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함께 읽기] 백래쉬

D-29
다시 말해서 반페미니즘적 반격은 여성들이 완전한 평등을 달성했을 때가 아니라, 그럴 가능성이 커졌을 때 터져 나왔다. 이는 여성들이 결승선에 도착하기 한참 전에 여성들을 멈춰 세우는 선제 공격이다. (45쪽) “그건 마치 큰 변화를 앞두고 위협을 느낄 때 반격의 선두 주자들이 변화의 공포를 이용하는 것 같다.”(45쪽)
백래시 -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수전 팔루디 지음, 황성원 옮김, 손희정 해제
프롤로그 다 읽었습니다. 사실 인간의 역사에서 완전한 평등, 해방이 있을까요. 미국은 2물결 페미니즘을 통해 해방의 공간을 잠깐 만들었을 거고, 그 영향력이 지속되었겠죠. 그렇게 평등으로 향하는 길에, 그 평등이 충분하지 않은 시기에 백래시가 있다는 거죠. '여성들이 결승선에도 도착하기 한참 전에 여성들을 멈춰 세우는 선제 공격'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거 같아요. 그리고 그들의 동력은 두려움, 공포겠죠.
이런 망상들이 바로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는 반격의 수단이다. 이는 가차없이 (생략) 개인적인 근심을 휘저어놓고 정치적 의지를 꺾는 역할을 해 왔다.
백래시 -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p.43, 수전 팔루디 지음, 황성원 옮김, 손희정 해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오늘 1장 읽기를 마쳤어요. 저는 사실 백래시의 개념조차도 정확히 몰랐던 상태였는데요, 이번에 책을 꼭 끝까지 읽으면서 많은 걸 배워나가고 싶습니다. 책소개를 읽으면서는 현재 한국과 비교해볼 수 있는 지점들이 많은 것 같아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9장과 11장의 내용이 궁금하네요.
반갑습니다! 일정을 러프하게 잡긴 했지만 다들 자신이 가능한 속도로 읽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책이 빡빡해서 후에 몰아 읽기는 어렵겠더라구요. 9장은 [선전]이고 11장은 [교리]군요. 이렇게 글을 올려주셔서 저도 힘내서 더 읽었습니다.
2장, [남자 품귀 현상과 불모의 자궁]까지 읽었습니다. 그 사이 상황을 보는 개념 자체가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성의 재생산권이 곧 여성에게 있다는 관념이 들어서고 결혼과 출산의 선택이 선이고 그걸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은 잘못되거나 실패했다는 가치관이 거의 유명무실해졌다고 생각해 신기하게 읽혔습니다. 직장에 다니면 결혼을 못 해! 직장에 다니면 아이를 낳기 힘들어! 직장에 다니며 아이를 유치원에 맡기면 아이가 위험해! 라고 하는 말들이 어떤 면에서는 의미가 없어졌으면서도, 그런 모든 것들로 끊임없이 호도하고 겁을 줬다는게 대단합니다. (심지어 사실조차 아니었던 이야기들.) 한국에서도 사회적으로는 끊임없이 저출생으로 인해 얼마나 한국이 망가질지 말하는데 그 반대의 내적 윤리나 가치관을 못 만들어내는걸 보면 얼마나 허술한가 싶습니다. (농담 조의 '애국했네' 정도가 전부.)
베이비 붐 전반기에 태어난 여성들이 이보다 수가 더 적은 상위 연령대의 남성과 만나려면 눈높이를 낮춰야한다고 추론했다. 그리고 결혼 증명서보다 먼저 학위를 따겠다고 결심한 이 교육 지향적인 여성들은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얻는다는 이론에 따라 결국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보았다.
백래시 -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62p, 신화와 허상, 수전 팔루디 지음, 황성원 옮김, 손희정 해제
- 하향결혼이 저출생의 답이라고 했던 보사연의 연구 결과가 떠오르는 한 대목. 30년도 전인데 어떻게 이렇게 비슷할 수가.
1985년을 기준으로, 전남편으로부터 양육비를 받아야 하는 싱글맘 880만 명중에서 어쨌든 돈을 조금이라도 받은 여성은 절반에 불과했고, 완전한 액수를 받는 경우는 이 중 절반뿐이었다. 1988년 연방의 자녀양욕이행국은 아버지들이 체납한 양육비 250억 달러 중에서 겨우 50억 달러밖에 징수하지 못했다. 그리고 양육비 징수 전략에 대한 연구들은 태만한 아버지들의 도덕의식을 깨우는 건 단 한 가지 전략, 즉 강제적인 수감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백래시 -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81p, 신화와 회상, 수전 팔루디 지음, 황성원 옮김, 손희정 해제
- 당장 엊그제 베드파더스 대법원 판결이 1심 판결을 뒤짚은 2심 판결을 그대로 가져가 유죄 판결로 났더군요. 양육비 이행법이 개정되었지만 큰 효과가 없어보이구요. [2021년 여성가족부가 한부모가족 가구주 3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72.1%가 양육비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검찰이 양육비 미이행과 관련해 기소한 이는 올해 14명이 전부다.] ... 어떤 해결이 있어야만 한다는 생각만 듭니다.
미시건 대학교의 서베이연구소가 2,4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1982년의 연구에 따르면 기혼 남성의 우울증과 낮은 자존감은 아내의 고용 상태와 밀접하게 관계가 있었다. 연방의 '고용의 질 조사'에 대한 1986년의 한 분석에서는 "남성들은 맞벌이를 신분 하락으로, 여성들은 신분 상승으로 경험할 수 있다"고 결론 내린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직장 여성의 남편들은 주부를 아내로 둔 남성보다 심리적인 고통이 더 크고 자존감이 낮으며 우울증을 더 많이 겪었다. '평등주의적인 생활양식이라는 장식 이면에는 시간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남성들의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결론지었다. 이들에 따르면 "개인의 평가라는 측면에서는 젠더 평등이라는 현대적인 수식어보다는 관례적인 남성성의 기준들이 아직 더 중요"한 게 사실이다.
백래시 -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102p, 신화외 회상, 수전 팔루디 지음, 황성원 옮김, 손희정 해제
- 가치관의 차이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까지 바꿀 수 있는지 갸우뚱하게 만드는 내용이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 사고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3장, [반격의 과거와 현재]까지 읽었습니다. 1980년대에서 서서 봐도 페미니즘은 끊임없이 들이쳤다가 다시 옅어져버리는 3번의 주기를 작가가 확인합니다. 대략 1910년대, 1930년대 1950년대 그렇게 셋입니다. 한국에서도 몇 세대 페미니스트라고 해서 이전 세대와 꾸준히 연결되기보다 새로이 돌출된 느낌으로 새로운 세대를 맞이했단 분위기였죠. 이걸 읽으면서 현재의 강렬한 반동에 당혹스러움을 느끼기보단, 너무나 당연하게 나타나게 되는 일이였구나 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온갖 문제들을 덤터기 씌우는 것도 100년 전에도 50년 전에도 똑같았구나 싶습니다.
4장, [반페미니즘이라는 트렌드]까지 읽었습니다. 언론에서 직장여성으로 살게 되는 것에 대한 단점과 비혼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의 두려움, 공포, 우울함 등을 1980년대에 뒷받침 되는 조사 결과도 없이 끊임없이 보고 싶은 대로 읽어내서 퍼트리는 걸 읽었습니다. 더 높은 요직에 가지 않기를, 집으로 돌아와 육아와 집안일을 하기를 원하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에는 페미니즘 잡지였던 [미즈]가 긴 기간동안 거기서 이탈해가는 모습을 다루는데 뼈가 아팠습니다. 계속 읽어가면서 왜 이렇게까지? 왜? 라는 생각이 들네요.
이 공지는 적당한 기준점을 잡기 위한 스케줄입니다. 무리하게 지키지 않고 각자 속도대로 읽어나가면 되겠습니다. 4일까지 - 1장 프롤로그: 그건 페미니즘 탓이야! 6일까지 - 2장 남자 품귀 현상과 불모의 자궁 8일까지 - 3장 반격의 과거와 현재 10일까지 - 4장 반페미니즘이라는 트렌드 12일까지 - 5장 치명적이고 치기 어린 상상 14일까지 - 6장 10대 천사와 결혼하지 않은 마녀 16일까지 - 7장 인형 옷 입히기 18일까지 - 8장 미용 산업과 생명을 얻은 마네킹 20일까지 - 9장 뉴라이트가 벌이는 원한의 정치 22일까지 - 10장 여자 사람 스미스 씨 워싱턴을 떠나다 24일까지 - 11장 반격의 수뇌부, 네오콘에서 네오펨까지 26일까지 - 12장 그건 모두 당신 마음속에 있어요 28일까지 - 13장 직장 여성에게 타격을 입히다 30일까지 - 14장 여성의 몸을 침략하다 31일까지 - 에필로그
5장, [치명적이고 치기어린 상상]까지 읽었습니다. 영화를 주로 다뤘습니다. 특히 [위험한 정사]가 어떻게 실제 제작 과정에서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전혀 다르게 만들어지게 되는지를 다루고 있는데 최초 시도하려했던게 얼마나 달라지는지 적나라 합니다. 극장 속에서 욕하는 남성들과 말없이 입을 다물고 있는 여성들을 상상하니 서늘했습니다. 한참 '여성서사'가 있는 컨텐츠가 없다/있다 논쟁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1950년대 '여성서사' 영화들이 어떻게 더 만들어지지 않았는지를 적고 있습니다. 그 중, 여우주연상 후보들 전부 여성 피해자역이었다는게 가장 와닿았습니다.
6장, [10대 천사와 결혼하지 않은 마녀]를 읽었습니다. 영화에 이어 TV 프로그램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더 이상 '어떻게 이렇게까지? 왜?'라는 의문은 생기지 않고, '아, 더 나아갔어도 언제든지 원점으로 되돌아올 수 있구나'라고 받아들여 집니다. TV는 그래도 영화와는 달리 실시간 시청률로 인해 반동된 몇 가지는 다시 원복되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도 지난한 핍박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강인한 여성을 그린 [로잔느 아줌마]라는 드라마는 역사상 가장 흥행했지만 주인공인 로잔느는 전방위적으로 비판받습니다. 또한 드라마 속에서 커플 여성 > 우울한 싱글 여성 > 독립적인 싱글 여성 > 페미니스트 여성 순으로 악하거나 비호감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이런 일들은 언제든 비일비재했다는 명쾌함을 느낍니다.
1960년대 병원 드라마에서 자리보전을 하고 누웠던 싱글 환자들처럼 1980년대의 연속극에서 결혼행진곡을 거부한 여성들은 목숨을 걸어야 했다. 1988년 실세게에서 에이즈 환자 중 여성은 8퍼센트뿐이었다. 하지만 낮 시간대 텔레비전에서 에이즈 환자는 전부 여성이었다.
백래시 -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10대 천사와 결혼하지 않는 마녀, 263p, 수전 팔루디 지음, 황성원 옮김, 손희정 해제
그날 저녁 남편과 함께 잠자리에 누운 이 주부는 이 직장 여성에게 해 주고 싶었던 꾸중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넌 천치야! 넌 머저리라고! 크고 뚱뚱한 여피 사기꾼 같으니!" 그러고 난 뒤 그녀는 눈물을 터트리고, 남편의 자애로운 얼굴을 쳐다보며 이렇게 훌쩍인다. "내가 그냥 가정주부라도 당신은 괜찮아?"그러자 남편은 활짝 웃는 얼굴로 "난 그게 너무 좋아, 아주 좋다고" 하면서 아내를 안심시킨다.
백래시 -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10대 천사와 결혼하지 않은 마녀, 258p, 수전 팔루디 지음, 황성원 옮김, 손희정 해제
게으름을 피워서 책이 좀 밀렸어요. 이제 4장까지 읽었는데 재미 있어서 킬킬대기도 하지만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니 지루하기도 하네요. 힘을 내서 주말에 더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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