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월 22일) 예고해 드린 대로 13장을 읽고, 내일(1월 23일)은 3막(3부) 프롤로그와 14장 ‘과거와 미래: 브레튼우즈에 간 케인스’를 읽습니다.
이번 주는 주말까지 하루 한 장씩 계속 달려서 27~28일 주말에 완독할 예정입니다. 하루 읽을 분량이 앞부분보다 많지 않으니 지금과 같은 페이스대로 따라오시면 된답니다.
3막에서는 전쟁이 끝나고 나서, 다음 전쟁의 씨앗을 뿌렸던 제1차 세계 대전 이후의 실패를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고 고군분투하는 케인스의 노력과 전후에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본 경제학자의 생각과 실천이 자리 잡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 과정에서 소련과 중국 또 인도의 처참한 실패가 실비아 나사르의 시각으로 반추되고 있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1. <사람을 위한 경제학>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YG
3부에서 냉전 체제를 놓고서 자주 인용되는 학자가 존 루이스 개디스입니다. 개디스의 『냉전의 역사』(에코리브르)는 꼭 한 번씩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이 책은 게디스가 예일 대학교에서 냉전을 기억하지 못하는 학생을 위한 강의가 원래 소스랍니다.
냉전의 역사 - 거래, 스파이, 거짓말, 그리고 진실냉전에 관한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되 간결하고 읽기 쉽게 쓴 대중서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한 동기가 예일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냉전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때마다 제기하는 의문에 응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참 고한다면, 이 책이 “냉전을 현재 사건으로 여기지 못하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것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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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14장에서는 그 유명한 브래튼우즈 체제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게 되는데요. 그때 케인스의 미국 측 파트너였던 해리 덱스터 화이트의 엄청난 비밀이 공개됩니다. 정말 영화 같은 이야기, 한번 읽어보세요.
소피아
이 부분 충격적인게, 해리 덱스터 화이트 정도면 최고위급 아닌가요? 들통나고 얼마 안 있어 심장마비로 죽은 것도 놀라움.
위에 꽂아주신 책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저는 <스파이와 배신자> 재미있다고 해서 사두었어요.
스파이와 배신자 -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중 스파이, 올레크 고르디옙스키냉전 시대 종식을 앞당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 이중 스파이 올레크 고르디옙스키의 스릴 넘치는 일대기를 그린 『스파이와 배신자』가 출간되었다. 스파이 소설의 대가 존 르 카레가 자신이 읽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책 중 최고로 꼽았으며 빌 게이츠가 필독서로 추천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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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네, 맞습니다. 최고위급! 실제로 케인스가 애초 제안했던 브레튼우즈 체제는 훨씬 창의적인 대목이 많았다고 알고 있어요. 그걸 화이트가 중심이 되어서 막았죠(명실상부 케인스의 미국 측 협상 대상자였으니까요). 그런데, 그게 미국의 이익뿐만 아니라 소련과의 교감 하에서도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죠.
느려터진달팽이
이제 막 7장 읽은 사람으로 제 기준엔 거의 괴테급으로 인생 원없이 산 ㅋ 케인스의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다~ 생각했는데 역시 뒤에 또 나오는군요. 비어트리스처럼^^ & 냉전cold war를 말할 때, 625로 인해 강대국들의 힘싸움을 그에 무관한 약소국으로 서로를 죽여가며 생으로 이별하는 이산가족의 상봉을 어릴적 티비 📺 로 연례행사처럼 지켜보던 옛날 사람으로ㅡ 왜 저들의 입장인 '냉전'을 우리도 쓰느냐 🔥 에 나름 불만을 가진 1인입니다. 우리에겐 열전이었다는 얘기를 박명림 교수님께서 하셨을까요~
느려터진달팽이
Belle epoque나 golden age, gilded age는 들어봤어도 보편시대universal age가 있었네요. 아시아로 따지면 태평성대같은 개념일까요?
당시 마제스틱 호텔은 엄청난 곳이었군요. 이십년 전에 ㅋ 베트남 🇻🇳 봉사단이었는데 그때 호치민 박물관에 아주 오래 줄을 서서 단체로 입장했었어요.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평일에 그렇게 많이 방문하나! 사실 자체도 인상적이었지만, 시장에서 만난 사람들이 하나같이 호치민 찬가를 부르며 그리도 행복한 표정을 짓는 모습에서 도대체 이 분은 어떤 존재이기에 그럴 수 있을까 했었는데요~ 호텔에서 접시를 닦으시던 시절도 있으셨군요 ㅎㅎ 이미 앞서 다 재미나게 말씀하신 부분인데 뒷북 죄송^^; 그나저나 거기엔 무려 아라비아의 로렌스!도 그를 취재하는 마르셀 푸르스트도 있었다니요 😭
느려터진달팽이
프랑스에 온 지 며칠만에 케인스는 대단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는 피점령 독일로 향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374p,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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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터진달팽이
패전국 사후문제 처리를 '대단한 모험'으로 치부하며 주어진 임무에 임하던 케인즈가 그 타고난 낙관주의로도 관철시키지 못한 채로 베르사유조약이 통과된 이후에도, 자신의 저서를 통해 어떤 여론몰이를 했던거군요~ 클레망소! 베블런, 체임벌린 등 많은 인물들의 반향을 불러일으킨 책이라니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는 내공이 된다면 참~ 좋겠네요 ㅎㅎ
평화의 경제적 결과부글 클래식 시리즈. 독일 경제를 완전히 파괴하는 쪽으로 방향을 맞춘 파리평화회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관용에 바탕을 둔 평화가 필요한 이유를 조목조목 밝히는 책이다. 당시엔 경제적 접근이 무엇보다 필요했는데 도 평화회의를 주도한 인물들은 하나같이 정치적으로만 접근했다고 케인스는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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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주말에 계속 읽다보니 속도가 붙어서 완독했습니다. 에필로그를 다 읽은 후에 앞으로 돌아가 서문을 한 번 더 읽고, 아마르티아 센에 대해 좀 궁금해져서 그가 쓴 신문 칼럼도 추가로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나니, 왜 나사르가 이 책을 마르크스로부터 시작해서 아마르티아 센으로 끝냈는지를 알 것 같았고, 나사르와 아마르티아 센의 공통점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나사르와 센은 민주주의가 지켜야 할 최상위 가치라고 굳게 믿으며,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전체주의를 뼈 속까지 혐오하는 사람들이었던 것입니다. 또, 센이 쓴 칼럼을 보면, 그는 겉으로 볼 때 어수선한 혼돈의 도가니이자 (인구가 너무 많아서) 때론 비효율적으로도 보이는 인도의 민주주의 체제에도 깊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더군요. 그들에겐 이게 양보할 수 없는 가치였던거죠.
나사르와 센이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이유는 자본주의가 가장 훌륭한 경제체제라기보다, 민주주의를 지탱해나가기 위한 가장 적당한 도구 (사람이 주인되는 도구)라고 믿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자본주의이지만 땜질하고 수선해서 쓸모있게 만들어보자, 이런 것 같구요.
여기까지 생각해보니 좀 마음이 놓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동안 천재들의 여정이 길게 연결되면서 기승전결 천재들만 판을 쥐고 흔드는 그들만의 리그로 비춰질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마음 한구석이 내내 찜찜했었거든요. 그들 못지 않게 분투한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은 내가 독자로서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집어 넣어야 하나,
싶기도 했구요.
아마르티아 센(이름 굉장하지 않나요? immortal 이라니..)이 2022년에 자서전을 냈더라구요. <Home in the World>.
느려터진달팽이
자유로서의 발전에서 아예 챕터를 할애해서 인도의 옛적부터의 민주주의 체제를 서술해주시는 대목을 읽으며, 우리가 그리스 🇬🇷 로마의 제한된 민주주의는 당연히 받아들이면서도 왜 아시아의 다른 (비선진국) 나라의 민주주의 뿌리까지 신화까지 거슬러 알아야 할까? 하던 생각이 들었는데요~ 저도 유럽 🇪🇺/ 서구 중심주의에 이토록 감염되어 있구나 ㅠ 싶었어요. & 센의 자서전이라니! <세계 속의 집> 정도 되려나요^^
8장에서 슘페터는 그야 말로 추락하는군요. 전에도 성경에 등장하던 '불의한 청지기' 냄새가 났는데 뭐 많이도 위임받은 권한을 갖고 팔아먹었나 보군요. 식민지 시절과 부패한 정권들이 그리도 국유재산과 각종 대규모 이권들 을 팔아먹더니 말입니다.
하이에크는 그 명저를 참호 속에서 구상했군요. 그리고 전부터 빈의 커피하우스에서 벌어지던 토론의 장에 있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는데 그는 원껏 누렸군요. 다양한 전공/직업군과의 학제간 토론을 말입니다.
소피아
누가 뭐래도 인도는 명실상부 “지구 상에 존재하는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이니까요.
센의 자서전 Home in the World에서 home 은 저는 “(마음 속) 고향”정도로 이해했어요. 미리보기로 앞부분 잠깐 훑어봤는데, bbc 기자가 home이 어디냐고 물어서 인도의 고향마을, 영국의 케임브리지, 미국 하버드 근처 케임브리지를 댔더니 이해 못하는 표정을 짓더라는 이야기가 나와요.
평생을 코스모폴리탄으로 살았던 센에게 ‘고향이 여러 군데에 있다’는 사실은 평생의 자랑이자 내면 깊은 곳에 안식처가 되기도 했겠지만, 또 한 편으로는 “너는 한 번도 온전히 우리 쪽이 된 적이 없어”라는 비난의 발원점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위에서 몇 권 올려들 주신 센의 책도 보관함에 넣어두긴 했는데, 저는 학술서보다 (읽어도 경제학적 지식이 없어서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어쩐지 이 자서전이 센이 평생동안 마주했을 “너는 어느 편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인 것 같아서 너무너무 궁금해졌어요.
YG
저도 자서전 번역본 나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
느려터진달팽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모두 가슴 한 켠에 저런 질문을 품고 횡보하시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케인스에 대해 휴브리스에 빠지지 않은 형형한 지식인이라 캐치해 내신 것도 소피아님의 안목이네요^^ 뵌 적은 없지만 왠지 형형한 눈빛을 가지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그냥 여기에 구장의 흔적을 딱 ㅎ
그러니까 피셔는 얼리어답터 기업인, 학자, 투자자였군요. 케인즈는 불평등이 아닌 불안정을 병폐의 원인으로 보고 이를 통제할 방안을 모색했구요. 뒤에 은행업을 공공서비스라 여기는데 놀랐습니다;
그리고 동성애인도 여럿 두었던 케인즈가 발레리나와 가정을 이루고 신혼여행지로 그녀의 고향 러시아에 가서 여행담을 말하는 부분은 재미있게 읽었던 아래의 책이 생각났어요.
케인즈가 포템킨 마을이라고 표현한 경제기적을 나타낸 마을은 영화 <전함 포템킨>에서 차용한 듯 하네요.
웨브가 케인스를 호감으로 여기도록 하는 이유에서 리디아와의 결혼으로 그 전에는 알 수 없던 세계의 시야를 열어, 광부 편을 들게되었다는게 초엘리트의 세상을 확대시키는 촉매로ㅡ 결국 그가 가진 영향력으로 더 많은 사람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살 수 있게 되는 어떤 수순이었을까요? 상대적으로 약자라 볼 수 있는 그녀를 사랑함으로써 말입니다.
442p에서 로이드 조지는 케인스에게 악의 화신이라는 비난을 받았음에도 그의 영지를 경제싱크탱크로 삼은 그곳의 책임 경제학자로 임명했을만큼 배포있는 인물이었군요~
전기자동차가 그 옛날에도 있었고 피셔는 그 기술들을 대서양횡단 전화를 이용해 그룹통화를 성사시키는 등 신기술 활용에 적극적이었군요!
& 수명한계가 무려 100살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미 그 시절 백세시대를 예언한 경제학자 겸 사업가셨구요.
베버리지, 처칠, 버지니아 울프 등 열정적인 우생학자로 묘사되지만 1970년의 나치와 짐크로와 연관되어 오명을 뒤집어쓴 우리가 아는 그 우생학과는 달라야 한다는 맥락이 꼭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딱 그것만 떼어, 버지니아 울프도 우생학자였어!라고 낙인찍는 우를 범하기 쉬울테니 말이죠~
낙관주의라는 신념에 부합하여 당시 경제호황과 맞물려 춤을 추는듯한 신나는 피셔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습니다. 작금의 우리 상황은 그렇지 못합니다만;
붉은 의료 - 소련의 사회화한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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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평소에 “사람 볼 줄 모른다”는 소리 엄청 듣지 않으십니까? 복잡한 현대사회에 사람 보는 안목이 부족하다는 건 꽤 치명타인데.. 큰일입니다. 남기신 멘트 보며, 온라인 모임이라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goodboy
“ 슘페터가 보았을 때, 1차대전 이후 유럽에서 좌우익 사회당이 정치적 승리를 거둔 것은 경제적 성공만으로는 사회적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증거였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불안정한 혼합물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성공한 사업가들은 새로운 경쟁업체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정치가들과 결탁할 것이고, 정부 관료들은 세금과 규제로 혁신을 억압할 것이고, 악의적인 지식인들은 자본주의의 도덕적 결함을 공격하는 동시에 전체주의 정권을 찬양하고 때로는 심지어 서구의 숙적들에게 (은밀하게 혹은 공공연히) 도움과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부르주아 사회가 마르크스의 예언대로 자기의 무덤을 팔 무덤지기들을 양산하리라는 그의 우려는 확신으로 굳어져 있었다. 다른 오스트리아 망명자들이 미국에서 전쟁 수행 노력에 힘을 보탠 것과 달리, 56세였던 슘페터는 자신의 불길한 우려를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라는 책에 쏟아냈다. 아이러니스트라는 그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서구에서 자유기업에 대한 신념이 약화되고 있던 1942년에 출간된 이 책은 추도사로 변장한 찬송가이자 자본주의 속에 실패의 씨앗이 내재해 있다는 케인스의 결론에 대한 도전장이었다. 자본주의는 금융위기, 불황, 계층갈등 등 여러 가지 결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인류사 속에서 시종일관 예속과 가난에 시달렸던 "인류의 9할"에게 재화를 안겨주었다는 것은 자본주의의 본질적 속성이었다. 미국 GDP가 대공황 수준을 겨우 벗어날까 말까 하던 시점이었지만, 슘페터는 "자본주의 엔진은 시종일관 대량생산 엔진이다."라고 자신했다. 슘페터의 자주 인용되는 구절을 빌리면, 그 엔진 덕분에 현대의 어린 여공들은 한 세기 전에는 여왕에게 조차 너무 값비쌌던 스타킹을 사 신을 수 있었다. [……] 경쟁이란 창의성을 활용하고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동원되는 기발한 사회적 장치라고 주장한 후, 슘페터는 곧바로 이 쳬제의 죽음을 예언했다. "자본주의가 생존할 수 있겠는가?"라는 수사적 질문을 던지고 "아니다.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자답했다. 소련에서뿐 아니라 서구에서도, 경제적 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공격받고 있고, 이와 함께 기업가(자본주의의 성공에 필요한 창의력)도 공격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어느 서평가가 논평했듯, 슘페터는 "사회주의의 승리를 예언했지만 결국은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에 대한 어느 누구보다 열렬한 옹호론을 썼다. ”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p. 560-562 ch. 13장 망명: 전쟁 중의 슘페터와 하이에크 ,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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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oy
“ 1941년 1월, 처음으로 하이에크는 케인스의 『평화의 경제적 귀결』같은 일반대중서를 쓰겠다는 야심을 넌지시 밝혔다. "내가 『자유와 경제체제』에서 다룬 테마들을 확장하고 좀 더 대중적으로 설명하는 일을 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완성이 된다면,6펜스짜리 펭귄 출판사 문고판으로 나올 수도 있을 그런 책입니다." 그는 이 저서를 자신의 인간된 의무로 여겼다. "나는 전쟁에 이길 수 있도록 돕는 일은 하지 못하므로, 나의 주된 관심은 좀 더 멀리 있는 미래에 있습니다. 내가 그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은 더없이 비판적이지만, 전쟁 그 자체를 바라보는 시각보다 훨씬 비관적이지만, 나는 사람들의 눈을 열어주기 위해 미미하게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 그는 어떤 견해, 어떤 조치, 어떤 저작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까? 하나는 1939년에 처음올 영어 무삭제판이 나온 아돌프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었을 것이고, 또 하나는 1936년에 나온 웨브 부부의 소련 찬가 『소비에트 공산주의: 새로운 문명』이었을 것이다. 또 하나는, 정치적으로는 이 두 책과 동떨어진 책이지만, 케인스의 『일반이론』이었을 것이다. 하이에크의 책은 현대 정보경제의 용어로 표현된 시장과 경쟁의 옹호론이었다. [……] 그러나 하이에크는 절대로 자유방임주의를 옹호하지 않았다. 사실 하이에크는 경제 관망 정책을 꽤 명시적으로 비난했다. 마지막 문제는 지극히 중요한 문제, 곧 경제활동의 전반적 변동과 이에 수반되는 대규모 실업의 주기적 급증을 방지하는 문제이다. 이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심각하고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이다. 물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긍정적 의미의 계획이 상당 정도 필요로 될 것이지만, 필요로 되는 계획이 시장을 대체할 계획인 것은 아니며, 적어도 반드시 시장을 대체할 계획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 나중에 미국의 한 강연에서 하이에크는 "정부활동 그 자체의 시비를 논하는 일은 이제 그만두어야 합니다. [……] 정부가 아무것도 하면 안 된다고 진지하게 주장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p. 569-571 ch 13,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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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오늘(1월 23일) 읽을 분량에는 브레튼우즈의 화이트를 포함한 제2차 세계 대전과 그 이후의 소련에 적극적인 동조자였던 스파이 이야기가 나오죠.
그래서, 이참에 얼른 생각나는 색다른 스파이 이야기 소설도 몇 권 권해봅니다. 당연히 일순위는 거장 존 르 카레의 작품이죠. 저는 이 작가의 작품은 거의 전작을 읽었을 정도로 좋아하는데요. 냉전 시절에 나온 초기작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1963)부터 2000년대 이후 나온 색깔이 다른 작품까지 두루 좋아합니다.
냉전 시기 스파이의 첩보전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는 앞에서 언급한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이른바 '케임브리지 5인조'(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출신 소련 간첩 5인)를 염두에 두고 쓴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1974)를 우선 권하고 싶습니다.
이 두 소설이 재미있으면 『오너러블 스쿨 보이』(1977), 『스마일리의 사람들』(1979)을 이어서 읽으면 됩니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이 두 소설을 흔히 '카를라 3부작'이라고 부릅니다.)
존 르 카레는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펴내고 나서 54년 만에 『스파이의 유산』(2017)을 펴냈습니다.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의 비극의 진실을 찾는 이야기죠.
1980년대에 존 르 카레가 펴낸 소설 가운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걸작은) 『리틀 드러머 걸』(1983)입니다. 박찬욱 감독이 드마라로도 만들었죠.
존 르 카레는 2000년대 이후는 서구 강대국, 특히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관계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작품에 녹여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펴낸 소설도 걸작이 많은데 『모스트 원티드 맨』(2008)을 우선 추천하고 싶습니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20세기 냉전을 다룬 스파이소설이자 영국사회를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존 르카레의 대표작.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가 보다 원숙해진 중기의 대표작이라면, 르카레가 세 번째로 발표한 이 작품은 그를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해준 초기 걸작이자 최고의 히트작이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스파이 스릴러의 대가, 존 르 카레의 전작 19편이 정식 판권 계약을 맺고 출간된다. 2005년 여름 가장 먼저 선보이는 소설은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1960년대 미소 간 냉전 상황으로 스파이전이 심화되던 당시, 영국을 충격에 빠트린 케임브리지 출신 엘리트의 소련 이중간첩 사건을 소설로 재구성했다.
[세트] 오너러블 스쿨보이 1~2 - 전2권
스마일리의 사람들영국 정보부의 조지 스마일리와 KGB의 스파이 마스터 카를라와의 마지막 대결을 다룬다. '카를라 삼부작'의 시작인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함께 조지 스마일리 시리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자 궁극의 스파이 소설로 평가받는 존 르 카레의 대표작이다.
스파이의 유산스파이 소설의 장르를 넘어 문학성을 인정받는 거장, 존 르카레의 스물네 번째 장편소설. 2017년 발표된 이 작품은 르카레의 대표작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시점의 이야기이며, 27년 만에 『은밀한 순례자』(1990) 이후로 조지 스마일리가 다시 등장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리틀 드러머 걸아픈 역사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한편, 바로 현재 우리의 시선 밖에서 계속 벌어지고 있는 국가의 부조리함을 묘사하는 작품을 써오며 '시대와 함께 진보하는 거장의 탁월한 의식'을 보여주었던 존 르 카레. 르 카레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1983년작 <리틀 드러머 걸>이 완역 출간되었다.
모스트 원티드 맨'판타스틱 픽션 GOLD' 6권. 존 르 카레의 21번째 장편 소설. 어느 날 홀연히 함부르크에 나타는 이름도, 존재도 베일에 싸인 '지상 최대의 지명수배자'. 사내의 비밀을 밝히려는 정보국, 그를 지키려는 민권 변호사, 그리고 갈등하는 은행가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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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존 르 까레 경은 저의 ‘애정하는 작가 피라미드’에 가장 꼭대기층에 거주하시는 작가들 중 한 분입니다. 전작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대부분 읽었고,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들은 거의 다 본 것 같습니다.
<모스트 원티드 맨> - 존 르 까레 작품 최애 중 하나입니다. 9.11테러 용의자들이 미국 본토에 진입하기 전에 사전모의차 머물렀던 함부르크가 배경인 점부터 마지막 장면의 허망함까지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이 책 초반의 진입장벽까지 애정합니다.
존 르 까레 원작의 영화 <콘스탄트 가드너>도 엄청 좋아하는데, 번역본은 안 나오더라구요?
YG
존 르 카레는 자기 소설 가운데 다음 네 편을 애정하는 작품으로 꼽았었죠(2008년 BBC 인터뷰).
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 (1963)
Tinker Tailor Soldier Spy (1974)
The Tailor of Panama (1996)
The Constant Gardener (2001)
한국에서는 이상하게 아래 두 편의 번역본이 안 나오더라고요. The Tailor of Panama는 존 부어만 감독이 2001년에 피어스 브로스넌 주연으로 영화를 만들기는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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