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8.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with 마름모출판사

D-29
오, 저도 '문과 내~' 이 문장 인상깊어서 밑줄 그었습니다. 논픽션이 블루오션이라는 말씀에 솔깃했고, '세상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덤벼들자'는 문장에 어쩐지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했습니다. 여러모로 재미있게 읽었던 파트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에는 논픽션 독자가 많은 거 같지는 않습니다. 에세이 시장보다 훨씬 작을 거 같다고 생각해요. 쓰는데 품은 훨씬 많이 드는데. ^^;;;
아앗... 논픽션 독서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 요즘인데, 안타까운 소식이네요 ㅠㅠ.
그리고 130쪽 SNS 책 서평을 통한 댓글 교유는 부럽기도 하고, 그믐이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랜선을 통한 미니 공부 모임’이라니... 저는 SNS의 들뜨고 떠들썩한 분위기가 점점 더 피곤하게 느껴지고, 모르는 사람이 저에게 말을 거는 게 부담스럽고, 요즘은 무섭다는 생각도 들어서 되도록 멀리했거든요. 그런데 이 시대에는 뭘 하든 대중 상대로 하는 업계 종사자는 SNS를 하고 개인 브랜딩, 개인 마케팅도 해야 한다, 이건 그게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 생각도 듭니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이들과의 화면상 문답 과정을 통해, 인식하지 못했던 내 안의 생각을 발견하고 사고를 확장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130쪽, 정아은 지음
133쪽, “책 보는 건 좋은데 소설책은 절대 보지 마라”라는 사람은 사실 저는 여태까지 거의 못 만나 봤어요. “소설은 안 읽는다”는 분은 몇 분 뵈었는데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당신 손해지 뭐, 혹은 저마다 각자 좋아하는 거 하면 되겠지,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정치권에서 상대의 주장을 가리켜 “소설 쓰고 있다”는 비난을 하는 건 종종 들었죠. 한데 저는 그 말도 이상하게 타격이 없는데... 되게 기분 나빠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어느 문학단체에서 성명을 내기도 했던 걸로 압니다. 작가님은 혹시 저 말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소설 쓰고 있다, 는 말은 소설의 무용함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말인 것 같습니다. 지어낸 이야기는 우리의 의식주 충당에 없어도 되는, 매우 '쓸데없는' 존재일 수 있죠. 그러나 그 무용함 때문에 또 어떤 측면에서는 가장 유용하기도 하고요. 어떤 일이든 모두 양가적인 측면이 있기 마련이라, '소설 쓰고 있다'는 말이 특별히 기분 나쁘게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작가님과 비슷한 마음일 듯요^^
(그다지 불쾌하지 않은데) 특정 직업군에 대한 비하 발언이 될 수 있으니까 불쾌해져야 하는 걸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
저는 굉장히 자주 들은 말이었습니다. 그런 분들이 대부분 전공 책이나 재테크, 경제 관련 책만 보시더라고요. 거기에다가 한 때는 제가 책을 읽는다고 하면 여성잡지나 보고 있겠지~라는 말도 몇 번 듣기도 했습니다. 무슨 책 읽어~라고 접근해서 소설이면 아~ (그럼 그렇지~쯧쯧 하는 듯한 표정으로) 소설~ 이런 반응도 자주 만났고요. 그래서 더!!!! 남들 앞에서 책을 읽기도 했습니다. ㅎㅎㅎ 최근에는 들은 적이 없긴 하지만, 소설 독서모임에 가면 처음 오시는 분 중에 문학이 안 읽어져서 오신다는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전 그게 더 신기했고요. 그 재미있는 게 왜 안 읽어질까~ 하고요 ^^
하하. 정작 작가님들은 타격감이 없으신데, 저는 되게 속상하더라고요. @hyeyum32 님도 비슷한 경험이 있으셨군요. 읽으면서 폭풍 공감했습니다(속상해, 정말). 뭔가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아 그거?"라는 듯한 특유의 말투와 표정 같은 거죠. 내가 좋아하는걸, 타당한 이유로 비판하는 건 그래 뭐 그럴 수 있다 쳐. 근데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되지도 않는 논리를 끌어와 일방적으로 폄하하는 건 정말이지... 너무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소설을 제대로 읽어보기는 했고? 알기나 하고?'라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오르지만, 겁이 많아 차마 말은 못 하고 혼자 속상해서 애꿎은 책상만 내려다보며 입을 꾹 닫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근데 저도 독서모임에 가면 유독 그런 분들을 더 만나요. 말씀하신 실용서나 재테크, 자기계발서, 경제 관련 서적들을 가져오셔서는 부동산이나 주식 이야기만 잔뜩 설파하시고... 인생은 한방이라는 둥, 돈을 악착같이 모아야 한다는 둥, 어느 동네가, 어느 땅이 좋다더라, 어떤 주식을 사야 한다더라 등등 이게 무슨 독서모임인가, 재테크 모임인가 싶을 때도 있었죠. 저는 비슷한 맥락으로 자기계발서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데(지극히 제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성공의 신화에 도취되어 있는 것만 같고, 구조적인 문제를 자꾸 개인적인 문제로 끌고 와 한심하다는 듯 탓하는 게 싫었던 것 같아요. 에세이의 솔직함과 디테일에 대한 부분에서 "이제야 인류는 한 명의 영웅을 세우기 위해 많은 이들의 존재를 지워버리기보다 살아 숨 쉬는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데에 심혈을 기울이게 되었다."라는 정아은 작가님의 말씀처럼요. 에고, 근데 쓰고 보니까 너무 장황한 답글을 썼네요. 뭔가 답글을 가장한 저의 성토 같기도 하고(머쓱). @hyeyum32 님의 글이 너무 공감되어서 저도 모르게 그만 격렬해졌네요. 눈에 피로감을 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연해님 독서모임에는 실용서나 재테크 부동산이나 주식이야기를 잔뜩 하시는 분들이 계셨군요??^^;; 다행히 전 아직 없었습니다 저도 재테크나 실용서도 즐겨읽기도 하지만 인생은 한방!! 이라는 주장은 정말 좋아하지 않아서~~ㅜㅜ 제 모임에서는 조곤조곤 이런저런 자신이 읽었던 책 이야기를 주로 하는데 소심함으로 점철된 제 사회성을 상승시켜준 곳이 독서모임이었어요~~~^^
격하게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자기 계발서를 선호하지 않고(저도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다가, 자기 계발서를 읽고 싶다면 데일 카네기 시리즈만 읽으면 된다 정도?? 하핫~) 표면적으로 딱딱 정리된 글을 읽고 책값에 비례하는 정보와 지식을 얻는 걸 목적으로 책을 읽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물론 안 읽는 것보다야 훨씬 낫긴 하지만 자신의 방식이 무조건 옳다고 하니까 문제긴 하죠 ㅎㅎ 어제 읽은 <싯다르타>에 "지식은 전할 수 있지만 지혜는 전할 수 없다"는 문장을 보면서 결국엔 지혜를 스스로 찾아내기 위해서 문학을 읽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말이 길어졌네요 ㅎㅎㅎ
오, 저는 아직 <싯다르타>를 읽어보지 않았는데, "지식은 전할 수 있지만 지혜는 전할 수 없다"라니! 너무 멋진 문장이네요(메모 메모). @hyeyum32 님만의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도 열렬히 응원합니다. 밑에 남겨주신 글 중에 인정욕구에 대해 말씀해 주신 부분도 인상 깊었어요. 일기장은 인정욕을 실현해 주지 않지만, 에세이는 생각을 정리하고 발전시킬 수 있게 해준다는 말씀이요. 하지만 무엇보다 "좋아합니다. 읽고 쓰는 걸. 돈이 되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일이 아니어도 그냥 좋아서 합니다"라는 문장이 가장 감동적이에요.
아방가르드한 시나 소설보다는 교양서가 더 수월하게 읽히기는 하는데요... 소설이 쓸모가 없다고 생각해서 안 읽는 분들은 그러면 영화나 드라마, 만화도 안 보시는지 문득 궁금하네요. 쓸모없기는 다 마찬가지 아닌가.
생각해 보니 그렇긴 하네요...^^;; 저도 유행하는 영화 드라마 만화를 보면 트렌드를 따라가는 사람 같은 느낌이 드는데 시나 소설을 즐겨읽는다고 하면 좀 현실에서 발이 붕 뜬 이상향을 찾는 사람같은 시선을 받는 건 사회적 분위기 때문일까요?? 우리나라에서도 시나 소설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면 좋을텐데요.. 저는 정작가님의 소설은 '설명하기'가 아닌 '보여주기'란 말이 참 많이 와 닿았습니다.
‘설명하기’는 은연중에 독자에게 나아갈 바를 정해준다는 인상을 준다. 이런 이런 주인공이 있는데 그 주인공이 저런 저런 운명에 빠진 것은 바로 그런 그런 이유 때문이야!라고 말해줄 때, 독자는 무의식중에 거부감을 느낀다.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140쪽, 정아은 지음
너, 그 이야기가 진짜 쓰고 싶어? 왜? 그러곤 상상한다. 몇 개월 뒤에 써낸 원고가 출판사에서 퇴짜 맞는 장면을 시간을 들여 구체적으로 상상한다. 그리고 묻는다. 최악의 경우 출판이 안 될 수도 있어. 그래도 쓰고 싶니?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215쪽, 정아은 지음
저도 다른 분들처럼 '이렇게 솔직하게 쓰시다니' 하고 놀라면서 굉장히 재미있게 3장을 읽었습니다. 책장 덮자마자 제가 편집자로부터 거절당한 경험들을 정아은 작가님께 문자메시지로 보내드렸고요. 한겨레문학상 하나만 받았을 때에는 숱한 출판사에서 원고를 거절당했고, 문학상 3개를 받은 다음에도 원고를 거절 당한 적이 있습니다. 문학상을 4개 받은 다음에도 거절당한 적이 있었는데, 약간 '다른 원고도 주시면 함께 출간해볼게요'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후에도 출간 기획서를 여러 번 거절당해봤어요. 그렇게 거절당한 원고 2편과 기획 한 편은 다른 출판사들에서 거의 수정 없이 출간되어 괜찮은 반응을 얻었고요. 저 말고도 원고를 거절당한 출간 작가 분들도 어쩌다 몇 분 알게 되었어요.
제 경우에는 물론 원고 거절에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그게 엄청난 타격으로까지 다가오지는 않았어요. 제가 마음이 단단한 사람이어서 그런 건 아니고, 사람마다 취약한 부위(?)가 다른 것 같습니다. 작가로 지내면서 무너질 듯이 상처를 받은 적도 몇 번 있었고, 병원도 갔죠. 지금도 다니고 있습니다(병원 다니는 작가님, 감독님 엄청 많으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아주 어릴 때부터 저에게 일어난 안 좋는 일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자존심이 세서일까요? 용기가 없어서일까요? 맨박스에 갇힌 걸까요? 20대부터 '너는 왜 하는 일마다 술술 풀리냐'라는 핀잔 아닌 핀잔을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었는데 그때마다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런 느낌으로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 같고요. 그게 억울하다고 저의 실패나 좌절을 일일이 떠들고 싶지는 않고... 독자들이 솔직하다고 말하는 에세이를 썼지만 그 에세이를 쓸 때도 저는 그다지 솔직하지는 않았어요. 제가 보여주고 싶은 부분, 보여줄 수 있는 내용만 적었습니다. 그래서 3장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솔직함에 정말 감탄했습니다.
그 상처가 소설로 탄생한 과정을 읽으며 좋은 소설, 힘 있는 소설은 이렇게 나오는구나, 생각했습니다. 나는 그런 소설을 쓸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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