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 제목부터 이마를 탁 치게 만드는 정말 멋진 리뷰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문학세계사 독서모임] 염기원 작가와 함께 읽는 『여고생 챔프 아서왕』
D-29
미키타임
문학세계사
신묘님, 리뷰를 읽으며 보통 필력이 아니시다 싶었는데 국어 선생님이자 작가셨군요.
리뷰의 두 번째 문단을 읽으며 저 역시 묘했습니다.
어쩜, 마치 제 속에 들어갔다 나오신 것 같아요.
저 역시 아서의 용기를 응원했습니다.(아, 이건 당연한가요?)
더 큰 자극을 원하는 요즘의 세태는 불편하며 조금 아프기까지 합니다.
말씀대로 아서에게 복싱은 복수의 도구가 아니면서 그렇기도 합니다.
그녀의 고난이 고난만은 아니듯이요.
정성스러운 리뷰 정말 고맙습니다.
평안한 밤 되시길.
공중부양
저도 읽는 내내 영화 '아저씨'급의 복수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페이지는 줄어드는데 서아는 도대체 언제 출소하고 어떻게 복수하지? 혹시 감옥을 탈출하나? 하며 교도소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정말 생각지도 못한 복수를 맞이했을때...
어.. 복수했네... 했어요. 제 기대를 배반한 복수가 허탈하지는 않았어요. 내가 생각했던 어쩌면 영화같은 일들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루하게 여겼던 서아의 교도서에서의 일들이 서아에게는 준비의 시간이구나.. 성장의 시간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소미 아빠의 제 안을 받았을때.. 왜 누구하고도 상의하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못하게 했을텐데... 라며 안타까웠는데.. 두번째 선택의 순간에는 서아에게 여러 사람들이 곁에 있었어요. 덕분에 이번에는 제대로 선택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두군데 정도 다소 선정적인 표현들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문학세계사
맞아요. 준비와 성장의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을 오래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성찰 없이 무언가 이루어지는 게 과연 그에게 좋은 일일까 하는 생각을 오래 했어요. 제가 스타트업을 그만둔 것에 그런 문제의식도 있었는데 이건 좀 긴 얘기라 생략하겠습니다.
아직 어리고 의지할 곳 없는 서아에게는 기댈 곳이 없었지요. 두렵기도 했지만, 서아로서는 용기 를 낸 것인데 그게 수렁이 되었네요. 그럼에도 다시 일어설 기회를 얻는 것에는 본인의 성찰과 다짐, 그리고 용기가 있었고, 말씀하신 대로 조력자들의 도움이 있었지요.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세상의 끝에 선 사람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해주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면 좋겠어요.
선정적인 표현은... 죄송합니다.
공중부양
저도 얼마전 출근 지하철에서 히얼아이스텐포유를 듣는데.. 눈물이 주르륵 흘렀어요. 주책맞기도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그 형은 왜 그리 빨리 갔을까..) 그랬습니다.
격투경기를 좋아하지 않는데 처음에 여러 격투 경기가 등장했을때... 와 복싱은 정말 신사같은 스포츠였구나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공정함을 담은 약속 이 많은 스포츠여서 오히려 종합격투기에 비해 인기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물론 그 안에 나름의 규정은 있겠지만) 이기는것이 사람들의 도파민을 폭발시키는 듯해요.
문학세계사
그 곡이 처음 나왔을 때는 두 가지 감정이 들었지요. “<인형의 기사>류의 노래는 다시 하지 않겠다더니, 이 양반이?”라는 것과 “역시 신해철이구나”라는 것이었는데요. 요즘도 가끔 듣고, 노래방에서도 부른답니다. 해철 형님 특유의 낭만이 좋아요.
어릴 때 무술을 배운 적도 있어서 한때 입식 타격에 심취했었어요. 그런데 말씀대로 요즘은 온 세상이 이종격투기 같아요. 사랑과 배려, 인내와 희생 같은 건 약자의 언어가 되어버렸지요. 그런 각박한 세상과 불화하겠습니다.
약 파는 건 아니옵고, 오늘 새벽까지 곧 출간할 소설 교정을 보았는데요. 쓸 때와 달리, 다시 읽으니 주인공이 지금의 폭력적인 세상과 왜 불화했는지에 관한 얘기가 주를 이루더라고요. 공중부양님 글에 댓글을 쓰며 다시 떠올랐습니다.
스포츠를, 그중에서 야구를, LG 트윈스를, 그중에서 레전드 삼손 리를 좋아하시나 봅니다. 한화 이글스 팬...인 저는 몇 년째 야구에 통 관심이 없어요. 그래서 소설을 많이 쓸 수 있던 것 같습니다. 🤣
공중부양
<살아보니 지능>에서 이권우 독서평론가가 최근 한국소설은 모두 영상제작을 염두하고 있다고 혹평하셨었어요. 소설가에게 어려운 선택인것 같아요. 작가님과 이렇게 대화하니 혹시 이런 독자와의 대화가 이후 집필에 영향을 주진 않을까 하는 염려도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작가님의 의견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문학세계사
사실 저는 작가들의 밥벌이에 큰 관심은 없습니다. 전업 작가가 된 이후로는 그야말로 손가락 빨고 살고 있어요. 몫돈을 만질 기회는 문학상 상금, 영상화 계약 정도만 떠올라요. 대부분 전업 작가-인세로 생활할 수 없는-의 경우 보통은 강연과 글쓰기 수업이 수입원인 것 같습니다.
창업과 IT 관련해서는 오래도록 강연했지만 문학을 주제로 강연을 한 적은 없어요. (기회가 없었습니다.) 창작 수업으로 생계를 잇는 건 작가에게 조금은 슬픈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책을 안 읽는, 책이 안 팔리는 시대라 사실 영상화가 소설가들의 주요 수익 모델이기는 해요. 젊은 작가들끼리 만나면 주된 화제가 되기도 합니다.
이권우 님을 잘 모르지만, 혹평까지 받을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근본주의자의 말씀 같네요. 초판도 안 팔리는 책이 대부분인 판국에 굶어 죽으라는 얘기도 아니고요. 저도 드라마, 뮤지컬, 웹툰을 포함한 영상화 계약을 했어요.
창작 단계에서 영상 제작을 염두에 둔다는 건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분야에서는 웹소설이 단연 유리하고요. (저도 웹소설을 쓴 적이 있습니다.) 많은 작가를 아는 건 아니지만 자기 소설이 오리지널 스토리로 작동하는 걸 마다할 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 나는 꼭 영상화가 되는 작품을 쓸 거야.’라는 마음으로 쓴 소설이 괜찮다면 그것도 재능이고 많은 작가들이 부러워할 일 같습니다.
독자와의 대화가 집필에 영향을 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대단한 혹평을 들었는데 그게 정말 아프고 날카로우면 모를까요. 웹소설 쓸 때는 작가들이 댓글 때문에 슬럼프에 빠지거나 절필하는 걸 많이 목격했고, 예전에 에고서핑 할 때는 터무니 없는 리뷰에 신경이 쓰이곤 했던 게 사실입니다.
반대로 저같이 외부 행사도 안 하고, 독자와 쌍방향으로 소통할 기회가 없는 사람에게는 이런 자리가 소중합니다.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고, 내 글이 관심 있는 분이 실제로 계시긴 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
독자와의 대화가 영향을 미치느냐 하는 건 작가 개인의 성향이나 멘탈 문제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작가들 모임 참석을 두고도 생각들이 엇갈리더라고요. 외출 준비하다가 두서 없이 두다다다 글을 썼습니다. ^^;;
미키타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활자중독자이자, 영상제작자로 평생 살아온 사람인데요. 그러다보니 이권우 선생님의 팬이기도 합니다. 호모부커스 시절부터 이권우 선생님의 독서 예찬론을 너무나 좋아해서 강의도 쫓아다니고 개인적인 인연도 맺고 그랬는데요. 이권우 선생님이 혹평을 하셨다는 지점에서 살짝 고개가 갸우뚱했습니다. 어쩌면 애정어린 조언이 아니었을까 싶어서요. 글과 말은 항상 어려운 것 같아요. 화자에서 나와 청자에게 닿는 순간 변질 될 수도 있거든요. 저는 책을 읽을 때 항상 영상 제작을 염두에 두고 읽습니다. 글을 읽을 때 영상이 머리에 그려져야 이야기에 더 깊게 빨려들거든요. 때로는 전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글도 있어요. 저는 그런 글이 진도가 잘 안 나가요. 염기원 작가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구디 얀다르크부터 늘, 읽을 때마다 영상화의 욕심이 나는 작품이라 그렇습니다. 이번 책, 왕서아가 좋았던 건요. 그럼에도 영상화를 위해 이야기의 본질을 희생시키지 않는 이야기꾼의 뚝심이 느껴져서 좋았고요. 날로 다양성이 커져가는 한국 소설의 경향을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까요? 영상화되는 오리지널 스토리의 특징이 따로 있을까요? 알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 많은 책과 영상의 세계 속에서 오직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만나는 것만이 행운이자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마침 그렇게 좋아하게 된 작가가 염기원 작가님처럼 부지런하고 루틴을 지켜 다작하시는 분이라면 더 큰 행운이지요. 제가 좋아하는 두 분, 이권우 작가님과 염기원 작가님의 세계가 혹여나 불화할까 두려워 글 남깁니다. 모쪼록 각자의 세계에서 오해없이 살아가시기를~
공중부양
미키타임 피디님! 피디님 책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렇게 대화를 나눌수 있다니 놀랍습니다 :)
제가 오해가 있었나 확인하고 싶었는데 내일 귀국이라 아쉽게도 확인후 대화를 나눌수 없을것 같아요.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살아보니 지능> 을 읽어보셔요!
제 기억에는 글쓰기 지능에 대한 주제에서 최근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다른 분들과 다르게 유독 이권우 평론가는 요즘 소설이 예전만 못하다 그 이유로 영상화를 염두해 두고 있어서다 라고 이야기하셨고 그 부분에서 불편한 마음이 들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이곳에서도 마침 영상화에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이 주제가 논쟁중인가보다 생각했습니다. 저 역시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으로 극적인 복수를 떠올렸어요. 그런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린? 반전 결말을 고집하신 작가님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 물론 영상화 작품도 기대합니다 !!
미키타임
아, 살아보니 지능이 책으로 나왔군요. 세상에나! 저는 이권우 선생님이 환갑맞은 친구들과 같이 한 강연 제목인줄 알았는데... 역시 세상은 넓고 읽고 싶은 책은 너무나 많다... 인간의 수명이 제한적이라는 게 한스러울 뿐입니다. 저도 책으로 읽어봐야겠습니다. 이권우, 이정모 선생님이 다 배울 점이 많은 어른들이라서요. 이렇게 또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반갑고도 기쁩니다. 날로 확장하는 염기원 월드 속에서 또 뵐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고맙습니다!
문학세계사
맞아요. 맥락이 없으면 곡해될 부분이 많아서 늘 조심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 저도 이권우 작가님 책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께서 PD님 책 애독자시라니, 정말 이렇게 만나기도 하는군요! 신기합니다.
두 분의 기대 혹은 응원대로 영상화가 되었으면 저도 좋겠습니다. 쓰는 동안 왕서아가 되어 살았고, 작품 속 서아가 달리는 코스를 함께 뛰기도 하면서 이 얘기를 영상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어요.
한국 소설의 현재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을 듣고 있습니다. 그중 영상화 관련된 얘기도 들었는데 이 부분만 얘기를 나눠도 끝이 없을 것 같네요. 아무튼 좁고 척박한 출판계에서 문학, 특히 한국 문학은 돈이 안 된다. 이 부분에서 문제가 시작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다 보니 유행처럼 비슷한 소설들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아무튼 저는 이런 주류 스트림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쓰고 싶은 얘기를 계속 쓰겠습니다.
모쪼록 평안한 주말 되시기를 바랍니다.
달달둥근달
어제 하루만에 붙잡고 읽기 시작해서 저녁에 끝냈어요 텔레그램에 순간 악!! 안돼!! 소리가..
아우 제 딸같아서 저도 모르게 입밖으로 소리가 나왔더니 옆에서 숙제하던 작은 애가 딴짓하다 걸린줄 알더군요
문학세계사
둥근달님 반갑습니다.
서아가 하겠다고 답장하는 장면에서 얘가 어쩌려고 그러나 하며 걱정하셨군요. ^^;;
완독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어둑한 날이지만 즐겁고 평안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메이플레이
책을 읽고 나서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서아의 복수가 소심한 것이 아닌가 하며 답답하기도 했지만 다른 분들의 글을 읽고 찬찬히 생각해보며 다른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여기 서아는 아서왕이었다는 것을요.
아서왕이 꺼낸 칼이 죽음의 복수가 아닌 예물이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되었네요.
작가님과 많은 분들의 말씀이 이 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미미하지만 서평올려 마무리해봅니다. 감사합니다.
https://blog.naver.com/mayplay/223328637997
https://blog.yes24.com/document/19187176
문학세계사
서평 잘 읽었습니다. :)
미비하다니요. 제 마음을 잘 알아주셔서 고맙습니다.
함께 읽는 것이 도움도 되고 재미가 있네요.
추운 날씨지만 평안한 저녁 되시길.
(아래 글이 댓글로 등록이 안 되어서 지우려고 하는데 안 되네요)
문학세계사
메이플레이님, 소중한 서평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
함께 읽는 재미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저도 다양한 해석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평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라요.
gamja
문학세계사
인스타에서도 인사드렸습니다만, 한 번 더 감사드립니다.
저는 일주일 넘게 목감기로 고생하고 있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
poiein
온라인서점 https://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naorange
SNS https://blog.naver.com/poiein_book
리뷰를 올리긴 했는데 이제 막 열어서 황량한 온라인서점과 SNS라
열심히 쓰신 작가님께 미안한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함께 읽은 덕분에 책이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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