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마.혁.사』는 1990년대 중반 대학교 사회과학 세미나의 필독서였지 싶어요. 그래서, 마르크스 책을 딱 한 권만 대학 다닐 때 읽은 분들은 그 책에서 시작해서 그 책에서 끝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1. <사람을 위한 경제학>
D-29
YG
바람돌이
강양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직 책을 구하지 못했는데 구해지는대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라프론테라
'두 도시 이야기'의 첫문장과 함께, 디킨스의 이야기로 시작하는군요. 책 자체도 경제학의 탈을 뒤집어 쓴 문학 같아요. 한 달 간의 기대가 큽니다.
노고지리
오늘 책이 와서 이제 시작해 봅니다. 같이 읽기는 처음이지만 지식도반의 끝자리에서 차근차근 전진해 보겠습니다.
토끼풀b
변화의 핵심은, 변화가 우발이나 우연의 소산이 아니라 인간의 의도와 의지와 지식의 결과라는 것이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p.13 서문,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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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72
“ 마르크스가 1844년에 경제학을 시작하면서 목표했던 일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는 것이 끔찍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 아니었다. (...) 마르크스가 원한 일은 결코 자본주의를 도덕적 근거로 (다시 말해, 기독교적 근거로) 비난하는 일이 아니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자들을 개심시킬 생각도 전혀 없었다.(...)
그가 쓸 걸작의 주안점은 사유재산 및 자유경쟁 체제는 작동될 수 없으며, 따라서 "혁명은 불가피하다."라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가 원한 일은 "현대사회의 작동법칙을 폭로"하는 것이었다. ”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pp. 69~70,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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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조금 늦었지만 참여합니다(아직 몽테뉴 다 못 읽 ㅠㅠ).
장맥주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람을 위한 경제학"을 기다리는 중인데 이 모임에서 추천된 7권도 흥미로워 보여서 관심 책으로 등록했습니다. 그 중 읽은 책은 한 권도 없고 사실 대부분 제목도 처음 들어보는 책이어서 좀 부끄럽네요. 아, 나 경제학 책 되게 안 읽었구나, 싶습니다. 특히 "권력과 진보"는 그믐 모임에서 오간 내용들이 흥미로워 보여서 꼭 읽으려고 벼르고 있습니다.
YG
내가 장 작가님 송년회 때 하신 말씀 "벽돌 책은 700쪽은 넘어야죠!"에 자극 받아서 이 책을 고른 건 아닙니다만. :) 환영합니다.
장맥주
벽돌책은 700쪽은 넘어야죠! 감사합니다~~.
새벽서가
저만 그런게 아니고, 더더군다나 장작가님이 그렇다고 하시니 안심이 되는건 뭘까요?
장맥주
저는 독서 편식이 심해서... 안심하시면 아니되옵니다. ^^
소피아
“ 제인 오스틴의 생전에는 인류의 9할은 극심한 가난과 평생의 노역을 벗어날 수 없었다. 한 세대 후, 찰스 디킨스는 "우리는 우월한 사회적 조건을 향해서 곧바로 나아가고 있다."라 고 생각했다. ”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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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경제는 제가 정말로 무지한 백만 가지 분야 중 하나여서, 얼마 전 베스트셀러 리스트가 온통 경제, 부동산, 주식 분야 책으로 뒤덮였을 무렵엔 ‘이 무지를 타파하기 위해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도 급히 사사받아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했을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배경지식 전무한 상태로 경제학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이 책을 읽으며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바로 전 달에 읽었던 <어떻게 살 것인가>에 비해 매일 읽을 분량이 상당하네요. 검색해가며 읽으려니 더더욱 더디군요..
책 내용 전개와 구성 자체는 역사 이야기 듣는 듯 따라 갈수 있어서 다행입니다만 (미적분 수식같은 거라도 나왔으면 울면서 책 덮었을듯 ^^;;), 평소 경제에 관한 책을 읽었더라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거란 생각이 들긴 합니다. 맑은 정신이 유지되는 시간대에 읽어야겠습니다.
소피아
1장은 극명한 대비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1) 카를 마르크스 vs. 헨리 메이휴
- 어쩌면 작가가 이 대비구도를 부각시키기 위해 마르크스를 더 깍아 내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판의 날을 기다리는 사이비 교주 + 글래드스톤 수상 연설을 짜집기하는 가짜 뉴스 생산자 + 외국어 무능력자등등), 이 두 명은 극과극의 대비를 드러 냈습니다. 심지어 ‘대영 박물관 도서열람실 자리 G7’과 ’콜레라가 창궐하는 런던 뒷골목‘이라는 공간적 대비마저 극단적이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마르크스는 영어를 잘 못하는 외국인이었고, 메이휴는 영국인이었다는 사실도 그 둘의 극단적 대비에 일조한 듯 합니다.
- 이와중에 이제나 저제나 피부양자 마르크스가 뭔가 하나 터트려주길 바라며 줄기차게 돈을 부치는 엥겔스 너무 안습 ^^;; 자기가 쓸 능력도 있던데 그냥 쓰지.. 싶다가, 자신의 이중생활에 꽤 만족해서 잘나가는 사업가 자리를 유지하고 싶었거나, 혹은 대학졸업장 없는 자신보다 철학박사인 마르크스가 써줘야 좀 더 효과가 나겠다 싶었던 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해보게 됩니다.
(2) 런던의 극단적 빈부
- 국부가 ‘퍼센티지가 아닌 배수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역사상 최고로 번영한 시대를 맞이한 런던은 산업과 무역의 중심지이자 ‘19세기 경제 기적의 본보기’였지만, 동시에 콜레라 근원지이자 영양실조와 인구밀집으로 인한 처참한 대비가 드러나는 공간으로 묘사됩니다.
- 이렇게 지독한 영국 노동 계급 상황이 프랑스나 독일보다 나은 상태였다는게 더 놀랍기도 했습니다. 극단적인 부의 창출은 극단적인 가난도 동시에 발생시키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바나나
저도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뒷이야기는 전혀 모르던 이야기라 흥미롭더라고요. 결국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본>이 별로였던것 같아 제가 다 짠한 마음이 드네요.
YG
@소피아 님, 읽을수록 경제학 지식은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 꾸준히 따라오시면 됩니다. 3장 '포터 양의 일과 사랑' 부분은 거의 칙릿 소설로 개작해도 될 정도로 재미있어요. (아, 그리고 이런 말씀 드리면 실례겠지만, 소피아 님 독서 후기 너무 재미있어요!)
바나나
경제학 책이라 겁먹고 시작했는데, 시작은 반갑게도 디킨스였고^^ , 1장도 그럭저럭 역사책을 읽는 기분으로 읽을수 있었어요. 이름만 수백번 들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이런일을 하던 사람들이었구나...무지에서 좀 빠져나오는 중입니다. 작년에 조지 오웰에 산문들을 읽어서 광산노동자의 열악함에 대해서는 많이 접했는데, 도시노동자의 빈곤도 비참했네요.
YG
2장, 3장으로 갈수록 재미있어집니다! 즐거운 독서 되실 거예요.
모시모시
맞아요. 경제학책인데 문학작가들이 1장에 대거 포진하여 '괜찮아, 재밌는 책이니까 두꺼워도 끝까지 읽어~'라고 작가가 유혹하는 느낌이었어요.
1장은 제인 오스틴으로 시작하여 디킨스를 지나 발자크로 마무리되었네요. :) 특히 마지막에 발자크 <미지의 걸작> 언급할 때 감정이입해서 제가 다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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