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잃고 헤매는 이들을 미워하지 않게 도와주세요.」 오늘은 마침표 대신 이 문장을 백 번······ 넘게 읽었다. 마침표를 「마침표」라고 읽는 것, 거인이 거슬린다고 해서 궁리해 낸 방법이다. 눈으로 만든 거인은 차갑고 아름답고 내가 읽은 문장에 쉽게 상처받는다. 내가 읽은 책에 너무 많이 녹아내리면 거인은 내객을 맞이한다. 내객이 다녀간 날 거인은 늦잠을 자고 나는 눈 속에 두 손을 박아 책을 꺼낸다. 표지를 턴다. 지상으로 사람의 것이······ 내린다. 펄펄 내린다. ”
『희망은 사랑을 한다』 / 「피고용인 잭이 마침표로 읽을 문장은······」 (p.97), 김복희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