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8.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with 마름모출판사

작가님 등판! 반갑습니다. 작가님의 에세이를 중심으로 따라읽었는데, 이 책 읽고나서는 소설도 찾아보게 될 것 같습니다!

다른 독서모임에서 읽어야 할 책을 다 읽는데 오래 걸려서 뒤늦게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1장까지 (작가도 아니면서) 너무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아서 단숨에 읽었습니다.

아직 읽고 있는 중이지만 이번 장의 내용들은 온통 플래그잇 투성이입니다. 어쩜 이렇게 맞는(?) 말씀만 하시는지 읽으면서 탄성이 여러 번 터져 나왔어요. 글쓰기뿐만 아니라 작가님이 갖고 계신 삶의 가치관에서도 배우고 싶은 점들이 정말 많았어요. 문장 수집 기능으로 좋았던 문장을 다 올리고 싶은데, 그럼 이 공간을 너무 독점하는 듯하여(하하). 사실 1번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도 명료하지만 그만큼 조심스럽기도 해서 지금 읽고 있는 소제목 장르를 다 읽고, 눈치 챙겨서 살짝씩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담이지만, 작가님의 <모던 하트>는 어제 다 읽었는데 결말이 씁쓸해서 더 여운이 남는 것 같아요. 하지만 너무나 현실적인, 모두가 암묵적으로 느껴왔거나 느끼고 있을 부분이라 많이 공감하며 읽었던 것 같아요. <맨 얼굴의 사랑>이라는 소설에도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답니다.

으흐흐 연해님~ 그러다 정아은 작가 전작주의자가 되실 것 같아요~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도 재미있게 읽고 계신다니 뿌듯합니다. 쭈욱 즐거운 독서 되시길요!

1. 저는 서평을 잘 쓰고 싶네요. 읽는 족족 책이 휘발되는것 같아서 어떻게든 붙잡아 두고 싶어요. 작가님의 구체적인 조언과 경험이 많이 도움되었어요. 2. 논픽션 쓰는법 재미있게 읽었어요. 자료를 조사하고 자기 주장과 관련있는 내용의 갈무리가 시간도 오래걸리고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작가님이 자료 정리하실 때 쓰시는 도구나 방법(컴퓨터 프로그램? 메모 앱? 공책? 모조리 프린트해서 스크랩? etc..) 궁금하네요. 3. 밑줄 쫙 문장 "우리 시대에 진정으로 ‘있어 보이는’ 서사는 ‘없는 것을 없다고 담백하게 드러내는’ 서사이다." "누구나 작가가 되는 시대라고 하지만, 일부 장르는 나와야 할 책이 채 10퍼센트도 나오지 않은 채 텅 비어 있다. 논픽션은 이곳저곳 뚫린 공백이 많은 블루오션 같은 분야다."

저도 서평 잘 쓰고 싶어요~ 편집자로 일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작가님들 대부분이 자기 책 서평을 귀신 같이 찾아서 읽으신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저도 <편집자의 사생활>이란 책을 냈는데, 진짜 하루에 한 번이 모예요, 수시로 들어가서 검색해본;;;) 내가 쓴 서평이 작가에게 가 닿아 힘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재미있게 읽은 책은 서평을 남기려고 노력해요. 물론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지만요.

작가님들이 자신의 서평을 귀신같이 찾아 읽다니!! 몰랐습니다~ 깨알정보네요^^ ㅎㅎ 글쓰기 실력을 향상 시켜 팬심으로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야겠네요~~ 그리고 좋은 책들은 세상에 많이 알려져야죠~~♡ 그리고 고우리편집자님의 <편집자의 사생활>도 궁금해집니다 이 공간에서 고우리님은 너무 다정하신데 왠지 편집자님의 이미지는 미디어에서 다른 형태로 그려지잖아요^^;; 어쨌든 편집자분들은 좋은 책들이 세상으로 순풍순풍 탄생하는걸 돕는거 같아요^^

안녕하세요 모시모시님, 질문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논픽션을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으로 처음 도전해봤는데요.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자료 갈무리를 제대로 해놓지 않아서 나중에 다시 찾아서 덧붙이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엑셀로 조금 정리하고, 메모 앱도 활용하고, 수기로 공책에도 쓰고, 프린트해 스크랩도 하고...말씀주신 모든 방법을 다 썼던 듯요. 그런데 체계적이지 않고 중구난방이라 정작 필요할 때는 어디에(엑셀? 메모? 수기? 프린트? 으허어억~~~ 다 찾아봤는데 왜 안 나오지?)써놓았는지 자체가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진정 '나이들어가는 중년 뇌와의 사투'였습니다. 이 경험을 살려 다음 번에는 좀 더 정리하면서 쓸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알단 책정리부터 되어 있어야 하는데. 아아, 뭔가 쓰다가 책을 찾아보려 하면 그때부터 책을 찾아 삼만리로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는 '무정리 무대뽀 족속'이라서요. 이렇게 쓰다보니 저도 정리하는 법 같은 책도 읽고 자신을 좀 리셋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부끄부끄). 이 방면에는 논픽션 본좌이신 장강명 작가님께서 한 말씀 해주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모시모시님이랑 저랑 귀쫑긋하고 기다리십시다~~~~)

1. 조심스럽지만 가장 써보고 싶은 장르는 사실 소설입니다(속닥).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서도 보여주기와 설명하기에 대한 예시가 인상 깊었는데, 저는 소설을 쓸 때 한 장소를 세세하게 묘사하는 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간결하게 상황만 풀어가다 보면 개연성은 있지만 스토리가 단조롭고 흡입력이 떨어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렇다고 상황을 자세히 풀어쓰자니 아직 제 필력이 너무나 부족하고, 문장을 구성할 때도 주로 쓰는 표현만 반복적으로 쓰더라고요. 아마 이건 제가 갖고 있는 어휘 자체가 아직 많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 더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소설 쓰기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어 지칭하는 대명사가 자주 바뀌고(일관성이 없어요), 몇 인칭으로 구조를 잡고 풀어써야 하는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왔다 갔다 하면서 '했었다, 했다, 하다, 할 것이다' 등을 남발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근데 이렇게 구조를 하나하나 따지면서 쓰다 보면 진도가 잘 안 나가고, 제가 애초에 뭘 말하려고 했는지도 잊어버려요. 힘이 빡 들어간 느낌이라 쓰다가 흥미를 잃어버리기도 하고요.

큰 윤곽은 짜뒀는데 결말에 닿기까지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중간 이야기)을 재미있게 풀어쓰는 게 늘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강아지와 만나서 행복한 1년을 보내고 그들은 헤어졌다'는 큰 줄기가 있다면, 행복했던 그 1년 안에 어떤 스토리를 담아야 할지 어려운 느낌이랄까요. 쓰다 보니까 이거야말로 뭔 소린가 싶네요(글이 징그럽게 길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구도와 등장인물 잡기' 파트가 실용적으로 다가온 것 같기도 해요. 근데 저는 등장인물을 설정할 때 이름 짓는 것도 어려운 것 같아요. 작명 센스가 부족해 제 필명 지을 때도 애를 먹었는데, 등장인물이 많아질수록 제 지인들의 이름을 마구잡이로 끌어다 쓰고 있어 죄송한 마음까지 들더라고요. 근데 이렇게 지인들의 이름을 끌어다 쓰지 않으면 제가 그 인물의 특성을 자꾸 잊어버리는 사태가...(경험한 것 안에서 비슷한 인물의 모양이 나오곤 하거든요). 첫 소설을 쓸 때, 자기 자신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좋다는 작가님의 말씀을 본보기 삼아 등장인물도 주변 인물과 비슷하게 연결 짓고 싶었다는 나름의 핑계를 대봅니다. (결론) 여러모로 소설은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우와, 연해님도 소설이군요! 저는 지금은 주로 인문교양서를 만들고 있지만 어렸을 적에는 소설만 주구장창 읽었어요. 소설만 책인 줄 알았어요. 잠시 작가를 꿈꾼 적도 있고요. (실은 전공이 독문학) 근데 소설은 한 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어요. 정확히 말하면 엄두를 못 낸달까요. 어떻게 한 세계를 창조해내고 어떻게 한 인물을 창조해내지? 사람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닐까? 막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어야 할 것 같고, 엄청나게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할 것 같고... 그래서 저는 소설가가 한편으론 신처럼 느껴져요.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낸다는 의미에서. 근데 정아은 작가님 책을 읽다보니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단 쓰기 시작하는 게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구조나 문장이나 문법이나 그런 거 따지지 말고 일단 주르륵 써보라고 하잖아요. 작가님이 그런 식으로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하기도 했구요. 저는 그런 의미에서 연해 님의 시도가 너무나 존경스러워요. 일단 써야 내가 뭐가 부족하구나, 뭐가 어렵구나, 하고 약점을 찾고 보완해나갈 수 있으니까요. 연해 님 글을 읽다보니 소설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구체적인 것이 이미 진도를 많이 빼신 것 같은데요? 완전 응원하오니 완고를 향해 당당히 나아가시길 빕니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소설을 시작할 때 전반적인 틀을 어떻게 짜야 하는지, 인물 설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촘촘히 배워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물론 적용 가능 여부는 또 다르겠지만요).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주르륵 써봐야겠어요. 한동안 아예 잊고 살았는데 다시 인물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 싶어졌습니다(다시 보면 그때 펼쳐놓은 이야기가 다 낯설겠지만요).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내년에는 다시 도전해 봐야겠어요(이 공간에 대작가님들도 계신데 이런 말이 너무 조심스럽긴 하네요). 근데 제가 소설을 쓰고 싶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제 속에 하고 싶은 말을 저라는 사람과 분리해서 무언가를 나타내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해요. 신형철 평론가가 말하길, 에세이는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으나 인식을 적재한 문장에 가까울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반면에 소설은 소설이니까 마음껏 이야기를 비틀어도 되고, 얼토당토 않은 상상력을 덧붙여도 소설이기에 비난받지 않을 수 있다고(약간 무책임한 말일 수도 있는데). 어쩌면 소설 속 주인공의 모습이야말로 작가의 가장 솔직한 모습(나도 몰랐던 또 다른 나?)이 될 수 있다는 말에 오히려 자유롭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 "너 아니야?"라고 하면, "나 아닌데?"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말하고 보니 되게 별로네요(허허). 어쨌든 이러니저러니 해도 제가 소설이라는 장르에 유독 애정을 갖는 건, 책을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소설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작가님의 소설 예찬론(?)부분이 너무나 좋고, 통쾌했답니다. 저는 고우리님의 밑에 글을 읽다가 <편집자의 사생활>을 집필하셨다는 말씀에 호기심이 생겨 검색을 해봤는데, 15년 차 베테랑 출판편집자셨군요!(출판사 서평 참고) '노는 게 제일 좋은 탱자탱자 편집자'라는 작가 소개 글은 읽다가 귀여워 살짝 웃음이 나기도 했답니다.

연해님의 글을 읽으면서 참 매끄럽게 잘 쓰신다고 생각했는데~역시 내공이 있으신분이셨군요^^ 소설을 쓰고 싶어하시는걸 보니!! 전 아직 한걸음 찬찬히 내딛는 심정으로 서평부터 도전해 볼까 싶어요~우선 독서감상문부터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