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8.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with 마름모출판사

D-29
1. 사랑이든, 일이든, 가족이나 인간 관계든... 40여년 인생 살면서 크게 거절당한 경험이 아직은 없어요. (아예 시도를 잘 안 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행운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면서는 거절당한 경험의 부재도 불행인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거절에 면역이 안 되어 있는 것 같아서요. 언젠가 살면서 심한 거절을 맞닥뜨리게 되면 깊은 상처를 받고 주저앉아 버리지는 않을까.. 정말 무섭다.. 하는 생각도 해요. 2. 저는 책 읽고 좋았던 내용 정리하는 작업은 꾸준히 해요. 감상을 적을 시간이 없더라도 문학은 좋았던 문장을 옮겨적어놓고, 비문학은 인상깊었던 내용이나 내용 요약을 해 놓습니다. 저의 기억력은 믿을 것이 못 되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기억하기 위해서 씁니다. 언젠가 살면서 다시 기억하고 싶을 날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요. 쓰면서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는 게 최대 장점입니다. 3. 3장은 작가님이 너무 솔직하게 써 주셔서 읽는 내가 이렇게 솔직하게 쓰셔도 되나 걱정이 될 정도였어요. 그만큼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귀한 글이었습니다.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옷, 모시모시님. 거절당하지 않는 인생이라니... 실화입니까... 인생에 매우 재능이 많으신 것 같아 부럽습니다~~~ 좋았던 문장을 적어놓는 작업은 저도 하는데, 요약은 고급 능력이 아닙니까~ 그런데 아무래도 요약하면 책 한 권이 머릿속에 쏘옥 들어올 것 같아요. 저는 요약까지는 아니고 그냥 독서하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잊지 않도록 적어놓는 편이어요. 여튼 어떤 형태로든 독서 후 메모 습관은 진짜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해요~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저도 작가님의 거절썰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아니, 이렇게까지 솔직하실 수가! 싶을 정도였어요. 뭐든 다 잘하고 멋져 보이는 사람들보다 살짝(?) 넘어지기도 하고 빈틈도 있어야(사람이 말이야...) 내적 친밀감이 더더 생기는 것처럼요. 가감 없이 진솔한 작가님의 거절썰에 여러 번 공감했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을 딛고 일어나 글쓰기 세계로 다시 돌아오신 것을 격하게 환영(?)하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역경을 딛고 일어난 소설 속 주인공 같았어요. 정말 상담가의 길로 가시는 건 아닌가 어찌나 조마조마했던지요. 돌아(?)오셔서 기뻐요!
연해님~ 저도 3장 읽으면서 실화인데 소설처럼 너무 드라마틱하게 쓰셔서 푹 빠져서 읽었습니다. 사실 정아은 작가님이랑 작업하면서 '내가 상담사를 하려고 공부했었다'는 말씀을 지나가듯 듣기는 했는데, 이런 내면의 파고가 있었을 줄이야... 돌아오셔서 저랑 이런 책도 내주시고 얼마나 기쁜지요~~~ ^^
1. 가장 최근에 당한 거절로는 지원했던 회사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2번이나 받았던게 생각이 납니다. 제가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고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이어서 지원했는데, 정성스럽게 포장된 거절 연락을 받았었어요. 그런데 한달쯤 더 지난 시점에 그 회사에 똑같이 재공고가 떠서 다시 지원했는데, 또다시 미끄러지고 말았답니다. 불러서 면접이나 보게 해주면 좋겠다 싶었는데, 서류부터 떨어지니 눈물이 찔끔.... 2. 이제 2023년이 작년이 되어버렸네요. (소름...) 작년에 유독 심적으로 힘든일이 많았었는데요. 집에 들어와서 멍을 때려도 진정이 안되는 날이 많았어요. 그래서 최애 작가님의 책을 읽다가 꼭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은 필사노트에 적어두곤 했지요. 그러다 문득 '아 나도 쓰고 싶다'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복잡한 심경 정리겸 쓰기 시작했던게 " 시"라고 불러도 될지 모를것들...ㅎㅎ 시, 일기, 소설 그 무엇이든 쓰는 시간만큼은 온전히 그것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좋아서 자꾸만 뭔가 쓰고 싶어집니다. 설령 그것이 종이 위에 조그마한 낙서라고 할지라도요.
아악, 불합격 말씀하시니 출판계에 처음 들어와 구직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당연히 제가 가고 싶은 회사는 미끄러졌구요, 성인 단행본 쪽으로 가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아동 도서 분야에서 편집을 시작했답니다. 사실 그 몇 년 동안 내가 원하는 분야가 아니라는 생각에 괴로울 때가 많았고 가끔은 끔찍하기까지 했는데(! ) 지나보니 도움이 안 된 시간은 없더라구요. 좀 돌아가긴 했지만 결국 제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천천히 길을 틀었습니다~
"지나보니 도움이 안 된 시간은 없더라구요. 좀 돌아가긴 했지만 결국 제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천천히 길을 틀었습니다"라는 고우리님의 말에 동감합니다!!^^ 전 첫 거절의 기억은 대학입시 실패의 경험이었습니다~~전 이미 떨어진걸 알고 있었는데(보통 시험보면 결과를 모르겠다고 하지만 이미 망친걸 알고 있죠~😅) 아빠는 첫아이의 대학입시라 합격을 직접 확인하리라는 꿈을 안고 지원한 대학으로 직접 찾아가셨어요~😅😅 그날 불합격을 확인하고 터덜터덜 걸어오셨던 아빠의 모습에 너무 죄송해서 가슴에 바위를 얹은거 같았어요. 다행히 다음 입시에는 성공해서 저를 받아준 대학에 감사하며 다녔습니다^^(재수의 기억 덕분에 합격에 더 감사하게 됐어요) 두번째 거절의 기억은 딸아이의 친구들 엄마들의 사교계에 나간 거였어요~~항상 방바닥에서 심리학 책이나 인간관계론으로 사회성을 배우던터라 뭐~~사회성이 의기소침! 센스없음!의 콜라보였죠~~😅 당연 딸아이는 그 친구들과 놀수 없었고 덕분에 에너자이저인 심심하다는 딸아이랑 놀아주느라 제가 쉴때마다 아는 도서관을 데리고 다녔어요~~이후 절치부심해서 학부모 사교계에 나가느라 고생은 했지만 지금은 대인기피증이 사라져서 감사하답니다~~~ㅎㅎ 그리고 그 고비를 넘기고 나서는 사회성도 업그레이드 되고 덕분에 이직의 직업군도다양해졌답니다^^ 너무 고루한 말일수 있지만 지금도 힘들거나 하면 그냥 내가 가는 목적지로 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스스로 다독이는 편입니다~~^^
아악, 결국 사교계 데뷔를 해내셨군요~~ 저는 '꿔다놓은 보릿자루'란 말을 제일 싫어하는데(제가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을 때가 있고, 그때의 기분이 너무 싫어요!) 어쩐지 그런 기분이셨을 듯해서 감정이입이 팍팍 됩니다. 게다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 하신 일이시니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나 아닌 타인을 위해 거절하고 또 거절당하는 일도 겪는 것이 인생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ㅎㅎ '꿔다놓은 보릿자루'란 말이 정말 공감갑니다 대부분의 모임에서 그랬던거 같아요~~~^^;; 특히 노래방을 싫어했는데 실컷 달궈놓은 분위기를 급랭시키는 저의 능력을 매번 확인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ㅜㅜ 그래서 사교계 데뷔방법이 독서모임이었습니다~~ 아이들 키우는 학부모님들도 교육에 대한 관심 때문에 종종 참여하는데 저는 지극히 저의 취미생활을 위해서였는데 생각보다 취향이나 가치관이 비슷해서 대화하기 좋았어요~~^^역시 자신이 그나마 잘하는 곳에서 문제의 해결방법을 찾는게 좋은거 같아요
2. 제가 요즘 글을 자주 쓰는 편은 아니어서 왜 쓰는지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던거 같습니다 하지만 읽기만 하고 글쓰기가 없다면 그냥 모든 멋진 작품들이 내게 걸어온 말들과 그를 통해 느낀 감정들이 손가락 사이 빠져나가는 모래같더라구요~ 신나게 여행하고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란 느낌으로 다시 출발선에 돌아온 것처럼 말이죠 독서와 글쓰기를 같이 이루어진다며 이를 통해 내 삶의 지도를 차근차근 더 잘 뻗어나가게 확장해서 그릴 수 있을거 같아요 하지만 이번에 정작가님이 글쓰기의 좋은점에 대해 제게 주신 답글이 참 와닿아서 다시 남겨봅니다 "그래서 글쓰기는 일차적으로 나 자신을 어루만지는 작업인 것 같습니다. 이런 화학적 작용을 바탕으로 타인과의 소통, 혹은 글쓰기를 통한 사회와의 연계, 그로 인한 사고의 확장 같은 것이 2차적으로 일어나지 않을까요."
1. 저는 아주 어릴 때부터 거절을 수없이 당했던 것 같아요. 우선 관계적인 부분에서 작게는 "엄마, 안아줘"부터 시작되죠. 지금껏 단 한 번도 저를 따스하게(?) 안아주신 적이 없는데, 이제는 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어요. 오히려 다정하게 대하시면 제가 놀라 뒷걸음질 치는? 뿐만 아니라 가족, 연인, 친구, 동료 등 지금도 여전히 많은 거절을 당하고(ㅋ), 되레 많은 거절을 뿌리면서 서로 맞대응(?)하는 관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상대에게도 거절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편이고요. 말미에 "거절하셔도 괜찮아요"라는 말을 꼭 남기곤 한답니다. (근데 정말 괜찮은 건지는 솔직히 저도 잘...) 직업적인 면에서는 취업준비생 때 정말 많은 거절을 당했어요.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쓰고, 시험과 면접 등 단계별로 차곡차곡 합격할 때마다 기대감은 커지지만, 커진 기대감처럼 최종에서 떨어졌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는 정말이지 멘탈이 소멸되는 기분이랄까요(우주에서 사라지고 싶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걸 생각하니 까마득하기도 했고요. "안타깝게도"라는 메일을 읽을 때마다 저야말로 안타깝더라고요. 그 밖에도 이것저것 다양한 공모전과 대회에 도전하는 편입니다. 거기서도 수없이 많은 거절을 당하고 있죠. 그래도 저는 시도 자체만으로 좋다는 입장이긴 해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일단 뭐라도 하는 편이랍니다. 결과를 떠나서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설레고 즐겁더라고요(물론 결과도 좋다면 금상첨화겠지만요). 근데 질문에 "가장"이 들어가 있어서 사실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어떤 거절이 가장 아팠을까 하고 말이죠. 저는 아무래도 '사랑'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관계에서의 거절이 가장 아팠던 것 같아요. 앞서 농담처럼 말하긴 했지만, 그건 이제 와서 하는 얘기고 사실 가족이 가장 컸죠. 그 다음이 연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심장이 쿵 떨어지는 느낌이 드는데, 이건 아무리 맷집을 키워도 여전히 아프더라고요. 오늘도 연인과 살짝 오해가 있었는데 이럴 때마다 심장이 철렁합니다(물론 티는 잘 안 내지만요). 저는 아직까지도 사랑이라는 속성에 낭만을 빼놓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되레 많은 거절을 뿌리면서 서로 맞대응(?)하는 관계인 것 같아요"라는 부분에서 아하, 나도 그렇지! 하는 깨달음이...ㅎㅎㅎ 생각해보니 내가 거절당했을 때의 충격과 공포!만 생각했지, 내가 거절했던 경우는 까먹고 있었네요. 저도 여러 사람 거절하면서 마음 아프게 했네요. 마음 안 맞는 친구의 경우는 대개 먼저 연락하지 않는 것으로 대처하는 편인데, 연인의 경우는 참 힘들어요. ㅠㅠ 그리고 직업적으로는 투고 원고에 대해 거절 메일 쓰는 것이 업무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최악의 경우는 계약한 원고를 계약 파기하는 경우도 종종 생겨요. 그런 일을 처리해야 할 땐 정말로 누가 대신 짠 나타나서 대신처리해줬으면... ㅠㅠ 그러고 보니 거절을 잘하는 것도 삶의 기예인 것 같아요. 거절당하는 것만큼 거절하는 것도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거절을 잘하는 것도 삶의 기예라는 말이 와 닿습니다^^ 전 아직은 거절보다는 부탁을 해야하는 순간이 많지만 거절을 잘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겠다 싶어요~
2. 굉장히 긴 글이 될 것 같은데, 일단 써 보겠습니다. 우선 저는 어릴 때부터 일기쓰기를 좋아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방학숙제로 내주었던 '오늘 하루도 참 재미있었다'로 늘 마무리되는 일기가 아닌 진짜 저의 일기 말이죠. 학창 시절 문구류를 좋아했는데, 일기 쓰기에 앞서 펜과 노트의 조합도 꽤 중요했어요. 노트를 펼쳐 글을 써 내려갈 때 펜의 감촉과 종이의 질감이 따로 놀 때면 글을 쓰는 순간에 집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죠. 그렇게 펜과 노트의 조합이 잘 맞아떨어지면 비로소 그 노트는 저의 일기장이 되었답니다. 가끔은 일기장에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는데(안네의 일기 영향력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첫 페이지는 일기장에게 쓰는 편지로 시작되곤 했죠. 앞으로 내가 너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에 대한 낯간지러운 포부랄까요. 부모님댁에 가면 저의 두꺼운 일기장들이 여전히 제방 책장에 꽂혀있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학창 시절의 일기장을 읽다 보면 당시 저의 고민과 걱정, 행복한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그때를 기억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의 글쓰기는 성인이 되어서도 매일은 아니었지만, 감정의 굴곡에 따라 대체로 적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계속 쓰는 삶을 이어 온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그 시작점이 언제인지도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쓰고 있는 삶 자체를 계속 좋아했다는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매일 글을 쓰고 있다고 종종 말하곤 하는데, 그러면 으레 따라오는 질문이 있죠. "그거 해서 뭐 할 건데? 작가하려고?" 글쓰기를 좋아한다 말하면 대체로는 뭘 쓰냐고 물어보는데 그 무엇이 책이나 콘텐츠를 말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니까 그들이 궁금한 건 쓴다는 행위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아니라 그 행위의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는 것이었죠. 매일 일기를 쓴다고 하면 의미가 없고, 작가가 되어 책을 쓴다고 하면 의미가 있다 여기는 차이 같달까요? 여담이지만, 저는 장강명 작가님의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을 읽으면서도 '말하고 듣는 세계'보다 '읽고 쓰는 세계'를 지향하는, 책을 중심으로 한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누구보다 갈망하시는 부분이 참 좋았는데요. 활자 안에 들어가 있으면 정돈된 방에서 쉬는 것처럼 편안했고, 글을 쓰는 이유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씀하셨죠. 작가님에게 있어 소설 쓰기는 자유로워지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작은 것이라도 의미를 붙들고 싶어 하는 것에 가까웠기 때문이라고(책에서는 그렇게 봤습니다). 신앙을 떠났으나 여전히 의미는 필요했고, 의미가 없으면 살 이유도 없을 것이라 말씀하시는 문장에 가만히 고개를 주억거리기도 했고요.
자유를 그토록 갈망하는 저에게도 삶에 의미란 늘 필요했습니다. 거창한 삶의 의미라기보다는 갈망하는 무언가가 있었고, 그걸 찾아가는 과정이 계속 필요했던 것이죠. 단 하나라도, 무엇이라도요. 그래서 제가 찾은 것이 있다면 그게 바로 책과 글이었던 것 같아요. 무언가를 읽고 쓰는 행위가 주는 단단함이 있더라고요. 저를 더 저답게 지켜가는 무언가라고 해야 할까요? 어떤 의미로는 치유였고, 조금 더 거창한 의미로는 구원이라고(저는 무신론자이긴 합니다만) 여겨졌어요. 그래서 썼고,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날이 많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하다못해 단 한 줄이라도 말이죠(지금도 징그럽도록 장황하게 쓰고 있네요). 작년에 저희 회사에서 은유 작가님을 모시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주제로 아카데미가 열린 적이 있는데요. 글 쓰는 사람이라는 은유 작가님의 정체성처럼, "자기 언어를 갖지 못한 자는 누구나 약자다."라는 문장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지금도 여전히요). 그래서 저 또한 제가 계속해서 글을 쓰는 이유는 세세하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먼저는 저의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계속 무언가를 쓰는 사람으로서의 제가 좋은 것 같아요.
저 지금 연해님 글 읽으면서 막 울고 있음요.. ㅠㅠㅠㅠ 공감 공감 대공감.......
자기만의 언어를 찾아간다는 말씀에 격하게 끄덕였습니다. 독서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기만의 철학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었는데, 대답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연해님의 글을 읽으면서 나도 쓰는 거 좋아하는데, 나는 내 언어가 있나??? 생각했습니다. ㅠㅠ;;; 없어요~ 없어~ 찾아야겠습니다!!!
연해님! 일기장 말씀하시니 저도 어렸을 때 일기를 썼었다는 아스라한 추억이... 국민학교 때부터 썼는데, 그때 쓴 일기들은 다 사라졌고 중고등학교 때 썼던 일기장만 남아 있네요. (지금 세어 보니 무려 여덟 권...) 제가 고딩 때 신해철을 엄청 좋아해서 그에게 줄 요량으로 보라색 펜으로만 썼던(그가 보라색을 좋아했어요) 일기장도 남아 있어요. ㅎㅎㅎ 그때에는 왜 그랬는지 머릿속이 생각, 생각, 생각들로 가득 차 있었고, 떠오른 생각들을 받아 적기에도 바빴던 나날들이었어요. 행여 지금 적어놓지 않으면 사라져버릴까 노심초사하면서... 근데 어째서 저는 그런 습관들을 다 잃어버린 걸까요.. 그러고 보니 그래서 제가 너무 자주 사는 걸 공허하다고 느끼나, 하는 생각이... 아직까지 일기를 쓰신다는 연해님을 보니 연해님은 쓰고자 하는 욕망이 계속 남아 있는? 살아 있는? 분같이 느껴졌어요. 저에게 쓴다는 것은 어쩌면 별것 아닌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본질적인 일이거든요. 아아, 새해부터는 일기를 써야겠다는 뜬금없는 결론을 내고 말았습니다아아아아...
3. 3장 쓰는 마음은 쓱 한번 읽기 시작하니 손을 놓기 힘들정도로 너무 공감가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읽었더니 세세한 기억이....^^;; 하지만 너무 재미있었던 기억이... 우선 3장의 처음 2013년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수상의 에피소드부터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은행원이었고, 영상번역가였고, 학원 강사였고, 헤드헌터였다고, 전력을 읊었다. 그러면 한결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어머, 괜찮게 버는 직업이었네!" 놀라는 표정으로 말한 뒤엔 이런 말을 내놓았다. "아직 안 늦었네. 이번 문학상 상금 잘 챙기고 얼른 그 길로 돌아가면 되겠다!" : 와!! 정말 너무 재미있으면서 웃픈 에피소드였습니다. 상금5천만원이 앞으로 벌 인세보다도 많을거라는 말이나 1년에 천만원도 안되는 수입을 올리며 전전긍긍한다는 말이 너무 사실적이어서 재미있으면서도 슬픈 에피소드였습니다. 이런 현실에서도 이 길을 꿋꿋이 가다니. 왠지 가시밭길을 걷는 선지자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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