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슘페터에 대해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매우 사회화되어 있고 자기 인생을 철저히 기획해서 그에 따라 산다는(살려고 했다는) 점이 다르게 다가오는 걸까요? 굉장히 유능한 소시오패스 CEO 느낌? 다른 천재들은 (써도 되는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약간 서번트 증후군 같은 느낌도 드는데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1. <사람을 위한 경제학>
D-29
장맥주
소피아
똑같은 예는 아니지만, 같은 카탈루냐 지방 출신의 두 천재 - 안토니 가우디와 살바도르 달리-를 나란히 두고 봤을 때 느낌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가우디에 비하면 달리는 그야말 로 광기어린 천재잖아요. 이 책의 다른 천재들과 슘페터는 분명 다르고, 슘페터 챕터를 읽으면서 경고등 깜박깜박 켜지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지금 케인즈 읽고 있는데 마침 슘페터와 케인즈를 나란히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이 나왔어요.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고 둘 다 징집이 되었는데, 이 동일한 사건에 두 명의 서로 다른 대처방식이 나와요. (전자책으로 읽으니 이쪽 저쪽 페이지 왔다갔다 하기가 매우 힘들군요;;). 케인즈의 경우는 그래도 이해할만한 범주의 행동과 반응이었는데 (몸 사리며 머리굴리는 모습은 있지만 뭐, 인간이니깐..), 슘페터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병역면제 신청하면서 면제신청 사유가 “내가
그라츠 대학에 단 한 명 있는 경제학 교수다”라니.. 세상 뻔뻔. 이상해요, 이상해..
바나나
저도 지금 그 대목읽고 있었는데...케인즈 병역기피사유도 조목조목 구분해서 오 똑똑해...라고생각했어요.
장맥주
케인스가 여러 가지로 흥미로운 인물이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섹스 일기장(...)까지 쓴 줄은 몰랐습니다. "일반 투자자들에게 사기 치는 일"을 하며 사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지를 않나... 이쪽은 이쪽대로 범상치 않네요. -_-;;;
소피아
저는 그 부분은 유별나게 기록광들이 많은 앵글로 색슨족/게르만족 종특으로 이해하긴 했으나..케인스도 만만치 않은 인간인 것 같습니다. 슘페터 하나만도 힘든데, 이런 인간들 여러 명 튀어나오니 지쳐요 ㅜㅜ 케인스는 요즘 살았으면 자기 기록 모두 파이썬에 때려 넣고 돌려서 빅테이터 분석했을 인간으로 보여요.
모시모시
아 혼자 막 웃고있습니다. 이거 이 책 안읽는 다른사람한테 설명할 길도 없고.. 허허.. 그 드라마 성공한다에 한표요. ㅎㅎ
슘페터는 첨 접했을때부터 왜인지 모르게 이름조차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들어서(연속된 파열음? future와 발음이 비슷한 느낌적 느낌?! '슘'에서 발산되는 모던함?-세슘 등 원소 이름을 연상시키는.., ) 창조적 파괴, 기업가정신 이렇게 키워드 외울때 좋았었지 말입니다. ㅎㅎ
바나나
이 드라마 성공하려면...잘생긴 배우를 캐스팅 해야할것 같아요. 슘페터 옆모습 사진만 봐서는 음... 그냥 그런가 했는데, 단체사진속의 작은 사진으로 봐도 외모가 달리네요. 멋을내고 어쩌고 해도 안될것 같은. ^^;;; 이런 피씨하지 못한 외모평가 죄송합니다.
소피아
오오, 저도 슘페터 이름에 꽂혀서 Schum + Peter 두 개의 결합인가? 하면서 영어 발음을 Forvo 사이트에서 검색해봤어요, “슈움피러” 아니고 “슈움페이러”라고 발음하더군요 (독일어발음은 슘페터)
바나나
6장은 빈과 슘페터의 몰락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천재는 천재인데 너무 머리를 많이 굴려서 망했나봐요. 시대를 잘못 만난것 같기도 하고요. 그 혼란의 시대에 암살당하지 않고 조용히 물러나, 대학에 있다가 은행장으로 가다니 그게 더 놀랍다 생각했습니다. (제가 너무 스릴러를 많이 본겁니까. "세 영혼" 씩이나 가졌으면 암살당했을것 같은데...)
모시모시
“ 진정 독창적인 사상가가 자기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사상을 내놓는 것은 서른 살이 되기 전이라는 확신, 그리고 자기가 계획한 학문적 출세의 첫 관문을 최대한 빠르게 통과하겠다는 결심을 품고 있던 스물두 살의 슘페터는 혼자 정해놓은 데드라인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5장. 창조적 파괴,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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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터진달팽이
책이 와서 보는 중에 몇 가지 질문 드립니다.
서문 14p에 경제학을 정신장치 apparatus of the mind라고 케인즈가 말했다는데 apparatus of the society or system 아니고 mind요? 철학 아니구요?
& 27p 밀이 사회주의자라구요? 샌델은 말하자면 공리주의와 구분된 질적 자유주의자라고 했던 것 같은데요; 아닌가 ㅜ
YG
아, 뒤의 질문부터 어쭙잖게 답해드리자면 거기서 말하는 19세기 맥락의 '사회주의자'는 오늘날의 우리가 사용하는 사회주의자와는 다른 어감이죠.
빈부 격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동체 구성원이 노력하고, 공동체 구성원 개개인이 자기 역량을 발휘하면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회를 지향하는 사람 정도의 의미라고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실제로 밀도 공공연하게 자신을 (마르크스와 엥겔스와는 다른 맥락에서) '사회주의자'라고 자칭했던 것으로 나오고, 자기가 생각하는 사회주의에 대한 글도 썼어요.
얼른 찾아보니까 서병훈 선생님이 추려서 번역한 『존 스튜어트 밀 선집』(책세상)에 실린 글 중에도 「사회주의론」이 있네요. 이런 밀의 문제의식이 3장부터 자주 등장하는 비어트리스 웨브-시드니 웨브 부부의 페이비언 사회주의로 이어지고, 조지 오웰의 '민주적 사회주의' 같은 것과도 통하고, 현실의 사회민주주의 국가, 복지 국가 프로젝트가 그 불충분한 결과물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존 스튜어트 밀 선집‘19세기 대표 지성’ 존 스튜어트 밀의 정치·사회 저작을 엮은 선집이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자유론》 등 개별 저술은 여러 차례 출간되었지만, 밀의 핵심 저작이 한 권으로 묶여 나온 것은 국내 처음이다. 번역은 우리나라 최고의 밀 권위자인 서병훈 숭실대 정치학과 교수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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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터진달팽이
아 페이비언 사회주의 복지의 기원 공부할 때 들어봤던 것 같기도 하네요~ 사민주의 말고도 민주적 사회주의가 있군요^^ 둘의 방점은 전자는 민주주의에 후자는 사회주의에 두고 혹은 그 사회가 '사회주의' 사회가 아니고 어떤 그냥 일반 사회, 공동체를 말하는 것일까요? 그냥 둘 다 그나물에 그밥일까요 ㅎㅎ 조지오웰은 빅브라더만 주창한게 아니라 저런 이론적 입장을 견고히 갖고 있었다니ㆍㆍ세상엔 역시 모르는 것 투성이인데 이러다 인생이 또 훅~ 갈 것만 같다;;고 한다면 아이고 ㅎ
장맥주
창조적으로 파괴되나요... ㅠ.ㅠ
YG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 ㅠ. 하지만, 그래도 경제학자로서의 슘페터는 남습니다.
바나나
소제목들 살짝 컨닝했더니 슘페터가 뒤에 계속 나오더라고요. 부활이 아니고 몰락이군요. 아이쿠.
모시모시
“ 런던 <<타임스>> 편집장 헨리 위컴 스티드는 케인스의 사상들이 "정치학에 대한 경제학의 반란"의 성격을 띤다고 보았다. 케인스가 강조한 것은 장군들과 총리들이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는, 현대세계가 어떻게 생계를 꾸려가는가 라는 문제의 중요성이었다. 생계를 꾸려가는 능력이야말로 평화의 필요조건이고 어쩌면 평화의 충분조건이라는 것이었다. ”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7장 죽어가는 유럽: 베르샤유의 케인스,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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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주말에는 다른 책도 보시면서 쉬시다가 월요일(1월 15일)에는 8장 '기쁨 없는 거리: 빈의 슘페터와 하이에크'를 읽습니다. 8장에서는 슘페터가 안쓰러울 정도로 몰락합니다.
케인스의 호적수 하이에크가 이 장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해요. 앞에서 언급했듯이 하이에크는 케인스와 슘페터보다 열여섯 살 정도 어립니다(1899년생). 시시콜콜하게 따져 보면 철학자 칼 포퍼(1902년생), 존 폰 노이만(1903년생) 그리고 8월에 함께 읽었던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의 로버트 오펜하이머(1904년생) 또래죠. 하이에크가 어떻게 국가와 계획을 불신하게 되었는지 8장에서 그 기원을 살펴보세요.
월요일부터 읽을 분량이 열한 장이 남긴 했습니다만, 뒷부분으로 갈수록 한 장의 분량이 상대적으로 짧아요. 그러니 여기까지 따라오신 분은 완독까지 충분히 함 께 하실 수 있습니다! :)
느려터진달팽이
8장을 나가는 중인데 1장을 남기다니 송구하네요^^;
위에 ai가 만들어 준 레드북 모습에서 1792년의 빈을 여러각도로 묘사해주신 한 피아니스트의 렉처를 음악과 함께 몇 달 전 salon de piano에서 유투브로 들었는데 아놀드 하우저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40p ᆢ제자들이 종교를 이용함으로써 종교를 폐위하고 독일 🇩🇪 지배 엘리트의 위선을 폭로한 것과 마찬가지로, 자기들도 정치경제학의 원칙들을 이용함으로써 영국 🇬🇧 의 가증스러운 '돈교 religion of money 💰 '를 처단해야 하리라는 것이었다.
이 대목에서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 떠올랐어요. 아주 오랫동안 신학자 칼뱅이 소박한 삶에 만족하며 살던 가톨릭들을 구원을 미끼로 하여 돈독이 오르게 만든게 아닌가 했거든요? 이게 뒤의 서술과도 이어지는데~
64p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계몽된 이기심과 수요공급의 법칙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는 조건들을 창출하는 것이 전부였다는 대목에서, 계몽된 이기심 enlightened self-interest가 아무래도 각성된 자기이익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 그걸 굳이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욕망의 이론에 부합시키기 위해 성직자 ㅠ 칼뱅이 구원을 매개로 탐욕에의 길을 터주지 않았나 하는 질문인데요~ 여기저기서 해보았지만 시원한 답변은 아직까지 얻지 못하였네요;
& 드디어 <자본>이 엥겔스 속을 까맣게 태우고 집필되는데, 부의 창출이 노동이라는 생산수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면 현재는 부가 부를 낳는 시대인데 맑스는 현대를 어떻게 볼까요? 그건 내 연구조건에 해당하지 않아~ 라며 한정지을까요 ㅎㅎ
집에 마침 몇 해 전 도서전에서 할인해서 데려 온 이 녀석이 있는데 <총균쇠> 오리지널과 함께 과연 이 생에서 끝낼 수 있을건가 싶습니다^^;;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1 - 선사시대부터 중세까지, 개정2판헝가리 태생으로 20세기를 빛낸 지성, 아르놀트 하우저가 선사시대부터 오늘날 대중영화의 시대까지, 인간과 사회와 예술의 관계를 역동적으로 풀어낸다. 예술이 시대와 사회가 빚어낸 산물이라는 '예술사회학'의 관점을 선구적으로 펼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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