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석 작가와 <계간 미스터리>80호 함께 읽기

이제 토론 마감이 이틀 밖에 남지 않았네요. 저는 지난 한 해 미스터리 영상 추천 코너를 진행하면서, 작품을 선별하고 문예지에 맞게 문장을 다듬는 작업을 하면서 재미도 있고 공부도 많이 되었습니다. 올해도 감사하게 계속 연재를 이어가게 해주셨는데... 문제는 작품 선별이 참 어렵더라고요. 나라나 문화권도 다양하게 다뤄보고 싶고(작년에는 <나이브스 아웃>(미국)시리즈로 시작해서 <마천대루>(중국), <열쇠가 잠긴 방>(일본), <비하인드 허 아이즈>(영국)) 미스터리적으로 좋은 작품을 다뤄보고 싶은데, 제가 재미있게 봤더라도 대중들에게 정식으로 소개하려고 하면 고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2024년 봄호에는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와 이를 한국에서 리메이크한 <자백>을 함께 정리할 예정인데, 혹시 추천해주실 작품이 있다면 참고하겠습니다. ㅎㅎ

쥬한량님의 비하인드 허 아이즈에 대한 영상 리뷰 소감입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판타지가 가미된, 정교하게 짜여진 심리스릴러(?)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쥬한량님의 글을 다시 읽어보고 나서 영화에서 충격적으로 느껴진 부분을 무리없이 수긍하게 한 작가의 역량이 궁금해져 책을 주문했습니다. 특수 설정의 폭을 넓혀주는 작품같네요.

글에 정리했듯이, 저는 영상으로 다 알고 보는데도 글 읽는 게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장우석 작가님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ㅎ

<비하인드 허 아이즈>는 특수설정이면서도 인물의 심리가 촘촘하게 잘 엮여져 있어서 흥미롭게 보았던 스릴러 드라마였습니다. 특수설정도 이런 식으로 활용하면 재밌어지는구나 교훈을 준 작품이었습니다. 원래 특수설정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이 작품만큼은 정말 즐겁게 봤습니다. 이브 휴슨의 빌런 연기가 훌륭했습니다. 선과 악 양면을 다 연기한 시모나 브라운도 좋았습니다. 아쉬운 건 동명의 원작 소설을 아직 못 읽었습니다. ㅜㅠ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지만 육아에 쫓겨 결국 완독 못하고 반납한 기억이 있습니다. 다시 읽고 싶네요. :-)

<탐정 박문수>를 긴 시간 따라가며 읽고, 결국 다 읽고 나니 역시 연재물은 연재물의 맛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 일간신문 연재 소설 읽으시던 분들의 느낌을 아주 약간이나마? 느낀 기분입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역사를 다루는 작품에서 실존 인물을 다루는 방식은 무척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존 인물의 삶과 행적이 또렷할 경우, 창작자의 작품이 자칫 그것과 충돌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고, 그 충돌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저로서는 염려되는 점이 있어서거든요. 그 점에서 박문수라는 인물의 성균관 시절을 다룬 이유를 알 것 같고, 그러면서도 조심스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사견입니다만, 팩션에 도전하시는 분들은 '셜로키언'(혹은 '홈지언'?)의 미덕을 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작 셜록 홈스 또한 창작된 허구의 인물이지만요...) 그리고 아쉬운 거 하나가, 첫 연재분에 나왔던 언어유희 부분이었습니다. 처음 부분에서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재미를 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이왕 쓰실 거면 중반과 후반에도 좀 더 과감하게 쓰셨으면 어땠을까요? 중반 후반의 진지한 분위기 때문에 초반의 언어유희가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선배님의 큰 작품에 감히 이런저런 소리 하는게 조심스럽니다. 멋모르는 신인의 방정맞음이라 여겨 주십시오. 재미있는 작품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작품도 기대하겠습니다!

저도 예전엔 무경 작가님처럼 앞에서 언어유희를 썼으면 뒤에서도 꾸준히 나와줘야하지 않나 생각했는데, 사실 언어유희는 스토리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줘서도 안 되는) 서브 재미 같은 거라서 이걸 계속 유지하면 독자가 본격적인 스토리에 집중하는 걸 어쩔 수 없이 방해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보통 작가가 취해서(?) 써놓으면 편집자들이 걸러내는 편이고, 나중에 보면 그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저도 그저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 일 뿐입니다. :)

아하...! 확실히 언어유희가 서브적인 재미라서 그런 문제가 있겠군요. 저는 기왕 쓸 거면 끝까지 쓰고, 아니면 아예 쓸지 말자라는 쪽이어서 저렇게 의견 제시한 거였습니다.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이시무 작가님 신인상 수상작 <아버지의 이름으로>에 대한 소소한 감상을 적습니다. :-) 먼저 이시무 작가님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일독한 뒤 한 번 더 읽어보았는데요, 신인다운 포부와 열정이 느껴지는, 에너지가 대단한 작품이었습니다. 아마 이 에너지가 신인상 수상으로 이끈 가장 큰 공신이 아닐까 해요. 인물 설정이나 초반 흐름이 참 좋았습니다. 저도 예전에 제 소설에서 가족 살해 후 자살 사건을 다룬 적이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읽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아버지에 의해 죽임을 당할 뻔한 청년이 주인공으로 나와서 이입이 더 잘 되었던 것 같습니다. 주제가 주제다 보니 제목도 참 잘 지으신 듯합니다. 다만, 사회파와 본격의 요소가 동시에 나오다 보니 둘 중 무엇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가 하는 면에서 독자에게 조금 혼란을 줄 수 있을 듯합니다. 메시지와 트릭 둘 다 포기하고 싶지 않다보니 사회파 요소와 본격 요소를 둘 다 다루신 듯한데요. 사회파 미스터리로 초점을 맞췄다면 작품 작체의 임팩트는 훨씬 더 커졌을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조금 들었습니다. 또 하나는 대사와 지문의 비율입니다. 소설은 지문의 예술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문의 비율이 대사의 비율보다는 높아야 하지 않나 합니다. 대사가 많거나 연달아 나오는 경우 뒤에 ‘누가 말했다’라는 말이 굳이 따라붙지 않아도 누가 발화했는지 말투만으로 독자가 바로 이해하기 쉽게 써줘야 합니다. 저는 형사와 변호사의 다이알로그 부분에서 집중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부 대사는 지문에 녹여도 될 것 같았습니다. 그 외에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보여주실 것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야기꾼 아참... 이번 계간 미스터리 겨울호에서 일부 기사 지면이 색지 위에 밝은 글씨를 얹었던데 노안이 온 저로서는 읽기가 조금 힘들었습니다. ㅠ 독자의 가독성을 조금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역시 백지 위에 검은 글씨가 정답일까요...

박소해 작가님 생각해볼만한 좋은 의견들 감사합니다. 홍선주 작가님 새로운 미스터리 영상 추천도 기대됩니다.

이번 트릭은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아주 높은 문제는 아닌 걸로 느껴집니다. 그래도 트릭은 푸는 것보다 만드는 일이 훨씬 어려운 거 같습니다. 황세연 작가님이 예전에 출간한 트릭집 <EQ추리퀴즈 프로젝트>를 보고 매일 몇 개씩 풀려고 애쓰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트릭집 주인공이 여성인데다 제 지인 중 저자와 이름 석자가 동일한 여성이 있는 관계로 저도 모르게 황작가님을 여성이라고 생각했던 거 같습니다. 한참 후에 어떤 모임에서 작가님을 만나고는 반전(?)에 놀랐어요. 계간 미스터리 80호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참여한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올 한해도 건독, 건필, 무엇보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장우석 작가님은 이번 트릭이 상대적으로 쉬웠다고 하셨는데, 사실 저는 이번 트릭이 이제껏 나온 퀴즈 중에 가장 난이도가 높았어요. ㅎㅎ 그동안은 거의 다 맞췄는데, 이번 건 사실 거의 감을 못 잡았습니다. (사실 맨 마지막 형사의 대사가 큰 힌트였는데, 거길 그냥 지나치는 바람에...!) 이제 마무리 6시간 남았네요. 장우석 작가님 그동안 진행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계간미스터리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신 독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다음호에 또 만나요~ :)

감사합니다 ^^;

이제 몇시간 안 남았네요. 2023년 봄호부터 겨울호까지 그믐에서 독서모임을 쭉 진행해왔는데 계간지로 이렇게 독자들과 때마다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아 참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번 호 진행해주신 장우석 작가님께도 감사드려요:) 모두들 올 한해에도 <계간 미스터리> 재밌게 읽어주시면서 날카로운 리뷰 잘 부탁드립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마케터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