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목 보고 냅다 달려왔습니다. 책은 일단 탁주와 위스키까지 마셨고요. 저는 주종을 딱히 가리지 않습니다만 맥주랑 막걸리를 좋아하고, 작업할 때 화이트와인을 총명탕처럼 마십니다. 제가 술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인데, 저 자신도 이 세상도 좀 보들보들해지는 느낌이 제일 큰 이유인 것 같아요.
맥주의 성지 독일에 살고 있어요. 독일 음식은 대체로 맛이 없는데 (세상의 모든 방법으로 요리한 감자와, 세상의 모든 방법으로 요리한 돼지가 전부...) 맥주를 마시다 보면 음식이 나에게로 다가와 꽃이 되는 마법이 일어나요. 할렐루야! (참고로 불교신자)
[그믐밤] 19.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부제: 애주가를 위한 밤
D-29
냅다
유안
재치 넘치는 댓글이네요! 책을 마시다는 이 책 아니면 쓸 수 없는 표현이라 재미있었어요. 독일에서 막걸리 구하기 힘드실텐데,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세상의 모든 방법으로 요리한 감자와 세상의 모든 방법으로 요리한 돼지...!' 도 넘 재밌는 문구였는데, 갑자기 독일의 어느 지역에 살고 계시는지까지 궁금해졌는 걸요...!
냅다
안녕하세요 유안 작가님!
선물받은 막걸리 키트(전북 농업진흥청에서 주셔서 신뢰감 두 배)로 애지중지 만들어 봤지만 첫 모금에 퉤- 했어요. 다행히 요즘에는 독일에도 막걸리가 꽤 들어온답니다. 그래도 한국에서 맛보는 신선하고 다양한 막걸리들이 너무 그립죠. 막걸리와 떡볶이, 냉면이 제 애국심의 근원이에요.
저는 독일 남부 바바리아 지역, 뮌헨 근처에 살아요. 아무도 안 물어봤지만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곳이죠. 음하하.
장맥주
오! 옥토버페스트! 부럽습니다. 한번 가보고는 싶은데 번잡한 걸 싫어하고 방 잡기도 어렵다고 해서 (+비행기 타는 것도 싫어해서) 언제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떤가요? 한번 가볼 만한가요?
냅다
안녕하세요 장강명 작가님! 옥토버페스트는 정말 입장만으로도 탄성이 절로 나오는 신나는 축제인데요. 번잡한 걸 싫어하신다면 차라리 여름의 로컬 가스트호프나 비어가르텐을 추천해요. 옥토버페스트는 술만 마시는 게 아니라 매년 롯데월드 하나 분량의 놀이기구들이 세워지는 으어어어한 곳이고, 잔은 무조건 1리터짜리예요. 맥주 도수도, 가격도, 평소보다 높은 편이고요. 신나긴 신나는데 정말 정신이 쏙 빠집니다. (가죽바지 입은 헨젤들과 가슴을 끌어모은 그레텔들이 모두 모여 연고전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밤베르크라는 조용하고 예쁜 도시에 가셔서 라우흐 비어(훈제 맥주인데 군고구마 맛도 나도 커피 맛도 나고 낙엽 태우는 향도 나는 요물입니다!) 드시는 것도 추천하고요, 뮌헨 근처 안덱스라는 수도원에 하이킹 가셔서 그곳의 생맥주 드셔도 정말 좋아요. 입에 무지개가 뜨는 맛! 아기천사들이 피쳐를 들고 있는 벽화가 있는 성스러운 곳이랍니다. :)
김새섬
아기천사들이 피쳐를 들고 있다니! 빵 터졌어요.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나네요. 천국은 맥주~~
https://www.youtube.com/watch?v=BOApISO5VEM
연해
맙소사, 세기말 감성이 물씬 담긴 이 영상은 무엇인가요. 퇴근하고 녹초가 되어 멍 때리면서 그믐에 들어왔다가 때아닌 이 영상에 정신이 번쩍 들어 웃음이 났습니다. 제가 뭘 잘못 보고 있는 건가 싶어 가사와 영상을 한참 들여다봤네요.
블랙홀 같은 영상입니다. 헤엄치고 있는 공간이 맥주 속이라니!!
새벽서가
옥토버페스트를 세번 경험했는데, 설명을 너무 찰떡같이 하셔서 공항 로비에 앉아 빵 터졌습니다 (주변인들에게 잠깡 눈치가 보였네요)!!
장맥주
가본 적이 없는데도(종로구 옥토버훼스트만 몇 번 가본) 저도 빵 터졌습니다. 가죽 바지 헨젤과 가슴 모은 그레텔, 입에 뜨는 무지개, 피쳐 들고 있는 아기 천사... 어쩌면 말씀을 이렇게 찰떡같이 하시는지... ^^
술빚는소설가
종로 옥토버훼스트는 저도 종종 가는데 비싼 가격에 비해 분위기가 너무 시장통이라 그냥 그렇긴 합니다만... 어떤 분들은 그렇게 시끌시끌한 분위기에서 기분이 좋다더라고요 ㅎㅎ
장맥주
수제맥주 마시기 어려웠던 20년쯤 전에는 귀한 장소였는데 이제는...
술빚는소설가
여기는 안주도 다 너무 과하고요... 그냥 텀블러에 담아주는 수제맥주 한잔에 감자튀김 정도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데 말이죠!
연해
저는 경험해 보지 못했는데도, @냅다 님의 말솜씨가 워낙 좋으셔서 같이 웃었답니다. 밑에서 장작가님이 말씀하신 종로구 옥토버훼스트도 지인들이 갈 때 쏙 빠졌던 기억이 나네요.
김새섬
와, 옥토버페스트에 세 번이나 다녀오셨군요. 부럽습니다. ^^
새벽서가
유럽에 살 때는 자주 갔던 독일이 이제는 너무 머네요. ^^;
장맥주
오... 제 생각과 되게 다르군요. 헨젤과 그레텔 언니 오빠들이 조금 궁금하기는 하지만 제가 롯데월드를 워낙 싫어해서... 안덱스 확 땡기는데요? 여름의 가스트호프와 비어가르텐, 밤베르크도 잘 기억해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술빚는소설가
우와 옥토버페스트 이렇게 들으니 진짜 생생하게 느껴지네요! 저도 사실 사람 많은 곳에 있는 걸 꺼리는 성향이라 막상 가보지는 못할 것 같지만, 대리만족이 되네요 ㅎㅎㅎ 여름의 로컬 가스트호프 또는 비어가르텐 꼭 기억해보겠습니다!
거북별85
냅다님의 옥토버페스트나 다른 축제들 설명들이 너무 세세하고 친절해서 웬만한 세계여행 프로보다 실감이 나네요^^
술빚는소설가
떡볶이에 막걸리 조합은 정말 참을 수 없죠! 저도 매우 좋아하는 페어링이랍니다 ㅎㅎㅎ
김새섬
오! "냅다" 뛰어오셨군요. 독일! 궁금한 거 너무 많은데... 그 곳엔 로컬 맥주가 많잖아요. 그럼 보틀샵에서 술을 사실 때 일반 맥주들 (하이네켄, 버드와이저 등) 옆에 로컬 맥주도 같이 팔고 그런 걸까요? 가격대는 어떤지도 궁금하네요.
큰 호프집 벽에 걸려 있는 옥토버페스트 사진 볼 때마다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 저기 가운데에서 화장실은 어떻게 가야 될까 괜한 걱정이 들곤 합니다. 맥주를 잔뜩 마셨을텐데!!
그래도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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