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8.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with 마름모출판사

D-29
위와 같은 연유로 저는 21세기에 받은 숱한 거절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용기가 안 나 말씀을 못 드려요. ㅎㅎㅎ 20세기에 당했던 거절 중에는 계절학기 수업을 같이 듣던 이름 모를 여학생에게 수업 과제인 견학을 같이 듣자고 했다가 거절당한 것, 짝사랑하던 또 다른 여학생에게 고백했다가 차인 것 등이 떠오릅니다. 와, 지나고 나니 다 추억이네요.
저는 사실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읽으면서도 장강명 작가님, 대다나다.... 생각했습니다. ^^ 정아은 작가님과는 다른 의미에서 엄청나게 솔직하고 직설(?)적인 부분이 많아서 아아, 이래도 괜찮을까, 살짝 걱정될 정도로. 하지만 이래야 작가지,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어요. (이런 작가가 있구나, 역시 장강명 작가님!) 결론은 멋지다는 말씀!
우왕, 감사합니다~. ^^ 그런데 솔직함으로는 제가 아무래도 정아은 작가님에 많이 못 미치는 거 같습니다. 3장 읽으며 존경심이 들었어요.
다른 분들 얘기처럼 저도 3장에서 @정아은 작가님의 솔직한 이야기가 정말 좋았어요. ‘작가의 삶’이 그리 쉽지 만은 안다는 건 잘 알고 있었는데요, 다른 직업까지 생각하신 줄을 몰랐습니다. 엉엉. 그리고 3장을 읽고 나니 표지가 이제 더 잘 보이네요. 화분이랑 피아노 그림이 왜 들어가 있는지 알겠어요. 화분 2백개! @고우리 편집자님의 진솔한 이야기도 잘 들었습니다. 와중에 마음고생이 많으셨겠네요. 저도 완전히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비슷하게 서로가 다른 방향을 추구했고 그로 인해 멀어진 경험이 있어 편집자님의 이야기 읽으며 그 때 일을 되돌아 보게 되어요.
거절이라 하니 저는 문득 이 땅의 거절이 생각나네요. 한민족의 일원으로 태어났으나 단군할아버지께서 터 잡아주신 한반도의 날씨와 기후는 저를 가열차게 밀어냈습니다. 저는 겨울 추위를 정말이지 심하게 많이 타요. (다행히 여름 더위는 잘 안 타요) 그래서 11월부터 울고 다녔습니다. ㅎㅎ 아시다시피 3월도 춥잖아요. (실은 5월까지도 춥..) 그 거절을 피해 시도했던 이민이 나름 성공적이어서 당시엔 쬐끔 자신감을 얻었지요. 하지만 이민 이후에도 나름 많은 거절을 당했던 것 같아요. 시험에서나 직장에서나. 때로는 이 ‘삶’ 자체가 나를 밀어낸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구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왜 ‘삶’이 저를 안아줘야 되겠습니까? 내가 먼저 권투선수가 클린치하듯 삶을 그냥 꽉 붙들어 안아야겠다 싶을 때도 있었네요. ^^
악, 저도 추위를 만만치 않게 타는데 이민 생각은 못해봤습니다! 이건 전혀 다른 차원의 거절썰이네요 ㅎㅎ 저는 대략 3년 정도 독일에서 산 적이 있는데, 그때 거기 눌러 앉을 기회가 있었어서 외국에서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한국에 살 땐 외국살이가 마냥 멋있게 보였는데 직접 살아보니 쉽지 않은 일이란 걸 몸으로 깨닫게 됐죠. 무엇보다 '외국인'이란 정체성이 추가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머리가 아파지더라고요. 지금 내가 가진 정체성만으로도, 내 문제만으로도 복잡한데 평생 타지에서 외국인으로서, 외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외로움, 고독, 소외감, 평생 섞이지 못하리란 두려움 등과 그 모든 것을 극복하느라 써야 하는 에너지들이 너무 버겁게 다가왔어요. 타지로부터의 거절을 피해서 돌아온 셈이죠. 쓰고 보니 '거절'을 중심으로 인생을 써도 에세이 한 편이 나올 듯한 ㅎㅎㅎ
저도 겨울이 너무 힘든 사람이라 격하게 공감이 됩니다. ㅠㅠ 저는 특히 잠이 많은 편인데 겨울에는 해가 빨리져서 그런지 겨울에는 정말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너무 힘들고 하루종일 졸고 그럽니다. 그래서 겨울에 더 쳐지고 우울하기도 하고요. 피부도 건조한 편인데 보습제를 바르면 트러블도 잘 생겨서 이래저래 진퇴양난이고요. 올 겨울엔 감기, 독감, 대상포진, 노로바이러스 장염을 앓았습니다. 학생때도 매번 2학기 기말시험을 제일 못 봐서 아버지께 혼나곤 했습니다. 수능을 여름에 봤다면 좀 더 좋은 성적을 받았을텐데 아쉽습니다. 겨울 진짜 싫어요 ㅠㅠ
저도 추위를 많이 타신다는 김새섬님의 말씀에 격하게 공감했는데, 여기 더 엄청난(?) 분이 계셨군요. 저는 작년 말에 감기에 살짝 걸리긴 했지만, 챠우챠우님이 나열해 주신 병(?)들 앞에서 굉장히 숙연해집니다. 근데 질병과는 상관없이 저도 추운 걸 정말 싫어해요. 나이가 들수록 살이 얇아지는 건지 뼈까지 시린 느낌이 드는데, 겨울이 오는 게 두려울 정도랍니다. 한 여름에도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즐겨마시고, "얼죽아"라는 말은 도대체 누가 만든 건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하죠. 아이스크림이라는 걸 먹어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
여름에도 따뜻한 아메리카노 주문하고 아이스크림 마지막으로 먹은 게 9년 전쯤인 사람 여기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에는 겨울을 좋아했거든요. 추위보다 더위를 못 견뎌하고. 그런데 나이가 드니 바뀌네요. 추우니까 세수하기도 싫어지고 밖에 나가는 것도 두려울 정도입니다. 계절성 우울감까지 더해지는 듯...
맙소사, 작가님. 저보다 더하셨군요. 세 분의 글을 나란히 읽으며 저는 상대적으로 멀쩡(?) 하게 추위를 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저도 비슷해요. 어릴 때는 더운 게 더 싫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추운 게 더 싫더라고요(싫은 걸 떠나 무서울 정도). 오늘도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히터 아래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마치 샤워기의 물을 맞듯이) 저의 자리로 돌아갔답니다(제 자리는 창가 쪽이라 너무 추워요). 다만, 오늘은 햇살이 정말 좋아요. 작가님이 지금 계신 곳이 (여전히) 먹바퀴가 나오는 그곳인지는 잘 모르지만, 따스한 햇살 가득 받아 우울감을 조금은 톡톡 털어내실 수 있기를 바라요(저는 겨울보다 봄이 더 우울한 편이랍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가파도에서 올라와서 지금은 집에 있어요. 다음달에 따뜻한 곳으로 여행 가려고요. 원래는 여행도 전혀 좋아하는 성미가 아닌데 앞으로 겨울에는 한 번쯤 햇빛.찬란한 동네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북유럽 할아버지 할머니들 왜 그렇게 겨울에 남유럽 찾아가는지 알 거 같습니다.
@연해님과 @장맥주님 글을 보니 저와 비슷하군요~~^^ 저도 어릴때 부터 추위보다 더위가 훨씬 힘들었거든요 추위는 그래도 어디든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곳에 가면 그래도 견딜만 했는데 더위는~~~ 어딜가나 비닐봉지안에 갇힌 것처럼 숨쉬기조차 너무 힘들구~~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전 나이를 먹을수록 추위 속에서 한기를 느끼면 더위와는 비교 안될정도로 몸에서 통증이 느껴지는게 신기했어요 한때 해외에서 사는게 꿈이기도 했는데 요즘은 온돌문화,사우나, 한방치료 없는 곳에서는 버티기 힘들듯 하더라구요~~ㅜㅜ. 왜 나이를 먹을수록 추위에 약해지는지도 참 궁금해지는 부분입니다~^^;;
하하, 이 방이 왜 이렇게 따뜻한지 알았습니다. 추위를 많이 타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랬나 봐요. @거북별85 님의 에피소드도 너무 재미있네요. 더위는 비닐봉지 안에 갇힌 것처럼 숨쉬기 힘들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저는 몇 년 전인가? 엄청 습하면서 더웠던 해가 있었는데, 집 밖을 나갈 때마다 불한증막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요즘 날씨를 보면 양극단을 오가는 느낌이 들어요. 오늘도 서울은 눈이 펑펑펑 쏟아지고 있네요.
겨울을 두려워하는 분들이 많으셨군요. 하하하.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동질감에 마음이 따땃해집니다. 추운 겨울이 실직이나 실연 같은 괴로움에 1:1로 비할 바는 물론 아니지만 인생 70년을 산다고 치면 70번의 겨울을 마주하는 셈이라서 나름 상당히 괴로운 측면이 있답니다. 지나가긴 하는데 내년에 또 금방 오잖아요. T.T
★★★ 3장 <쓰는 마음>과 관련한 세 번째 질문 1. 거절 경험 취업을 위해 이력서와 면접을 보고 연락을 기다리던 순간들이 생각나네요. 불합격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머릿속에 온갖 리스트를 만들게 되는데, 최대한 상처를 덜 입기 위해 만들어내는 짠한 이유들...경력이 없어서일거야, 내가 연봉을 너무 쎄게 써내서인가봐... 2. 왜 쓰느냐 '내가 남들에게 매우 멋있어 보이고 싶어한다' '나는 나에게도 매우 멋있어 보이고 싶다'는 말을 보태도 될듯. 저는 글쓰고 싶은 이유가 '내 생각과 마음을 알고 싶고, 복잡하게 흩어진 것들을 정리하고 싶어서 '였는데 그래서 결국 누군가에게 멋진 사람이 되고 싶은게 맞구나했어요. 3. '원고에 대한 거절 메일을 받으나 받지 않으나,마음을 언어로 옮기고 싶어서 환장하는 것이 글쓰기의 본질이었다' 역시 작가님들은 다르시네요! 저는 자꾸 생각없이 살게 되서 글을 쓰면서 뭔가에 대해 생각을 하면 좋겠다 싶었는데. 책을 읽을 때 들었던 생각도 금방 휘발되고 대부분 나의 생각으로 이어지지 않아요. 어떤 문제에 대한 자기 의견을 갖는 방법이 있을까요?
역시 구직 경험은 모두에게 트라우마로군요 ㅠㅠ 저는 이직할 때 너무 괴로웠어요. 제가 가진 능력치를 정확히 수치화할 수 없고, 남들과 비교해 내가 무엇이 얼마나 더 나은지 판단할 수 없으니 자꾸 작아지기만 하는... 그래서 연봉협상이 불가능하고 회사에서 주는 대로 고맙습니다! 하고 받게 되는... 저는 경력이 10년이 넘어가니까 그제야 좀 객관화가 되면서, 연봉협상할 때 연봉을 제안할 수 있는 여유도 좀 생기더라고요. 그 시간을 지나온 것이 어찌나 감사한지;;;
안녕하세요 북심님, 추운날 아침 어떻게 보내고 계시는지요? 책을 읽을 때 머릿속에 다양한 생각이 오가지만 읽고 난 다음에는 다 휘발되어버리기 일쑤죠. 독서하면서 떠올랐던 내 생각을 남기기 위해서는 책에 밑줄을 긋거나, 소리내어 읽거나, 필사하거나, 더 강력하게는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을 볼 때 떠오른 생각을 책에 직접 적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그렇게 하다보면 독서로 인해 촉발된 자신만의 생각을 기억하고 인지하고 확장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영광이 없어도 쓰는 것이다.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p211, 정아은 지음
문학상 수상에 이어 거절 메일의 고통, 편집작가 나오는 악몽까지 당시 작가님의 심경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3장이네요. 특히 현관에서 멈춰선 일화가 깊은 인상을 줍니다. 자신과 직면하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현관에 멈춰 선 장면 말씀하시니 이 그림을 첨부해봅니다. 사실 책에 삽화를 넣으려다 이러저러한 고민 끝에 나중에 몽땅 뺐거든요;; 일러스트레이터도 그 장면이 인상 깊었던 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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