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 문장에 밑줄을 그었습니다. 저는 그 동안 주로 소설만 읽어왔는데, 앞으로 누가 왜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소설을 읽는가 라고 물으면 이 문장을 인용해서 답하려 합니다.
[그믐밤] 18.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with 마름모출판사
D-29

챠우챠우

거북별85
“ 이처럼 사람의 외양과 말, 행동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소설이 가진 힘이다. 구체적으로 묘사된 인물의 인생을 들여다보면서 독자는 하루하루를 살아내면서도 총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삶을 거울에 비추듯 들여다보게 된다. 만나보지 못했던 종류의 사람의 내면에 들어가본다. 낯설기만 했던 타인의 감정에 이입해 들어가면서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이해하게 된다.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나의 심정, 주변 사람의 심정,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타인의 심정에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정아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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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학교를 졸업하고 얼마전까지도 비소설을 주로 읽어왔습니다. 무언가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게 더 빠르고 정확해서 삶에 도움이 된다고 여겨왔거든요. 그런데 그믐에서는 소설 모임이 많아서 처음으로 소설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신기했어요. 영상매체나 비소설과는 다른 독자를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훅' 잡아끌어서 그곳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 있더라구요. 그 속에서 예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생각이나 감정들도 느꼈구요.오랫만에 느낀 이 감정이 무얼까 했는데 이번에 정아은 작가님의 글을 읽으니 설명하기가 아니라 소설의 '보여주기' 때문이라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소설가분들은 펜으로 완전히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서 그곳으로 독자들을 훅 밀어넣고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창조자같은 능력이 있으신거군요. ^^

거북별85
의심을 품고 의문을 던지는 이 의례는 소설을 쓰는 내내 반복해야 한다. 소설에 '개연성'과 '연결성'을 불어넣어주는 데 그보다 더 중요한 키는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정아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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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우챠우
“ 초고를 쓴 다음에는 그 내용이 머릿속에 떠다닌다. 세수할 때, 밥을 먹을 때, 회사에서 상사와 대화를 주고받을 때, 친구와 통화할 때, 써놓은 초고 속의 내용이 둥둥 뜬 상태로 따라다닌다. 그것이 초고의 위력이며, 초고를 이른 시기에 토해놓아야 하는 이유이다. ”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정아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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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우챠우
저는 논문을 쓸 때 게을러서 미루고 미루다가 초고를 겨우 완성해서는 퇴고도 별로 못 하고 공저자들에게 보내거나 학술지에 투고하곤 했습니다. 석사논문, 박사논문 모두 제출기한 직전까지 작성을 했습니다. ㅠㅠ
@정아은 작가님께서는 초고를 빨리 완성하시는 비법 같은게 있을까요? 아마도 ‘그냥 쓰면 되는거를…’ 이라고 생각이 드시더라도 불쌍한 중생을 위해 가르침을 주시면…

도우리
☾열여덟 번째 오프라인 그믐밤 공지
-언제 : 1월 10일 수요일 (음력 그믐날) 저녁 7시 29분
-어디서 : 북카페 디어라이프(마포구 서교동) https://naver.me/5pNENBuZ
-진행 방식 :
1부: 정아은 작가님 북토크 / 사회: 장강명 작가님 (45분)
2부: 참가하신 분들과 함께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44분)
-참가 비용 : 10,000원 (디어라이프에서 도서 구입시 10퍼센트 할인됩니다)
-신청 방법 : https://forms.gle/zKNEFNok4FJ68SX49

장맥주
결국 에세이는 ‘거리 두기’의 예술이라는 것. 내게 일어난 일을 기술하되, 그 일을 어느 정도까지 드러낼지, 어떤 톤으로 드러낼지를 저울질하는 기예라는 것.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102쪽, 정아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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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2장에 대한 다른 분들의 답변을 차근차근 읽다가 갑자기 궁금한 것이 생겼습니다.
1장에서 작가님이 "사람은 평소 제 안에 집어넣었던 것들을 밖으로 꺼내 놓게 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것은 매우 단순한 원리에 기반해 있었다. 내가 평소 즐겨 보던 것이 무엇이었느냐의 문제였다. 평소 내가 즐겨 읽는 것은 장편소설과 장편 에세이였다.", "단편소설을 주로 쓰는 작가가 했던 인터뷰를 보면 그 사람이 어릴 때부터 단편소설을 많이 읽어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생각해 보니까 저는 소설(읽기)을 가장 좋아하고, 쓰고 싶은 장로도 (단편)소설이더라고요. 다른 분들도 혹시 비슷하신지 궁금해졌어요. 내가 쓰고 싶은 장르를 내가 가장 많이 읽고 있는지? 아니면 전혀 다른 장르에 자꾸 손이 가는지?
뜬금없는 예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나도 모르게 닮아가게 되는 심리처럼요.

김새섬
저의 케이스로만 답변 드리자면 저는 소설(읽기)을 가장 좋아하지만 한 번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 없어요. 저는 에세이를 가장 써 보고 싶고요, 서평, 칼럼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드는 분야이지만 fiction 이라고 할까요? 세상에 없는 이야기를 창작해 쓰는 것에는 이상하리만치 관심이 생기질 않네요. 그렇다고 nonfiction 에 관심이 있냐하면....관심은 있지만 자료 조사부터 시작해서 너무 손이 많이 가는 장르라 엄두가 안 나네요. 이것도 사람마다 참 다양한 것 같아요. ^^

연해
앗, 대표님! 답변 감사합니다. 소설을 가장 좋아하시는군요! 그럼에도 에세이를 가장 써 보고 싶으시다니. 좋아하는 것을 계속 경험하다 보면, 결국은 닮아가고야 만다는 것처럼 저는 독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마다 참 다양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과는 살짝 벗어난 이야기지만, 그믐에 최근 올라온 대표님의 인터뷰 영상을 봤답니다. 그믐을 만드신 계기에 대한 부분을 특별히 더 인상 깊게 봤어요. 인터넷에서도 진솔하고 진지한 대화가 가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으셨다는 말씀처럼, 저희가 이 공간에서 나누고 있는 대화도 진정성이 잘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좋은 책을 찾는 법은 좋은 삶을 사는 방법과 비슷하다."라고 하셨던 말씀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데, 책을 중심으로 밀도 있고 진지한 대화가 오고 가는 이 시간들이 더욱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각자가 좋아하는 분야와 쓰고 싶은 분야는 너무나 다양하지만, 결국은 "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게 새삼 든든하게 여겨집니다.

챠우챠우
많이 읽는 것은 쓰는 것의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닌
것 같습니다. 소설을 많이 읽는다고 소설을 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소설따위 뭔 소용이람’ 이라고 하는 사람은 절대 소설을 쓸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에세이, 논픽션, 서평 등과 다르게 소설은 축복받은 재능을 가진 사람만이 쓸 수 있고, 그래서 예술 아닐까요?
대부분 배우면 운전을 할 수 있고, 익숙해지면 고속도로를 타고 출퇴근을 할 수 있지만 F1대회에 드라이버로 나갈 수는 없으니까요.

챠우챠우
저는 소설을 주로 읽지만, 주로 쓰고 있는 건 논문이고(쓰기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잘 쓰고 싶은 건 에세이 입니다. 에세이를 잘 읽지도 않으면서요…

연해
"많이 읽는 것은 쓰는 것의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닌 것 같다"는 문장을 한참 들여다봤어요. 정말 그런 것 같네요. 소설은 축복받은 재능을 가진 사람만이 쓸 수 있다는 말씀도 공감합니다. 소설은 성실함 외에 다른 요소가 필요한 것 같다는, 다른 글쓰기 능력이랑 결이 다른 것 같다는 장작가님 말씀처럼요.
챠우챠우님은 주로 읽는 장르와 쓰는 장르, 쓰고 싶은 장르가 다 다르시군요! 에세이를 잘 읽지도 않으면서요...라는 마지막 문장에는 살짝 웃음이 났어요. 쓰기만 하면 되는 다섯 편의 논문과 죄책감을 담은 댓글도 잘 읽었답니다(하하). 근데 위에서 김새섬님도 말씀하셨지만 사람마다 다 다르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실 수 있기를 응원 드리고 싶어요.

장맥주
저는 대체로 많이 읽으면 잘 쓸 수 있다, 많이 읽어야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분명히 예외는 있더라고요. 에세이 분야에서도요. 특히 유머 감각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가진 방향 자체가 다른 거 같아요. 모방 학습도 어려운 것 같고요.

장맥주
106쪽 박완서 선생님 이야기를 읽고 놀랐어요. 과거 ‘문학 전문가’들의 평이 좋지 않았다니... 저는 박완서 선생님의 작품을 좀 뒤늦게 읽었거든요. 제가 읽기 시작할 무렵에는 너무나 당연한 거장이었습니다. 107쪽 ‘젊은 남성이 쓴 젊은 남성들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이고깽 판타지’라는 싱거운 대답이 떠올랐습니다.

챠우챠우
3장도 단숨에 다 읽었습니다. 심리묘사가 적나라해서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제가 느낀 괴로움을 멋진 책을 여러 권 쓰신 대작가님도 느끼셨다는게 저에겐 위로가 됐습니다. 학계에서는 작가님이 거절 후 느끼셨던 그런 괴로움을 ‘가면증후군’이라고 부르더라고요. 박사를 따고 교수나 다른 정규직 자리를 이미 잡은 연구자가 몇 번 좌절을 겪은 뒤, 그 동안 본인이 이룩한 업적이 모두 가짜같다고 자괴감을 느끼는 증상을 ‘가면증후군’ 이라고 합니다. 별로 이룬 건 없지만 제가 요즘 딱 그 상태입니다.

고우리
'가면증후군'이란 표현이 있군요. 어쩐지 조금쯤은 알 것도 같아요. 저에게 딱 들어맞는 케이스는 아닐지 모르지만, 저도 연차가 좀 쌓이고 이른바 '경력직 팀장급'으로 나아가야 할 때쯤, 아, 나는 여전히 편집이나 출판, 기획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데, 자리 하나를 맡고 후배들을 가르치고 할 수 있을까, 덜컥 겁이 났었어요. 외부로부터의 거절이라기보다 내면에서 흘러나온 나에 대한 불신과 의심이랄까요...

챠우챠우
일정 규모의 청중 앞에서 매우 지적이고 훌륭한 인물인 양 강연을 펼치고 집에 돌아올 때면, 양심의 가책과 스스로에 대한 모멸감으로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정아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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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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