 있는데, 대마 막걸리라는 것도 있었군요.
술빚는소설가
@poiein 님이 맛보신 대마막걸리와 같은 제품은 아니겠지만 국내 생산중인 대마막걸리가 있기는 합니다 ㅎㅎ 쌉싸름한 맛이 매력적인 술이었어요.
https://smartstore.naver.com/mogok/products/8467247943
장맥주
저도 대마 막걸리를 처음 들어봤습니다. 정말 한번 마셔보고 싶네요. 한 병에 10만 원이 넘는 롤스로이스 막걸리는 그리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술빚는 소설가
탁주에서 위쪽의 투명한 상태만 즐기신다니 약주(청주)가 취향이신가 보아요. 저도 사실 낮술을 좋아하는데, 낮에는 저녁 때처럼 취하도록 마시게 되질 않아서인 것 같아요. 낮에 마신 술이 저녁에 깨면 다음 날 숙취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ㅎㅎㅎ '홍주'는 소설에서 쓴 것처럼 부재료인 '지초' 특유의 쌉싸름한 흙맛에 호불호가 나뉘더라고요. 그래도 진도 명주로서 정말 좋은 술이랍니다. '창포주'는 시중에 제품으로 생산하는 곳이 없어 직접 빚어 마시는 술로 소설에 묘사하게 됐습니다.
영광의 굴비 백반집에서 대마막걸리를 맛보셨다니 정말 특별한 경험이네요! 백반집에서 직접 만든 술이었을까요? 제가 맛본 대마막걸리는 강원도 홍천 마마스팜이라는 곳에서 생산하는 '칠 위드 미'였습니다. 수제로 소량만 빚는 탁주인데다가 원재료 자체가 비싼 편이라 가격대가 꽤 있지만 한번쯤 경험해보면 좋을 매력적인 탁주였습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mogok/products/8467247943
장맥주
저한테는 그나마 맥주 다음으로 즐길 수 있는 술이 막걸리예요. 막걸리 맛집에 가서 막걸리랑 어울리는 안주를 먹게 되면 맥주와 섞어서 맥막으로 만들어 마십니다. 괴식이라 하실 분들도 계실 텐데 의외로 맛있습니다. 저는 그렇게까지 해먹지는 않지만 막사(막걸리+사이다), 맥막사(맥주+막걸리+사이다)도 좋고, 여기에 요구르트 넣어도 좋아요~.
저는 고등학생 때 막걸리를 꽤 마셨어요. 그때는 아직 가게에서 미성년자에게도 술이나 담배를 그냥 팔던 시절이었는데, 맥주는 비쌌기 때문에 막걸리를 사서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마셨습니다. 소주는 그때도 너무 쓰다고 생각했나 봐요. 아니면 안주 없이는 먹기 힘들다고 여겼던지. 소소한 일탈이었습니다.
술빚는소설가
탄산감 있으면서 달달한 막걸리 취향이신 것 같아요! 큰 카테고리로 보자면 증류주보다는 발효주가 잘 맞는 체질이신 것 같고요 ㅎㅎ 맥막 드시는 분들 종종 봤는데 막사는 정말 이길 수 없죠!
장맥주
풍미 같은 거 잘 모르고 그저 탄산 좋아하는 사람인가 봐요. 탄산수도 꽤 마십니다. 맥막사는 정말 맛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이다까지 주문하기는 귀찮아서 그냥 맥막으로 마셔요. ^^
거북별85
막걸리 동동주라고 하면 용인 민속촌이 떠오르네요..^^
그리고 동동주만 먹으면 기절하던 대학생 때 남편도 떠오르구요.. 탄산과 달콤한 느낌이 맛있는 편이지만 알콜과는 친하지 않아 그 깊은 맛은 잘 즐기지 못했던거 같습니다.^^
술빚는소설가
역시 막걸리는 청춘의 술인가 봅니다. 저렴한 가격에 달고 시원해서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도 친구들과 용돈 모아 꿀떡꿀떡 마시기 좋죠 ㅎㅎ 저도 대학교 축제나 체육대회 때 마시던 막걸리 생각이 많이 납니다!
poiein
“ 창문에 살포시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누군가 귓가에 속삭이는 소리처럼, 혼자서 조용히 술을 빚으며 살고 싶었다. 시선이 머물고 마음이 동하는 쪽은 언제나 고요하고 느리게 흐르는 순간이었다. 우리 술 또한 과거의 끝자락에서 느릿하게 흘러 나에게 다가왔다. ”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P.54, 김혜나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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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서가
자신도 죽음이 없는 것처럼 살다가 갑자기 죽음의 실체를 마주했던 거라고. 살아 있는 것은 축복도 저주도 아니고 일상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일상이 멈추는 것이 죽음이다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 만』 p.112, 김혜나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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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역시 술과 문학은 한데 어우러지기 좋은 조합이구나 싶었다.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달콤 쌉싸름한 탁주, 15쪽, 김혜나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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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빚는소설가
이 문장은 제가 자주 가는 초콜릿책방의 책방지기님에게서 영감을 얻어서 쓰게 됐어요 ㅋㅋㅋ 이곳 책방지기 님이 실제로 문예창작을 박사과정까지 공부하시고 파티쉐로 일하시다가 책방을 내신 분이라서요 ㅋㅋㅋ 그래서 책방에 서 직접 만든 초콜릿과 쿠키, 스콘을 판매하시고, 맥주, 와인, 하이볼도 갖추고 계시답니다 ㅋㅋ
화제로 지정된 대화
술빚는소설가
안녕하세요~~
지난 주말부터 월요일까지 정신없이 살다가 이제야 정신 차리고 일상으로 복귀한 술빚는 소설가입니다~ 덕분에 오늘에서야 지난 댓글을 모두 찾아 읽으며 저 또한 댓글을 남겼는데... 남기다보니 완전히 게시판을 도배해버렸네요. 삭제도 안 되고... 부디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늘 지난 대화를 천천히 나눠 읽다보니 술 생각이 간절해져서, 결국 참지 못하고 와인 한 병을 땄습니다. 지금 3잔째 마시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ㅎㅎ 안주로는 Almito 체리페퍼 크림치즈와 올리브, 참크래커를 곁들이고 있답니다.
술 마시며 술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굉장히 신나고 재밌는데요 ㅎㅎ 하지만 내일까지는 소설 이야기를 하기로 했으니 소설에 대한 질문을 좀 더 남겨볼까 합니다.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에 첫 번째로 나오는 소설 <달콤 쌉싸름한 탁주>에는 10년간 재직했던 회사를 그만두고 평소 취미로 해오던 스쿠버다이빙 장비 판매직으로 이직하려는 주인공이 나옵니다. 오키나와에서 원하던 일로 취업까지 했지만 이직 전 남는 시간에 탁주 빚기 클래스를 듣다가 양조사로 전향하게 되죠.
Q. 그동안 해오던 일을 그만두고 전혀 다른 직업을 가져보고 싶은 적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어떠한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었는지 이야기해주세요!
그 외 소설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 궁금했던 부분이 있다면 자유롭게 글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연해
저는 작가님이 정성스럽게 한 분 한 분에게 답글 남겨주신 걸 보고 완전 감동받았는걸요. 아름다운 도배였어요. 술 마시면서 술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굉장히 재미있다는 말씀도 너무 귀여우셔서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이어가 보자면, 저는 지금껏 한길만 쭉 파고 있는데, 다른 직업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은 종종 하지만 아직은 겁이 많은 것 같아요(돌다리를 두드려보고 안전한 걸 확인하고도 무서우면 돌아서는 타입).
단순히 '좋아한다'는 감정만으로 시작하기에 그동안 제가 배우고 경험한 게 아깝기도 하고, 직무 자체가 저와 잘 맞기도 해서요(이직을 한 적은 있지만요). 그리고 아무래도 직업이다 보니 좋아하는 것보다는 저와 잘 맞는 걸 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생 계형으로요). 물론 좋아하기도 합니다. 가끔은 때려치우고 싶... (마음의 소리가 자꾸 비집고 나오니)
다만, 그런 건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제가 갖고 있는 외모, 나이, 성별, 재능 다 제외하고 하고 싶은 일 골라보라고 하면 딱 하나 떠오르는 게 있기는 합니다. 물론 그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감당해야할 것들이 훨씬 더 많겠지만, 그 행위 자체만 놓고 본다면 해보고 싶기는 해요.
술빚는소설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길만 쭉 파는 분들이 저는 정말 멋지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다방면으로 여러 가지 일에 재능을 보이는 분들도 있지만 결국 한 가지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거든요. 저 또한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지만 가끔은 좋아하는 것에도 환멸이 날 때가 있어서 그만두고 싶은 적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매번 그만두고 싶다 생각하면서도 계속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천직인가 싶기도 하고요 ㅎㅎ
새벽서가
저는 한국에서는 디자인회사에서 의상디자인을, 유럽에서 유학 시절을 보낸 후에는 구두와 가방 디자이너로 살다가, 다시 학교를 다닌 후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로 지난 15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3년 후쯤에는 교사생활을 접고 다른 일을 하고 싶어서 뭘 하면 좋을지 요즘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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