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D-29
나는 그 유명한 1Q84를 아직도 안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내 감상을 여기에 올리겠습니다. 책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다른 엉뚱한 내 생각을 올리기도 할 것입니다. 하루키가 그리고 이 책이 나에게 탁월한 영감을 주기를 바라면서.
지금은 잃어버린 30년이라 그런지 그게 많이 줄었지만 일본은 자기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무척 강한 것 같다. 도요타 자동차, 소피 제품 등.
정권은 자기들에게 불리한 정보는 국민에게 잘 알리지 않는다. 특히 지금은 총선 국면이라 취사선택해 자기들에게 유리하고 그리고 잡음이 별로 없는 것만 내보낸다. 그래서 그걸 잘 알리는 KBS를 이용하는 거고. 그러니 무조건 믿으면 안 된다. 필터링해서 들어야 한다. 아니면 그래도 아직은 정직하게 골고루 내보내는 방송을 듣든지. 저번에 봐라. 행정망이 마비가 되었는데 그걸 알리지 않아 헛걸음 친 거 아닌가.
일본은 서서히나 슬슬 느긋하게 이런 말을 잘 쓰는 것 같다. 움직일 때 우리는 바쁘게 움직이는데 그들은 왜 이런 말을 잘 쓸까? 우리의 이런 모습을 보고 속으로 경멸할 것 같다. 뭔가 그리 바쁘냐고, 하며. 아마도 느긋하고 여유로운 걸 추구하는 것 같다. 그게 잘 안 되어도 그걸 추구하는 것은 좋은 것 같다. 누구나 그걸 원하니까.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앞서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아직 시민의식은 일본에 못 당하지만 여권은 우리가 앞서는 것 같다. 그들은 여자를 보호해야할 대상으로 뭔가 남자보단 모자란 것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강하다. 드라마에서 바람을 피워도 남자는 당당한데 여자는 회사에서 잘린다. 선진국인데 왜 그렇까? 전엔 여자를 그렇게 많이 취급했는데, 아마도 그냥 전에 하던 대로 따르는 게 더 강해 그런 것 같기는 하다. 일본은 뭔가 확 바꾸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쓰다 보면, 그 작가도 나와 같은 생각을 나와 같은 통찰을 하고 있음을 발견할 때 내가 뭔가 더 높아진 것 같고 그 작가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에 동류 의식을 같은 걸 느낀다. 좋은 현상 같다.
직가 중엔 주로 운명론적인 걸 믿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뭔가 열심히(엉뚱한 짓)하려는 게 아니라 그래봐야 결국 비슷한 길을 걷고 말 거라는 걸 안다. 그리고 자기 자리에서 자기 기질 대로 사는 게 가장 잘 사는 거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다 소용없는 짓거리다. 남이 아무리 권하거나 베스트셀러여도 자기에게 안 맞는 책을 붙들고 있는 것은 시간낭비다. 그러나 그 누구도 안 읽는 책에서 뭔가 얻어내고 뼈와 살이 되고 진짜 나에게 영양가가 되면 그게 내겐 가장 소중한 책인 것이다.
인간은 알 수 없는 동물이다. 여자에게 장식을 하게 하는 것은 지금의 사회이고 그래도 사회를 지배하는 남자들이 그렇게 만든 것일 수도 있다. 신발도 옷도 몸으로는 남자보다 못한데 그런 것으로 제약하고 있다. 왜 그런가? 머리로는 안 그러겠다고 하지만 현실이, 마음이 안 따라줘 그런 것이다. 이렇게 현실은 이상보다, 법보다 주먹인 것이다.
하루키가 남자여서 여자에 대해 그렇게 끝없이 표현해 나도 그저 좋을 뿐이다. 나도 여자에 대해 호기심이 떠난 적이 없기도 하지만. 여자에 대해 관심이 없던 적이 단 하루도 없었다.
책 많이 일어 온 사람이 마음을 놓는 것은 베스트셀러이고 좋은 책이라도 아무나 그 책을 소화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다, 자기 수준에 맞게 그 책에서 얻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일본 사람들은 정직해지려고 하는 것 같다. 얼렁뚱땅하는 걸 싫어하는 것 같다. 그게 아주 작은 일이라도 정직을 향해 가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소설 속에 들어가면 내가 지금 소설 속에 있는지 현실에 잇는지 분간이 안 갈 때가 있다. 이게 나에게 맞는 좋은 소설이다. 그 속에 깊이 들어가 현실을 잊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거다.
나는 글을 쉽게 쓰려고 한다. 알고보면 별 것도 아닌 것 갖고 있어보이게 하려고 괜히 뱅뱅돌려 어렵게 쓰는 인간들이 있다. 윤수일처럼 쉽게 노래를 부르고 일본 작가나 드라마처럼 좀 쉽게 하자.
글을 쓸 때 한글 문장에서 화면으로 보는 것하고 프린트해 보는 것하고는 다르다. 더 정학한 것은 인쇄한 종이로 보는 것이다. 물론 독자는 내 글을 화면으로 보더라도 내가 이전에 프린트 종이에서 수정한 것이 더 정확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에 미친 작가의 마음 히가시노 게이고,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인간들은 (너무 좋아하면 오히려 반대로 안 좋은 호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일본어의 반말-남을 하대하는 말이 아니라-이 친근감 있는 표현이라면 우리말은 안 좋은 표현이 오히려 친근감 있게 들려서) 거의 작품에 목숨을 건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 만일 이제 글을 그만 쓰고 그냥 평범한 생활인으로 돌아가라고 하면 차라리 자기를 죽여달라고 할 것이다. “나에게 글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그들에게 글을 앞서는 건 이 세상에 없다고 보면 된다. 만일 사랑하는 여자가, 그에게 “글이 좋아, 내가 좋아?”라고 물으면 속으론 글이 훨씬 좋지만 그 여자를 생각해 네가 더 좋아, 라고 할 것이다. 아니면 이렇게 돌려 말할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거짓말할 수는 없는 것이고, 작가는 거짓말에 대한 결벽증 환자가 좀 있고 특히 자신이 사랑하는 글과 관계된 것은 더욱) “너와 글은 하나라도 없으면 안 돼. 너는 글을 돕고, 글은 너를 돕기 때문이지.” 이렇게. 이 말은 맞는 말이긴 한데, 지금도 글이 좀 위에 있는 것을 굳이 말하지는 않았다. 불필요한, 공연한 분란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그들은 현실(사랑)과 이상(글)을, 가능하면 끊어버리려고 한다. 둘을 별개로 보는 것이다. 이 정도까지 얘기하면 자존심 강한 여자 같으면 그 남자를 단념하지만, 그 남자에게 너무 꽂힌 나머지 “그래도, 글 아래가 아니라 같이 취급하니까. 괜찮아!” 라며,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해 버린다. 속지 마라. 작가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은 글뿐이다. 글이 없으면 그가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존재하지 않는데, 여자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러나 그가 존재하지 않아도 글은 남는다.) 그들은 여자 없이는 살아도 글이 없으면 못 산다. 그들에게 가장 잔인한 고문은, 더 이상 책을 못 읽게 하고, 글을 못 쓰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속에 있는 걸 다 털어놓을 것이다. 아주 간단하고 쉽다. 무인도에 뭐를 갖고 갈 거냐고 물으면 책이라고, 단번에 말한다. 당장 글과 그 여자를 더이상 못 만나게 그들로부터 떼어놓아봐라. 그는 여자를 팽개치고 글에 매달릴 것이다. “날 버리지 마!” 제정신(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여자는, 토사구팽(兎死狗烹)! (그건 한여름 밤의 폭풍우처럼 그 누구도 못 말리지만, -엔카를 부르는 아름다움과 슬픔이 동시에 보이는 게이샤에게- 신비감과 설렘으로 확 끓어오른 것은 식기도 순식간이다. 그 낙하 속도는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급격한 상승 속도의 비례를 훨씬 능가한다. 그 광경은 애첩을 버리고 조강지처에게 돌아가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함께 갈 동반자는 여자가 아니라 글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가 여자를 아직도 데리고 있는 것은, 글에, 뭔가 예술의 여신(Muse)으로서 여자가 영감(Inspiration)을 주기 때문이다. 글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고, 여자는 다른 여자나 영감을 주는 다른 것으로 얼마든지 대체가 가능하다. 실은 유명 작가 중엔 글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족속들이 수두룩하다. 신들려 마구 영감이 떠올라 미친 듯이 글을 휘갈겨 쓰고 있거나, (한때나마 그녀와의 깊은 사랑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고 걸작을 남겼을지도 모른다.) 기발한 착상이 막 떠오르던 찰나, 누가 툭 치거나 말을 걸어 그게 쏙 들어가면 그 자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장담 못 한다. 그래 그들은 글을 쓸 때 핸드폰 전원을 꺼놓고, 문을 걸어 잠근 다음 두문불출한다. 그 누구의 방해도 받기 싫은 것이다. 그 결과 불미스러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도 있고. 글과 책, 독서와 글쓰기는 다른 것으로 대체가 안 된다. 대체가 아니라 유(有)와 무(無)로만 존재한다. 있으면 그들도 있는 것이고, 없으면 같이 없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의 존재 이유다. 그들과 책은 동격(同格)이다. (여자와 동격이 아니라) (그들이 예부터 작부(酌婦)들과 통하는 것은 그들이 다른 여자들처럼 일상어를 쓰지 않고 (그들은 이런 시간을 몹시 지루해하고 힘들어한다.) 이른 나이에 벌써 사람과 인생에 대한 것에서 뭔가 통하기 때문이다. 그런 대화에서 일상어를 쓰는 여타 여자들에게보다 더 많은 힌트와 영감을 얻기 때문이다. 더 많이 그들이, 그의 글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든 건 자기 글로 향해 있다.) 여자와 사랑은 일탈이지 일상이 아니라는 것도, 글은 그들의 생존과 직결되며 평생 함께할 일상(日常)이란 것도 너무 잘 안다. 하나가 사라지면 나머진 자동으로 사라진다. 나타나면 자동으로 소생(蘇生)하는 것처럼.
일본은 왜 그런지 다르면 앙따를 당해 기를 쓰고 같아지려고 하는 것 같다. 일제가 끝나고 우리나라 사람이 재일 한국인으로 당한 수모를 생각하면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자기들이 지배한 식민지민이기 때문에 더 혐오하고 무시했을 것이다. 이들은 같아지려고 안달하고 튀는 걸 싫어하는 것 같다. 개인보단 집단의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는 생각도 든다.
인간들은 감정노동자에게 갑질 상처를 주지만 그것을 또 자기 자식이 보거나 자식이 알거나 자신에게 피해가 가는 것은 극구 바라지 않는다. 왜 자기 자식에겐 그렇게 잘하면서 노동자에게 왜 그런 못된 갑질을 행하나? 아직 성숙되지 못한 시민의식 때문이다. 정신적인 선진국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
소설에서 대화에서는 구어체를 써도 지문에선 문어체를 쓴다.
소설에서 방점과 고딕체는 뭔가 특별히 중요한 것 같지는 않은데, 그럼 그것을 굳이 혼란스럽게 왜 쓰는지 모르겠다. 그냥 작가가 자기만의 무슨 의미를 그 글자에 부여하는 것 같다. 그에겐 그게 중요하지만 독자인 나는 별로다. 독자가 백 명이면 그 해석도 백 가지인 것이다.
인용할 때 쌍따옴표 안에 든 문장이 하나의 문장으로 끝날 때 그 안에 문장부호를 붙이지만, 대신 바로 다른 구가 이어지고 문장으로 단독으로 안 쓰일 때는 문장부호를 안 붙이는 것 같다. 단독으로 안 쓰일 때 뒤따라 오는 구와의 띄워쓰기는 문장 호흡으로 봐서 알아서 쓰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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