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아 작가와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 함께 읽기

D-29
뉴스레터 구독자시군요! 반갑습니다. :-) 해나아 님만의 호흡으로 천천히, 조금씩 같이 읽어나가시길.
표지는 넘 의혹적인 느낌에 매력적이에요. 의혹을 알고 싶어진달까.
의혹과 매혹의 책이 맞습니다. 문제라면, 읽을수록 의혹도 매혹도 커질 수 있다는 것...
무척 근사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말이지만 한편으론 가슴을 답답하게 짓누르기도 하는 그 사랑, 이 책을 통해 제 나름의 답을 찾아가고 싶어요
맞아요, '사랑'이라는 말과 교차하는 수많은 감정과 노동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죠.
올 한해는 좀 더 책도 많이 읽고, 영화도 많이 보자라고 정해보았습니다. 그러면서 글쓰기도 많이 해보자구요. 그러다 와이프의 권유와 함께 책 모임에 선뜻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표지는 제목과 부제들이 파도의 모습과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그렇게 느끼며 차례들을 보니 온갖 감정들이 오고 가는 듯한 목차이네요. 끝까지 잘 읽고 참여하겠습니다.
그믐에 한 줄씩 남기는 의견도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부터 시작해보세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아직 책을 손에 쥐지 못하신 분들도 계시죠? 천천히 시작하세요! 1주차 9-14일에는 서막 + 1막 타고난다는 오해를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눠요. ◌ 서막에서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온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 1막의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 평상시의 돌봄은 1인 독박, 다른 가족 구성원(조부모 등)의 참여, 전문 인력 고용 또는 외주화 등 "얼마간" 약속된 바에 따라 기능합니다. 가족 구성원의 급성 발병 또는 사고가 닥쳤을 때는 어떨까요? 누가 가장 먼저 투입될까요?
서막에서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온 부분은, 서막의 페이지가 뒤로 갈수록 짙어지는 부분이었어요. 앞선 질문에서 표지를 보고 또 이 부분을 보니 책을 읽어감에 따라 깊어지는 감정을, 몰아칠 일들을 문장뿐 아니라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표현하신것 같아 깊이 감탄했어요. ‘아이를 가운데 두고 부모와 의료진, 건강보험의 얼굴을 한 정부가 삼각구도로 자리 잡은 모양새였다.’라는 문장에서 다른 돌봄노동을 다루는 에세이와의 차별점을 짐작케했어요. (정부!에서 말이죠.) 1부의 키워드는 ‘모성’이 아닐까해요. 제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모성이라는 신화’에 가스라이팅을 당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어요. 엄마이기에 당연히,라는 말을 왜 그토록 쉽게 하는 걸까요. 저는 지금 병원 주차장에서 책을 읽으며 그믐에 글을 쓰고 있어요. 저의 시누이가 병원에 있어 시어머니가 간병을 하고 있는데 주말이라 남편이 교대를 하러 병실에 갔고, 저는 어머님을 집에 모셔다드리려고 기다리고 있어요.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어머님의 고통과 마음이 그려서 괴롭습니다.ㅠㅠ ‘나는 못한다’를 말하며 집에 계신 아버님도 생각나고요.
저는 서막에서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인근 체육관에 텐트를 쳐야 하는 이들의 심정을 알 것 같았다"(p16) 가 꽂혔습니다. 아이의 갑작스러운 아픔이 재난과도 같은 이 구절에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어느 누구든지 재난을 경험하고 싶지 않은데, 우리 앞에 재난이 급습하면 .. 잇상하게도 나를 돌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1막에서 오롯이 엄마이기에 아이를 돌보는 것을 감당해야 하는 모습에, 저도 충분히 그럴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네요 ... 우리의 교육이" 모성은 이래야 한다"로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이니까요... 아직도 ... 이혼한 여성이 아이들의 양육권을 가지고 가지 않는 것 조차 비난받는 사회인것이 마음이 쓰이고 아팠습니다.
평상시가 아니라 비상시에 돌봄의 역할 균형이 어떻게 무너지는지가 서막에서 드러나는 것 같아요. 아이의 발병과 진단, 그것에 따라오는 많은 일이 모두 재난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독세핀이라고 합니다. 이런 방식의 모임이 처음이라 무척 신선하네요. 책은 구매한지 이주 정도 됐는데 모임 플로우에 맞춰서 읽을 계획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1) 독서 모임에 참여하게 된 계기 우선 마티 측에서 작년 쯤에 책과 관련해 올린 홍보 트윗 중 '여성의 인쟁투쟁은 어떤 비극을 낳는가?'라는 문장에 꽂혀서였어요. 정말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책을 구입했습니다. 2) 표지의 인상 트윗을 보다 보니 표지 작업 하시는 장면들도 엿볼 수 있었는데, 잔잔히 밀려오는 파도가 모래사장에 물기를 머물게 하듯이, 가슴에 스미는 문장으로 가득한 책이라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3) 서막에서 인상 깊게 다가온 부분 3-1) 저는 사랑하는 존재가 아플 때의 다급함, 절망과 희망의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 자책, 아마 아프지 않았으면 몰랐을 지식들의 나열 등에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어째서인지 가장 오열한 부분은 남편 분의 일기에서 아이의 코에서 손가락 만한 피가 나왔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일이 있을 터이지만 저였다면 그 순간 이성을 잃고 엉엉 울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3-2) 작가님께서 감추지 않고 진솔한 감정을 드러내신 부분이 좋았습니다. 아이가 다니던 링크장 선생님이 환불해 준다는 전화를 황급히 끊은 이후에 나온 문장이 정말 좋았습니다. p.33 상대의 배려에 오히려 성가시다는 내색을 숨기지 못해 미안했다. 하지만 그도 잠시, 여전히 쾌활한 모습으로 얼음을 지치고 있을 다른 아이들이 생각나자 금세 샘이 났다. '샘이 났다'고 표현하신 부분이 좋았다고 하면 이상하려나요. 저는 존재가 아파서 좌절했을 때 소위 '착한 척' 연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초탈한 성녀의 가면을 썼었습니다. 주변 사람이 나를 예민한 사람으로 볼까 봐, 속좁은 사람으로 볼까 봐 차마 말하지 못했던 날 것의 감정을 문장으로 마주하니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4) 1막의 키워드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의리, 아래 문단이 마음에 들어 꼽아 보았습니다. p.64 적어도 나의 헌신은 모성 신화에 등떠밀린 것이 아니다. 나와 윤이의 사랑은 그렇게 전형적이거나 일방향적이지 않다. 내가 아이에게 받는 과분한 사랑, 계산 없이 돌격하는 순정에 나는 내 시간과 자유를 기꺼이 희생한다. 여기에 굳이 이름을 붙이라면 의리 정도가 적당하겠다. 5) 이걸 제 상황에 대입하면 저는 비정규 계약직 노동자로 가족 구성원 중에서 고용형태가 가장 불안한 (이것을 불안하다고 이른다면) 제가 투입될 것 같은데요. 아이는 없지만 어쨌든 저도 여성이고, 집안의 '경제적 서열상' 가장 낮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럴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돌봄이란 굉장히 여러가지가 중첩된 문제인 것 같아요. 6) 정리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정리가 잘 안 되는 느낌입니다. 모임이 진행되는 동안 나아지겠죠? 다른 분들의 감상도 궁금하고 틈나는 대로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솔직하게 쓰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우셨을 텐데, 작가님께서는 거침없이 쓰신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그 강단이 작가님의 매력 같아요. :)
서막과 1장에 대한 다양한 감상을 접하니 그때의 감정들이 다시 '파도'처럼 밀려들어옵니다. 갑작스런 지진처럼 제 일상을 전복시킨 그날, 22년 6월 3일의 기억이요. 이제 제법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여진이 오네요! 사실 그때 느낀 감정은 단순히 한 두 단어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절망, 분노, 슬픔 외에도 온갖 감정과 생각들이 폭풍처럼 휘몰아쳤거든요. 이후 병원에서 본격적으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감정은 더 고조됐습니다. 무엇보다 생전 처음 겪게된 다양한 경험과 낯선 풍경들이 엄청난 자극이 됐던 것 같아요. 서막은 그렇게 폭풍처럼 쓰게 됐습니다.
작가님, 어서 오세요! 자주 오세요!
서막을 정신없이 읽다가 알아차렸는데 종이가 점점 짙은 색으로 바뀌고 있었더라고요. 마음에 쿵 하는 어떤 순간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한 것 같았달까요. 윤이와 작가님 응원하면서 계속 읽고 있습니다.
심상치 않은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려고 한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알아봐 주셔서 기뻐요!
해나아 님의 말씀을 듣고 서막을 다시 보니 정말 그렇네요. 이런 장치가 있는 줄 미처 몰랐어요.
@해나아 서막의 점점 짙어지는 종이! 알아보셨군요! 저는 편집본.pdf로 처음 내지 디자인을 봤었는데요. 스크롤을 주욱 내릴수록 짙어지는 배경을 보고 잉크 혹은 먹을 떠올렸어요. “이제 먹을 다 갈았네. 자, 지금부터 진짜 시작이야, 내 이야기. 내 글.” 이런 느낌으로 심호흡을 하게 됐달까요.
서막의 "우리 셋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사건은 그렇게 느닷없이 도둑처럼 찾아왔다."는 문장을 보면서 간절하게 기도했어요. 가치를 몰라보는 도둑이 가장 귀한 것들만 쏙쏙 빼놓았기를요. 한참을 먹먹할 마음으로 읽다가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나는 안도했다"는 문장에 도달하고 나서야 숨을 뱉었습니다. 이제 시작이겠구나싶어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구요. 책장 이곳저곳에 남긴 질문과 투쟁들을 허투루 흘리는 일 없이 잘 따라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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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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